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트렁크족 실속삽질여행기-1(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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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트렁크족 실속삽질여행기-1(방콕)

비오는잔디밭 11 6133
다음날은 무려 5시에 일어났습니다

한국시간으론 6시!

출근할때도 7시 넘어서 일어났었는데 역시 사람은 놀아야 부지런해지나 봅니다(...)

6시 좀 넘어서 첫날 삽질의 랜드마크가 되어준 홀리데이인골든마일 호텔 앞으로 갑니다

5분 쯤 기다리니 K3번 셔틀버스가 오더군요

이 버스는 호텔을 위주로 돌며 로비 앞까지 갑니다

그러니 호텔에 묵으시는 분들은 큰길까지 나오실 필요가 없어요

다만 저희같은 가난한 트렁크족은 큰길에서 기다리다가 셔틀버스 오면

트렁크끌고 다다다다 달려갑니다(몹시 절박한 얼굴로;)

AEL을 타는 사람은 구룡역에서 내려 바로 체크인 가능합니다

구룡에서 짐을 맡기고 보딩패스를 받아 여유롭게 AEL을 타고 공항으로 가시면 됩니다


그리고 2시간 반의 비행끝에 드디어 방콕 상륙!!

기내식이 몹시 맛이없다는 걸 빼면 좌석도 넓고 비행기 동체도 크고 괜찮은 케세이였습니다

태사랑에서 본게 있어서 당당하게 공항셔틀 타러 갔습니다

네, 당당하게 공항 1층 무진장 헤매다가 공항 지상직 직원이신 분이

공항청사와 동떨어진 공항공사 직원 사무실 건물로 들어가려는 저희를 잡아다가

셔틀버스 정류장에 데려다 주셨습니다

남들은 다 쉽게 타는 것 같던데 우린 왜 이렇게 모든게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ㅡㅜ

암튼 셔틀타고 셔틀 종점에서 내려 556번 버스를 탔어요

그 정류소에 주차된 다른 버스들은 다 표끊고 타는 것 같던데

556번은 바로 탑승한 뒤 안내양에게 돈을 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표파는 곳으로 가  556번 버스 표 내놓으라는 저를

현지인 2명과 직원 1분이 바로 버스 타라고 바디랭귀지 섞어서

친절히 안내해주셨지요

다시한번, 남들은 다 무난한 것 같던데 우린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ㅡㅜ

책이나 여행기에서만 뵙던 버스 안내양님을 만나서 표를 사고 저렴하게

카오산 근처까지 왔습니다


카오산에서 내리는 것 까진 저도 남들처럼 쉬웠습니다

그런데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카오산이 펼쳐지는 건 아니었지요

길을 건너서 사람들에게 묻고 물으면서 지도 펴놓고 길바닥에서 발 동동구르는데

낯익은 언어가 들립니다

"혹시 한국분 아니세요? 아닌가?"

지금 생각해보면 이분들 은인입니다!!

방향 못잡고 헤매는데 청년 두분이 도와주셔서 겨우 찾았어요

혹시나 이분들이 태사랑 회원이어서 보시게 된다면

14일 오후에 카오산로드 중간쯤에서 트렁크 세워놓고 길 못찾는

두명 구해주신분 다시한번 감사드려요ㅠㅠ

공항에서 숙소가는 길이 항상 문제인 거 같아요

그것만 해결되면 그때부터 여행은 여유를 찾더라구요(과연?;)


처음 발을 딛은 카오산은 글쎄... 내가 생각한 것관 좀 달랐던 거 같아요

작년에 태국 여행을 결심했을 때 가장 큰 계기는 '온 더 로드'라는 책이었거든요

그책에서의 자유스러움이 좋아서, 그리고 누군가가 카오산을 묘사한 문장

'똘끼와 실험정신으로 뭉친 위아더월드'

이게 내가 생각한 카오산이었는데 딴 건 몰라도 마지막 위아더월드는...글쎄요

다양성이 존중된 세계라는 점에서 위아더월드는 맞지만

덥고 사람많고 붐비고 허름하고 사람들은 여유에 넘치고 그곳에 적응된 모습인데

그곳에서 나와 내 일행만 이방인 같더군요


미리 예약해둔 람푸하우스로 가서 체크인 했습니다

키 디파짓을 요구하던데 다시한번 바트화가 충분히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달려가서 환전해오려고 했지만 20달러도 괜찮다는 말에 미화로 보증금을 걸었어요

람푸하우스 참 좋았어요

깔끔하고 직원도 친절하고 요구사항에 바로바로 응대해주고

아침에 닭소리도 안들리고(이게 제일 중요!) 방도 넓어요

티비와 냉장고가 없다는 게 단점이지만 티비는 말을 못알아들으니 소용없고

냉장고는 있는 곳이 잘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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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680밧 자리 트윈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트윈룸의 침대반쪽과 창문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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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한쪽 벽에 널어놓은 트렁크

닫힌 건 13킬로, 열린 건 9킬로 되겠습니다

덕분에 알통생겼습니다ㅠ_ㅠ

람푸는 넓어서 트렁크 두개를 펴서 널어놔도 공간이 충분해서 좋더군요


사실 제가 사진 찍는 것도 관심없고 찍히는 건 질색을 하는 편이라

사진이 별로 없네요

사진이 많았으면 여행기에 생동감이 넘쳤을텐데 좀 아쉽네요;;



체크인 후 현지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제일 먼저 환율 좋기로 소문난 레인보우 환전소로 가서 환전을 하고

길거리 좌판에서 플립플랍을 하나 사서 신은 다음

동대문으로 가서 투어를 예약하고 김치말이 국수를 먹고 지도를 얻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길거리 주스가게에서 땡모빤을 한개 사들고 나면 현지화 1단계 완성!

이제 나도 카오산 월드에 조금은 적응 된 거 같습니다>ㅁ<


여기저기 구경다니다가 짜이띠에서 맛사지를 받았는데요

타이 1시간+발30분에 250밧

그리고 팁은 20밧을 드렸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짜이띠는 맛사지가 훌륭한 건 아닌데

가장 친절하고 가격대비 서비스가 좋은 곳이었던거 같아요

한국말도 잘 하시는 걸로 봐선 한국인들도 많이 오는 것 같았구요


저녁먹은 곳은 오방콕 1층 레스토랑

그린커리와 새우구이, 밥, 샐러드 이렇게 먹었는데 음료포함 200밧이 좀 안되더군요

사실은 주문할때 대충 200밧이 안될 것 같았는데 막상 계산하려고 물어보니

200밧이 넘더라구요

그래서 내역 좀 보자고 해서 살펴보니 우리가 안먹은 품목이 하나 있는 걸 발견-_-

그거 빼고 계산하면서 영수증 달라니까 영수증을 못준다더군요


여기서 태국의 신기한 점 1. 대부분 영수증 안준다

우린 영수증 시스템 안돼있으면 간이영수증이라도 주는데

갸들은 영수증 첨부터 안주는 집은 끝까지 안주더군요

태국의 신기한 점 2. 계산을 전부 자리에 앉아서 한다

제가 갔던 곳 중에 카운터에서 계산하는 곳은 딱 두군데 밖에 없었어요

스웬센 아이스크림과 모스버거

태국의 신기한 점 3. 모스버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패스트푸드점도

자리 뒷정리를 손님이 아니라 직원이 직접 해주더군요


익숙해지면 편할지도.. 근데 바쁠땐 청구서가 나올때까지 시간을 못기다려서

제가 금고쪽으로 달려간 적도 몇번 있었어요(성격 급한 편 맞아요ㅡㅜ;)
 

태국 가서 가장 좋은 점은 바로 과일이 싸다는 거에요

특히 망고스틴이나, 망고스틴이라거나, 망고스틴같은 과일을 먹을 수 있다는 거죠(...)

카오산에선 킬로당 40-50밧, 마트에선 킬로당 25밧정도 잡으시면 됩니다

그래서 매일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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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어두워서 전혀 안보이시죠?

맞아요, 그래서 저도 참 안타까워요ㅡㅜ

망고스틴, 로띠, 파인애플, 메론, 감자칩, 무엇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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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씽!!!!


거의 매일밤 마신 듯 해요^_________^

편의점은 36밧, 마트는 30밧입니다

공장에서 나오는 식품은 태국도 싸지 않다는 거~

맥주도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고 과자도 우리나라와 비슷해요


쓰고보니 방콕에서 첫날은 거의 한 게 없네요

다음번 여행기에는 깐짜나부리 투어를 들려드리겠습니다!!

11 Comments
필리핀 2009.06.26 12:50  

오~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여행기가 올라왔네요...5.gif
역쉬~~~ 넘넘 재미나요...13.gif
담부터는 길게 좀 써주셔요...31.gif

비오는잔디밭 2009.06.27 15:05  
별 내용도 없는데 스크롤 압박될까봐 눈치보던 참이었어요;;

힘내서 3번째 글도 올렸습니다^________^
misosoup 2009.06.26 16:14  
특히 망고스틴이나, 망고스틴이라거나, 망고스틴같은 과일을 먹을 수 있다는 거죠(...) 
--> ㅋㅋㅋㅋㅋ 별로 먹은것도 없는데 흔적만 무수히 남는 과일이죠 ㅎㅎ
비오는잔디밭 2009.06.27 15:07  
별로 먹은것도 없는데 흔적만 무수히 남는 과일이죠 ㅎㅎ  <-적절하신 표현입니다!!

그 무거운 놈을 2킬로씩이나 시내 마트에서 사와도 막상 먹을 건 없고 껍질만 수북 ㅡㅜ

그래도 너무 맛있어요!!

한국에서도 냉동 말고 야들야들한 망고스틴을 먹고 싶어요!!!!
어라연 2009.06.26 22:39  
ㅋㅋ..여행기가 재미있으면서도 귀여우십니다~...다다다다~~~ 달려가는 모습이 저절로 연상..^^
비오는잔디밭 2009.06.27 15:08  
으컁컁~ 글로 읽으시니 그렇지 실제로 보시면 몹시 찌질한 광경이었답니다~

조용한 호텔 입구에서 캐리어 들고 뛰어가니 얼마나 소리가 요란하던지;;
웰리 2009.06.26 23:34  
글 너무 잘쓰세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비오는잔디밭 2009.06.27 15:10  
감사합니다^________^

남의 여행기만 맨날 읽다가 내 여행기를 올리니 재밌다는 답글도 받고

저도 너무 좋아요>_<
달봉킴 2009.06.27 17:00  
ㅋㅋ재밋게 보고잇어요
Hannah06 2009.10.06 21:41  
저도 on the road 읽고나서 격하게 태국 가고싶은상태,, ㅋㅋ 다녀오셨다니 부러울따름이에요,ㅋㅋ
SunnySunny 2009.10.09 19:16  
저도 한때는 그 유명한 온더로드 책의, 메인 표지와 같은 정말 한가로운 평화로운 자유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사서 읽고 (사실 실망했습니다 기대한 것에 비해)  태국이라는 나라에 가면 카오산이라는 산엘 꼭 가보리라 . 라고 다짐했었더랍니다. 하하하하 어렸던 전 카오산이 산 이름인줄 알았었지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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