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onaized 2022 - 39. 남칸 국경 가는 길 from 폰사완 on 마지막 날
화려한 몽족 설날 축제도 끝이 났고
라오스 체류기한도 하루 밖에 남지 않았으니
130km 떨어진 남칸 국경을 넘어서 베트남으로 가야겠다.
국경 가는 길에 있는 몽족 마을인 반나캄펭을 들른다.
나캄펭 마을은 몽족의 생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데다가
인도차이나 전쟁의 상처를 상징적으로 볼 수 있는 구조물이 있고
카폭포가 인근에 있어 그나마 여행자가 찾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우리의 것과 비슷한 맷돌, 외디딜 방아가 전시되어 있고
금줄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운이 좋다면 떡메질로 만든 찹쌀떡 '쭈아'를 맛볼 수도 있다.
우리의 찹쌀떡과 식감이나 맛이 아주 유사하다.
나캄펭의 아이들에게는 아직 설 축제가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아니면 설 축제와 관계없이 늘 황토 위에서 자유롭게 놀았는지도 모르겠다.
므앙캄을 지나서부터 국경까지는 땅이 높아지고 골은 깊어진다.
그런 탓인지 바람은 드세지고 차가워진다.
그러다가 농헷을 지나면서는 대기의 모든 습기는 짙은 안개로 변했다.
날씨의 조건에 상관없이 '사랑의 공놀이'는 몽족의 비율이 높은 이 선상에서는 그치질 않는다.
안개 때문에 길을 잃고 미끄러진 대형 수송 차량 때문에 양방향으로 수십대의 대형 차량이 멈춰서 있다.
요령껏 갓길 주행을 하며 이르게 남칸 국경에 도착해서 출국신고를 마쳤는데 오토바이는 넘어가질 못한다고 한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바쁜 일이 없으니 비자런을 하고 다시 라오스로 넘어온다.
안갯길을 달려 폰사완까지 까지는 무리일 것 같아서 농헷의 허름한 숙소에서 밤을 보낸다.
간밤에 창문 틈으로 몰아닥친 차갑고 습한 바람 때문에 온몸이 경직된 듯하다.
그럼에도 서둘러서 안개에 갇힌 이곳에서 벗어나야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안개는 옅어졌지만 바람은 여전히 차다.
몽족 집에 들러 곁불을 쬐며 잠시나마 추위를 덜어내어 본다만
그리 멀지 않은 므앙캄에 온천이 많으니 그중에서 Big Hot Spring에서 언 몸을 풀어야 할 것 같다.
욕조를 갖춘 개인 욕실이 있고 온천수도 잘 나와서 몸을 풀고 갈까 하다가
짐을 풀고 싸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손만 씻고 다시 폰사완으로 달린다.
2022년 마지막 날, 지독하게 짙고 차가운 안개 속에서 길은 잃지 않았다.
지난 한 해 동안에도 길을 찾지는 못했지만 잃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