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가 마이클이면 나는 디카프리오라네...
우리에게 진정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잃어버린 후에야 알 수 있다.
오늘이란 어제 세상을 버린 사람들이 그토록 소망하고 염원했던 내일이 아니었던가?
불편하고 섭섭한 일들....
모두 잊어버리고 오늘을 즐겁게 살아야 할 이유다.
과거에 연연하고 어제 일에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자.
어제란 우리에게 다시는 돌어오지 않는 단지 지나간 과거일뿐이다.
우리는 하노이로 출발하는 버스 시각을 넘겨 오후 5시 15분경에 훼의 신카페 앞에 불이나케 도착했다.
마지막 수상마을로 가는 투어도 취소하고.....
그런데 5시에 출발한다는 버스는 그대로 정차를 하고 있었고 5시 30분이 되어서야 출발한다.
베트남 버스라 30분 늦게 출발하는가? 아니면 아까 가이드가 손 전화 한 통 때려 늦게 출발하는가.....
미리 이야기를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우리 때문에 30분을 지연시킨게 아닌가 생각된다.
다른 분들에게는 미안해서 말도 못하고....
미리 예약한 덕분에 제일 앞자리인 2번과 3번 좌석에 앉았다.
이제 우리는 역사의 도시인 훼를 뒤로하고 베트남의 수도인 옛 지명 탕롱(上龍)이라는 하노이로 향한다.
여행이란 늘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우리 부부처럼 초보여행자에게는....
이제 720km나 떨어진 하노이를 향하여 야간 슬리핑 버스를 타고 평생 제일 먼 거리를 버스로 이동한다.
장장 13시간의 버스 이동....
그것도 야간에...
그러나 전혀 힘들거나 피곤함을 모르겠다.
중간 중간에 화장실도 가고 식사도 할 수 있게 동하시와 닌빈시에 각각 한번씩 정치를 한다.
우리 부부는 여행 체질인가봐~~
11월 19일 여행 20일째.
아침이 밝아온다.
어두움이 서서히 걷히며 안개사이로 언듯 언듯 보이는 이상하게 생긴 집들....
그래~ 우리는 드디어 하노이에 다시 왔다.
아침에 일어나다가 깜짝 놀랐다.
佳人과 울 마눌님 좌석 사이 바닥에 왠 사내가 누워 있다.
밤새 우리를 태우고 운전했던 운전기사와 조수가 바닥에 이불을 감고 누워 자고 있었다.
보조 운전기사가 운전을 하고.....
그래도 하노이에서 이번 여행 초에 4박을 이미 했기에 낯설어 보이지 않고 예전 동네에 온 듯 친근하다.
처음 이곳을 왔을 때 초보 여행자인 우리는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긴장이 되었던지....
버스는 신 카페 사무실 앞에 정차한다.
이곳에 도착하는 모든 오픈투어 버스는 모두 정류장이 다르다.
이곳은 신카페 버스가 서는 곳이다.
하노이에는 무수히 많은 신 카페가 있다.
그러나 오리지날은 아래 지도에서 보듯이 오직 두 군데 뿐이다.
노이바이 공항행이나 밧짱 도자기 마을을 갈 때도 그 부근에 있는 시내버스 정류장이고 공항에서
이곳으로 오는 시내버스 정류장도 부근에 있는 롱비엔 역이 있는 철교를 지나 있다.
버스에 내리면 이제는 익숙한 풍경...
이곳 거리도 우리 부부에게는 익숙한 거리다.
이미 이곳을 여러번 걸어서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삐끼들이 우리를 매우(?) 그리고 열렬히 반긴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들을 피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상대로 협상에 들어간다.
이제 협상 마지막 단계다.
처음에는 우리가 이들을 피했지만 이제는 우리가 그들을 찾아 다니다.
그래서 삐끼는 필요악이다.
하루에 12불을 달라고 하는 숙소를 8불로 3박으로 결정....
협상은 울 마눌님 몫이다.
협상의 달인 울 마눌님 힘내라~~
돌쇠는 사진만 찍는다~~
한국 아줌마의 힘으로 그곳 삐끼들도 힘을 못 쓴다.
아무리 전문 삐끼 출신이라도 한국의 아줌마들에게는 완전히 제압당한다.
이제 짝짓기가 모두 끝났다.
파장이 된 모습이다.
우리네 인생길은 무거운 짐을 지고 울퉁 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가는 것과 같다.
비록 돌부리에 채이고 아무리 고단하고 머나먼 여정이라도 우리는 그 길을 가야만 한다.
그런 길을 가야하는 주인공은 바로 내 자신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변하기를 소망하지 말고 내 자신이 변하기를 소망해야 한다.
서양인들은 힘도 좋다...
아주 한 살림은 옮겨온 듯한 모습들이다.
우리는 협상 결과 우리가 삐끼를 선택했으며 당당히 그를 따라 앞장 서라고 한다.
佳人 : "여기서 몇분 걸리니?"
삐끼 : "1분인데요~ 우리 모토 바이크 타고 가요~"
佳人 : "울 마눌님은 죽어도 모토 바이크는 타지 않는다.
네가 앞장 서라~ 아니다 같이 가자... 걸어가면 몇 분이냐? 지금부터 시간 잰다~"
삐끼 : "걸어서는 3분이요~~" 참 이상한 사람도 있다는 듯 웃는다.
佳人 : "자네 이름이 뭐냐?"
삐끼 : "마이클이요"
佳人 : "얼라리요~ 자네가 마이클이면 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고 울 마눌님은 안젤리나 졸리다~~"
사실 울 마눌님은 머리 수술후 조금만 피곤하면 수시로 잠을 자야 한다.
그래서 늘 안자니까 졸린다고 안젤리나 졸리라고 한다.
저녀석의 이름은 마이클이라는 멋진 이름을 가명으로 쓰는 명랑 쾌활한 젊은 친구다.
그래도 넌 오늘 새벽 목표는 달성했찌?
이번에는 역활을 바꿔 울 마눌님이 사진 찍었다.
미이클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안젤리나 졸리가 졸졸 따라 간 길....
새벽에 도착해서 오히려 저들이 없었다면 불편했을지도 모른다.
이들은 대부분 삐끼가 본업인 호텔 전속 직원이다.
늘 호텔 로비에 머물며 여행 티켓을 팔고 버스가 도착하는 시각에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우리 같은
어리삐리한 배낭여행자를 물어오는 일을 한다.
우리가 묵었던 곳
항베거리 57번지 프린스 호텔(?)이다.
아마 한국 배낭여행자들에게는 이곳은 무척 익숙한 숙소일 것이다.
물론 여행사 업무도 함께 겸하고 있다.
베트남의 모든 숙소는 여행사 업무를 대행 한다.
KHACH SAN이라는 말이 혹시 호텔이라는 의미의 객잔(客棧)이라는 말이 아닐까?
우리는 좋은 숙소, 좋은 음식에 그리 연연하지 않는다.
백수란 그냥 이슬을 피할 수 있는 잠자리와 한 끼의 식사에 만족해야 한다.
백수란 돈은 넉넉치 못해도 시간은 널널하다.
우리는 기념품도 절대로 사지 않는다.
그러고 다니며 경비를 아낄 수 있다면 또 다른 즐거움을 찾아 다시 길을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여행 목적은 오직 눈으로 보고 즐기고 마음으로 느껴보는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돌아 다니다 보면 자식들에게도 손을 벌리지 않더라도 우리 힘으로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좋고 나쁘다는 것....
그것은 자신이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아무리 가족간이더라도 내가 베풀 수 있을 때 즐거운 일이지 도움을 기다리는 일은 서글픈 일이다.
이제 우리는 아름다운 호이안과 훼를 뒤로 하고 사람 살아가는 맛이 확 풍기는 하노이에 왔다.
세상을 살아가며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세상을 욕심없이 바라보고 마음의 눈과 샘물처럼 깨끗하고
아랫목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란다.
그런 마음은 샘물처럼 계속 솟아나기 때문에 퍼 내면 퍼 낼 수록 더 깨끗한 물이 계속 샘 솟는다.
단... 선녀가 밤에 몰래 내려와 목욕만 하지 않는다면....
짐을 숙소에 대강 던져두고 또 시내를 더듬고 다닌다.
밤새도록 버스를 타고 왔지만 우리는 숙소에서 머물 수 없다.
그러기에는 우리의 일정이 며칠 남지 않았다.
그리고 하노이는 모두 걸어서만 다녔기에 이미 이곳 지리는 무척 익숙하다.
더군다나 여행자 거리라는 올드 쿼터는 골목마다 몇 번씩 오르내렸기에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다 안다.
쥐 잡듯이 샅샅이....
하노이는 다시 佳人의 손 안에 들어 왔다.
우리는 또 어디를 걸어서 갈까를 고민한다.
우리 여행기는 먹고 즐기는 일이나 사진이 없다.
오직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꼈던 일 밖에는 없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우리와는 다른 형태의 여행을 선호한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개인간의 취향이기 때문에 탓할 필요가 없다.
우리 부부의 하노이 3박 4일의 일정은 땀꼭과 호아루 1일 투어, 짱안과 바이딘 절 그리고 껭가라는 곳을
1일 투어로 가고 그리고 이곳의 대학 한 군데외 베트남 가정을 방문하는 일이다.
이곳 하노이에는 한국에서 몇 번 만났던 한국을 사랑하는 베트남 여교수님이 한 분 계신다.
그녀에게 깜짝 방문을 할 예정이다.
하롱베이는 몇년전에 여행사 그룹 투어로 다녀온 적이 있어 이번에는 제외 시켰다.
그리고 처음 도착해서 3일동안 밧짱 도자기 마을을 버스를 타고 다녀왔고 문묘나 호치민 묘 그리고
호아로라는 곳이나 성 요셉 성당 및 하노이 한국 문화원까지 모두 걸어서 다녀왔다.
대통령궁이나 서호에 있는 진국사등 시내 곳곳을 모두 걸어서 다녔기에 하노이란 무척 익숙한 도시다.
글쓴이 : 佳人
사진도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삐끼가 필요 없으면 그냥 웃으면서 "됐네~~ 이 사람아~"하고 지나치고
숙소를 정하지 않았으면 이들과 적절히 타협하고 정해도 된다.
그들은 귀찮은 존재일 수도 있지만 훌륭한 정보제공자도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