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필드 ... 그 아프디 아팠던 역사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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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 ... 그 아프디 아팠던 역사의 현장

보라인동초 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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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을 매달아 죽였다는.... 그 나무 인걸은 간데 없고 세월이 30여년 흐른 지금

뚜얼슬랭 쁘레이 고등학교에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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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명이  잡혀가 6명이 살아남았다는 투어슬랭의 규칙은 다음과 같이 단순했다.

단순한 만큼 지키기도 쉬웠다.

1. 너희는 내 질문에 즉각 대답하라

2. 이런저런 구실로 사실을 숨기려 마라. 반론을 제기하지 마라

3. 너희가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망상을 버려라

4. 내 질문에 생각하지 말고, 지체없이 대답하라

5. 너희의 부도덕한 행위의 정당함이나 혁명의 당위성을 말하지 마라

6. 채찍을 맞거나 전기 고문을 당할 때, 고통이 심하다고 쳐울지 말아라

7. 내 명령 없이는 앉지 마라. 서지마라. 움직이지 마라. 지시사항이 없으 면 침묵을 지켜라. 지시가 떨어지면 즉시 수행하라

8. 비밀을 감추거나 배반자를 숨기려 하지 마라

9. 이 지시를 어길 시에는 전기 철사로 채찍질 당하게 될 것이다

10. 이 규율에 복종하지 않는다면 너희는 10대의 채찍을 맞거나 5차례의 전 기 고문을 당할 것이다.

 

- 안 지키면 죽는다. 물론 지킨다고해서 살아날 보장은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2만 명 중에서 6명이나 살아남았다는 사실이다. 놀랍지 않으냐. 6명씩이나 살려 준 자비로움이. 지켜라. 순순히 지키다 죽는 것이 덜 고통스러울 것이다.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말아라. 너희가 희망을 버리지 않을 때 고통은 가중 될 것이며, 고문을 행하는 우리는 행복하다. 희망을 버리는 순간 너희는 죽을 것이다. 아름답다. 너희가 인간임을 입증할 유일한 증거는 희망을 갖는다는 것이다. 희망을 버린 순간 너희는 개돼지와 다를 바 없다. 개, 돼지로 죽고 싶으냐. 인간으로 죽고 싶으냐. 인간으로 죽어라. 살아 날 수 있을 것이라 믿어라. 그래도 죽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2백만 명 중에 6명은 살아 났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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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30세. 남 교사.

 

- ‘나는 죄를 지었습니다. 정부를 비방했습니다’ 이 말만 계속 되뇌여야 한다.단지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이 정부가 무섭다고 했을 뿐인데, 나는 반체제 인사가 됐다. 손을 뒤로 묶인 채 숲으로 끌려 간다. 발밑이 질척질척하다. 물일까? 피일까? 눈물일까? 앞선 숱한 발자국들. 나무 밑에 나를 세운다. 총 든 저들은 빵조가리를 뜯어 먹으며 킬킬거린다. 저들은 아무 죄가 없다. 단지 어느 편에 섰느냐, 서지 않았느냐. 그리고 어느 쪽도 아니었느냐. 그건 모른다. 다만 누구의 총부리가 누구를 겨누느냐가 생사를 가른다. 내가 혹 저 총부리를 들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 또한 그랬을까? 안 한다고 거부 했을까? 그럴 용기가 내게 있을까? 난 모른다. 다만 저들은 킬킬거리며 빵조각을 씹고 있고, 나는 묶여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이게 사실이야? 몽환적이고, 아렴풋하고, 비몽같은 환상이 나를 감싸고 있는데, 발이 둥둥 떠오는 것 같은데 - 숨이 막힌다. 내 목에 어느샌가 밧줄이 걸리고 메달려 있다. 죽음. 몽환적인, 비사실적인, 발을 두어 번 내지른다. 몸뚱이가 저절로 흔들린다. 고즈넉하다. 살아 있음이 행운이라고 했지만 저곳은 지옥이다. 나는 지옥을 벗어난다. 이제 지옥을 뜬다. 육신은 걸레처럼 남았지만 나는 이제 이곳에 없다. - 걸레같은 육신은 썩고 맑은 영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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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63. 여자 농부.

 

- 글쎄. 살만큼 살았지만 아깝다. 너무 아프다. 내 아들이 뭘 했는지는 몰라도 큰 죄를 지었는가보다. 이 늙은 것이 무엇을 한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고, 이 칙칙한 감방에 가뒀는고. 오줌이 마렵다. 탄통에 오줌을 눟는다. 쪼록쪼록....오줌 방울이 떨어진다. 핏물이 섞였다. 말을 안한다고 전기줄에 꽂혀 이틀을 당했다. 뭘 말하라는지, 뭘 감추라는 건지 모르겠다. 할 말이 없고, 해야 할 말이 없고, 한 말이 없다. 근데도 말하라는데, 내 자식을 몸을 낳았으나 영혼까지 낳은 것은 아니다.

 엉겹결에 옆집 아줌마 이름이 튀어 나왔다. 고문은 끝났다. 더불어 내 육신의 생명도 끝났다. 몸은 죽었으나 원통함만 남았다. 나는 여기를 떠나지 못한다. 저 쇠사슬에, 벽에, 천장에 나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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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56세. 여자 농부

 

- 엉겹결에 왔다. 말하란다. 뭐를? 곤봉이 내려친다. 묻지 말란다. 말하란다. 뭘? 전기 고문이 지져진다. 말해. 말한다. 곤봉이 내려친다. 그 말 말고. 어떻게 말할까요? 다시 곤봉. 묻지 말랬지. 말해. 뭘? 전기. 신음. 다시 전기. 소리내지 말랬지. 다시 곤봉. 어쩌라는건데? 어쩌라고. - 그리고 유골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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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33. 공무원 남

 

- 나도 곤봉을 들고 있었어. 근데 누군가 내 이름을 뱉었어. 곤봉을 뺐기고 그리고 내가 어제 내려쳤던 그 노인의 자리에 메여 있어. 난 이곳의 규칙을 알아. 시키는 대로 하면 살 수 있겠지? 아닌데. 살 수 없는데. 그래도 일말의 희망. 어제의 동료가 설마 나를, 그렇게 가혹하게, 잔혹하게, 무지막지 하지는 않겠지. 불란다. 분다. 마구 분다. 동료를, 너를, 나를 내려친 곤봉을. 네가 쥔 곤봉이 내가 어제 쥔 곤봉이었다. 알지 않니. 너도 내 친구고 전기줄을 감는 너도 내 친구다. 후배 곤봉, 선배 전기 모두 안다고 하는 순간-모든 곤봉과 전기가 나를 내려치고 후려 감는다. 이 감옥에서 가장 빠른 죽음을 맞이한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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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죽음을 기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지 그들은 ‘투어슬랭’과 ‘킬링필드’의 모습으로 살아있다. 그리고 그들이 남긴 모든 악행은 여기 남은 자들의 몫으로 있으리라.

6.25때 손바닥에 굳은 살이 박히지 않았으면 부르조아라고 총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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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30세. 임신부.

 

- 아이를 낳았다. 피투성이다. 양수를 옷으로 닦는다. 아기가 눈을 못 뜬다. 숨은 쉰다. 쇠로 된 의자에 앉으란다. 아기를 안고 앉는다. 아기를 놓아서는안된다. 아가를 놓는 순간, 아가는 죽을거야. 아가야, 어떻게 해서든 너는 살아야지. 이제 갓 태어난 너를 왜 죽이겠니. 너는 살거야. 그리고 너로 인해 우리가 살 수 있어. 그럴거야. 의자에 앉혀진다. 번쩍, 불빛이 인다. 사진을 찍혔다. 이제 우리를 내 보내 주겠지. 우리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왜 죽일려고 하겠어. 아가야. 눈 뜨지 마렴. 네가 세상에 나와 처음 보는 것이 피투성이 벽과, 족쇄와 곤봉뿐인데, 눈 뜨지 마렴. 아가야. 자장, 자장, 자장, 아가야 자렴. 젖이 나오네. 먹고 자렴.

-사진이 찍힌 후, 두 대의 곤봉이 그들을 내려쳤다. 한 번은 강하게, 한 번은 약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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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범 재판에 회부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이엥사리, 지병으로 죽은 폴폿, 손센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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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폿트의 죽은 사진

 

캄보디아 역사를 50년 뒤로 후퇴시킨 킬링필드의 아픈 역사는 과연 누가 책임질 수 있으랴........

 

 

1 Comments
보라인동초 2011.07.22 17:06  
사진 속의 날자가 잘못 기입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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