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의 차양, 베트남 (호치민, 달랏) 3
이번 글에서는 제가 방문했던 장소, 특히 식당, 카페, 마사지, 쇼핑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앞선 글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처음 가보는 베트남 호치민에 대해 좀 더
경제적이고 밀착적으로 알아보고자 반나절 한국인 가이드를 초빙하였습니다.
사실 이 부분도 여행 동행자들 간에 사전에 좀 의견이 나누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외국에서 많은 한국인 여행사들이 한국인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온갖 바가지와
강매, 과도한 코미션 등의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해외에서 양심적이고 좋은 한국인 여행사를 만난 경우도 많고,
불가피한 사건 사고가 발생되었을 때, 최소한의 의지처를 만드는 차원에서도
한국인 가이드가 필요하다 주장하여 동행자들의 동의를 얻어냈습니다.
사전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가장 안심이 된다고 생각되는 '리멤버 여행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선 항공과 가이드를 섭외하였습니다.
호치민 도착 이튼날 리멤버 여행사의 이 실장님이 저희 숙소의 로비에서
전화를 주셔서 첫 만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40대 후반(?)의 베트남 경력 15년의 베테랑이셨습니다.
베트남 여성과 결혼하셔서 자녀도 세 명이나 두고 계신다니 베트남, 특히 호치민에
많은 애정과 관심, 정보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이 실장님과 저희 일행 3명이 밴 택시를 타고 우선 호치민 중심가를 둘러보았습니다.
사실 주요 호치민 사이트시잉 포인트는 도시 전체에 산재해 있지 않고
벤탄 시장을 중심으로 오밀 조밀 모여 있습니다.
통일궁을 위시로 해서 박물관, 중앙우체국, 노르트담 대성당, 전쟁박물관, 오페라하우스
인민위원회 청사, 여행자 거리 등등 주요 관광지가 반경 3km 안에 모두 들어가
있는 형태입니다. 각종 식당과 테마 카페, 바, 클럽, 기념품 가게, 마사지숍 역시 이 구역에
많이 분포되어 있어 다리가 튼튼하고 의욕이 있다면 걸어다니며 천천히
시내 관광을 즐기기 충분하다 보여집니다.
저희는 숙소를 애어비앤비로 잡아 다리 건너 다소 외곽쪽에 잡았으나
호텔을 이 중심가 사이에 잡는다면 택시비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사실 달랏에서 돌아와 1박을 이 구역에서 했는데요,
트윈룸이 1박 약 42,000원 정도였으니 가격도 크게 부담도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해외여행 때 관광지에 큰 관심이 없고 애써 찾아다니지도 않습니다.
여행 가서 사진도 잘 안 찍습니다.
이국 사람들이 사는 다른 삶의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고,
새로운 음식 많이 먹고, 안락한 카페나 바에서 넋 놓고 시간 보내고,
편안하게 마사지 받고, 많이 자고, 책보고 하는게 좋습니다.
그러다 행운의 여신의 손길이 닿으면 죽이 잘 맞는 길 위의 친구를 만날 수도 있고,
아주 특별하고 인상 깊은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구요.
애초 여행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면 일상에서 벗어나 내려놓으려고 한 여행의 목적과 달리
그 무게에 짓눌려 또 다른 일상의 숙제처럼 되버리더라구요.
그래서 온전히 우연의 흐름에 그냥 내맡기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가끔은 '아,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뭐라도 해야하지 않나'하는
의무감도 문득문득 들기도 하지요. 하하
이제 본격적으로 제가 방문했던 인상적인 가게들을 소개합니다.
앞 글에서 썼듯이 찾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구글이나 트립어드바이저 싸이트에 들어가서 해당 업종 검색을 우선 합니다.
'Ho Chi Minh Chinese Restaurant' 또는 'Ho Chi Minh Massage' 같은 방식으로요.
대상 업종의 가게들이 보이면 평점 필터링을 별 4개 이상으로 일단 하고,
댓글이 100개 이상 달린 곳들의 사진과 위치, 평가댓글내용을 확인하면
최소한 실망시키는 법은 없더군요.
물론 이런 방법으로는 매니악한 숨겨진 맛집, 카페는 찾기가 좀 어려울 수 있지요.
하지만 단기 여행자에게 쉽고 편리하고 최소한의 기대는 만족할 만한 방법일 듯 합니다.
제가 직접 가본 인상적인 식당은 두 군데 정도입니다.
첫번째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Ciao Bella 입니다.
위치는 시내 중심가 인민위원회청사에서 걸어서 약 5~10분 거리에 있습니다.
이탈리아 요리의 대표주자 피자, 파스타, 스테이크, 셀러드 등과 와인, 맥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엄청난 요리 수준이라기 보다는 대중적 입맛에 맞고, 나름 괜찮은 인테리어의
안락하고 편안한 분위기, 친절하고 정열적인 서빙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남자 세 명이서 배부르게 먹고도 우리돈 4만원 정도 나왔으니 가격으로도 괜찮아
보입니다.
사진 인용 : www.google.com
두번째 식당은 중국, 특히 광동요리 전문점 San Fu Lou 입니다.
벤탄 시장에서 약 300~400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시내 중심가의 랜드마크인 AB타워의 1층에 위치해 있고 바깥에서 보기에도
중국식당 특유의 화려함이 느껴집니다. 인테리어 역시 상당히 고급스럽고
서빙 직원들 역시 좋은 매너를 보여줍니다.
광동요리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딤섬을 비롯하여 돼지고기, 소고기, 오리고기 등
다양한 메뉴를 가지고 있으며
멋들어진 음식 모습에 버금가는 아주 맛깔나는 맛을 경험하게 합니다.
해외를 가면 항상 대형 중국요리집을 찾아 가보는데,,, 언제나 실망을 주지 않더군요.
긴 여행 중 다소 처진 입맛을 확 돌려주는 친근한 달고 짭조름한 중국요리맛!
가격도 남자 둘이서 배부르게 먹어도 약 2~3만원 정도 였습니다.
사진 인용 : www.google.com
이 건물 AB타워에는 이 식당 외에도 상당히 인상적인 장소들이 있습니다.
고급 일본 요리점인 Sorae도 있고
그 유명한 호치민 나이트 라이프의 성지 Chill Bar가 26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저는 가보지 않았지만, 인터넷 검색 내용에서 부터 한국인 가이드 이 실장님 언급까지
상당히 유명짜한 장소임에 틀림없습니다.
중국식당에서 입구를 보니 초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멋쟁이 현지아가씨들과
잘 차려입은 외국인들이 계속해서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역시 명불허전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건물 입구 Chill Bar 간판에는 분명히 드레스 코드를 기재해 놓았습니다.
반바지, 슬리퍼 같은 너무 편한 차림은 입장이 불가한 것 같습니다.
다음은 제가 경험한 마사지샵을 소개합니다.
처음 간 곳은 Temple Leaf Spa & Massage 입니다.
1군 지역에 있고, 인민위원회 청사 건물에서 약 300~400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가게 건물 자체가 작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서 찾아야 합니다.
좁은 건평 위에 여러 층의 마사지실을 갖추고 있어서
경사도가 높은 좁은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 합니다.
일단 1층 로비는 차분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보입니다.
메뉴에는 친절히 한국어로 된 표기가 있습니다.
저희는 우선 34만동 짜리 60분 파고다 전신 마사지를 받기로 합니다.
3층의 마사지실에서 진행이 됩니다.
해외 가면 거의 일일 일마사지를 고수하는 마사지 매니아로서
괜찮은 수준, 불만을 가지지 않은 정도였습니다.
사실 마사지의 만족도는 가게의 영향도 있지만, 그날 만난 마사지사에 따라
크게 좌우 된다고 봅니다. 물론 우수 마사지사 영입과 교육이 업소의 능력이긴
하지만 그렇더라도 마사지사에 따라 편차는 있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마사지사는 불불복에 가깝다라고 마음을 놓고 몸을 맡기는 편입니다.
제가 받은 60분 파고다 전신 마사지에는 핫스톤 마사지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저는 이 핫스톤 테라피를 처음 경험해 봅니다.
마사지 코스 후반에 주먹만한 뜨거운 옥돌로 마사지를 하는데,
처음엔 좀 놀랐습니다. 옥돌의 온도가 처음엔 따듯한 정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앗뜨 할 정도로 뜨겁더군요.
그래서 빠른 속도로 옥돌을 움직여가며 마사지를 진행합니다.
처음엔 좀 자극적으로 뜨겁다가 돌이 점점 식으며 몸을 상당히 편안하게 하는
작용을 하더군요.
여행을 마친 지금, 이 핫스톤 마사지는 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마사지사의 실력과 경험이 어느 정도에 이르면 상당히 효과적으로 몸을 이완
시켜주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화상의 위험이 있습니다.
실제로 달랏에서 그냥 눈에 띄는 동네 마사지샵을 시도했었는데,
설마설마 하면서 뜨거움을 참았더니 결국 발바닥과 종아리에 얕은 화상을 입었습니다.
뭐 큰 상처가 나서 활동에 지장은 줄 정도는 아니지만 몸 편하자고 받은 마사지가
오히려 몸을 훼손시키니 몸과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사진 인용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meaning87&logNo=221031683674
두번째 시도한 마사지샵은 Cat Moc Spa 입니다.
위치는 벤탄시장을 중심으로 약 1.5km 정도 서남쪽에 떨어져 있습니다.
한국인들의 방문은 유명한 헤리티지나 템플 리프보다는 적은 편이고
유럽 사람들의 방문도가 아주 높은 편인 것 같습니다.
저는 호치민에 있는 동안 두 번 방문하였는데, 제 경험을 통틀어 가장 편안하고
이완된 마사지를 받았습니다.
다양한 코스가 준비되어 있는데 처음엔 스프링 스트림 코스(2시간),
두번째는 리뉴얼 코스(2.5시간)를 받았습니다.
두 코스 모두 스팀 사우나 베스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이 아주 특이했습니다.
우선 코스 선정을 하고 안으로 들어가 반바지로 갈아입고
작은 사이즈의 습식 사우나실로 들어갑니다. 남자 세명이면 꽉 찰 정도의 크기에
흰 색 타일로 마감한 내부 바닥에서 약초 달인 스팀이 나옵니다.
이것이 끝나면 잠시 나와 열을 식히며 준비된 얼음음료를 마십니다.
그리고 다시 히노끼로 내부 마감된 건식 사우나로 들어갑니다.
이 사우나실 역시 남자 세명이 들어가면 꽉 차는 사이즈이고, 한쪽에 돌 달구는
난로와 물바가지가 놓여져 있습니다.
나무 주걱으로 물바가지에 있는 물을 조금씩 돌 위에 뿌리면 치직 소리를 내며
물이 증발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동남아 여행을 많이 다니는데 이런 식의 사우나 체험은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평소 한국 목욕탕에서 답답함 때문에 사우나를 잘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도 짧은 시간만 들어가 있었지요.
그런데 이상하게 몸에 땀을 내고 뜨거운 약초 증기를 맞으니 몸이 살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1층의 사우나를 마치면 이제 본격적으로 2~3층의 마사지실로 옮깁니다.
여기는 압력을 주면서 근육에 약간의 통증을 주는 방식의 타이 마사지가 아니라
굉장히 부드럽고 섬세하게 온몸의 긴장도를 풀어주는 형태였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마사지사의 힘이 모자라서 약한 것이 아니라 이 숍 특유의
마사지 방법인 것 같았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강한 타이 마사지식 보다 이곳의 완급이 조화된 방식이 훨씬 더
몸을 편안하게 해주어 만족도는 더 높았습니다.
코스 명칭으로 보아 Swedish Massage with aroma oil 이 제가 받은 마사지였던 것
같습니다.
마사지 비용은 다른 숍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었지만 충분히 제 값을 한다고
평가합니다.
사진인용 : www.tripadvisor.com
다음은 호치민 중심가에 있는 쇼핑 포인트를 알려드립니다.
제 집 거실에는 제가 여행 다녀온 곳들에서 가지고 온 작은 콜렉션이 있습니다.
특정 품목에 국한되어 있어서 다른 분들은 관심이 적을 수도 있을텐데요...
우선 도기로 된 차 주전자 세트, 전통방식으로 만든 현지 손칼,
자연소재(면, 나무, 닥종이, 대나무) 인형, 현지 분위기 나는 그림,
독특한 형태의 가면들이죠.
호치민에서도 이런 곳들만 찾아다녀 그 범위가 좁을 수 있습니다.
우선 첫번째 찾은 베트남 전통 기념품 가게는 141 Dong Khoi 입니다.
같이 간 여행 친구가 직장 상사분께 베트남 현금을 받아서 그분께 선물해드릴
도자기를 찾아보는 와중에 찾은 곳입니다.
가게 외면과 인테리어는 상당히 고풍스러운 분위기이며
갖춰진 기념품 역시 공산품 느낌이 나는 싸구려가 아니라 나름 일정 수준의
솜씨를 가진 장인이 만든 수공예 작품들이었습니다.
종류는 아주 많았는데요, 여행 친구가 찾던 자기 차주전자 세트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비취빛, 청동빛 등 색상도 그렇고 모양과 크기도 다른 작품들이 갖춰져 있습니다.
소수민족들의 전통 옷, 불교 탱화, 조각품, 수공예 생활용품 등 눈에 띄는
기념품들이 아주 많아 좋은 구경을 했습니다.
저와 여행 친구는 차주전자 세트를 샀는데 각각 4~5만원 정도라
가격도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찍은 사진도 없고, 구글에도 사진은 없네요.
다만 구글에서 위치 검색은 가능합니다.
다음은 Sadec District
위의 141 Dong Khoi가 전통적이고 옛스러운 멋을 보여준다면
Sadec Distirct는 굉장히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그러면서도
자연주의적인 생활용품을 파는 곳입니다.
소재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세라믹, 섬유, 유리, 스테인레스 등으로
굉장히 많은 종류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농촌의 소박한 이미지를 재해석학 현대적 작품들도 보였습니다.
매장의 1,2,3층이 모두 다른 소재를 테마로 하여 상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특히 1층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색색의 파스텔톤 도기 상품들이 눈길을
끕니다.
게다가 많은 상품들이 할인 판매를 하고 있기에 정말 욕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비행기에 이고 지고 가야하는 여행자라 아쉬워 하며
핑크색 차주전자 세트, 대나무 용기, 접시 등을 약 5만원 정도에 구매하였습니다.
홈페이지 : http://sadecdistrict.com/
마지막 소개할 쇼핑 포인트는 전통 그림을 파는 Tara & Kys Art Gallery 입니다.
Tara와 Kys 라는 프랑스인 회화 작가의 작품을 판매하는 전용숍입니다.
이 두 사람은 부부인데 상당 기간 베트남에 체류하며 베트남을 소재로하여
작품 세계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작품의 범위는 상당히 다양했는데 동양식 수묵화에서 부터 판화, 아크릴까지
때로는 고요하고 초연한 작품을, 때로는 화려하고 강렬한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작가의 작품이라 가격은 할인도 안 되고 생각보다 비쌌습니다.
저는 손바닥 크기의 아크릴 작품에 붉은 액자 작품 하나와
그보다 큰 A4 2/3 정도 사이즈의 액자 작품 하나를
우리돈 약 20만 정도에 구매하였습니다.
역시 유리 액자에 끼워져 있어 비행기에 들고 타기 만만치 않았으나
집에 돌아와 서재 책상 위 벽에 걸어놓고 고요히 지켜보니
그런 고생을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