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아름다운 음악으로 가득 채워 여행을 떠납시다.
음악이란 힘들고 지친 우리의 영혼을 편안하게 만들어 줍니다.
악기의 줄도 늘 팽팽한 채로 그냥 두면 제소리를 잃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늘 긴장된 상태로 살다 보면 삶의 흥미를 잃습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긴장된 삶을 느슨하게 만들어 주고 다시 열심히 살아갈 기회를 마련해 줍니다.
우선 내일 마이쩌우 1박 2일 투어를 50불/1인에 예약을 했다.
마이쩌우는 타이족 마을로 아직 많은 사람이 찾지 않는 한적한 곳이다.
한국인 대부분은 북쪽의 고산족 마을인 사파를 많이 다녀온다.
그러나 이곳은 사파처럼 멀지도 않고도 복잡한 하노이를 벗어나 잠시 쉴 수 있는 그런 곳이다.
뭐라고 해야 할까?
아직 때가 덜 묻어 순수한 곳이라고 해야 할까?
관광객이 많지 않아 이곳에 투어를 가면 거의 개인 여행이라는 Private Tour 형식으로 진행된다.
혹 동행자라도 합류를 하면 다른 곳처럼 함께 할 수 있으나 없다면 단독으로 해야 한다.
그렇다고 비용이 추가되지 않는 곳이니 무척 호젓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하노이 거리를 걷다 보면 남자는 무척 한가롭게 보인다.
주로 길거리 카페에 앉아 차나 맥주를 앞에 놓고 우두커니 지나다니는 사람이나 째려보고....
그러나 여자들은 생활전선의 첨병인양 무거운 퀑가잉을 짊어지고 고단한 삶을 사는 모습으로 보인다.
아마도 베트남의 역사와 관련이 깊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느 국가나 오랜 세월 살아온 삶의 방식이 국민성으로 나타난다.
중국과 1.000년의 전쟁, 그리고 프랑스와의 독립전쟁.
최근에까지 우리와도 관련이 있는 월남전...
지금 세상에 힘깨나 쓴다는 나라와 모두 전쟁을 한 나라가 베트남이 아닐까?
이런 전쟁을 하며 살아온 민족이라 남자는 대부분 전쟁터를 누비며 집을 비웠을 것이고 집안에 남은 여자들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살아왔기에 여자들의 생활력이 강하고 때에 따라 무척 사나운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
그런 악착같은 베트남 여인네들의 성격을 이해한다면 우리 같은 이방인이 이곳에 여행을 하는 일이
한결 수월하리라.
냉장시설도 없이 더운 베트남 길거리에서 생고기를 파는 모습을 보면 우리의 생각에서는 기겁할 일이지만,
사실 냉동고기보다 생고기가 더 좋다.
매일 아침에 길거리에 이렇게 생고기를 파는 반짝 시장도 열린다.
우리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지 우리의 관습에 따라 생각하는 우매한 방법이다.
길거리에 있는 건널목의 표지판의 모습을 보면 참 재미가 있다.
베트남에서 우리를 제일 힘들게 하는 게 바로 길을 건너는 것이다.
이곳에도 건널목이 아주 가끔 있다.
물론 없는 곳이 더 많지만.... 그리고 표지판도 있다.
건널목 표지판의 집중탐구에 들어간다.
이 건널목에서는 우선 길을 건널 때는 앞으로나란히 자세로 건너야 한다.
이때는 어린 아이가 언제나 앞에 서서 건넌다.
아니다. 뒷걸음으로 건너야 하는 위험이 있기에 큰 사람이 먼저 건넌다.
이곳에서는 뛰어가야 한다.
오빠와 함께 건너는 소녀는 물론 오빠 손을 잡고 뛰면서 건너야 한다.
위의 사진처럼 뒤로 걷지 않고 손을 잡고 활기차게 뛰어 건너야 한다.
그래도 앞으로 뛰어가니 얼마나 행복하고 다행스런 일인가?
이번에는 소녀는 오빠가 아니라 아저씨와 함께 건너야 한다.
그러나 손을 잡고 건너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위의 사진보다 뛰는 모습이 무척 자연스럽다.
건널목 통과를 오래 한 경험이 많은 부녀지간으로 보인다.
이곳은 난감한 곳이다.
건널목 표지판은 있는데 건널목은 그려져 있지 않다.
사고란 팔자소관이라는 말인가?
건너다가 사고를 만나면 결자해지하라는 말인가 보다.
멀리서 힘껏 달려와 도움닫기를 한 후에 도로를 단숨에 날아올라야 한다.
그러니 "니 마음대로 하세요~"라는 말이다.
아... 이 건널목은 영혼의 산책로이런가...
이곳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운명에 맡기고 씩씩하게 양팔을 앞 뒤로 흔들고 건너자.
운명아 비켜라! 내가 나간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곳이다.
길을 걷던 우리를 서게 만들고 한참을 생각하게 만든다.
어떻게 뒷걸음으로 건너란 말인가?
마이클 잭슨이 문 워커라는 춤이 베트남의 건널목 표시판에서 영감을 얻었단 말인가?
환장하겠다. 이런 곳에서 뒤로 걷는다는 것은 대단한 경지에 올라야 할텐데....
한국인은 절대로 건너지 말자. 뒷걸음으로 힘차게 건널수 있을 때까지 연습을 충분히 하고 도전하자.
뒤로 걷는다는 일...
비단 시골에서만은 아니다.
하노이 시내에서도 뒤로 건너야 하는 곳이 있다.
정말 위험한 방법이다.
앞으로 건너도 쌩쌩 지나가는 오토바이 때문에 정신이 없는데 버스도 지나다니는 큰 도로에서 어떻게?
무섭다.
밤에 무시무시한 오토바이 군단에 휩쓸려 길을 건너다는 것은....
무념무상의 마음으로 무쏘의 뿔처럼 건너가야 한다는 말인가?
강대국과의 전쟁에서 모조리 승리한 무서운 나라의 국민...
길을 건너는 자세부터 우리와는 다르다.
베트남 도로라고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다.
이곳은 아주 여유롭게 건너야 한다.
뛸 필요도 없지만, 멋진 모자는 쓰고 점잖게 건너야 한다.
여기는 다른 모자를 써야 한다.
더 폼나는 파나마 모자.
그래도 느긋하고 여유롭게 건넌다.
그러나 모자가 필요없는 곳도 있다.
비록 머리가 공중부양을 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곳이지 만....
이번에는 더 난이도를 높였다.
뒤로 건너야 하는 곳이다.
한국인에게는 도저히 따라 하기조차 어려운 내공이 필요하다.
그렇지요... 앞으로 보고 걷는다는 게 우리에게는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이곳에 가면 깨달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정말 좋은 나라입니다.
우리에게 뒤로 건널목을 건너는 시련을 주지 않잖아요? 그렇죠?
그래도 1년 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교통신호를 잘 지키는 편이다.
그래도 사고는 예고 없이 올 수 있다.
"제가 뒤에서 들이받았어요~" 하고 일러바친다.
그러면 바로 교통 꽁안이 나타나 잡아간다.
워낙 많은 오토바이가 다니는 나라이니까 사고는 수없이 목격된다.
밤에 1층에 있는 컴퓨터가 있는 곳으로 내려와 메일이나 확인하려고 했더니만 한글이 뜨지 않는다.
모니터는 국산인데 왜 한글이 없는 게야?
佳人도 베트남 남자처럼 숙소 문 앞에 앉아 그냥 우두커니 오가는 사람을 쳐다보는 데 한국 프로 야구팀의
옷을 입은 사람이 보인다.
그렇지... 한국인이다.
여행을 떠난 지 16일 만에 처음 만나는 한국 젊은이다.
붙잡고 이야기를 하는데 사는 집이 바로 佳人과 같은 동네에 사는 젊은이다.
혼자 여행을 가는 길에 하노이에서 스탑오버를 하려고 오늘 하루 묵고 간단다.
신또를 먹고 싶은데 어디인지 모른다고 해 동행한다.
그런데 그냥 내려와 지갑도 없고 슬리퍼만 신고 있었기에 젊은이는 자기가 대접한다고 해 밤에 또 신또를
먹었다.
완전히 젊은이에게 빈대 붙은 결과가 되고 말았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베트남 여자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무서우리만치 악착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와는 다른 모습의 여자들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잣대로 재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들의 역사를 모르고 생활방식을 모르기 때문에 생긴 오해가 아닐까요?
그러나 보릿고개라는 시절을 경험한 세대는 이해할 수 있는 모습입니다.
그들이 악착같이 일한 만큼 그들의 가족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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