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프롬 2 - 나무 쳐다보다 뒤로 자빠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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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프롬 2 - 나무 쳐다보다 뒤로 자빠지겠다.

虛堂 2 2156

따프롬에 오면 누구나 첫 마디를 이렇게 말 할 것이다.

"세상에 이럴수가...."

그렇다... 세상의 일이란게 충분히 이럴 수가 있다.

우리만 놀라는게 아니고 자야바르만 7세가 보았다면 졸도할 일이다.

 

이곳이 예전에는 많은 승려들과 수행자들이 이 주위에 거주를 하였단다.

바로 옆에 있는 반티아이 끄데이에는 수많은 방들이 많이 있다.

아마도 그곳에 주민등록을 올려 놓고 거주를 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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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앞으로 나무 사이로....

우쒸~~ 나무를 쳐다보느라고 뒷골이 땡긴다. 

우리는 이곳을 다녀오면 대부분 사람들은 유적보다는 나무들을 기억한다.

완전히 주객전도가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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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앞으로 전진하자.

나무 뿌리 사이로 난 통로를 따라 우리는 간다.

그러나 이런 나무 사이로 사원의 벽에는 수많은 압사라들이 우리들에게 숨바꼭질 하자고 한다.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나는 압사라를 쳐다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재미있다. 

그리고 압사라가 갑자기 뛰어나와 佳人에게 "오빠~~"라고 할 것만 같다.

오빠 아니고 할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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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무더기로 나무들이 안방을 차지하고 있다. 

누가 주인이었는지....

자야바르만 7세의 어머니가 이 광경을 보았다면...

"통곡의 방" 말고도 "한탄과 탄식의 방"도 더 만들어 달라고 했을 꼬야~~

이곳이 이렇게 까지 변할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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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군데 군데 옛날의 영화는 남아 있다.

마차를 끄는 말과 말에게 채찍질 하는 역동적인 부조다.

수레바퀴 바퀴살의 실감나는 부조는 아직까지 생생하게 남아 있다.

역사는 수레바퀴처럼 반복된다.

영국의 작가 서머셋 모옴의 "인간의 굴레"처럼 인생은 무의미 하다는 결론을 얻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이곳은 어머니에게 봉헌하였다고 전투장면이 아닌 일상의 모습들로 보인다.

부조의 제일 오른쪽과 왼쪽 그리고 마차바퀴 뒤로는 양산을 쓴 여인으로 보인다. 

멋쟁이 여인들이 아마 어디로 물놀이나 꽃놀이라도 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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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힘 앞에 영광의 앙코르 제국은 이처럼 나약하다는 말인가?

천여년전 동남아시아를 호령하던 앙코르도 세월의 흐름에는 어쩔 수 없이 항복을 하고 말았다. 

마치 용이 승천하다가 연료가 부족해 이무기가 되어 걸터앉아 있는 형상이다.

 

이곳 따프롬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적보다 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래봐야 겨우 나무 뿌리 정도나 배경삼아 찍으면서....

자야바르만 7세가 보았다면 가슴을 치고 담장 밑에서 혼자 토라져 땅바닥이나 긁으며 울고 있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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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들여 평생을 바쳐 만든 유적이 나무 뿌리에 밀려 사진 뒷배경에도 들어가지 못한다고.....

그래도 어쩌겠는가?

세상의 일이란 모두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는데....  눈물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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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벽을 통해 외부로 난 쪽문으로 나가 보았다.

혹시나 자야바르만 7세가 담장 밖에서 울고나 있지 않나 해서....

만나면 등이나 토닥거려 주어야지...

그러나 쪽문 밖에는 인기척은 전혀 없고 해자만 있고 고요한 정적마져 흐른다.

우리는 이런 곳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환호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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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원래 출입구인 동문 쪽으로 나와 본관으로 들어가는 고푸라 문을 바라본다.

왼편 나무 밑에 한 무리의 한국인 단체 여행객들이 모여 큰 소리로 이야기 하고 있다.

유적 내에서 담배도 피워가며....

그렇게 할 이야기들이 많으면 왜 여기까지 비싼 값을 치루며 와서 이야기들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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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문쪽에서 바라보면 방금 통과했던 성소 내부를 피하여 왼편으로 돌아서 외부로 나가기로 했다.

내부를 통과하는데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혼잡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토라진 자야바르만 7세라도 찾아서 위로의 말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동문 입구 테라스 왼편에는 유적 복구 현장이 있고 그곳에는 현지 인부로 보이는 사람들이 여럿이 모여서

제기차기를 하며 놀고 있다.

이런 제기X~~ 제기차기라?

시간을 확인하니 11시 20분...    지금 근무시간이 아닌가?

제기차며 놀고 월급 받고.....     복구작업은 언제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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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묵묵히 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래서 문명은 발전하고 역사는 전진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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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으로 돌아 나가려는데 아이들 두 명이 휴대전화로 음악을 듣고 있다.

佳人의 호기심 발동...

佳人 : "너희들 모하니?"

알라 1 : &%@$#(음악 듣고 있어요~)

佳人 : "나도 한 번 들어 볼까?"

알라 1 : @$#%&( 들어 보세요~~)

佳人 : "그럼 이번에는 한국의 음악들도 들어 볼텨?"

알라 1 : &%$#@(한 번 들어 봅시다)

佳人 : "어떠냐?"

알라 1 : &%$#@ (와우~~ 죽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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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 2 : "$@%#&(그렇게 좋아? 그럼 나도 한 번 들어 보자 잉~)"

佳人 : "그래 너도 들어 보렴~ 어때?  좋지?"

알라 2 : "&%$#@   (와우~~ 빤따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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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佳人이 들려준 노래는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백리~~ "독도는 우리땅"이다.

잠시동안 아이들과 노래도 들으며 시간을 보낸다.

개인적으로 배낭여행을 다니면 이래서 좋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눈으로 나누는 대화와 음악을 서로 함께 듣는다는 것...

토막시간을 내서 서로 즐길 수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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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휴대전화 고리를 하나씩 선물했다.

알라들 : "어 꾼~~"

佳人 : "바이 바이~ "(오늘 처음으로 완벽한 영어를 구사했다)

내가 먼저 다가가 작은 선물이라도 주면 고맙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그들이 나에게 다가오면 "프리즈 원 달라"라는 말만 듣는다.

우리 세대도 어렸을때 처음 배워 미군들에게 사용한 영어는 "초코렛 기브 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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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독도 홍보대사의 임무를 마치고 우리는 아무도 없는 길로 나간다.

이제부터 우리의 독도는 이상없다. 

오늘부터 독도는 캄보디아 아이들도 지킨다.

 

자~~  얘들아~ 다시 한 번 복창한다.

佳人 : "독도는 누구 땅?"

아이들 : "대한민국 땅이요~~" 

佳人 : "프레아 비헤아는 누구 땅?"

아이들 : "캄보디아 땅이요~~"

그래... 프레아 비헤아는 태국 땅이 아니라 캄보디아 땅이란다.

너희들이 목숨을 바쳐가며 지키려는 그곳이나 독도는 같은 의미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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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佳人

사진도 : 佳人

큰 사진은 개인 블로그로 : http://blog.daum.net/nhk2375

오늘의 佳人 생각 : 여행이란 그들이 있는 곳으로 내가 다가서는 일이다.

                         그들이 먼저 내게 다가오면 대부분 삐끼들이다.

                         그들에게 내가 먼저 웃음을 지어야 한다.

                         그들이 먼저 웃으면 내가 지불해야 할 일이 생긴다.

                         돈이 들지도 않는 웃음은 인색하지 말고 한없이 날리고 다니자.   

2 Comments
홀로남 2009.02.01 13:30  
진짜 이곳을 처음 갔을때의 놀라움은 그이후로도 계속되더하구요.
虛堂 2009.02.01 22:48  
그래서 이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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