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뿔산 모터바이크 트렉킹 이틀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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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뿔산 모터바이크 트렉킹 이틀째 2

탄허 0 1020

처량한 우리의 병기


비에 하염없이 젖고 있다. 

물소뿔산이 시간으로 우릴 공격중인데 비겁하게 구름을 동맹으로 삼았다. 


짐짓 우리도 심리전 중이다. 

우리도 시간 많어!





게스트하우스에서 뒹굴거리다 빠꼼해지는 것 같아 일단 나왔다.


물소뿔산은 젖어있다. 

비는 추적추적...

춥고 배고프다. 

우리의 대화는 단순해져서 덤앤더머 수준이 된다. 

" 배 고프면 밥먹어야 해. 안먹으면 힘없어"


 이게 무슨 대단한 발견이라고;;;


드디어, 

비가 그친다. 

어떤 싸움이듯이 그렇듯이 초조하면 진다. 


호랑이 오빠 둘이 달린다

비포장 50킬로. 

미끄러우면 젖먹던 힘까지 내어 오토바이를 끌고 밀어야 한다.

고생 만큼의 보상이 있다.






처녀림과 고무밭 능선이 펼쳐진다. 

산의 지배자는 몽족이다. 

몽족 아이들이 낚시질 왔다가 커다란 벌레를 보고서 잡고 있다. 


물소뿔산의 완강한 저항을 뚫고 우리는 남뭉이라는 몽족 마을에 도착했다. 

더 없이 평화롭다. 아이들은 마당에서 고누 같은 놀이를 하고 있다. 

이미 남뭉을 건너는 방법은 없다. 여기서 자거나 롱싼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몽족 마을에서 하루 자기로 결정했다. 


내가 지난 해에 밤에 비야산(2800미터)을 넘기로 결정해서 2도의 기후와 싸우며 죽을 고생을 했다. 

결국 50도가 넘는 이 나라 전통소주 라오라오로 삼키고 잠에 들어야 했다. 


트렉커는 돌아가는 것을 싫어한다. 

시간도 5시 21분으로 돌아간다면 지난 해의 트라우마가 떠올라 악전을 치뤄야 할 것도 겁나고.


어둠 속에서 무거운 병기를 밀 수는 없다.

몽족 마을은 130가구 1000명이 산다. 평균 7명이 넘는 식구. 


그들과 하룻밤을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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