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별다방 그리고 담배 말아피우는 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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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별다방 그리고 담배 말아피우는 할매

꽃몽 4 1001

비엔티엔에서 내려오다가 팍산을 지나 반 파엥을 지나 탐꽁로 -> 락싸오 -> 타랑 -> 나까이 -> 타켁으로 도는 여정이

누구나 알고 있는 '타켁 루프'라면

내가 늘 얘기했던 '내가 가는 곳이 최초이고 전설이 되고 싶다'라는 모토로

나는 아무도 시도한 적 없고 알려지지 않은 경로

내가 명명한 이른바 ' 사바나켓 팍세 루프'를 개척하고자 타켁루프의 약 3배가 되는 거리를 도는 중이었다.

그래서 므앙 라맘에서 므앙 타탱을 거쳐 살라완 -> 타 오이 -> 므앙 농 사므아이 -> 반 동 -> 세돈 -> 사바나켓을

돌 예정이었다.

그런데 베트남과의 국경지대인 므앙 농 사무아이에서 문제가 생겼다.

길이 없어 베트남을 통과해서 다시 라오스땅인 세돈으로 가야하는데

오토바이 패스포트가 없어 통과할 수가 없었다.

난감했다. 몇백키로를 달려왔는데 다시 살라완을 거쳐 팍세로 돌아가야한단 말인가...

밑져봐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국경 경비대에게 딜을 해봤다.

'나 여길 통과해서 비엔티엔으로 갈 계획인데 오토바이 패스포트가 없다. 어떻게 통과 안될까?'

'안돼'

'그럼 마넌 줄게'

'안돼'

'그럼 이마넌'

'그래도 안돼'

'그럼 삼마넌'

'아 글씨 안된다니까'

'에이 씨 그럼 오마넌'

잠시 입맛을 다시더니 '아...안돼'

'우 띠 싫음 말어'

나는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근데 세돈을 갔으면 6시쯤 되어 여장을 풀고 쉴텐데

지금 시간이 4시다 보니 애매했다.

다시 살라완으로 가면 9시가 넘을것 같고

그냥 여기서 자자니 볼것 없는 조그만 마을이라 깝깝했다.

잠시 고민을 하다가 다시 살라완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오토바이를 쎄리밟았다.

그런데 그것이 지옥의 길이 될 줄이야...

가다가 해가 져서 깜깜한 산길을 혼자 달리는데 날타리가 달려들어 헬멧을 벗을수도 없고

쓰자니 암것도 안보이고. 그냥 동물적인 감각으로 달렸다.

게다가 라오스가 아닌가. 위험한 길이 장난이 아니다.

할 수 없이 어떤 원주민 집에 들어가 하룻밤 잘 수 없냐고 부탁했다.

대나무로 얼기설기 엮은 6평 정도 되는 집에 부부와 아이 셋이 사는 집이었다.

주인여자는 잔뜩 경계심을 품고 고개를 흔들었다. 우짜믄 좋노.

'그럼 밑에서 도야지랑 같이 자면 안될까?'

며칠 전에 자빠지면서 텐트를 잃어버린게 한이었다.

'안돼. 인간은 추악해서 돼지가 싫어해'

난 졸지에 돼지보다 못한 잉간이 되었다.

다시 칠흑같이 어두운 밤길을 달릴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식으로 헤매다 보니 원래 3000km를 예정한 길이 3700키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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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완에 도착하여 자고 다음날 아침 베트남 별다방에서 커피를 마셨다.

베트남에서 가까와서인지 베트남 별다방, 미용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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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커피는 독특하게 울궈낸다.

위의 알미늄 통에 커피와 뜨거운 물을 부으면 밑쪽에 작은 구멍을 통해

유리잔으로 커피가 한방울씩 떨어진다.

커피가 어느 정도 차면 얼음을 넣어 아이스커피를 만들어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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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도 서비스로 준다.

다 합쳐서 7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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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달리다보니 팍세와 나퐁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왔다.

팍세로 향하면 다시 남쪽으로 가는 셈이고

나퐁을 향하면 북쪽 비엔티엔 방향이다.

당근 나퐁쪽으로 핸들을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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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에 갈림길에서 한숨을 돌릴겸 가게에 들어가 물을 한병 사는데

주인할매가 담배를 말아피우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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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또 호기심을 못 참는지라

할매한테 거금 1000킵(150원)을 주고 담배 하나를 말아달라고 했다.

그 담배를 피우다가 여행도 못 마치고 지구를 떠나는 줄 알았다.

독하고 쓰고 막 기침이 나오고 어질어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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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몽사몽간에 오토바이를 쎄려밟는데

라오스어로 깽꾸 리쏟(리조트란 뜻같다)3km 란 표지판이 보였다.

리조트야 관심이 없지만 폭포 사진이 구미를 당겼다.

그래 속아봐야 왕복 6k다 하면서 핸들을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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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도착하니 깽꾸 리쏟(리조트)라는 현판이 걸린 관문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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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팍펭 폭포보다는 웅장하지 않지만 공짜 치고는 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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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를 잡는 사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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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에서 쌀국수 한그릇을 먹고 다시 길을 가다보니 시장이 나왔다.

배추를 팔러 온 부녀자들이 경운기에 앉아 점심을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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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망을 꿰차고 물고기를 잡으러 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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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티엔 631키로 남았다는 표지판이 너무 반가왔다.

조금만 가면 집에 도착해서 샤워를 하고 푹 잘 수 있다.

조금? 이젠 631km가 껌값으로 느껴진다.

너무 많이 다니다보니 조금 맛이 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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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어마무시한 참외인지 메론인지를 봤다.

큰건 수박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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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콘펭이란 마을에서 식사를 하고 출발하기로 했다. 

버스 정거장에서

종로 엠스쿨에서 폐차시킨 버스가 라오스에서 요긴한 시외버스로 쓰이고 있다.


4 Comments
판팁 2016.07.16 04:39  
멋지심니다....
태사랑구름빵 2016.07.26 16:11  
종로엠스쿨...ㅋㅋㅋㅋㅋㅋ 신랑이 라오스도 엄청 가고싶어해서 여러 블로그후기도 보고 눈팅중인데 그중 여행기가 제일 .. 짱 멋지십니다. 신랑이 원하는 여행스타일 같아요 ㅋㅋ
해바 2016.10.03 17:03  
안녕하세요? 기억하실런지...모처럼 들어와 여행기 잘 봤습니다. 자꾸만 우리 아저씨 도가니 국수와 사장님이 그리워 또 가자고 졸라댑니다.
꽃몽 2016.10.07 00:23  
교장선생님 잘 지내시죠?
설마 아직도 댓글이 달리겠나 하다가 교장선생님 댓글을 놓칠 뻔했네요
때론 몰상식한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면 회의가 들기도 하지만
교장선생님처럼 좋은 분들을 만나면 힘을 얻곤 합니다.
제가 6월달에 태국 북부 오토바이 여행을 다녀왔고
11월 한달간은 태국 남부 5000키로 오토바이 여행을 떠났다가
12월 1일날 오픈합니다.
12월 이후에 두 분 꼭 오세요.
비용 안 받고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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