껭가에서 맞이하는 황혼
우선 짱안은 어디에 있고 껭가가 어디에 있나 살펴보자.
아래 지도에서 보듯이 한국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진 호아루와 땀꼭 사이에 있는 곳이다.
닌빈 시내에서 짱안은 15km 정도 떨어져 있어 멀지 않다,
닌빈까지만 오면 자전거를 빌려서 타고 올 정도는 된다.
그러나 껭가는 거리가 있고 배를 타야만 가능하다.
이제 배를 다 고쳤나 보다.
판자 위에 임시로 플라스틱 의자를 놓고 의자 대용으로 사용하려나 보다.
조금전에는 뒤에 서 있는 선주와 목청 높여 싸우기 까지 했다.
아마 우리와 한 무리의 서양인을 누가 태우냐를 두고 싸운 듯 하다.
이 배의 주인은 여자인 듯 하다.
남자와 여자가 싸운다면 거의 퍼펙트하게 여자가 이긴다. 결국 남자가 슬그머니 꽁무니를 뺀다.
베트남 가이드와 교수가 佳人에게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낸다.
"괜찮아유~~ 한국에서도 늘 여자가 이겨유~~ 우리집도 그래유~~"
결국 이 배가 이겼다 .
우리 보고 타라고 한다.
승객이 기다리고 있으면 빈 배에 먼저 태워 보내야지.....
우리가 볼모가 되어 30분이나 기다린게야? 그런게야?
그리고 서양인들이 타기 시작한다.
우쒸~~ 이곳에서 30분 이상 또 기다렸다.
여러분들~ 배 바닥에 임시로 플라스틱 의자를 올려 놓고 그곳에 앉아 배 타 봤수?
佳人 타 봤수~~
그래도 베트남의 목욕탕 의자가 아니고 다리가 높은 의자니 이것만 해도 어디유~~
배는 수상한 수상 마을을 향하여 나아간다.
뭐 하시는 모녀인지...
갖난 아이를 태우고 발로 노를 젓는다.
수상한 수상 마을에서는 벌써 노를 젓는 모양새가 다르다.
저 아이도 나중에 자라 어른이 되면 발로 노를 저으리라....
어려서 부터 보고 배웠으니 노는 당연히 발로 젓는 것이 기본이라고 알 것이 아니겠는가?
교육....
참 무서운 것이다.
이들의 본업은 어업이다.
이제 수상마을 입구다.
아까 선착장에서 이곳까지 30분 정도 걸렸다.
곳곳에 그물이 이들의 논과 밭이다.
역시 이곳의 기본 노젓는 방법은 발이다.
그러면 그렇지.... 어린 소녀도 발이다.
소녀의 여유있는 표정.... 까이꺼~~
이들이 어려서 부터 배운게 발로 노를 젓는 것이니 이게 기본이다.
맹모삼천지교....
자식 교육 때문에 이사를 여러번 다닌 맹자 어머니를 누가 비난할 것인가?
천주교 성당이 마을 한 가운데 있다.
이 수상마을은 베트남에서는 흔치 않은 천주교 마을이란다.
베트남에는 천주교 신자가 많지 않다.
한때 천주교의 활동이 전면 금지된 시절이 있었다.
워낙 이 마을은 고립된 마을이라 이곳 만큼은 마을사람 대부분이 천주교 신자란다.
마을은 아주 조용하다.
외부인이라고는 가끔 배를 타고 드나드는 관광객 외에는 거의 없는 외진 마을이기 때문이다.
수상마을이라고 하나 사실은 물 위에 사는게 아니라 호수로 둘러쌓인 섬에 사는 마을이다.
이들이 외부로 나오기 위해서는 아직은 배편 밖에는 없는 듯 하다.
우리들만 왼편에 있는 섬으로 상륙했다.
나머지 함께 배를 타고 온 서양인들은 그냥 배를 타고 섬만 둘러 보고 간단다.
이곳에는 온천이 있는 섬이란다.
호수 가운데 있는 섬....
그곳에는 온천이 있다.
앞에 보이는 건물은 온천물을 이용한 수영장이란다.
그런데 이용객이 한 명도 없다.
더운 지방에 있는 온천장은 별로 찾는 사람이 없나보다.
이제 온천장으로 들어간다.
가운데로 들어가면 양쪽으로 1인용 방이 각각 10개 정도씩 있다.
일인용 욕실의 내부에는 달랑 나무로 된 욕조 하나 뿐이다.
뒤편으로는 유리창으로 되어 있으며 바로 뒷산이 가로막고 있다.
그러니 온천 물 틀어 놓고 누워서 뒷산의 경치를 바라보며 "청산리 벽계수야~"하며 시조를 읊조리면 된다.
개인 욕실에는 비누도 없고 타올 하나와 500ml 페트병에 담긴 약초액이라고 하는 수상한 액체뿐....
이용객은 아무도 없다.
그러니 완벽한 우리들만의 독탕인 셈이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려는데 문고리가 없다...
문고리는 모두 삭아서 떨어져 버렸다.
아니? 佳人의 멋진 몸매를 탐하였더란 말이냐?
이 이후의 사진은 없다.
원하신다면 개인 메일로만 보내드린다.
보고 싶지도 않으시다고요?
비록 임금 王자가 세겨지지 않고 O자가 새겨진 배지만 아직 佳人에게도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다.
너무 그러지들 마슈~~
佳人도 한때는 전성시대가 있었다우....
이런 목욕탕에 가면 왜 남자는 늘 제일 먼저 나올까?
혼자 나와 우두커니 산책이나 한다.
두번 들어갔다 나와도 될 시간에 함께 들어간 여자들이 나온다.
이곳 마을 회관에 있는 지도다.
한국인이 온적이 있느냐고 물어 보았다.
근무자는 한국이라는 말조차도 낯선 모양이다.
수상마을이라고 해서 물 위에 사는 곳이 아니고 그냥 호수 안에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다.
우리는 그냥 온천물에 목욕만 하고 돌아간다.
중간에 허비한 시간만 없었다면 껭가마을을 더 둘러보고 돌아갈텐데.....
길을 찾느라고 헤매고....
배 수리 한다고 또 기다리고....
벌써 해는 서산으로 넘어간다.
이번에는 우리가 섬을 빠져나갈 배마저도 오지 않고....
이곳 온천의 물은 염분이 많다.
물 자체가 바닷물처럼 짜다.
그래서 모든 문고리가 녹이 쓸고 삭아서 너덜거린다.
이제 수상한 수상마을에 하나 둘.... 불이 들어온다.
언젠가 내 인생에 저녁이 찾아 온다면 붉게 물든 황혼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비록 험난하고 모질게 한 세상을 살아 왔더라도 환한 미소로 맞이하고 싶다.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그런것 까지도 모두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잉~
벌써 내 인생에 저녁이 아니라 어두컴컴한 밤이 찾아왔다.
이곳 온천장의 입장료는 한 사람당 100.000동이고 이곳으로 오는 배삯이 50.000동이란다.
베트남 물가에 비하여 무척 비싼 곳이다.
뭐 수상마을이 물가에 있으니 물가가 비싸겠지......
내 인생에 황혼이 깃들면 은은한 미소로 맞이하고 싶다.
비록 질곡의 세월을 살아왔지만 넉넉한 마음으로 맞이하고 싶다.
경쟁과 삶과의 투쟁속에서 평생을 살아왔지만 세상을 그렇게 맞이하고 싶다.
비록 佳人의 황혼에 이쉬움이 남았더라도 아쉬움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다.
지금까지 살아온 佳人이 혼자가 아니었다고 기억하고 싶다.
그런데 이미 황혼이 지나 컴컴한 밤이다.
6시에 이곳을 출발하여 하노이에 8시 30분에 도착했다.
껭가마을....
호수의 모습이 닭을 닮았다는 껭가 마을...
이곳에도 밤은 찾아오고 오늘 하루를 접는다.
이제 우리 부부의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이 다가왔다.
글쓴이 : 佳人
사진도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언젠가 내 인생에 저녁이 찾아 온다면
붉게 물든 황혼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비록 험난하고 모질게 한 세상을 살아 왔더라도 환한 미소로 맞이하고 싶다.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그런것 까지도 모두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