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왓 국제 하프 마라톤 -Angkor Wat International Half Marathon- 12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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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왓 국제 하프 마라톤 -Angkor Wat International Half Marathon- 12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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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지원 받기 위해 그리고 빌리기 위해

캄보디아 교육청,구청,외국계 장애인 NGO,국제병원을 다니면서 겨우 휠체어를 구할 수 있었던 귀한 휠체어.!

이른 새벽에도 힘든 운동에도 잘 따라 와준 6명의 아이들의(까우라이,므은,리,써팔,브은,써팔) 귀한 노력과 열정

대회당일 날 사진과 안전한 차량 운전을 해준 귀한 우리 현지 직원들.

귀한 것들은 수없이 많겠지만

 

이 모든 것들이 모여져서 이번 마라톤 대회를 아무 탈 없이 끝낼 수 있었다......

 

 

-Angkor Wat International Half Marathon-

대회 일시: 09년 12월 6일

장소 : 앙코르 왓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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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비 내는 중(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쓸대없이 진지해진 내 눈..;;)-

 

 

 

대회 전날인 5일에 마라톤 말고도 자전거 경주 대회가 있어 나 또 한 그 대회에 참가하기 때문에 4일 날 씨엠립으로 와서

미리 인터넷으로 신청한 신청서를 제출하고 참가비를 냈다.

 

**대회 요약**

일본 JICA의 직간접적인 주최 하에 그 다음으로 호주 NGO 그리고 다양한 외국계 NGO들이 연관되어 있는 이 대회는 지뢰 생존자,에이즈 아동의 지원을 위한 모금 성격의 대회로 올해로 벌써 14회로 국제적인 하프 마라톤 경기이다.

또 한 캄보디아 대표 유적지 앙코르 왓 주변에서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정말로 1년에 딱 한번만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이벤트.!

 

                                                                                                                                                 

 

 

5일 자전거 80KM 경주에서 3시간에 걸려 완주를 하고 내일 있을 마라톤 대회를 위해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

씨엠립에서 아이들이 있는 곳(내가 사는 곳) 까지는 약 3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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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몇번 밖에 메지 않는 가방을 꺼낸 까우라이(휠체어 학생)- 

 

 

약속시간인 오후 3시에 정확히 기다리고 있었던 아이들은 처음 가는 씨엠립에 그리고 처음 타보는 자동차에 마음들이 마음이 들떴다는 것을 대번 알 수 있었는데 -옷들이 평소에 보지 못 할 깔끔하고 멋있는 옷들- 그 중에서는 마을 밖으로 처음 나가는 아이들도 있어 그 설렘은 더 한 것 같았다.

 

 

 

 

저녁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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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온 패스트푸드점에서 혼란이 오는 아이들-

 

멀미를 하는 사람 한 명도 없이 무사히 씨엠립에 도착 했다.

이미 시간은 늦은 저녁시간이 되어 저녁부터 먹기로 하고 씨엠립에 있는 한 패스트푸드점에 갔다.

씨엠립에는 관광지로 술과 유흥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충분하지만

전기와 수도시설이 없는 곳에서 태어나서 자라온 현지 아이들에게는 갈 곳이 그리 많지않아

고민 끝에 패스트푸드점에 간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더 있었다.

아이들이 처음먹어보는 햄버거를 먹다가는 오히려 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 자신도 어릴 때 처음 피자와 햄버거를 먹을 때 식은땀을 흘리면서 먹다가 그날 밥 심하게 체해서 고생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음날 큰 대회를 치러야 하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햄버거 대신 치킨과 감자칩 그리고 쌀밥을 주문했다.

 (아직 패스트푸드에 익숙하지 않은 캄보디아인을 위한 밥 메뉴가 따로 있다.)

 

그렇게 닭 몇 마리를 후다닥 해치우고 건물 안에 있는 전자상가와 마트를 구경했다.

전자상가에 가기위해서는 에스컬레이터를 타야하는데

처음 보는 에스컬레이터에 당황한 아이들은 발을 띄어서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가다가 다시 제자리로 오는 행동을 반복했다.

 

전자상가에 가서도 처음 보는 고화질 TV에서 나오는 화면에 정신을 잃어버리고

마트에서는 수많은 과자에 입을 다물지 못 하고

나가는 길에는 자동문에 머리를 박기도 하면서

 

아이들은 현대문명이 낳은 것들을 차차 적응해 가고 있었다. 

 

 

 

 

 

 대회 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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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합장으로 가느길에.... 밤을 새어도 피곤해 보이지 않는 아이들- 

 

이번 대회를 위해 옷,신발,아이들 영양관리,휠체어 등등 모든 것에 신경을 쓰고

게스트하우스도 아이들을 위해 좋은 게스트하우스를 골랐다.

 

그러나 게스트하우스가 너무 좋았는지 몇몇 아이들은 게스트하우스 내 전화로 다른 방에 있는 친구와 전화를 하면서 놀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처음 보는 에어컨,온수기,좌변기,침대에 놀라 잠을 못 잤다.

나 또한 한 아이가 밤새 10분 간격으로 나를 깨우면서 잠이 안온다고 말을 해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 한 상태로 아침을 맞았다.

 

대회 시작은 6시 20분으로 휠체어 21KM 종목이 먼저 시작하고

10분 뒤에는 하프 마라톤이 시작되고 그 뒤로 10,3km,걷기 이벤트도 시작하기 때문에

5시에 게스트하우스에 출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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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운동 전
-

 

작년 나의 첫 배낭여행지였던 캄보디아 앙코르 왓에서 이렇게 다시 오게 되다니

그때와 지금의 나는 달라졌지만 기분만은 그때와 지금이나 똑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만 삐로압(참가 학생 중 한명)발등이 약간 부어올라 그 학생의 참가 여부를 생각하면서 준비운동을 하다가

결국 그 아이는 쉬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삐로압에게 무리하지 말고 쉬고 있으라고 말을 하였지만 꼭 완주를 하고 싶다는 삐로압의 의지에 눌려

그 뒤로 포기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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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몰려드는 참가자들과 관중객 들.... 왼쪽은 10km 기록판 오른쪽은 21km 기록판-

 

 

출발시간이 다가오면서 다양한 종교를 가진 다양한 인종들이 몰려들었다.

이번 대회 참가자 수는 약 3,300명 정도로 출발선이 앙코르 왓 입구가 관광객 대신 대회 참가자들로 꽉 차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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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시작 15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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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발 종목인 휠체어 21km 시작 5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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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중-

 

첫 출발 종목인 휠체어에서는 긴장감도 돌았지만 다들 순위나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지 참가자들 대부분 여유로워 보였다.

그 참가자들 까우라이(휠체어 학생)는 내가 뒤에서 "달려.!" 라고 이야기 할 때까지 사진기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소아마비로 인한 하체장애로 휠체어를 타고 있는 까우라이는 나와 같이 운동 할 때도 1KM 제대로 달려 본적이 없을 정도로

체력도 좋지 못하고 이번 대회에서 최연소 참가자였기 때문에 나는 많은 걱정을 하였고

대회 준비기간 내내 내년에 다시 도전하자 라는 지킬 수 없는 약속을 까우라이에게 말 하였지만

까우라이는 그럴때마다 운동 끝나고 집에가서도 더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하면서 꼭 대회에 나가자고 하였다.

 

그래서 대회에는 참가하는 대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 내가 직접 까우라이의 휠체어를 밀면서 달리면 완주는 가능하겠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막상 대회 당일 날 오랜 준비 끝에 자신과의 싸움을 위해 대회에 나온 참가자들을 보니

내가 까우라이의 휠체어를 밀어주는 것은 그 참가자들을 무시하는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까우라이에게는 혼자 달릴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달려보라고 하면서 까우라이를 먼저 보내고

10분 뒤에 있을 하프마라톤 스타트 라인에 비장애인 학생 5명과 같이 준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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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피곤해 보이는 아이들 곁에 눈치 없이 웃기만 하는 선생님-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한 겨울인 지금은 (얼마나 춥다고 생각하면 햇빛이 쨍쨍한 오후에 오리털 잠바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마라톤을 위해 짧은 바지와 티를 입은 아이들에게는 더 추운 날이었다.

 

 

 

 

 

 

출발.! 그리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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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KM,3KM 등등 독특한 개성을 소유한 참가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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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쉬 라인까지 약 3KM.!!!-

 

이 날은 평소 관광객들에게 "1달러.!1달러" , "언니 이뻐요" 하면서 물건을 팔던 아이들도

마라톤을 구경하면서 대회 참가자들에게 응원도 하고 물도 주고 하이 파이브까지 하면서

이 대회의 숨은 진행요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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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중 처음으로 들어온 브은.!-

 

나는 아이들이 한 명씩 피니쉬 라인에 들어올때

첫 출발 지점에서 40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팔이 아파서 못가고 있는 까우라이의 휠체어를 계속 밀고 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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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로 들어오는 므은과 리-

 

휠체어 종목은 물론 하프 마라톤에서도 최연소 참가자였던 아이들이 과연 어른들 틈에서 하프 마라톤을 완주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하위권에서 까우라이 휠체어를 밀면서 아이들이 모습이 보이지 않자 완주를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막상 나도 까우라이와 같이 완주를 하고서 그 아이들의 완주 소식을 들으니 더욱 대단했다. 

자신보다 큰 어른들을 제치면서 그리고 많은 박수를 받으면서 결승지점에 들어왔다고 한다.

기록은 2시간 40분대로 정말 기적같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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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슬 지점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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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10M를 남기고-

 

마지막 순간은 까우라이에게 주고 싶어서 휠체어를 밀던 손을 빼서 까우라이에게 달리라고 소리 쳤다.

까우라이는 이미 결승지점에 들어 온 것 처럼 사진기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관중객들에게도 손을 흔들면서 남은 10M를

1KM 처럼 달려서 결국 3시간만에 완주를 하였다.!!

 

 

이미 1KM가 남았을 때 부터 마음으로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던 나는 결승지점에 도착 했을 때 절정이었다.

그러나 까우라이의 손을 흔드는 재치있는 모습을 보고는 바로 내 얼굴에는 눈물 대신 미소가 띄게 되었다.

 

중간 중간 휠체어 미는 게 너무 힘들어 포기 할까 생각도 많이 하기도 하면서

만약 내가 중간에 걷기라도 한다면 바로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은 어제 자전거 경주 80KM를 달린 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마라톤 내내 그 생각은 나를 괴롭혀 왔다.

 

그렇지만 진행요원들,주민들,참가자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그리고 관광객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또 결승지점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과 우리 직원들 생각에 힘을 얻어 달리고 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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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완주자 2명.! 발등이 부었어도 배가 아파도 끝까지 완주한 녀석들.!! 기록은 4시간!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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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노력과 열정이 결과로 나온 날 *자랑스러운 완주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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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은 뷔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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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르게 먹고 단 잠에 빠진 까우라이.^^-

 

 

 

                                                                                                                                               

 

 

어리버리한 크마에(현지어)에도 잘 들어 주고 잘 따라 와준 아이들과의 이번 대회 준비기간 부터 대회 당일까지

있었던 하루 하루의 시간들은 정말로 캄보디아에 있으면서 잊을 수 없는 일 들 이었다.

 

아침운동에 몇 분 지각한다고 아이들에게 화를 내고

아이들이 힘들다고 말하면 더 운동을 시키고

쉬고 싶다고 하면 대회 나가지 말고 집에나 가라면서 협박(?)을 하면서 미운정도 들고

 

매일 아침 내가 만든 영양쥬스와 가끔 특별식으로 같이 먹는 닭고기를 같이 먹고

놀기도 하면서 들은 고운정도 들었다.

 

대회가 끝나고 우리의 관계도 끝났다는 생각은 나와 아이들도 같이 생각하고 있었는지

아이들이 먼저 나에게 "선생님 운동 언제부터 다시 시작해요.??" 라는 말과 함께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떠났다.

3 Comments
넌내꺼 2009.12.10 17:58  
야..세상에..건엽씨 언제 캄보디아 들어간거야? 봉사단원? 이런,,,연락도  없이...
1월에 나도 들어가는데..
eavan 2009.12.10 19:22  
올 3월에 캄보디아로 갔어요.^^; 너무 갑작스럽게 간거라 연락을 못 드렸습니다 ㅠ.;
1월 어디로 오시나요.???? 092 725 001 제 캄보디아 핸드폰이에요.^^ 연락주세요.
무상1962 2013.09.28 19:28  
지난 여행기지만 눈물이 납니다. 고맙습니다. 건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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