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세계일주 1호 ★ 인천-연운항 여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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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세계일주 1호 ★ 인천-연운항 여객선

2찰리 0 2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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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2007년 5월 29일, 드디어 여행 시작이다.
그런데 집 나선 게 이상하게 낯설지가 않다..
그냥 평범한 하루 같기도 하고 중학교 때부터 신문배달 해서 모은 돈으로 고등학교1학년 때
홀로 유럽으로 떠난 여행에서 지속되어 10년간 계속 여행 중인 느낌 같기도 하다.
마중 나온 친구에게 왜 이리 실감이 안 나지?? 물으니깐 넌 죽고 나면 실감할 놈이란다.
정말 좋은 친구다.
아무래도 나는 타고난 방랑자인가보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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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인천에서 연운항(롄윈강,Lianyungang) 가는 배 안이다.
일반실로 하고 싶었지만 전화 예약할 때부터 로얄실 밖에 없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3만원이나 더 비싼 149.600원 주고 로얄 2인실로 샀다.
그런데 오히려 다행인 게 대실에 이었으면 짐 때문에 불안해서 편히 자지도 못하고
이렇게 여유롭게 책상에 앉아 여행일지도 못 썼을 것이다.^^
3만원은 자전거 삯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여행 떠나기 하루전날엔 내 최고의 악습인 벼락치기 때문에 날밤 세서 준비했다.
이상하게 난 시간이 바로 앞에서 눈치를 줘야지 일을 시작하고 뜸 안 드리고 빨리빨리 처리 한다.
떠나기 전날 밤 완충시킨 할로겐라이트 배터리에 또 이상이 있어 출발하는 당일 용산에 가야 하는 일이 생겼다.
한국에서 지내던 형네 집 응암동에서 용산까지 자전거타고 가는데
내가 도대체 이 짓거리를 왜하지 할 정도로 자전거가 무거워서 열 받았다.
다시 집에 가서 어제 못 잔 잠이나 잘까 생각도 해봤지만..
친구 한둘씩 용산으로 와서 집에 돌아긴 X팔리게 됐다.
“왜왔어, 복잡하게!”
“네가 좋아서 온건 아니고 그냥 시간 나서 바닷바람이나 쐬러 왔다.” 라고 한다..
막 회사에서 전화오고 난리던데.ㅋ
용산 라이트 사장님이 할로겐전구, 충전지, 충전기 싹 다 세 것으로 교체, 부속품 몇 개 챙겨주시며
홍보 부탁받았다. A/S 확실하고 가격대비 성능 죽이는 4ULight.com, 대박 나십쇼!!^^

동인천역 가는 급행열차 타고 인천 제2국제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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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사는데 자전거는 화물로 보내지 못하고 개인 휴대해야 한다고 한다. 나야 좋지.^^
몇몇 해외로 가는 배 중 화물로 보내야 하는 배는 4만원 정도 추가비용을 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원래 19시 배인데 오늘 날씨가 안 좋은 관계로 중국에서 늦게 출항해 한국에서의 출항도 연기 되었다.
언제 출항 할지 자세히 모르고 24시쯤이 될 것 같다고 20시쯤 수속 밟으러 오라고 한다.
남는 시간에 밥 먹고 마지막으로 당구 물리기 한판 쳐서 깔끔하게 이기고 기분 좋게 항구로 돌아왔다.

대합실엔 보따리사업하는 분들로 가득 차다.
빠이빠이~ 다음 주에 동네에서 보자고 친구는 인사한다. 돌아오면 자기 집에 3년 동안 숨겨주겠다며..
친구들끼린 강한 척 싸다구 한 대 날리고 해어졌어야 우리 정서상 맞는데
예의도 없는 것들이 있는 척, 친한 척 닭살 돋게 잘 가라고 포옹 하고 해어졌다.

짐 검사 하는데 자전거에서 짐을 다 때라고 한다. 탈착식기능이 있는 가방들이어서 다행이지..
깔끔하게 뺐다가 투시 검사대 지나 다시 부착하고 출국 심사 하고
여객터미널에서 배 앞까지 가는 버스를 타는데 구형 버스라서 높은 계단 3개나 있다.
컥.. 이 4~50kg 하는 자전거를 어떻게 들고 올라가..
어떻게 꾸역꾸역 올리긴 했다. 버스에서 다시 내릴 때는 쿵 하고 거의 떨어지다시피 내려짐 당했다.
그런데 더 무서운 게 배 앞에서 날 기다리고 있으리라곤 생각치도 못했다.
제길슨.. 이거 사다리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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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집에 3년동안 숨어있을까??ㅋㅋ
여객선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보자 갑자기 왼쪽 어께위에 뽕 하고 미니 찰리 악마가 나타나더니..
“무슨 자전거타고 3년 동안 세계일주야..
말이 지구 한 바퀴지 그걸 어떻게 돌아~“
그후 바로 오른쪽 어깨위에 뽕하고 나타난 미니 찰리 천사 왈:
“너 지금 안하면 평생 후회 할껄??
3년 동안 숨어 지내는 게 더 힘들어!!”
중국비자랑 배표 산 돈이 아까워서 숨 호흡 크게 들이 마시고 미니 찰리 천사 말 듣기로 했다.
다른 사람 올라가는 거 기다린 다음 마지막으로 올라가는데 여승무원들이 내가 안쓰러운지 뒤에서 밀어준다.
“들어줘야지 밀기만 하면 어떻게 해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래도 눈물 나게 고마웠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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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에 걸쳐 낑낑 올라와 프론트 앞에서 키 받기 전에 잠시 앉아 쉬고 있는데
페달에 긁혀 다리엔 피 흘리고 있고 허리에는 막 통증 밀려오고 몸이 난리도 아니다.
미니 찰리 악마 말 듣고 집에 돌아가는 게 옳은 것 같기도 하고..ㅋㅋ
도와준 여승무원들에겐 감사인사로 짜이찌엔~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신이 없어서 해어지는 인사를 한 것 같다.
기껏 도와 줬는데 잘가라니..ㅋㅋ 쉐쉐가 맞았던 것 같은데..ㅎㅎ

계단 타고 올라온 프론트는 6층이고 내 방은 4층이다.
상식상 내려가야 하는 건데 배라 반대로 위로 올라가야한다.
여객선 내에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다행이지..
짐들 쌓인 통로 뚫고 방까지 어떻게 와서 장금 장치 다 채우고 바로 골아 떨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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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자고 다음날 일어나니 내 옆에 아무도 없네??
2인실을 혼자 썼으면 배 삯 전혀 안 아깝게 됐다!^^
전에 시베리아 횡단 열차 탈 때 노트북 전원 잘 못 꼽았다가 아답터 나간 적이 있은 후로
이동할 땐 전원 연결 안했었는데.. 전류 전압도 안전한 것 같아 노트북 충전도 시키고.. 좋다!^^

늦은 오후 심심해서 배 위로 올라갔다가 슈퍼에서 김치맛 감자칩을 발견하곤 신기해서 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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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서 먹긴 먹었는데.. 한국이었으면 안 사먹을 과자다.ㅋ
식초과자도 아니고 왜 쉰 맛이 나??
3년 동안 한인마켓만 찾아다닐 수 도 없고 큰일 났다.

배에 한식당이 있고 그냥 레스토랑이라고 적혀있는 곳이 있었다.
한국밥은 어제까지 먹었으니깐 중국인이 많아 보이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메뉴판도 없고 어떻게 먹는 것이냐고 직원에게 물어봤는데
서로 의사소통이 안되 그냥 앉으라고 손짓 하는 것 같아 후불인줄 알고 그냥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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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이긴 한식인데 중국 스타일로 먹네??
미역국, 계란요리, 오이무침, 김치, 쌀밥.
흠.. 미역국은 어떻게 먹으라고 수저도 안주지??
따지지 않고 그냥 먹기로 했다.
옆에 다행히도 한국분이 앉으셔서 이것저것 여쭤봤다.
알게 된 사실은 이 배가 연착하는 바람에 중국 터미널 직원들이 퇴근해
입국을 내일 아침에 해야 해서 선사 측에서 저녁식사를 재공 한다는 것이다.
그럼 공짜 밥이네?? 갑자기 불만이 쏙 들어가고 밥맛이 좋아졌다.ㅋㅋ
난 분명 나이 들어 대머리 될 거야..ㅎㅎ

정상적으로 입국했으면 시차 1시간 빼면 현지시간 18시에 도착했을 것인데
24시에 출발했다고 23시에 도착했다.
터미널은 내일 아침 8시에 연다고 7시30분까지 준비 하라고 한다.
잠자리 걱정 안 해도 돼서 오히려 내겐 좋은 일이다.^^
옆에 앉아계시던 아저씨께서 중국에서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라고 연락처주시고
있다가 심심하면 아저씨 방으로 놀러오라고 하신다.
내려가서 TV보다가 졸리지 않으면 놀러 가봐야겠다.
배에서는 아주 제대로 쉬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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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의 자전거 세계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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