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란 무엇을 얻기 위해 떠난다.
그러나 여행을 하다 보면 얻는 것만 있는게 아니라 비우는 것이 있다.
새로운 것은 내 마음에 담아오고 내 마음속의 탐욕은 버리고 와야 한다.
그래서 여행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준다.
집을 떠나 여행을 하며 낯선 곳에 적응하는 일...
그것이 여행자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적응을 하지 못한다는 말은 여행이 전혀 즐겁지 않고 고행을 하는 수도자처럼 힘든 일이 되지 않겠는가?
우선은 열린 마음으로 그들 속으로 들어가서 이해하고 그대로 받아들여야겠다.
내 마음을 닫아놓고 그들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내 문을 꼭꼭 닫아놓고 그들 문만 열려고 하는 일과 같은
일이 아니겠는가?
음식, 풍토, 언어, 관습... 모두가 다른 곳으로 가는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신체적으로 그 지방에 완전히 적응하는 일은 바로 시원하게 큰일을 보는 것이다.
사람이란 긴장을 하면 처음 오는 육체적 변화가 생리적인 일을 보기 어렵다.
시원한 쾌변이야말로 여행자의 첫 번째 덕목이다.
그래서 처음으로 비우고 버려야 하는 일이 우리 몸의 노폐물이다.
여행중에 제일 먼저 버려야 하는 것은 욕심뿐만이 아니다.
그런데 베트남에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문묘에서 조차도 화장실 사용료를 받는다.
두 번째는 땀을 흘려야 한다.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땀을 흘리고 많이 보고 느껴야 한다.
특히 자주 나갈 수 없는 해외여행이라 부지런히 발품을 팔며 땀을 흘려야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
원래 집 떠나면 개고생 하게 마련이다.
고생도 피로도 모두 나를 한층 성숙하게 만들어 주는 보약이다.
그런데 베트남은 쉬고 있어도 땀이 흐른다. 그러나 털 코트를 입고있는 개는 땀을 흘리지 않는다.
세 번째는 과욕과 지나친 호기심을 억제해야 한다.
무엇을 꼭 해야 한다든가 이것만은 이번 여행에 끝내야 한다는 욕심과 과도한 모험심이다.
과욕은 자칫 사고를 부를 수 있다.
그냥 나 자신을 그들의 시각에 맞추어 함께 컨베이어 벨트를 탄 듯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베트남에는 오토바이가 너무 많아 길을 건너는 것조차 우리에게는 무척 힘든 모험과도 같은 일이다.
네 번째는 지금까지 살아오며 쌓인 우리 마음속의 탐욕을 버려야 한다.
그들 속으로 들어가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며 우월감과 경쟁심을 버려야 한다.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나 자신의 왜소함을 느낄 때 탐욕이 얼마나 신기루 같은 것인가를 느낄 수 있다.
그래야만 다시 일상생활 속으로 돌아와 풍족한 지금을 느낄 수 있다.
그리하면 그곳 하늘에 무수히 많은 별마저도 사랑하게 될 것이다.
다섯 번째는 나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혼자라는 영어 단어인 alone은 all one의 합성어이다.
나는 혼자가 아니라 세상 모든 것 중의 하나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보다는 세상 속의 하나라는 생각으로 돌아다녀야 한다.
내가 세상과 서로 교통함에 행복이 있고 아름다움이 있다.
그곳에 가면 내가 그들 속으로 스며들어야 편하고 행복하다.
그러나 그들은 나를 이방인이고 외계인 취급을 한다.
여섯 번째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편견이란 나만의 색안경을 쓰고 세상의 색깔을 보는 일이다.
세상은 여러 가지 다양한 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색안경은 내가 쓴 색깔로만 보는 우매한 방법이다.
과감히 색안경을 벗어버릴 때 진정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더군다나 우리보다 잘살지 못하는 나라를 다닐 때 우리만의 잣대로 그들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내 생각이 중요하고 내 삶이 중요하듯 비록 잘살지 못하지만 그들의 삶과 생각도 소중한 것이다.
우리 눈에는 무질서로 보이지만 그 속으로 들어가 보면 그들 나름대로의 질서가 있다.
그들에게는 그들 나름대로 아름다운 삶이 있고 사랑하고 싶은 많은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심장에서 내 뿜는 피의 온도도 나와 같은 36.5도다.
그러나 체온이 더 높으면 신종플루이겠지만....
일곱 번째는 언제나 긴장하며 다녀야 한다.
여행 중에 생기는 잘못된 문제점의 절반은 나의 부주의에서 생기는 잘못이다.
더군다나 외국의 여행지란 눈을 감고도 다닐 수 있는 우리 동네가 아니다.
세상에는 어느 곳이나 좋은 사람이 있고 나쁜 사람이 있어 그렇게 어울려 살아간다.
그런데 내가 그곳에 첫 발을 내딛을 때 나를 웃는 얼굴로 열렬히 환영하며 반기는 사람이 누구이겠는가?
우리와는 많이 다른 곳에서 우리에게 미소를 보내는 사람들은 대부분 삐끼들이다.
삐끼라고 다 나쁜 사람은 아니다. 생소한 곳에 도착한 우리에게 중요한 정보제공자이기 때문이다.
여덟 번째는 즐겨야 한다.
여행이란 늘 설렘이다.
子曰,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라고 공자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여행에서도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은 못하다는 생각이다.
일이던 여행이든 우리는 살아가는 모든 것을 즐기며 살아야 행복하다라는 말씀일게야.....
공자님은 아시는 것도 많으셔~~
바람처럼 떠나야지....
바람은 숲을 만나도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구름처럼 머물다가 그리 다녀야지....
구름은 높은 산을 만나면 잠시 머물며 쉬었다가 간다.
흐르는 물처럼 거침없이 흘러가야지....
물은 언제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며 물길이 생긴 모습에 따라 그대로 흐른다.
행여 낯선길에서 나비라도 만날 수 있다면 그것마저도 사랑하리라....
진정 아름다운 것은 눈으로 보거나 만져질 수 있는 게 아니다.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정말 아름다운 것이다.
28일 부터 약 한 달간 중국 윈난성, 베트남 하노이, 태국 방콕 여행을 떠납니다.
혹시 여행을 하시는 분을 길에서 우연히 만날 수 있다면 인사라도 나누고 나중에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에
기회가 된다면 이곳에 여행기를 올려보렵니다.
글쓴이 : 佳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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