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동 김씨 부부의 라오스 莊周之夢 여행기 6(퐁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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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동 김씨 부부의 라오스 莊周之夢 여행기 6(퐁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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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제가 쓰고 나서도 재미없습니다. 사진도 정말 못찍고 수도 적습니다. 역시 128M에 라오스를 모두 담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봐 주신 분들도 대단하십니다^^.

퐁살리에 대한 여행 정보나 일기는 vixay님 외에는 많이 없는 듯합니다.
하지만 한번 가볼만한 도시입니다.

다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퐁살리 호텔에서 잠을 깹니다. 오늘은 퐁살리를 사람사는 곳 곳곳까지 둘러보려고 합니다. 우선 씻고 옷을 챙겨입고 아침을 먹기 위해 밖을 나섭니다. 간단한 아침꺼리를 찾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만두 비슷한 음식을 파는 노점에 도착합니다. 역시 중국과 가까운 곳이라서 만두를 파는구나 생각합니다. 우선 동그란 스테인리스 통에 반죽을 얇게 펴서 찜통에 찝니다. 그런다음 다시 꺼내서 반으로 잘라 반원을 만듭니다. 그 위에 만두속을 넣고 만두피를 접습니다. 그러면 그대로 기다란 만두가 됩니다.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만두속이 적게 들어가지만 만들어주시는 양념간장이 얼큰하고 짭짤한게 별미입니다. 그 양념간장에 찍어 먹으면 괜찮은 아침 대용 음식이 됩니다. 원래 저희 부부 만두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자리에서 10개 정도를 꿀꺽합니다. 물론 위생상태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역시 이미 여러 번 쓴 물에 접시를 씻어 걸레 같은 행주로 접시를 닦아 주십니다. 그러나 이미 라오시으로 변한 마눌님과 저는 맛있게 먹습니다. 퐁살리 가시면 한번 드셔보세요. 아침에 퐁살리호텔부터 시작되는 중국식 건물 골목 끝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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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만두를 만드는 장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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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만두를 만드는 장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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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맛있게 먹고 있는 마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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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아침 선글라스로 개폼잡기)

만두를 먹고 푸파산을 오르기로 합니다. 그리 볼 것은 없겠지만 퐁살리에 왔으니 퐁살리 전경은 사진에 담으려고 오르기로 합니다. 푸파산 입구로 가면서 여러가지 정부 건물이 나타납니다. 교육부, 검찰청, 법원 등 지방정부인지 중앙정부인지는 모르지만 제복입은 현지인들도 보입니다. 대한민국과는 다르게 정부 건물들이 한산합니다. 특히 검찰청이나 법원이 정말 조용합니다. 하기는 라오스 사람들은 법 없이도 살 것 같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눌님은 제복입은 사람들에게 인사합니다. 싸바이디 모든 사람들이 인사에 답해줍니다.

가는 도중에 학교를 만납니다. 왼쪽으로는 초중등고등학교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유치원이 보입니다. 유치원 안에 아이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유치원 교사인 마눌님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지 못합니다. 담장안에 있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무작정 인사를 합니다. 아이들 뭐가 그리 좋은 지 손잡아 달라고 담장 밖으로 손을 내밀고 소리를 질러댑니다. 무슨일인가 선생님들이 한두분씩 밖으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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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담장에서 아이들을 만져보는 마눌님)

마눌님 마구 달려드는 아이들을 보고 눈이 돌아갑니다. 밖으로 나온 선생님들에게 들어가도 되냐고 손짓을 합니다. 선생님들 웃음을 지으면서 기꺼이 문을 열어 줍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이들 신기한 사람들을 만난다는 듯 갑자기 몰려듭니다. 특히 사진기를 손에 든 저에게 찍어달라고 몰려듭니다. 이 아이들 어디서 사진기를 봤는지 포즈를 취하는 애들도 있습니다. 마눌님이 벤치에 앉아 몇몇 아이들을 안기도 하고 얼굴을 쓰다듬어 주니까 아이들이 또다시 마눌님에게 몰려듭니다. 아이를 무지하게 좋아하는 마눌님 얼굴엔 함박 웃음이 가득합니다.

선생님들과 대화를 합니다. 이 유치원은 나이에 따라 3개반으로 나누어 운영되고 있으며 전체 학생수는 약 70명 정도로하고 합니다. 어머니들은 모두 직업이 있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조금 사는 집 애들인 듯 합니다. 직접 여러명의 고위 관리들이 다녀간 흔적들이 사진에서 보이고 졸업식과 입학식에 직접 고위 관리들이 참석하는 것 같았습니다. 대한민국 유치원처럼 여러가지 과목을 나누어서 가르치고 있으며 교실에 이불들이 보이는 것 보니 낮잠도 자는 듯 합니다. 그 외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간단한 영어로만 소통하다보니 서로 못알아 듣는 말들이 많아서요. 그 중 가장 이쁘게 생기신 선생님이 미술선생님이랍니다. 마눌님이 미술 교사인지라 서로 여러가지 작품을 가지고 웃으며 얘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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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사진기 보고 몰려든 아이들. 마눌님도 아이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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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마눌님 주위에 몰려든 아이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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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마눌님 주위에 몰려든 아이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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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카메라가 신기한 아이들. 찍어달라고 난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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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마찬가지)

교실 여러곳을 구경시켜 줍니다. 특히 까올리 쿠선(선생님)이라는 말에 더욱 적극적으로 교실을 보여줍니다. 그냥 우리나라 20~30년전 유치원이나 학교와 비슷한듯 보입니다. 4~5평 정도의 교실이 3개 있으며 같은 크기의 교무실이 1곳 있습니다. 벽마다 아이들이 그리고 만든 조형물이 붙어 있고 특별한 책걸상은 없이 바닥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하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의 솜씨가 대단히 좋았고 어떠한 조형물도 사는 것 없이 모두 골판지나 폐품을 많이 활용하여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그곳 선생님께서 마눌님께 영어 노래 하나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라고 부탁합니다. 그러나 마눌님 아직 준비가 안된 관계로 사양합니다. 마눌님 한국오면 반드시 영어유치원 교육 받는다고 그날 밤 다짐했답니다. 너무 안타깝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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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교실 안에서 아이들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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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교실 안에서 아이들과 2)

우리가 가지고 온 모나미 볼펜 60자루와 여자아이용 머리띠 한웅큼을 기증(?)합니다. 굉장히 많이 사가지고 왔는데 도중에 여러 아이들을 많이 줘서 그정도밖에 안남았습니다. 선생님들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라오스는 TV용 접시도 있고 TV도 있지만 볼펜 정도의 필기구는 부족한 듯 합니다. 선생님께서 쓰시든 아이들이 쓰든 하여튼 적지만 그 볼펜이 아이들을 위해 쓰여졌으면 좋겠습니다. 좀더 가난한 아이들에게 전해져야 하는데 일단은 이정도로 하고 다음번에 올 때 더 많이 준비해오기로 합니다.

선생님들께서 저희에게 차 한잔을 권합니다. 보리차인지 자스민차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계속 맹물만 먹다가 맛이 들어있는 음료수를 그것도 따뜻하게 마시니 몸이 확 풀어집니다. 선생님들께서 벽에 붙은 여러가지 사진을 라오스어로 설명해 주십니다. 못알아 듣지만 고개를 끄덕입니다.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지만 아이들의 꿈이 조금씩 묻어난다고 생각하니 숙연해 집니다. 라오스가 하루빨리 부유해져서 이렇게 나마 많은 아이들이 교육을 받았으면 합니다. 선생님들과 시진을 찍습니다. 사진에 익숙하지 않은 선생님들 조금은 어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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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유치원 선생님들과 함께)

매달리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푸시산에 올라갑니다. 론리플래닛에 푸시산의 높이가 약 1,630m라고 나와 있습니다. 입구에서 정상까지 100m도 올라가지 않는데 1,630m라니 퐁살리의 고도를 짐작케 합니다. 농키아우부터 퐁살리까지 1,600m나 되는 물길을 보트를 타고 거슬러 올라왔다는 생각이 드니 다시 한번 짜릿해집니다. 입구를 거처 돌계단을 오르니 정상 입구에 도착합니다. 예상한대로 입장료를 받습니다. 저는 올라가지 않으려고 하는데 마눌님은 올라가겠다고 합니다. 퐁살리가 너무 좋아서 퐁살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네요. 카메라 비용까지 치루고 정상을 향해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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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입장료를 내고 정상까지 올라가는 도중 한컷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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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입장료를 내고 정상까지 올라가는 도중 한컷1)

정상에 올라서니 큰 탑하나가 서있고 그 앞으로 퐁살리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퐁살리는 산꼭대기 마을입니다. 구불구불 걸쳐있는 산맥들이 장관입니다. 평화로운 마을들이 그 산들을 병풍삼아 앉아있습니다. 산 곳곳마다 마을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처럼 한가로운 곳 라오스가 힘든 전쟁과 공산화를 겪었다는 사실이 믿기지를 않습니다. 이처럼 착하고 고요한 사람들이 왜 그리 힘든 역사를 겪었는지 의심해봅니다. 서양인들이 떵떵거리며 부유하게 사는 이유 중 상당부분이 아시아 사람들의 눈물임을 생각해봅니다. 아시아를 미개한 민족으로 생각하는 서양인들을 생각하면 괜히 가슴이 복받칩니다. 그리고 혹시나 생각해 봅니다. 내가 혹시 이들을 똑 같은 시각으로 보는 것은 아닌지. 화장실이 없다고 아무데서나 씻는다고 이들을 미개한 민족으로 보는 것은 아닌지 반성합니다. 퐁살리의 오전 너무나 평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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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퐁살리 마을의 전경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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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퐁살리 마을의 전경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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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정상의 탑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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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퐁살리를 배경으로 한컷)

대충 사진을 찍고 조금 쉬었다가 정상을 내려옵니다. 아침에 호텔 옆에서 작은 장이 벌어 집니다. 밥과 반찬, 과일을 팝니다. 그곳에서 마눌님은 마폭 하나와 흑미잡곡밥 한봉지를 사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포장 김치를 봉지에 넣어 왔습니다. 입장료를 받는 곳은 현지인들이 쉬는 공원 같은 곳입니다. 작은 의자와 탁자들이 놓여있고 그네가 매달려 있습니다. 탁자에 밥과 김치를 꺼내어 놓고 점심 식사를 합니다. 젓가락이 없어 손으로 흑미잡곡밥을 떼어 먹습니다. 그리고 손으로 김치 한점을 입에 넣습니다. 정말 꿀맛입니다. 기내식에서 나오는 고추장이나 김치 절대 그 때 먹거나 버리지 말고 조금 참으시고 가지고 오세요. 가끔 이렇게 한가한 오후 맛있는 선물을 주기도 합니다. 밥 한봉지가 금방 동이 납니다.

시간이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12 정도인데도 불구하고 중학생 정도의 여자애들이 공원에 나타납니다. 도대체 학교 끝나는 시간이 언제인지 궁금해집니다. 얘들 땡땡이 아냐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가까이 가봅니다. 마눌님은 관리인 아저씨가 만드는 대나무 카페트를 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여학생들이 타는 그네 한국 그네랑 똑같습니다. 저마다 한번씩 돌아가면서 타는데 높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제가 타기를 자청합니다. 아이들이 제가 탄다고 하니 정말 크게 웃습니다. 남자가 타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그네에서 땅 사이의 간격이 적어 다리와 옷이 자꾸 닿아서 타다가 옷만 더러워 집니다. 이 것을 본 마눌님이 와서 그네를 빼았습니다. 마눌님 있는 힘껏 밀어달라고 아이들에게 부탁합니다. 아이들 정말 있는 힘껏 밀어 올립니다. 우리 마눌님 무서워 하는 기색 전혀 없이 소리를 지르며 좋아합니다. 계속 더 높이 밀어달라고 하면서. 여학생들 마눌님이 하늘 높이 올라가지 더 이상 밀 생각도 않고 놀랍니다. 역시 마눌님 라오스에서도 그 화끈한 성격 그대로 나타납니다. 한참을 탄 후에야 그네에서 내려옵니다. 잠시 물을 먹으며 쉽니다. 정말 한가한 점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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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그네타는 마눌님. 무섭지도 않나?)

가만히 앉아있으려니 그 여학생들이 우리에게 몰려옵니다. 우리가 신기한지 사진을 찍겠다고 합니다. 한 여학생이 휴대폰을 꺼냅니다. 허걱 휴대폰을 보고 우리가 놀랍니다. MP3 200만화소를 넘는 듯한 폰카를 장착하고 있는 휴대폰입니다. 제 휴대폰도 카메라가 20만 화소인데. 아마도 조금 사는 집 아이인 듯 합니다. 저희 둘 모습을 폰카로 3~4장정도 찍습니다. 저희도 삼각대를 세워놓고 아이들과 사진을 찍습니다. 그 여학생 마눌님 썬글라스를 빌려달라고 합니다. 그러더니 므앙응어이의 남자아이처럼 사진 포즈를 취합니다. 도대체 이 포즈 누가 가르쳐 준거야. 이 아이들 오후 내내 저희를 뒤에서 쫓아 다닙니다. 저희들이 신기한가 봅니다. 그 폰카가지고 있는 여학생 마지막 헤어질 때 마눌님을 한번 안아보겠다고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신기한건가? 모두 14세 여학생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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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퐁살리 여학생들과 함께. 저 포즈 어디서 나온걸까?)

푸시산을 내려와 호텔로 향합니다. 어제 거슬러 올라오는 보트가 많이 힘들었는지 마눌님께서 오침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마눌님을 오침시켜 줍니다. 마눌님 옆에서 조용히 돌아가면 해야할 회사일들을 떠올립니다. 그냥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오후 답사를 나섭니다. 반대 방향으로 구석구석 마을 곳곳을 돌아다닙니다. 돌아 다니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싸이이디를 때려줍니다 모두들 웃는 모습으로 대답해 줍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니뽄이냐고 물어 봅니다. 기분은 나쁘지만 까올리라고 큰소리로 대답해 줍니다. 그러면 사람들 반응은 한가지입니다. ! 까올리~~!! 극동지역의 빈민 국가 대한민국이 이름모를 국가 라오스에서도 사람들 머리속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니 대한민국 자랑스럽습니다. 이영애와 배용준 모든 한류 스타들에게 고맙다고 해야 하나. 내일은 TV에서 한채영까지 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 산골짜기까지 니뽄들은 많이 찾아오는건가 하는 의문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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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골목에서 찍은 사진 한컷)

곳곳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귀찮게 합니다. 팽이치는 애들 팽이를 뺏어서 팽이도 쳐보고 애들 붙잡고 다짜고짜 얼굴을 부벼 보기도 합니다. 밥하는 곳에 같이 앉아서 그냥 웃으면서 쳐다보기도 합니다. 닭들이 병아리를 몰고 다니기도 하고 어디서 나타나는지 방갈로 안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뛰어 나오기도 합니다. 이 퐁살리 평균 연령이 10살정도 되는 듯 합니다. 아이들이 끝도 없이 많기에.

아이들 이상하게 모두 작습니다. 5살 정도라고 생각해서 물어보면 다들 8살 이상입니다. 가로세로세계사에서 라오스 아이의 1/5이 영양실조라고 하던데 그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겉으로는 접시가 모든 집마다 있고 별다른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생각보다 잘산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것은 라오스 사람들의 특유의 여유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합니다. 작은 아이들, 의문이 풀리지 않습니다. 참 규정하기 힘든 나라 라오스가 아닌가 합니다.

잠시 가판에 들러 소고기 꼬치구이를 먹습니다. 소고기를 작게 썰어 꼬치에 꽃아 구운 꼬치구이입니다. 한 개를 먹었는데 참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소스를 발라 굽는데 소스의 맛이 우리 입맛에 맞습니다. 주인 아저씨 녹차도 한잔씩 따라 주십니다. 그 가게 주인 아저씨 딸인 듯한 여학생이 생글생글 웃더니 슬그머니 사라집니다. 그냥 부끄러워서 집에 들어 갔나 했습니다. 대출 몇꼬치 먹고 녹차도 한잔 다 마신다음 일어섭니다. 역시 음식은 가판입니다.

다시 길을 나섭니다. 집에 들어간 줄 알았던 그 여학생 어디 갔나 했더니 바로 옆 영어 선생님 집에 갔더랍니다. 외국인 왔다고 영어 선생님께 알려주려 갔더군요. 길을 가려고 하는데 왠 현지인이 저희를 영어 부릅니다. 대부분이 숫자 말고는 영어를 못하는 퐁살리 사람들 속에서 영어를 들으니 한글을 들은 것 만큼 기뻤습니다. 웃음을 머금도 그 분께 다가갑니다.

또다시 영어 선생님을 만납니다. 4번째입니다. 루앙프라방, 농키아우 동승 일본, 한국에서 근무하는 영어선생님에 이은 또 한명의 영어 선생님입니다. 그 영어선생님 이름은 지금 생각이 안납니다. 이름과 주소를 적어준 종이가 집에 있어서. 퐁살리 영어 선생님이 2분 있는데 그 중 한사람이랍니다.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고위 관리들과 그 자제들을 가르치는 특별 클레스도 맡고 있다고 합니다. 그날 집 밖에서 학생들 시험본 시험지를 채점하고 있었습니다. 그분도 라오스 내에서 교육을 받아서 발음은 저와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루앙프라방 고(Ko)선생보다 실력은 더 좋았답니다. 마눌님도 다 알아들었고 하니. 수업은 그래머 인 유즈로 하더군요. -라오스 사전이 없어서 영-태국, 태국-라오스 사전으로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합니다. 교재는 어렵게 구한 그래머 인 유즈 한권뿐이고 시험지를 보니 옛날옛적 질나쁜 갱지를 써서 직접 자료를 만들어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열악한 상황이지만 참 열심히 가르치는 듯 했습니다. 그분에게도 유창하지 않지만 저 같은 외국인하고 대화를 한다는 것이 기회인듯 싶어서 오랫동안 얘기해 보았습니다. 퐁살리에는 20개의 다른 민족이 있으며 각각 민족마다 언어가 다르다고 합니다. 자기조차도 다른 부족의 말은 모른다고 합니다. 교재 구하기가 어려워서 영어 가르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 선생님 제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듯 합니다. 끊임없이 아이들이 놀러 오더군요. 서로 연락처와 주소를 교환했습니다. 집에 남는 영어교재가 많아서 교재를 몇 권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돈은 좀 들겠지만 아이들 영어 공부 좀 해야 할 것 같아서^^. 그 선생님 76년생이고 미혼이랍니다. 생긴것도 잘 생겼고 집도 하나 있던데 왜 결혼못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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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퐁살리 영어선생님과 단둘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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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퐁살리 영어선생님과 단둘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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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찾아온 제자들과도 한 컷. 이 세 사진은 인화하는대로 책과함께 보내려고 합니다.)

마을을 굽이굽이 살핀다음 학교로 향합니다. 아침에 유치원 밖에 보지 않아서 시간이 남은 김에 가서 보려고 합니다. 유치원 바로 위에 초중고등학교가 위치해 있습니다. 도대체 언제끝나는지 이미 학교가 모두 끝났습니다. 급식도 없이 도시락 2개씩 들고 다닌 마지막 세대로서 라오스 정말 좋은 나라입니다. 12 여학생들이 돌아디니지를 않나 4 정도에 학교에 애들이 없다니. 남자애들 몇 명이 모여서 구슬놀이를 합니다. 큰 구슬에 가까이 붙여서 이기는 게임. 동계올림픽의 컬링 비슷하기도 한 게임입니다. 구슬 모양이 모두 같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다들 자기꺼 구분하고 게임을 합니다. 라오스 조금 어린애들은 팽이치기, 조금 나이있는 친구들은 구슬치기, 조금 더 나이있는 친구들은 연애질이 놀이가 아닐 듯 합니다. 학교를 새로 지은 듯 합니다. 조금 낡은 교실에 들어가 책생에 앉아 사진을 찍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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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교실에 앉아서. 시설이 낙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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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교실에 앉아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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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학교 정문에서 삼각대로 한컷)

마감시간 거의 다 되어서 고산족 박물관에 도착합니다. 론리플레닛에 고산족 박물관이 마치 웅장하고 볼 것 많은 것인양 쓰여 있어서 기대를 앉고 갑니다. 헉 그런데 직접 가보니 달랑 한 방에 유물 몇점 전시되어 있습니다. 주변에 건물 몇 개가 있기에 그곳도 전시실인줄 알았더니 아니랍니다. 입장료 얼마 안했지만 마눌님 안보겠다고 합니다. 그 곳 직원도 미안한지 그냥 고개숙이며 웃음만 짓습니다. 밖으로 나와 박물관 바깥 사진만 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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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달랑 이 건물 하나, 방 하나에만 전시물이 있습니다.)

또다시 방송이 시작됩니다. 마치 북한에서 대남방송 하듯 똑 같은 시간에 방송합니다. 대충 하루가 끝났다고 알려주는 듯 합니다. 어제와 또 같은 밤이 찾아옵니다. 동시에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날도 가까워 온다는 표시일수도 있겠죠. 그리고 내일 우돔싸이까지의 죽음의 도로가 펼쳐진다는 전주곡일수도 있고요.

퐁살리 마지막 밤, 근사하게 먹고자 호텔식(?)을 먹기로 합니다. 퐁살리 호텔 1층 식당이 음식이 괜찮다고 론리플레닛에도 나와있는 줄 알았습니다. 지금 보니 그냥 large menu라고만 적혀 있네요. 큰 메뉴? 많이 주기는 합니다. 아마도 다양한 메뉴를 뜻하는 듯 합니다. 호텔식 맛도 양도 괜찮습니다. 마지막 맛있게 먹고자 따로따로 음식을 시킵니다. 닭볶음밥과 계란볶음밥을 시킵니다. 음료수 대에는 다른 라오스 지방과는 다르게 디스펜서(정수기 비슷한 생수대)가 놓여있습니다. 역시 호텔이라 다르다면서 물을 담아 먹습니다. 그러다 생각하보니 여기는 큰통 생수를 팔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그 순간 호텔 직원이 다 먹은 생수통을 빼더니 부엌에서 물을 담아 옵니다. 디스펜서는 디스펜서일뿐 정수기가 아닙니다. 그냥 수도꼭지 물을 받아서 마신 꼴이 되었네요. 갑자기 원효대사가 떠오릅니다. 마음먹기에 달린 것을. 다행히 설사는 없었습니다. 참 그곳은 녹차가 무한 리필입니다. 그냥 뜨거운물 받아서 디스펜서 옆에있는 녹차가루 넣으시면 됩니다. 서양인들 녹차 참 좋아합니다. 우리도 빈 생수통에 녹차물 잔뜩 받아 넣습니다.

서양인들이 한두 커플이 보입니다. 라오스여자를 처로 두신 캘리포니아출신 미국인 한분, 스위스출신으로 모터사이클로 여행중인 부부, 출신을 알 수 없는 남자분 한분 등 퐁살리 호텔 인기 좋습니다. 다들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듯 합니다. 특히 라오스여자를 처로 두신 남자분이 주도를 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합니다. 말이 조금 많으신 듯 하지만 저도 여러가지 정보를 얻습니다. 론리플레닛에 나온 퐁살리 버스 터미널 위치가 완전히 잘못된 점, 우돔싸이 행 버스 출발은 8 이지만 10 정도가 되어서야 출발한다는 것, 저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흙먼지가 이동중 날린다는 것 등등 많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렇게 골짝으로 들어갈수록 동양인은 보기가 힘듭니다. 므앙응어이, 루앙프라방은 동양사람 특히 한국사람 많이 만나지만 므앙쿠아나 퐁살리에서는 니뽄들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서양인들은 우리처럼 현지인들과 놀아주지 않습니다. 한국사람 특유의 정으로 한국사람들 만이 직접 일대일로 사람들 만나서 얘기하는 듯 합니다. 특히 구석구석까지.

밤이 되니 직원들이 모두 식당에 나와 불을 쬡니다. 숱으로 불을 펴놓고 쌀쌀해진 날씨를 이겨봅니다. 할머니 한분이 앉아계십니다. 열혈효부인 마눌님 할머니 옆에 앉아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할머니께 보여드리며 몸짓발짓으로 어디에 어떻게 다녔는지 설명해 줍니다. 할머니 너무 좋아하십니다. 웃고 또 웃으며 마눌님과 즐거운 시간을 가집니다. 도중에 젊은 호텔 직원들도 끼어서 마눌님의 몸짓발짓 기행문을 경청합니다. 역시 마눌님 여행 체질입니다. 밤이 깊어 갑니다.

3 Comments
허정범(허뻥) 2007.01.15 17:11  
  순박하고 아름다운 라오스에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본주의가 넘쳐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들의 행복지수와 우리의 행복지수는 과연 누가 높을까?
순수하고 아름다운 라오인의 마음이 영원히 간직되기를 기원합니다.
20d 2007.01.20 09:39  
  매우 감동 깊게 읽고 있는데 요즘 바쁘신가 봅니다..죽음의 길...계속 이어 주실거죠? ^^*
밤하늘* 2007.03.12 17:08  
  재밌게 즐겁게 기쁜 마음으로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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