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랏 가는 길
초보 배낭여행 13일째/11월 12일
우리는 오픈 버스승차권을 한꺼번에 구매했다.
우리가 중간에서 도시마다 내렸다 탈 때 한 장씩 사용하면 된다.
도착과 동시에 미리 좌석번호를 받아 놓는게 좀 더 편한 자리에 앉을 수 있다.
더군다나 슬리핑 버스의 좌석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좌석은 달랏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다음 다음 출발지까지 미리 받을 수 있어 좌석 선택이
용이하다.
아침 7시 30분 출발하는 달랏행 버스를 타기 위해 신카페 사무실 앞에 나왔다.
그런데 앞에 있는 건물(셧터가 내려진)은 너무 다이어트를 해서 두 사람이 함께 들어가기도 어렵겠다.
그것도 5층이다.
도대체 계단은 어떻게 만들어 놓았을까?
밧줄이라도 타고 오르내릴까?
참 괴이한 모습이다.
오늘도 이곳은 떠나고 도착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신카페 앞은 아침마다 늘 이런 모습이다.
그런데 창 밖에 또 임선생이 보인다.
어제 아침에 무이네로 가신다고 하셨는데...
초보여행자인 우리가 못 미더워 아마도 포기를 하고 우리가 잘 떠나는지 확인을 하러 나오신 모양이다.
어제 그냥 한 사찰만 다녀오셨단다.
정말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식대로 아직까지는 잘 다니고 있다.
비록 아마추어같이 다니지만.....
워낙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또 많은 버스들이 이곳에서 출발하기에 버스에는 이렇게 행선지를
사이공 출발 달랏행이라고 붙여놓고 마이크를 들고 알려 준다.
역시 우리가 온 곳은 호치민이 아니고 사이공이었다.
아직도 마무리 되지 않은 과거의 아픔을 이들은 안고 있다는 말인가?
1975년 4월 30일 통일이 된지 34년이 다 되어 가지만...
버스를 타면 무조건 종이를 주고 국적과 이름을 적으란다.
처음에는 무식한 佳人이 사인이라도 받아보고 싶어 그러는지 알았다.
앗~ 나의 미스테이크크크크크크크크~~
출발한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휴게소에 정차한다.
15분을 정차하며 화장실을 이용하라고 한다.
화장실?
신발을 갈아신고 들어가야 하고 너무 깨끗한 화징실이다.
아마 베트남에서 하노이 대통령궁에 있는 화장실과 견줄만 하다.
깨끗하기도 한게 돈도 받지 않는다.
휴게소 건물은 새로 지은 듯 깨끗하다.
주유기는 우리의 상표...
휴게소라고 하기에는 작은 곳이다.
이곳 매장에는 과일도 판다.
과일의 색깔이 고와 사진을 찍으려는데 오른쪽 아주머니가 갑자기 매대 밑으로 숨는다.
"아줌마~ 너무 오바 하신다."
그러더니 佳人을 올려다 보다가 다시 일어서더니만 웃으며 자기 사진을 찍어 달라신다.
왜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셨을까?
찍은 사진을 건네줄 수도 없었는데?
여자의 마음은 여자도 모른다는데 우매한 佳人이 우찌 알꼬....
미인이신데 숨어서 佳人에게 순간 반하셨나?
착각은 佳人도 즐겁게 만들어 준다.
울 마눌님은 지금 다른 곳에 계신다.
"아줌씨~~ 나하고 같이 한국에 가실려우? 아~ 어쩌지? 나는 가정이 있는 몸인데...."
그런데 과일값은 엄청 비싸다.
그래서 과일 사진 빼고 이 사진을 여행기에 올린다.
"아줌마~ 원하신게 바로 이거지유?"
가는 길에 이런 수상마을도 있다.
카메라의 습기가 검은 점을 만든다.
12시경에 바오록이라는 두번째 휴게소에 도착하여 50분간 다시 쉬어간다.
이곳의 과일값은 상당히 싼 편이다.
달랏이 가까워졌나?
물가가 저렴하다.
佳人도 커피 한 잔 마시며 잠시 여행중의 휴식을 즐긴다.....
여행중에 잠시 이런 토막 쉼표는 커피맛 같다.
이곳에는 과일가격은 싼 대신 아이스크림 값은 비싼가 보다.
오잉? 우리나라 빙그레가 이곳에?
국산 중고 아이스크림 통도 이곳 시골까지 진출했다.
과일 판매대
이들은 대부분 계량된 무게로 판매한다.
심지어는 퀑과잉이라는 지게를 어깨에 메고 다니며 과일을 파는 행상들도 저울을 들고 다닌다.
시속 20km?
그래도 이곳의 운전 기사들은 대부분 규정을 아주 자알 지킨다.
답답할 정도로....
이제 버스는 다시 출발하여 산길을 꼬불 꼬불 헐떡거리며 올라간다.
해발 1.500m의 고산도시...
집집마다 마당에 무엇을 말리고 있는가?
그곳에는 달랏이라는 이국적인 도시가 있다.
집집마다 커피를 말리고 있는 모습이다.
베트남의 커피 생산, 수출은 세계 2위란다.
달랏은 프랑스 점령시절 이곳에다 커피와 차를 재배한 후 기후와 적합하여 특산물이 되었다.
여기서 한 마디는 하고 가야겠다.
세상에는 놈, 놈, 놈도 있지만 걸, 걸, 걸도 있다.
이 베트남 처자들은 우연하게도 우리와 일정이 비슷해 또 다음 행선지인 나짱까지도 동행하게 된다.
네 명이 우리 앞줄에 나란히 앉아가며 계속 큰 소리로 휴대전화를 하고 음식물을 먹고 쓰레기는 바닥에
그냥 버린다.
좌석을 뒤로 끝까지 눞였다 세웠다 하며 정신없이 큰 소리로 웃고 시끄럽게 떠든다.
휴게소에서 차가 서 있을 때는 멀쩡히 떠들다 버스가 출발하려고 하자 차를 세우고 화장실을 가겠단다.
버스 안에서는 공중도덕을 지켜야 하지 않을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이 웃고 떠들고 정신을 뺀다.
도착할 때 쯤 그녀들도 지쳤는지 이제는 곤히 잠을 자는데 다리는 옆좌석으로 뻗고....
버스 안은 밀폐된 공간이다.
서로가 조금씩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유쾌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오직 개인적인 생각이다.
드디어 달랏에 도착했다.
쭝깡 호텔이 신 카페에서 직영하는 호텔이라 버스는 호텔 안에다 세우고 하차시킨다.
삐끼들은 들어오지도 못하고 문 밖에서 기다린다.
우리는 바로 그 앞에 있는 작은 숙소에 방을 잡는다.
깍아서 하루 6불에 2박을 하기로 했다.
호치민을 제외한 모든 지역은 호텔 이름만 알려주면 신 카페에서 버스가 출발할 때 무료로 픽업해 준다.
우리가 묵을 숙소는 바로 코 앞이라 그럴 필요도 없다.
삐끼를 따라가는 울 마눌님....
삐끼는 필요 악이다.
있으면 불편하고 없으면 더 불편하다.
낯선 곳에 도착하면 그래도 우리를 웃는 얼굴로 제일 먼저 반기고 말을 걸어주는 사람들이 누군가?
바로 삐끼들이다.
그들은 우리를 찾아 다니지만 우리는 그들을 피해 다닌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들에게 웃음을 보내고 정보를 제공한다.
내가 필요하면 협상을 하고 필요 없으면 허구연 해설위원이 큰 소리로 말하는 "That's Yo"하면 된다.
달랏은 다른 지역보다 숙박비가 저렴한 듯 하다.
그 개념없는 아가씨들 때문에 내리자 마자 먼저 달려가 모래 출발 버스 좌석 번호를 제일 앞자리로
받아버렸다.
우쒸~ 그런데.....
글쓴이 : 佳人
사진도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세상에는 놈 놈 놈도 있지만 걸 걸 걸도 있다.
서로 함께 동행하며 이동을 하는데 전혀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미운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