나짱이야? 나트랑이야~~
여행이란 어느날 문득 내게 찾아와 문을 두드리는게 아니다.
내가 문을 열고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내 안의 문을 닫아 놓고 그들의 문을 열라고 하면 그들의 문은 더욱 단단히 잠긴다.
먼저 나의 문을 열고 그들에게 다가가자.
우리는 나트랑(NATRANG)에 왔는데 이곳은 나짱이다.
나짱은 옛 지명인 한자로 아장(芽莊)이라고 표기했으며 베트남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그러니 영어식 나트랑은 틀린 지명이다.
싹 아(芽)에 장중할 장(莊)이다.
아마 웅장하게 클 싹을 틔우는 곳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그런데 이곳에는 야자나무만 싹을 틔웠나?
우리가 버스를 타고 온 경로다.
우리가 이곳에 온 특별한 이유는 없다.
젊은 분들에게는 나짱만큼 좋은 휴양지가 없다고 생각된다.
마마린 투어라고 저렴한 비용으로 바다에 뛰어들어 와인을 마실 수 있는 투어가 있고 답바온천이라고
진흙 목욕을 할 수 있는 온천이 있다는데 폭우가 쏟아져 우리 부부는 하지 않았다.
다만 달랏에서 호이안으로 가는 길이 너무 멀어 중간에 하루 쉬어가기로 했다.
그러니 이곳에서 할 일은 없고 다만 최대한 게으름을 피며 하루를 보람차게(?) 보내는 일이다.
여행중에 예비일을 두어 이렇게 지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런것도 여행의 일부다.
숙소는 우리가 정한게 아니고 버스가 이곳 쩐푸호텔 마당에 정차했고 비는 이렇게 억수로 퍼 붓고....
그래서 그냥 이곳에다 짐을 풀었다.
해변이나 거닐며 하루를 빈둥거릴양으로 이곳에 왔으니까......
그리고 이곳은 앞에 보이는 길 하나만 건너면 바로 해변이다.
우선 이곳이 어디쯤인지 알아보자.
해변가에 있는 남북으로 뻗은 길이 쩐푸길이다. 그곳 62번지다.
바로 옆에 신 카페 사무실이 있어 편리하다.
우리는 중간 쉼터로 생각했기에 최적의 숙소다.
남북으로 뻗은 나짱 해변의 거의 중간부분이다.
버스에서 내렸지만 모두 호텔 로비에 비를 피한다.
일부는 삐끼들을 따라가고....
울 마눌님은 신 카페로 내일 저녁에 출발하는 슬리핑 버스 좌석 배정을 받으러 가고.....
그래서 나는 가만히 마눌님이 오기를 기다린다.
함께 도착한 승객들과 숙소간의 숙박가격 협상이 들려오고 1박 12불이라고 한다.
佳人 : "에어콘 노~ 그리고 팬 예스~~ 얼마유?"
베트남 여자 : "12 달라..."
佳人 : "비싸유~~ 쫌만 깍아주세유~~"
여자 " 살짝 귀에다 대고 "10 달라~"
佳人 : "지둘려보소~~ 울 마눌님 오면 결정합시다"
잠시후 마눌님 도착.
"10불 까지는 깍았는데....."하며 자랑스럽게 마눌님에게 이야기 한다.
울 마눌님 : 佳人을 쳐다보고 웃는다. 그리고 그 아가씨에게 다가가 "어쩌구 저쩌구~~"
8불이란다.
역시 여자가 남자보다 20%는 더 깍는다.
우쒸~~ 그렇게 깎아줄거면 왜 佳人에게는 비싸게 부르는게야... 나 원 참...
오늘도 나는 마눌님에게 완패를 당했다.
그래서 항복을 외쳤다.
그럼 아까 마눌님이 佳人을 바라보고 웃음지은 속 뜻이 "아이구~~ 당신은 하수야~"라는 뜻인게야?
원래 모든 가격결정은 佳人은 나서지 않는데 오늘따라 왜 나서서 망신을 또 당하나.....
괜찮아~~ 佳人아~ 그래도 나는 울지않고 씩씩하게 다닐거야~
원래 부부간은 전생에 원수처럼 싸웠단다.
그래서 다시 태어나 그 업보를 갚기위해 평생동안 사랑을 하며 살아야 한단다.
그런데 사랑도 눈에 씌인 콩깍지가 벗겨져야 안다고 한다.
사랑이란 말이쬬우~
내가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는게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하고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을 챙겨주는 것이래요~~
지금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여보, 당신이 무엇이 필요한지 다들 알고 계시죠?
우매한 佳人은 아직도 모르고 산답니다~~
우선 짐부터 풀고 비가 와도 해변으로 나간다.
울 마눌님 우산 쓰고 비옷 입고 그래도 즐겁단다.
佳人은 울 마눌님 뒤에 있는 서양여자를 보며 소리쳤다.
"아가씨~~ 얼레리 꼴레리~~ 엉덩이 다 나왔어여~~"
왜 난 이런 것만 눈에 보이나?
이곳에는 마마린 투어라고 바다에 나가 뱃놀이도 하고 물에 뛰어들어 와인도 먹고 하는 저렴한
투어도 있다.
우리 부부는 을씨년스러운 바다에 뛰어 들고 싶지 않았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이곳처럼 좋은 휴양지는 없을 것이다.
바다가 있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이곳은 휴양지로는 최고의 장소일 것이다.
또 진흙탕 목욕도 하고 온천도 즐기는 곳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내일 저녁 밤에 이동하는 슬리핑
버스를 타기에 그냥 이곳은 하루를 쉬어가는 중간 기착지로 생각했기에 관심이 없어 가격을 알아 보지도
않았다.
카메라에 습기가 차 검은 점이 점점 심해진다.
비는 그칠 기미도 보이지 않고 계속 내리 퍼붓는다.
비가 와도 우리는 방에 있지 못한다.
계속 해변을 오르내리며 쉬면서(?) 저녁을 보낸다.
철 지난 바다에 비 까지 내리니 찾는 사람조차 없는 그런 장소가 되고 말았다.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한때 잘 나갈때는 주위에 사람들이 모이지만 그때가 지나면 철 지난 바닷가처럼 되고 만다.
지금 佳人이 꼭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런 말을 하고 보니 佳人의 마음이 많이 아프다.....
주위에 혹시 철 지난 바닷가와 같은 사람이 있는가 살펴보자.
그 바닷가는 여러분에게 먼저 다가 오기를 꺼린다.
그런데 버스에서 내리면서 그만 모자를 깜빡했다.
비가 퍼붓고 짐을 챙기느라 버스 선반에 둔 모자를 생각 못하고 내렸다.
버스는 떠나고....
그래도 이야기나 해 보자.
佳人 : "마이 모자~~ 버스"
모야~~ 모자가 버스야?
그래도 그들은 무슨 말인지 알아 듣는다.
찾아 주겠단다.
잠시후 찾았다며 나중에 호텔 접수에서 찾으란다.
그러나 모자는 다 찌그러진 상태로 내게 돌아왔다.
지난번 메콩 델타 투어에서 마눌님이 카메라를 두고 내렸는데 이번에는 아마츄어같이 佳人이....
그래서 우리는 부부다. 아주 완벽한....
이제 비겼수~~ 마눌님~~
비가 내리니 저녁은 무척 서늘하다.
에어콘 방은 더 비싸지만 오늘 에어컨 틀 사람은 아무도 없을테니 비싼 비용만 지불했겠지.....
같은 방을 에어콘을 작동하는 리모콘을 주느냐 마느냐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누워서 천장에 달린 선풍기를 보면 항상 불안하다.
언젠가 저놈이 떨어져 내 목을 칠 것만 같다.
우리가 떠나고 나면 언젠가 누군가의 목을....
서머셋 모옴인가 누구는 면도를 할 때마다 면도사의 칼날에 두려움을 느꼈다고 했던가?
선풍기는 그냥 시원하다고 생각하고 살아도 행복한거다.
생각이 많으면 잡념이 생기고 쓸데없는 잡념이 깊으면 걱정이 따라온다.
오늘 사용한 경비 : 화장실 시용료 1.000동
점심식사 35.000동
저녁식사 30.000동 계 66.000동
베트남 경비 누계 : 베트남 동 2.299.000동
달라 68불
글쓴이 : 佳人
사진도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살면 된다.
생각이 많고 깊으면 걱정이 따라오고 걱정은 화를 불러 온다.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고 바로 우리 주위에 항상 기다리고 있다.
공연히 헥헥거리며 형체도 없는 행복을 좇아 다니는 바보가 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