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추어 버린 달랏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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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추어 버린 달랏역

虛堂 4 3356

이제 아름다워진 관화미심(觀花美心)의 마음으로 호수를 돌아본다.

그러면 장자가 또 일러준 관수세심(觀水洗心)의 가르침 마져 우리는 실천한다.

그러나 사실 호수 물은 깨끗하지 않다.

이 물로 씻는다면 마음이 더러워 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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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면 파란 하늘에 맑게 보이는 호수....

순전히 사진발이다.

믿을 것은 여러분의 눈이고 마음이다.

만약 깨끗해 보인다면 그건 여러분들의 마음이 깨끗하기 때문이다.

더럽고 혼탁한 물도 여러분들의 깨끗한 마음으로 본다면 세상은 한결 살기좋은 세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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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는 마음을 담을 수는 없지만 모습은 담을 수 있다.

그러나 여러분의 눈으로는 모습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담을 수 있다.

노자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최상의 방법은 물처럼 사는 것이라 했다.

물은 담긴 그릇 모양에 따라 적응을 하고 물길이 생긴대로 흘러간다.

노자님~ 혹시 우리에게 물 먹이실려고 그런 말씀 하신것은 아니쥬?

노자님~ 우리에게 물만 먹이지 마시고 물 속에 사는 고기도 먹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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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중으로 시속 5 km?

차라리 내려서 걸으라고 하는게 어떨까?

그런데 베트남 운전기사들은 이걸 대부분 지킨다는 것이다.

호수 끝 부분으로 돌아 건너편으로 다시 시내 방향으로 걸어간다. 

우리가 달랏에 온 이유는 이렇게 어슬렁 거리며 걸어다니기 위함이다. 

이곳은 무슨 박물관 예정지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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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달랏 기차 역으로 터벅 터벅 걸어서 간다.

지금까지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왔는데 이곳에 와서도 정신없이 돌아 다닐 필요가 없다.

호수를 건너와 꽃 공원을 바라보니 베트남이 아니라 마치 유럽의 한 도시인양 느껴진다.

꽃 공원과 저 뒤에 있는 부처님 사이에 달랏 대학교의 캠퍼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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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뿐이 아니다.

이곳을 바라보아도 마찬가지다.

참 조용하고 아름다운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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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제 달랏 기차역으로 왔다.

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하면 누구나 사진작가가 되고 글을  쓰면 여행작가가 된다.

그냥 눈에 보이는 곳을 카메라에 담고 느낌을 글로 적으면 된다.

그러나 佳人처럼 하면 "아마추어같이 왜 그래~"라는 소리를 듣는다.

 

1933년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세워진 이 기차역은 매우 아름답다.

지금은 더 이상 정상적으로 운행을 하지 않지만 관광객을 위하여 하루에 다섯차례 7 km 떨어진 짜이 맛

이라는 곳 까지만 운행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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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이 참 아름다운 역이다.

더 이상 오가는 사람들은 거의 없지만....

그래서 더 정감있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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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쉼표의 역이지만 돌아보면 느낌표의 역이다.

우리가 세상을 정신없이 살아가는 도중에 여행과도 같은 쉼표의 맛을 느낄 수 있다면 여행은 우리에게

느낌표로 보상해 준다.

음악이 아름다운 이유도 쉼표가 있기 때문이다.

쉼표가 없는 음악은 소음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래도 이곳에 역무원은 있다.

기차역 내부는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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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 역사 안으로 들어가 그곳 역무원에게 둘러보고 사진을 찍겠다는 허락을 받고 구내로 들어갔다.

흔쾌히 그러라고 대답한다.

나중에 가시는 분들 중 만약 안 된다고 하면 佳人에게 일러준다고 하시라.

지금은 이용하는 승객이 거의 없지만 예전에는 이곳에 많은 애환과 사연들이 있었으리라....

만남... 그리고 이별, 해후, 동행....

오잉~ 그러고 보니 다 음악의 제목들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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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증기 기관차는 오래된 러시아제 기관차로 지금은 관광객들을 위하여 전시만 되고 있다.

과거에는 민초들의 애환을 싣고 힘차게 달렸을텐데....

아~~ 철마는 이곳에서도 달리고 싶다. 

이런 연식이 오래된 증기 기관차를 보면 우리처럼 인생의 연식이 오래된 사람들은 묘한 느낌이 생긴다.

어려웠던 과거가 생각나기 때문이다.

佳人이 지금 기차에 오르면 "삐익~" 소리와 함께 출발할 것만 같다.

아마도 젊은 신세대들은 이런 기차를 잘 알지 못하리라...

이런 기차가 우주로도 날아가는 은하철도 999에 등장하는 바로 그 증기 기관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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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차는 현재 운행되고 있는 미니 기차다. 

세 칸짜리 관광객용 기관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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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역 역사에는 옛날 역사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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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이 맛까지의 시간표도 있다. 

하루 다섯차례만 왕복 운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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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입구에서 밖을 보고 찍은 사진이다.

정원처럼 예쁘게 꾸며진 역 광장에는 꽃이 피고 화단이 가꾸어지고 수석들로 꾸며져 있다. 

 

시간이 멈추어버린 이곳 달랏역.....

이곳에 가면 佳人의 시간도 멈추어져 버린 듯....

한때는 서민들의 애환을 싣고 힘차게 달렸던 철마는 과거의 영화를 가슴에 아스라히 품고

우리들을 위하여 옛날로의 상상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달랏 역....

시간이 멈추어 선 곳....

이곳에 있으면 우리들의 시간도 멈추어 설 것만 같다.

육신은 비록 늙어 갈지라도 마음만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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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이 있어 세상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고,
두 귀가 있어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두 발이 있어 가고싶은 곳 어디든 갈 수 있고,
가슴이 있어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이렇게 부부가 나이가 들어 함께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즐거운 일이다. 

우리는 30년 지기의 친구처럼 오늘도 그렇게 돌아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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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어디에 있을까?

플라워 파크에서 호수 건너편으로 호수 길을 따라 가다가 왼쪽 언덕위로 올라가면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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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의 모습을 확대한 사진이다. 

다만 언덕을 올라가는 길에서 두 갈래 길이 있다.

오른쪽 아랫길로 들어서서 50미터 정도만 올라가면 바로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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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곳 까지다.

그냥 두 발로 걸어서 가도 그리 먼 곳은 아니다.

그리고 이곳은 날씨가 한 낮에만 조금 덥고 매우 선선한 곳이다.

글쓴이 : 佳人

사진도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예전의 모습을 보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

                         과거란 우리에게 동심의 세계로 데려다 준다.

                         동심의 세계란 바로 우리들의 꿈의 세계다.

4 Comments
cheori 2009.03.27 12:49  
베트남 사람들에게 있어 달랏은 참 독특한 매력을 가진 곳처럼 느껴집니다.
특별히 할 게 없는 것 자체가 매력인...
점차 근대화 되어가는 모습도 좋고 편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전통적인 것들이 더 좋아 보이는 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예전의 것들이 단지 박물관에서만 보관되어지는 것이 아닌 현대의 것과 함께 어우러져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쓰고보니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虛堂 2009.03.27 17:02  
cheori님 글을 읽고 보니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ㅎㅎ
맞아요...
정말 매력적인 곳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베트남인데 전혀 베트남 같지가 않은 곳....
그곳의 풍경은 소나무가 많아 한국인들에게는 낯설지 않다는 점입니다.

옛것과 현대가 공존하며 발전해 나가겠지요.
달랏 역에서 본 것은 과가의 기차가 아직 플래트 폼에 예전 모습으로 전시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보기가 좋았습니다.
etranger 2009.03.31 15:07  
기차역과 시장은 여행객들의 1순위 볼거리지요. 특히 기차역은 묘한 향수를 불러 일으켜주는 곳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여행시 조금 힘들더라도 기차를 고집하지요. 특히 조그만 간이역은 대도시의 역보다 더 매력적입니다. 달랏의 그역이 또한 그런곳이구요. 태국의 콰이강의 다리역도 역사를 돌이켜 보게하는 현장 이구요.
虛堂 2009.03.31 18:30  
그렇지요? etranger 님~
더군다나 증기 기관차가 서 있던 달랏역은 어린시정 타봤던 그때를 떠오르게 합니다.
정말 과거로의 여행을 한 듯 했습니다.

이용하는 승객들도 없는 한적한 역.....
그리고 과거에나 볼 수 있었던 증기 기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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