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이 익어가는 차이화징(채화청:菜花菁) 먀오족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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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익어가는 차이화징(채화청:菜花菁) 먀오족 마을

佳人1 4 2021

  

오늘 이야기는 푸저헤이에서 오후에 차이화징(채화청:菜花菁)이라는 먀오족 생태촌마을을 찾아간 이야기입니다.

이 마을을 찾아가게 된 동기는 없습니다.

아침에 칭롱산에 올라 산 뒤편을 바라보다 예쁜 길이 있어 저 길로 가면 어디로 갈까?

저 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에 길을 나섰고 길을 따라가다 보니까 차이화징이라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일부러 알고 찾아간 게 아니라 우연히 걷다가 만난 마을입니다.

 

누가 우리 부부좀 말려주세요.

그냥 산 위에서 길을 내려다 보고는 "저 길이 참 예쁘다. 어디로 가는 길이지?"하고는 서로 눈이 마주치는 순간

오후에 저 길을 걸어보자고 그 자리에서 약속을 하고 길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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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곳에는 신기한 색깔의 대나무가 있어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오빠를 애타게 부르는 예쁜 소녀를 만나 사랑도 나누었습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우연하게 본 모습에 끌려 찾아가는 게 아닌가 합니다.

아침에 본 예쁜 길을 다시 한 번 보고 가겠습니다.

 

그곳엔 봉우리가 있었습니다.

그 아래 여기저기 물웅덩이가 있었고 그 사이로 논밭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길게 어디로 가는 길인지 알 수도 없는 길이 논밭사이로 보였습니다.

이 길을 걷지 않으면, 우리 부부에게 짜증부리고 눈을 흘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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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와 콧노래라도 부르며 함께 걷지 않겠어요?

멀리 보이는 왼쪽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면 막다른 곳에 차이화징이 있었고 그 마을에서 산 밑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호수와 산의 경계선에 난 길을 따라 왼쪽에 처음 건넜던 다리 가까이 오면 큰길과 다시 만나는 길이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가끔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고 또 실행에 옮깁니다.

여행이란 가끔 이렇게 마음 끌리는 대로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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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하늘과 산을 품은 호수가 있었고 정말 아름다운 걷고 싶은 길이 있었습니다.

배를 타고 연꽃 사이로 미끄러져 가는 멋도 있겠지만, 위 사진처럼 길을 가다 우두커니 서서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지

하늘에 물어보고 물에 빠진 산을 거꾸로 건져보려고 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곳에는 하늘과 땅이 뒤집혀버려 지금 佳人이 물구나무서서 걷는 게 아닌가 했습니다.

 

이제 출발합니다.

오늘은 우리 부부와 그냥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시골 길을 걸어보십시다.

오욕(五慾) 봉우리 사이에 던져버리고 칠정(七情)은 호수 안에다 버려버리십시다.

출발부터 산이 성큼 우리 부부 사이로 들어와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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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이곳 날씨가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접어들겠지만,

아직 푸르름이 남아 있고 멀리 유채로 보이는 노란색이 뿌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가을이 다 거두어가지 못하고 잊어버렸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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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산 위에서 바라본 무지개 다리가 나타납니다.

다리 이름이 화샨치아오(화산교:花山橋)입니다.

산 위에서 바라볼 때는 무척 예뻐보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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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에서 연꽃이 피면 관광객이 입구에서부터 배를 타고 칭롱산 뒤편을 돌아 크게 돌아보는

물길이 바로 앞에 보이는 물길이라 합니다.

지금은 갈수기라 물이 별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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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올랐던 칭롱산 뒷모습입니다.

바로 오늘 아침 저 위에서 정신 나간 부부가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을 바라보고

"어디로 가는가? 우리도 한 번 걸어볼까?"

하며 바보 같은 결정을 한 곳입니다.

 

그러나 세상을 짜인 틀 속에서만 살아갈 수 없습니다.

100점짜리 인생도 있겠지만, 우리 부부처럼 60점짜리 어수룩한 삶도 함께 살아가는 곳이 세상입니다.

그러니 너무 완벽하게 살려고 하지 마세요.

그게 스트레스가 되면 오히려 60점짜리 우리 부부보다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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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래 밭을 가는 소와 농부의 모습이 한가롭습니다.

큰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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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오늘 쉬는 날인 모양입니다.

쉬는 말이라 "안녕하세요!"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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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저기 건너다보이는 다리까지 왔다 갔습니다.

사실 저 다리로 건너가 아침에 왔던 길을 따라 돌아갈까를 생각했지만,

갑자기 옆에 있는 집에 개 짓는 소리가 무섭게 들려 차마 저기로 건너 갈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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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쩝니까?

왔던 길도 돌아가기가 그렇고.... 그래서 또 계속 걷습니다.

처음 보는 전통 복장을 한 여인이 아주 잘 생긴 소 한 마리+ 또 한 마리를 끌고 오고 있습니다.

전봇대 아래에 양봉하는 젊은 부부가 있었습니다.

남자는 우리 부부에게 쉬었다가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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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에 이렇게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아까 젊은 부부가 벌통을 이곳에 둔 이유가 아마도 이 야생화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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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데리고 밭일을 하시는 아낙도 만납니다.

우리는 서로 인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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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앞에는 밭을 갈고 채소 모종을 옮겨 심고 있습니다.

이곳의 겨울은 매섭게 춥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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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봉우리 아래는 이렇게 골다공증에 걸린 뼈처럼 바위 아래에 구멍이 숭숭...

아니면, 옛날에 용이 살던 곳이라고?

그곳은 이곳 주민의 곡식저장과 건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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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이 산과 하늘과 구름이 호수에 빠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호수는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고 세상을 모두 담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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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하나가 보입니다.

길은 외줄기로 이 마을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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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름이 차이화징(채화청:菜花菁)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먀오족 생태촌이라니 아마도 먀오족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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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낙을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갑니다.

강아지도 우리를 안내하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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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人 변태 아닙니다.

먀오족 마을이라 그들의 전통 복장을 찍었지 여자 치마나 찍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데 여자 치마가 맞군요? 가슴과 허리에 두르는 수놓은 천도 함께 있습니다.

佳人이 변태끼가 약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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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마을 마당 한가운데 감나무가 있었고 그 나무에 감이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시골 모습과 닮았습니다.

아마도 이 마을에 사는 사람도 우리와 닮은 사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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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No3로 보이는 작은 아이가 佳人 부부에 손을 들어 환영합니다.

빨간 장화 신은 예쁜 아가씨~ 반가워요...

무척 사람이 그리운 아이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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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 빨래는 모두 이렇게 나무 위에다가 널어서 말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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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동안 아이들과 사탕도 하나씩 나누어 먹고 통하지도 않는 말로 대화하다 길을 다시 나섭니다.

여행자는 이렇게 더 머물고 싶어도 발걸음을 옮겨야 할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佳人을 "OPA"라 부르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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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걸어 마당을 벗어나려는데 아이의 애절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 돌아봅니다.

아직도 우리 부부를 향하여 손을 흔들며 "오빠 바이바이 오빠~"를 외칩니다.

아마도 이 아이는 오빠라는 말이 할배를 부르는 말로 알았을 겁니다.

그곳은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널렸던 마을 큰 마당 앞이었습니다.

서로 무슨 말을 나누었는지 모르지만 잠시 스친 인연일지라도 우리 인연은 소중한 일입니다.

 

아~ 지금도 눈을 감으면, 장화 신은 아이의 오빠 부르는 애절한 소리가 귀에 들립니다.

아해야! 오빠 믿지마라... 다시 푸저헤이를 간다는 약속을 하지 못하겠다.

아해야! 오빠 사랑하지도 마라... 다시 너를 사랑하기 위해 푸저헤이에 가지 못한단다.

아해야! 한국에서는 오빠라는 호칭이 연인사이에 부르기도 한단다... 그러니 오빠라고 부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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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차이화징이라는 감이 익어가는 마을이었습니다.

사랑도 함께 익어가는 그런 마을이었습니다.

마치 고향마을 순이와 헤어지는 그런 곳으로 생각되는 먀오족 마을이었습니다.

치우의 후예라는 먀오족은 아마도 우리와 사촌 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사랑이 그리운 아이야~ 이제 오빠 간다~ 더는 오빠 찾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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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너는 방법도 마을마다 이렇게 다릅니다.

리지앙의 샨앤정(三眼井)이 생각나는 우물도 지납니다.

마을 사람에게 나가는 길이 아까 들어올 때와 다른 이 길이 맞는지 물어보고 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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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대나무를 만납니다.

노란색의 대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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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나무에 검은 먹으로 누가 줄을 그었습니다.

사는 모습도 다르지만, 대나무도 이렇게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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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순이 보여 만져봅니다.

무척 단단합니다.

비가 왔어야 우후죽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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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잎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 마을에서 산밑으로 난 길을 걸어가면 이런 대나무가 무척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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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사는 곳에 따라 다른 모습이지만, 대나무도 이렇게 다른 모습입니다.

정말 세상은 다양한 얼굴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마을 대나무는 모두 노란색 대나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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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조형물처럼 보입니다.

아니군요?

제가 사진을 옆으로 세워보았습니다.

왜 그랬느냐고 묻지 마세요.

그냥 비틀어보고 싶었습니다.

세상을 가끔 佳人의 마음대로 그려보고 싶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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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을 바라보며 산책한다는 일은 행복한 일입니다.

우리에게는 자주 볼 수 없는 모습이라 그리 생각되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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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세상이 호수에 빠졌습니다.

마눌님이 가던 길을 멈추어 한참을 서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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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人이 그 자리에 서서 카메라로 찍었습니다.

아마도 이 모습을 한참을 서서 바라보았을 겁니다.

부부란 가끔 상대가 바라 본 모습을 같은 눈높이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하면 서로 공감할 부분이 있게 마련입니다.

길가에는 코스모스도 피어있습니다.

이름 모를 들꽃이 만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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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갑자기 바위가 가로막습니다.

좋은 구경 했으니 허리 숙여 인사하고 가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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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끌고 가는 농부에게 묻습니다.

이 농토 길을 따라가면 마을로 제대로 가는 길이냐고요...

관광객이 이곳에 오면 배만 타고 휙~ 둘러보고 간답니다.

이렇게 걸어 다니면 더 멋진 모습을 보여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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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무지개다리인 화산교 앞에 도착했습니다.

뒤돌아 봅니다.

오른쪽의 포장된 길을 따라 들어가면 중간에 오른쪽으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그냥 계속 직진하면 우리 부부가 걸었던

길이었고 차이화징이라는 마을로 이어졌습니다.

마을을 통과하여 산 밑으로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걸으면 바로 왼편 오솔길로 나옵니다.

전체 트레킹 시간이 한 시간 반 정도였으니 5km 조금 더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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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푸저헤이의 모든 일정을 끝냅니다.

내일 아침에 뤄핑을 거쳐 싱이로 들어가 완펑린과 마링허 협곡을 보러 갑니다.

푸저헤이에서 치우베이로 나가는 시내버스의 첫차 시간이 8시라는 것도 알아두었습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생각하지도 못한 곳을 우연히 들리는 게 여행입니다.

너무 철저한 계획으로 자기의 숨통을 누르는 여행보다 이렇게 자유로운 여행을 해도 좋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우리 인생의 주연이고 감독이고 작가이니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내 생애 가장 귀한 선물은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언제나 함께하는 인생길에서

늘 나에게 어깨를 내주며 기댈 수 있게 하였습니다.

 

내 삶의 가장 귀한 선물은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삶의 무게에 힘겨워하는 나에게

언제나 나에게 힘을 보태준 당신이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늘 웃는 얼굴로 하루를 시작하게 하였고

늦은 밤 지친 나를 위해 편안한 안식처를 마련해준 당신

바로 내가 험한 세상을 헤치며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난 당신 때문에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으니

이제부터는 당신이 나로 말미암아 늘 웃음 지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당신...

4 Comments
곰돌이 2011.02.28 18:02  
가인님께서,  먀오족의 마을로 걸어 들어가셔서,

저희들에게도,  좋은 산책(?)을 시켜 주셨네요 ^^*


수천년간 헤어져 살았던... 같은 치우천황의 후손을 만나셨습니다.^^

촌수를 따져보면.... 오빠 가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
佳人1 2011.03.02 09:08  
인적이 드믄 길...
그곳은 산책하기는 최고의 길이었습니다.

주변의 풍광이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아직도 아이가 손을 흔들며 오빠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
양반 2011.03.02 22:44  
한 20년쯤전에 계림을 여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윗 사진과 같은 산들을 본적이 있었는데...
그 부근 도시에는 많은 지역이 그런식의 산이 되어 있는가 봅니다.
사실 계림이라는 도시는 왠지 복잡하다는 느낌때문에 그 닥 좋은 느낌이 좋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가인님이 다니신 이 길은 제가 좋아하는 길이네요.
佳人1 2011.03.03 08:57  
계림이나 이 지역은 모두 같은 카르스트지형이라고 합니다.
계림보다는 혼잡하지 않고 더 좋았습니다.
더군다나 이렇게 아무도 없는 길을 걷는다는 것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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