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 띠엔무 사원 - 우리 모두가 아라한인걸....
사랑이란 강하고 격정적이지 않아도 좋다.
격정적이고 화려한 사랑은 우선 보기에는 좋고 아름다워 보인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늘 옆에서 그 자리를 지키고 변함없이 흔들리지 않고 서로를 지켜가는 사랑만큼
빛나고 아름다운 사랑은 없다.
장작불 같이 한 순간에 타오르는 열정보다 은은하게 상대의 얼굴을 밤새도록 말없이 비추어 주는
호롱불 같은 사랑이 더 아름답다.
그 이유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할 시간은 오랜 시간이기 때문이다.
왕궁을 나온 우리는 흐엉(香)강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한다.
이곳은 1601년 창건된 불교사원으로 전설에 의하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를 모시기 위해 절을 짓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러니 베트남에는 400여년 전 까지도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왔다 이말이지?
그래 좋아~ 믿어 보기로 하자......
베트남 선녀는 바쁘다.
이곳은 더운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선녀들 보다 목욕을 더 자주하기 위해 내려와야 한다.
그럼 이곳에도 선녀들이 목욕하려고 내려왔고 관음증 환자인 영악한 노루가 맨날 선녀가 단체로 목욕하는
장면을 혼자서만 몰래 훔쳐보고 세월을 보내다가 어느날 사냥꾼에게 좇기자 자신의 목숨을 나무꾼에게
거래를 하자고 부추기고 선녀의 약점인 옷이 없으면 하늘나라로 돌아 갈 수 없다는 사실까지 코치를 하며
팔아먹는 파렴치한 인신매매를 하고 어리삐리한 나무꾼은 비겁하게 선녀의 최대 약점인 옷을 감추어 점유
이탈물 횡령죄를 범한그렇고 그런 해괴한 이야기가 있었더란 말인가?
그럼 선녀를 집 까지 데리고 올 때는 야심한 시각인 달밤에 스트리킹이라도 했다는 말인데.......
아이구~~ 부끄러워라~~
선녀는 또 어떤가?
한 이불 덮고 "여보..허니~ "하며 동네 사람들에게는 잉꼬 부부처럼 위장하며 아이들을 낳고 살다가 어느날
아오자이표 천의무봉을 건네 받고는 홀연히 하늘처럼 떠 받들던 서방님을 하루 아침에 기러기 아빠로
만들어 놓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이들만 양 팔에 끼고 바람처럼 사라질 수 있단 말인가?
하늘이 무너지고 夫婦之愛의 도덕이 땅에 떨어지는 일이 아닌가?
그럼 홀로 남겨진 기러기 아빠는 생활비 벌어 하늘나라로 송금하려고 오늘도 도끼자루 휘두르며 숲 속을
헤메야만 했더란 말인가?
그리고 선녀가 목욕을 하던 곳은 바로 우리들이 먹는 식수의 상수원이 아닌가....
정말 비교육적인 이야기가 이곳에도 있더란 말인가? 나 원 참.....
선녀라....
멀리서 찾으려고 깊은 산 속 옹달샘이나 숲 속을 방황하지 마시라........
바로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가 진정 선녀다.
만약 숲 속에서 노루를 만나고 또 그 노루가 눈 웃음 살살치며 영악하게 인신매매 거래를 하자고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노루를 산체로 잡아 오는게 나무를 해다 파는 것보다 더 이익이 나는 장사다.
하늘에서 두레박 내려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선녀가 하늘생활을 잃어버릴 만큼 마음을 훔쳐버리자.
이 세상 모두가 아라한이고 우리 모두가 선남선녀가 아니겠는가?
선녀와 함께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선남이 될 것이고 아수라와 함께 산다고 하면 아수라가 되는게다.
부처가 바로 내 마음속에 있기에......
월남전쟁 당시 고딘디엠 정부의 종교탄압에 분신으로 저항한 틱광둑 스님이 사이공까지 타고 갔던
승용차도 전시되어 있단다.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4시가 넘었다.
하노이행 버스 출발 시간이 5시이기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진다.
미리 신 카페에 버스 시간을 예약할 때 알려 주었고 그곳에서 오늘 1일 투어를 예약했기에 설마 우리를
버리고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버스는 강을 따라 서쪽으로 간다.
강 가에 위치한 띠엔무 사원은 크기가 별로 크지는 않다.
바로 강 옆에 있는 입구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21m가 넘는 팔각형 7층 전탑이 있다.
마치 중국 시안에 있는 대안탑과 매우 유사하다.
일주문 대신에 오벨리스크 두 개가 입구에 있다.
그래도 조급한 마음에 가이드에게 버스 출발 시간이 적힌 티켓을 다시 보여주고 확인시킨다.
걱정 말란다.
버스는 30분 정도 늦게 출발할 수 있단다.
왜?
베트남이니까....
절로 들어가는 입구 문에는 우리나라와 같이 사천왕이 눈을 부릅뜨고 째려본다.
이제 본당 안으로 들어간다.
마음이 급해진다.
들어 갈 때는 신발을 벗으라고 하는 말을 보면 "주의"라는 말은 우리와도 같은 발음인가 보다.
이곳이 우리나라로 치면 대웅전인가 보다.
이곳에는 청동 불상이 자리하고 있는데 응우웬 왕조 때 쟈롱 황제를 도와 전쟁에 참여하여 승리로 이끈
폴란드 사람이 만들었다고 한다.
동양인도 아니고 서양인인 폴란드 사람이 불상을 만들었단다.....
시내에서 4km 정도 떨어져 있는 절로써 이곳의 종소리가 시내까지 울려 퍼진다고 한다.
그리 먼 거리가 아니기에 충분히 종소리가 들릴 것이다.
사실 우리 부부는 하루 늦게 출발을 해도 큰 문제는 없다.
3일 정도의 여유를 두고 여행 일정을 잡았으니....
이곳을 보고 나면 수상마을을 가는 마지막 코스가 남아있다.
버스는 이곳까지만 운행하고 수상마을은 배를 타고 간다.
비는 더욱 세차게 뿌린다.
거기 위에서 내려다 보며 우리를 약올리고 계슈?
버스 출발 시간은 다가오고 아직 이곳 구경도 다 끝내지 못했고.....
급한 마음에 이곳 저곳을 기웃거린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절 입구에서 바라다 보는 흐엉강은 매우 아름답다.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아주 편안하다는 느낌이다.
順化라고 하는 古都인 훼는 흐엉강으로 인해 더욱 포근하고 조용하다.
아래 선착장에는 우리를 태우고 수상마을로 갈 보트가 대기중이나 우리는 버스 시간 때문에 대기하고
있는 투어버스를 타고 시내로 바로 돌아 가야만 했다.
다른 여행객들은 여유롭게 사원을 둘러보고 있지만 가이드는 우리 부부에게 그만 가란다.
그래~~ 잘 있거라~ 선남선녀는 버스 시간 때문에 간다....
버스는 원래 일행을 이곳에 내려두고 돌아가지만 우리 부부 때문에 기다리고 있단다.
우리는 수상마을로 가는 보트 투어도 하지 못하고 하노이행 버스를 타기 위해 오늘 타고 다녔던 여행사
투어 버스를 타고 발걸음을 시내로 돌려야만 했다.
그 버스는 우리 부부를 위하여 주차장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으며 우리 부부만 태우고 시내로 돌아간다.
울 마눌님도 걱정스럽고 아쉬운가 보다.
버스를 기다리며 출발시간이 걱정스럽고 이곳을 다 둘러 보지 못하고 또 흐엉강에서 보트를 타고
수상마을을 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기에......
이럴땐 佳人은 늑대가 되어 말한다.
"마눌님~ 수상 마을에는 포도나무가 있는데 그 포도는 너무 시어서 맛이 없다우~~"
비록 다 끝내지 못한 훼의 여행일지라도 이제는 접어야 한다.
세상에 완벽한 만족이란 과연 존재하기나 할까?
누구나 여행에서 돌아오면 한편에는 늘 아쉬움은 남게 마련이다.
여행의 아쉬움이든 인생의 여백도 또 다른 것으로 채워가야지.....
응우웬 왕조의 창건은 프랑스 상인들의 도움으로 이루어 졌단다.
그러나 결국 프랑스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만다.
세조묘(世朝廟)로 들어가는 현임각 앞에는 이런 대형 청동 솥이 모두 9개가 있다.
밑에다 선녀 옷을 훔친 나뭇꾼 보고 장작 때라고 하면 딱이다.
돌쇠야~~ 마님이 장작 패란다~~
무슨 고깃국이라도 끓일려고?
솥은 베트남 왕조의 정통성과 권위의 상징이란다.
솥단지 속에는 비로 인해 이미 물이 가득 차 있다.
오문 입구에 있던 말이나 코끼리가 드나 들었던 문이다.
우리는 이 문으로 나왔다.
그럼 우리가 짐승이냐?
큰 소리로 물어 본다.
메아리만 울린다.
짐승 맞단다.
우리는 아침에 숙소를 나설 때 우리의 짐을 신카페에다가 맡겨 놓았다.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무료로 짐을 보관하여 준다.
버스는 빵빵거리며 시내를 향해 달린다.
푸 쑤언 다리를 지날 때 이미 버스 출발시간인 5시가 지난다.
이럴땐 베트남 버스도 전혀 천천히 달리지 않는다.
오늘 사용한 경비 : 아침식사 20.000동
왕릉및 왕궁 입장료 330.000동/2인
베트남 커피 10.000동
빵 22.000동 소계 : 382.000동
숙박비 6불
베트남 경비 누계 : 베트남 동 3.186.000동
달라 90불
글쓴이 : 佳人
사진도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우리도 짐승이다.
그러나 우리는 생각을 한다.
그러기에 마음 한 구석에는 늘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그 아쉬움은 다음에 다시 도전할 희망과 용기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