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의 베트남 남부 일주 - 05 Nha Trang 가는 길
판티엣의 Romana Resort 에서의 휴식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인 Nha Trang 으로 떠납니다.
해안을 따라 동쪽 방향으로 쭉 가면 냐짱(Nha Trang)이 나옵니다. 어제 왔었던 무이네 지역으로 들어서니 말로만 듣던 White Sand Dune이 거대하고 넓게 나타납니다.
이 지역 일대는 유명한 느억맘(베트남 생선 소스... 젓갈?) 산지. 아마 그 위상이 강경 젓갈 시장 쯤 되지 않을까. 여튼 길 양쪽으로 OOO Nuoc Mam 이라고 쓰인 가게들이 한동안 계속 보입니다.
뭐 길 한복판에 한가로이 소들이 오고 가는, 베트남 자동차 여행을 하며 쉬 만나는 광경은 무이네-냐짱 도로 구간에서도 예외는 아니었구요.
아오자이가 정말 멋진 옷이라고 생각하는 우리 부부. 베트남에서 날씬한 아가씨들이 아오자이를 맵시있게 입은 아름다움 속에 취해 있을 수 있겠구나 기대를 하고 왔지만, 아이들 교복으로 말고는 생각 외로 보기 쉽지 않았던 아오자이. 드문드문 만나는 읍내 같은 곳에서 예상과 달리 쉽게 보기 힘든 아오자이를 하교하는 고딩들 통해서 잠깐씩 구경을 합니다.
오전 좀 늦게 출발해서인지 잠시 달리자 금새 밥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 부부가 여행을 할 땐 되도록 현지 운전기사를 고용해서 차로 이동을 하곤 하다 보니 나름 패키지 여행이나 국내 항공선을 이
용한 여행보다는 더 로컬스런 여행을 한다고 자부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순진무구한 우리 운전기사 미스터 쿠오와 여행을 하다보니, 우리가 꼴에 외국인이라고 특별 취급해 주는 것에 길들여져 있었음을 알게되는 것 같습니다. 그 동안엔 정말 로컬 식당이라 하긴 좀 그런, 상대적으로 더 깨끗하고 비싼 식당에 기사님들이 데려다 주셨거든요.
그런데 아마 외국인 손님과 처음 일해보는 것 같은 이 미스터 쿠오는 식당이랑 커미션 계약 맺고 이런 데도 없는 것 같고 그냥 정말 밥먹자 그러면 아무 데나 들어가서 당신들 먹으시라, 나도 여기서 내 밥 먹는다, 이런 식이다 보니, 참 매번 밥 때마다 이번엔 어디 아무 말도 안 통하고 뭐가 나올지도 모를 곳에 데려가 주실까, 기대반 긴장반입니다.
역시 어느 바닷가 바로 옆, 바닷바람 시원하게 불어오는 것이 전망은 아주 좋은 로컬 식당에 들어왔는데, 베트남 분들이 자기들끼리만 뭘 전골 같은 걸 맛있게 끓여드시고 계신데 저게 또 뭔가 알아볼 길이 없으니 그냥 무난한 치킨, 해물볶음, 이런 거를 바바바(333) 맥주와 함께 시킵니다.
그래도 이 식당 들어오면서 순간적으로 한국의 어느 국도변 오래된 식당 아니야 싶은 친근감을 느꼈던 건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이 버스 때문. 해운대-울산 이라는 노선에 바닷가 식당이니 완벽한 분위기 연출.
닭강정 맛 나는 닭요리와 먹기 무난한 오징어 야채 볶음을 밥과 함께 먹으니 아이들도 잘 먹고 네식구 한끼 식사로 든든합니다.
해변에서 자주 보는 해먹도 옆에 설치되어 있어서 쉬고 있는 베트남 여행객들도 있고, 우리 가족도 누워서 기분을 함 내봅니다.
모래만 보면 환장을 하는 아기들. 여기 모래가 썩 깨끗해 보이지 않았지만 여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단 10분이라도 꼭 퍼질러 앉아 놀고 갑니다.
다시 길을 달려 무이네에서 출발하여 한 4-5시간 되었을까...
군데군데 보이던 읍내들과는 달리 오토바이 양이 현격히 증가하고 뭔가 교통체증이 느껴지는 것이 직감적으로 냐짱에 다 온 것을 알겠습니다.
시내 언저리 위치한 포나가 참 사원 (Thap Ba Ponagar) 을 들렸다 갑니다.
지어진지 15백여년 가까이 된, 최초에는 힌두사원으로 지어진 곳이라고 하죠. 그래서 곳곳에 힌두신들의 부조가 보여지기도 합니다.
지금은 불교 사원으로 사용되어 지고 있습니다.
소액의 입장료도 있고 차를 세워 놓기도 어중간하긴 하지만 베트남 고대 왕국인 참파 왕국 건축양식의 정수라고 하기도 하고 이렇게 바다와 냐짱을 둘러 흐르는 까이강 (Song Cai) 을 내려다 보는 전망도 괜찮은 곳이니 적은 시간 들여서 오며가며 한번 들러볼만한 곳인 것 같습니다.
오늘 저녁, 가장 기대한 관광지는 냐짱 시내에서 한 20여분 걸리는 탑바 온천 (Ttdl Suol Khoang Nong Thap Ba).
비도 추적추적 내리는 저녁이고 하니 열대의 나라에서 온천이라도 왠지 어울릴만한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가격이 생각 외로 꽤 되는 머드탕 + 온천탕 패키지 티켓을 끊고 들어서면 야외 락커들과 탈의실? 탈의커튼? 여하튼 그런 게 보입니다. 이 줄무늬 포장을 착 치고 옷을 갈아입으면 되는 것이지요.
직원들이 알아서 안내해 주시고 데려가 주시고 그러는데, 처음엔, 딱 느낌이 약간 미려한 디자인만 가미한 붉은색 고무 다라이 같은 데에 직원들이 머드를 가득 채워 주고 들어가라고 합니다. 따끈하고 미끈미끈한 머드에 몸을 담그니 장시간 차를 탄 피로도 다 풀리며 노곤해 지는 기분.
30-40분 앉아서 머드욕을 즐기다 보면 직원이 나와서 샤워하라고 하십니다. 야외의 샤워장에서 샤워도 하고 이렇게 양 옆에서 온천수가 확 뿜어져 나오는 길도 지나고 하면서 머드를 씻어냅니다.
이후 꽤 넓은 탕에 깨끗한 온천수를 채워주는데 들어가서 온천도 즐기고 남은 머드도 씻어내고 하면서, 아이들과 물놀이도 겸합니다.
워낙 물이랑 뭘 하는 걸 좋아해서 국내에서 여행을 가더라도 꼭 마무리는 온천으로 끝내는 우리 가족에겐 절대 지나칠 수 없는 스팟이었습니다. 뽀얘져서 나온 우리 가족.
노곤해진 몸 이끌고 오늘의 숙소. 앞으로 2박을 하게 될 야사카 호텔에 체크인을 합니다. (http://www.yasanhatrang.com/)
호치민에서 근무하고 있는 절친 K의 추천을 받아 묵게 된 야사카 호텔. 크고 깔끔하긴 한데... 너무 시끄럽습니다. 1층 느낌은 꽤 크고 깨끗하지만 오래된... 상가 건물 1층 입구 같은 삘입니다. 그리고 1층의 볼룸 홀 같은 곳에서 현지 분들이 노래방 기계를 크게 틀어놓고 엄청 시끄럽게 연회를 갖고 계십니다.
조용한 곳인 줄 알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냐고 후에 친구 K에게 따져(?) 묻자, 과거 이곳이 일본인 소유였을 때에는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왔고 분위기도 조용했는데 최근 러시안 소유로 바뀌면서 분위기가 많이 시끄러워진 것 같다고.
이 시끄러움은 11층 식당을 가도 마찬가지였으니 저녁 부페 프로그램이 있는지 알고 갔었는데 거기도 요란한 현지분들이 선점한 모임이 있었다는.
위치도 냐짱 해변 북쪽으로 있어서 시내 번화가를 원하신다면 걸어서 움직일 수 있는 거리는 되지 않는, 좀 떨어진 곳입니다.
보통 정해진 숙소에 만족하는 편이기도 하고, 깨끗하고 무난하고 조식도 괜찮고, 큰 슈퍼마켓인 Maximark도 가까워서, 그리고 맨 아랫층과 맨 윗층이 시끄럽긴 해도 객실은 조용하니, 그런대로 좋았던 숙소였습니다.
1층에 내려와 1층에 위치한 JAVI TOURS 라는 곳에서 내일 할 섬투어를 예약하고 맨윗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으로 저녁식사를 하러 갑니다.
원래 부페로 저녁식사를 하려 했지만 부페식당이 시끌벅적한 단체손님들로 선점되어 있는 관계로 단품 메뉴를 시킵니다. 무난한 서양 요리, 베트남 요리들이 메뉴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가격 역시 합리적.
짜조와 마게리따 피자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건 어딜 봐서 까르보나라 파스타인지... 맛은 있습니다, 분명, 결단코! 하지만 이건 까르보나라는 절대 아니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