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프롬 3 - 나비야 청산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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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프롬 3 - 나비야 청산가자

虛堂 6 2060

이제 아무도 없는 한적한 길을 걷는다.

따프롬이 혼잡하다고요?

천만의 말씀... 이렇게 사원 외부와 내벽사이로 걸으면 인적조차 없는 조용한 길이 있다.

 

이곳 유적 내부에서는 한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한국 가이드들의 이야기를 모두 듣는다.

대부분 목소리를 높인다.

한국 단체들은 통솔도 어렵다.

그래서 자꾸 목소리가 커진다.

조용한 유적에는 그래서 한국말이 가장 크다.

그러나 최근에 중국 관광객들이 많아진다.

중국 관광객들도 목소리가 크다.

머지않아 이곳의 유적 내에서는 중국 관광객들의 목소리가 우리 한국말을 압도할 것이다. 

 

따 프롬은 복잡하지 않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만 피하면 아무도 없는 이런 한적한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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툼 레이더란 영화를 보면 바로 여기 따프롬에서 작은 소녀가 언듯 보이며 나비가 나는 모습이 비친다.

지금 여기 날아 다니는 나비가 바로 그 나비다.

이제 그 영화를 보면 나비 없다~~~

모두 다 잡아서 이곳에 가지고 왔다.

 

그런데 이 길로 나가면 정말 서문으로 나갈 수 있을까?

아무도 없다.

조금 전까지 시골 장터처럼 시끄러운 사람들의 소음이 이곳에는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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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마눌님은 무섭지도 않은가벼~~

혼자서도 잘 가요~~ 

가운데 담장은 오히려 나무 뿌리 때문에 무너지지 않고 견딘다.

나 원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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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 보니 외벽으로 통하는 쪽문이 있다.

佳人 : "마눌님~ 뭘 보슈?"

마눌님 : "여기는 길이 아닌가벼?"

佳人 : "혹시 안자니까 졸려 찾수? 아니면 자야바르만 7세..."

마눌님 : "깨 夢 !!!!"

佳人은 끝내 안젤리나 졸리를 찾지 못했다.

그녀는 佳人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Never~~

혹시 레드 피아노에서 서빙하고 있는것 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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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찾지 않는 외부....

그곳에는 정적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적 건물 밖으로 회랑을 만든 방법을 볼 수 있다.

회랑의 지붕을 벽 틈 사이에 끼워넣는 방법으로 둥근 지붕을 연결하여 만드는 방법을 채택했다.

 

초기에는 쉬바신을 모신 사원이 많았는데 중기에 접어들며 수리야바르만 2세가 비쉬누를 모신 사원을

많이 만들고 나중에는 자야바르만 7세는 부처를 모신다고 여기 저기다 사원을 많이 지었다.

그래서 이곳은 마치 성질 고약한 쉬바신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다고 다 파괴를 해 놓은 모양이다.

그러면 브라흐마가 할 일이 생겼다.

신들도 이렇게 누가 왕권을 잡느냐에 따라 제삿밥이라도 푸짐하게 얻어 먹을 수 있다.

신들도 이제는 인간의 눈치를 봐야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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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곳에도 외벽에는 부처님이 분명 계셨다.

그러나 모두 긁어내고 빈 벽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역사란 전쟁의 역사고 종교의 역사다.

그러나 종교와 전쟁이 만나면 훼손의 역사만 남는다. 

 

설마 쉬바신이 자기를 따르는 추종세력에게 모두 부셔버리라고 부추기지는 않았겠지?

그래봐야 지금 캄보디아는 완전히 불교국가가 되고 말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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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곳은 자연과의 전쟁도 남아 있다.

인간이란 한낱 역사 속에 이야기로만 남고 역사의 그 주인공은 이야기로만 남는다. 

우리는 단지 세월 속에 잠시 머물다가만 가는 미물에 불과하다.

너무 아둥바둥 다투며 살게 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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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먹 밖에 안 되는 손으로 그대는 무엇을 쥐려고 했으며

한 자 밖에 안 되는 가슴으로 그대는 무엇을 품으려 했는가?

오는 세월 막을 수가 있겠는가?

가는 세월 잡을 수가 있었겠나....

그렇게 세상을 호령하던 자야바르만 7세의 꿈도 일장춘몽인 것을....

 

이제 입구가 보인다.

그러나 이곳은 들어올때 우회로를 만들어 통과할 수 없다.

다시 유적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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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위치를 다시 확인한다.

지금 시간 11시 40분...

이곳에 들어온지 딱 한 시간이 경과했다.

佳人은 그냥 마눌님만 따라가면 된다.

세상을 살아 것도 마눌님만 따라가면 크게 그르치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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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미~~ 놀래라...

누가 또 누워있다.

왜 이들은 유적내의 한적한 곳에 누워 잠을 잔단 말인가?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컴컴한 유적을 걷다보면 깜짝 놀랠일이 너무 많다.

 

佳人 : "압사라의 환생인가?"

마눌님 : "사람인가벼~~"

佳人 : "그러면 그렇지~~ 안젤리나 졸리가  佳人을 외면 하겠어?"

마눌님 : "아직도 그녀를 찾고 계슈?"

佳人 : "댁은 누구슈? 혹시 안젤리나 졸리가 아녀?"

누운 압사라 : "더위 먹었수? 나는 관리인이우..."

佳人 : "그런디 아무도 없는 이 외진곳에 왜 누워 계슈?"

누운 압사라 : "안 자니까 졸려서 자고 있수..."

佳人 : "그럼 계속 자면서 근무하슈~~"

 

佳人은 이곳에서 안젤리나 졸리를 결코 만날 수 없었다.

다만 안자니까 졸려라는 이미테이션 누운 압사라를 만났을 뿐이다.

이곳의 창문틀 위는 넓어서 정말 잠자기 좋은 곳이다.

넓고 무척 시원한 1.000년의 돌침대가 있기 때문이다.

앙코르 왕국이 공식으로 품질을 보증하는 자야바르만 표 돌 침대.....

그는 죽은지 80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후손들에게 시원하게 누울 곳과 편안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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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오려는데 이곳의 원씨 성을 가진 원주민 화가를 만났다.

화가는 자연과 유적을 화폭에 옮기고 있다.

佳人은 자연과 유적을 카메라에 옮겨왔다.

 

화가는 무엇을 빈 종이에 담을 것인가를 고민하지만

佳人은 무엇을 렌즈에서 빼고 찍을 것인가를 고민한다.

화가는 더하기를 하지만 佳人은 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사물을 어떻게 옮길까를 고민하는 것은 똑 같은 작업이다.

결국 우리네 삶도 흰 여백에 무엇을 어떻게 채우고 빼나가느냐의 문제다.

그러나 그건 누가 대신하는게 아니고 내 스스로가 빼고 채워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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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 프롬....

복원을 포기하여 더 아름다운 곳...

다른 유적지는 문틀 위만 쳐다보며 목이 아프게 다녔는데

이곳에 오면 그곳보다 몇 십배 높은 나무만 쳐다보다 뒤로 자빠질것 같은 곳...

 

툼 레이더라는 영화에서 나비를 쫓던 소녀도 못 만났다.

많은 남자들의 연인이라는 안젤리나 졸리도 못 만났다.

그러나 안지니까 졸려라는 누운 압사라의 후신은 만났다.  

나비는 여기에 잡아 왔다.

어떻게?

 

佳人이 나비에게 "나비야 청산가자"란 시를 읊어 주었거든...

 

나비야 청산가자 벌나비야 너도가자
가다가 날저물면 꽃잎에 쉬어가자
꽃잎이 푸대접을 하거들랑
나무밑에 쉬어가자
나무도 푸대접하면 풀잎에서 쉬어가자

나비야 청산가자 나하고 청산가자
가다가 해저물면 고목에 쉬어가자
고목이 싫다하고 뿌리치면
달과 별을 병풍삼고
풀잎을 자리삼아 찬이슬에 자고가자

 

결국 나비는 佳人의 꼬임에 빠져 여기에 따라 왔다.

이제 우리는 따께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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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佳人

사진도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우리 인간은 잠시 이 세상에 머물다 가는 존재다.

                         그냥 바람처럼 구름처럼 순리대로 살아가자.

                         바람이나 구름은 산 때문에 가는 길이 막혀도 절대로 성내지 아니한다.

                         미움과 성냄과 욕심은 과감히 털어 버리고 희망을 가득 담고 그렇게 살아가자..

6 Comments
내맘1 2009.02.01 15:14  
혹 지나시다 거대한 나무 뿌리들 틈으로 얼굴만 간신히 내밀고 있는 압사라를 보셨나요?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 표정이 왠지 섬뜩하기도 가련하기도...사진으로 보니까 도저히 이승사람이라곤 할수 없어 보이더군요.
虛堂 2009.02.01 22:44  
저도 그 사진을 보았습니다.
그 사진에서 풍기는 느낌은 님과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직접 보지는 못했더랬습니다.
워낙 나무만 쳐다보고 다니다 보니....
참새하루 2009.02.03 04:40  
글솜씨가 보통이 아니신데 혹시 작가?
너무 재미있게 쓰면서도 슬쩍 내보이시는 인생의 연륜
이러다가 팬카페라도 생기겠어요

춤추는 나비도 참 재미있고 환상적이네요
어떻게 그렇게 할수있지요?...궁금
虛堂 2009.02.03 10:18  
저는 그냥 평범한 배낭여행자였습니다.
예전에 이곳을 여행사 팩키지여형을 아무것도 모르고 왔다가 너무나도 충격적이어서 이번에 배낭을 메고 베트남 종주를 하면서
다시 찾았습니다.

너무 과분한 말씀입니다.
재미있게 보아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여행이란 누구나 보는 사람들에 따라 모두 틀리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사진을 정리하다가 너무 아까워 제 느낌대로 블로그에 정리를 하는 중입니다.

춤추는 나비는 덧붙이기를 했습니다.
제가 컴퓨터에 익숙하지 못한 나이입니다.
씨엠립오소리 2009.02.03 17:58  
컴실력도 상당하시네여..글구 겸손까지.. ^^;;
虛堂 2009.02.03 23:31  
천만의 말씀입니다.
아들들에게 물어보며 하나씩 배워가는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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