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기록하다...중국]04, 16 -탕구, 비취계곡과 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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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기록하다...중국]04, 16 -탕구, 비취계곡과 잠자리.

수양버드냇가 0 1937

04, 16 -탕구, 비취계곡과 잠자리.
아침 6시 20분에 버스가 떠난다길래, 10분전에 걸어나와 아주머니랑 흥정 -비옷이며 지도 등-하고 있으니 급한 듯이 아가씨가 다가와 나를 데리고 간다. 그분은 어제, 내가 몇 시에 떠나느냐고 물어보니 친절하게 가르켜 주고, 차 번호까지 적어주시더니 오늘은 마중까지 나와셨다. 하지만 2-3분을 달려서는 나를 다른 버스에 태우고 사라진다.

비가 와도 길을 나서여 한다. 어제 구이딩(貴定)가는 기차표를 끊었기에 오늘,내일(16일-17일)까지 밖에 시간이 없다. 산 위에 비가 와도 하늘의 뜻이라며 길을 나선다. 아가씨가 돈을 받고서는 이래저래 '한국 사람'이여서 신기한지 친절하게 들려준다. 황산을 갈 때 가장 걱정거리가 길을 찾는 것이였다. 론리에는 동(東)으로 해서 서(西)로 내려 오는 시간이 10시간 걸린다고 하는데.. 탕구에서 나오는 버스는 오후4시에 끝나기에 참으로 애매하다. 아무리 궁리를 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는데... 아가씨가 지도를 보여주며, 들려 주지않는 다른 풍경을 가르켜 준다.(탕구에서 나오는 버스는 오후 4시. 적어도 툰시에서 황산(탕구)까지 1시간, 다시 산 아래까지 1시간 정도 그리고 산 타는 시간 10시간, 저녁 9시 30분에 탕구에서 나오는 버가스가 있어야 된다는 이야기임.)

그네는 -선도봉(仙都峰)을 하루, 다시 황산을 하루 다녀 온나라고 한다. 그리고 산 위에서는 하룻밤 잠자리가 500위안(元)하니 탕구에서 100위안에 머무르라고한다. 지도를 바라보고, 아주 낯설다는 언어로 이야기를 나눈다.

탕구에서 아가씨가 가르켜 준 잠자리를 구하고, 어떨결에 비취계곡-와호장룡(臥虎長龍)이라는 낯익은 글씨가 보인다-에 물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는데... 안개비가 내린다. 그리고 수학여행을 온 많은 학생들이 같은 옷을 입고서는 나보다 앞서 걷고 있다. 아이들은 떠남 그 차제에 들떠있는걸까? 친구끼리라서 좋은 것일까, 서로가 밝은 모습인데 나 만 우거지상이다. 계곡의 물은 시원스레 흘러가는데, 올라갈 수록 짙어지는 안개에 산이 뭍혀서 다가온다. 그 마저도 30~40여 분 걸어가니, 더 이상 '가지 마세요'한다. 뒤에서 꾸준히 밀려오는 학생들과 함께, 계곡은 커다란 시장 바닥이 된 듯 한 느낌이다. 오늘 중으로 이곳저곳 보려했는데, 비취계곡 반 정도 맴돌고 잠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점심 때부터 하늘 만 바라보며 누워있다. 안개가 짙게 드리웠고, 날씨는 춥고 마을은 관광도시처럼 잘 다듬어져 있으니 굳이 나갈 마음이 들지 않는다. 이리저리 궁리를 해도내일 이른 아침에 산에 오르는 길 밖에 없는데... 그러면 오늘도어제처럼 가만히 하루를 보내게 생겼다.

방안에 누워 있으니, 무수히 많은 자동차가 움직인다. 날씨가 밝아도 안개가 짙게 깔려 있어도 이 동내는 빠르게 움직임에 틀림이 없다.

난 방안에 누워, 내일 황산을 오르든 안오르든 상관이 없다고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낸다. 아주 낯선길을 홀로 왔으니, 다음에도 길을 홀로 찾아 올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진정 두려운 건 산의 높이가 아니라 그곳에 가는 길이였는지 모른다. 이렇게 나를 달래보지만 한편으로는 t.v화면을 바라보며, 일기예보에 눈을 두고 있다. 혹시라도, 혹시라도 날씨가 맑았으면 하고.

배낭 여행을 한다는 건, 하루 종일 누워서 방안에 뒹굴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황산오는 길을 들려주면 다음과 같다.

난징에서 툰시(황산)으로 기차 타고 온 다음, 곧장 황산(기차역에 버스 있음) 너머 오거나, 아니면 하루를 시내 구경 혹은 [이센]이나 [서센]을 둘러보면 된다. 그리고 탕구에서 다시 황산으로 올라 산 위에서 묶거나, 나 처럼 비취계곡 등 주위를 둘러보고 다음날 아침 일찍 산을 오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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