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동 김씨 부부의 라오스 莊周之夢 여행기 3(농키아우,므앙응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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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동 김씨 부부의 라오스 莊周之夢 여행기 3(농키아우,므앙응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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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오늘 바뀐 계획대로 농키아우로 출발합니다. 대충 씻고 가방을 챙깁니다. 언제나 저희 베낭을 보면 베낭 양 옆에 붙어있는 담요가 믿음직 스럽습니다. 작년 타이페이 공항의 추위와도 싸우게 해주고 추울때면 언제나 꺼낼수 있는 편리성으로 저는 이 담요를 사랑합니다. 물론 베낭 옆에 묶자는 아이디어는 마눌님 아이디어 입니다. 에그 이 팔불출. 새벽 거리를 나섭니다. 제법 쌀쌀하니다. 회사 체육대회때 받았던 등산 잠바를 여미고 툭툭이를 잡습니다. 인당 10,000kip에 툭툭이에 오르고 북부터미널로 향합니다. 기사아저씨 영어를 전혀 모릅니다. 그래서 농키아우를 외쳤습니다. 그랬더니 아저씨 금새 미소를 짓고 농키아우를 따라 외쳐주십니다. 안개가 부옇습니다. 라오스 어디를 가든지 오전에는 안개가 자욱했습니다. 아마도 일교차 때문일 듯 합니다. 안개는 언제나 그렇듯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모든 것을 신비하게 감싸곤 합니다. 낮에 보면 보잘 것 없는 경치도 일단 안개가 싸이면 신비해집니다. 안개로 둘러싸인 길을 뚫으며 북부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친절하게 아저씨가 농키아우행 썽태우를 알려주십니다. 그곳에서 기사와 안내언니(기사 마눌님이라고 하네요)가 썽태우 안에서 밥을 먹습니다. 우리도 전날 싸온 해물볶음밥을 꺼내서 같이 먹습니다. 기름이 굳어서 떡같이 된 밥을 보더니 안내언니가 웃습니다. 안내언니 웃음에 정이 갑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안내언니는 4시간 가까운 운행시간중 3시간 정도를 차에 메달려 갑니다. 대단한 언니입니다. 라오스에서 기사와 안내언니가 부부인적이 많더군요. 농키아우에서 므앙응어이 가는 보트에서도 기사와 아줌마가 부부더랍니다.

하여튼 차에 올랐더니 현지인들이 슬슬 차에 탑니다. 얼른 자리를 차지하고는 가방을 던져 넣습니다. 4시간동안 가려면 좋은 자리에 앉아야 겠지요? 희한하게 현지인들 썽태우 속 제일 앞으로 가지를 않습니다. 왜그런가 했더니 앞쪽은 차가 달리면 정말 엄청나게 엄청나게 춥습니다. 마눌님도 이걸 깨닫고 중간정도에 앉았답니다. 역시 울 마눌님입니다. 결국 제일 앞자리는 외국인 두 커플 차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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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썽태우 안에서 담요 뒤집어 쓰고)

출발전 화장실에 들릅니다. 라오 공중 화장실은 대부분 돈을 내더군요. 그것도 1,000kip으로 통일해서. 마눌님이 긴장하면 화장실을 자주 가는지라 공중 화장실 비용도 상당하지 않았을가 합니다. 물론 여행이 길어질수록 둘다 라오스 스타일로 노천 화장실을 많이 이용했지만요^^.

썽태우 출발합니다. 예상대로 앞쪽 외국인 커플들 엄청나게 차가운 바람에 오돌오돌 떱니다. 뒤쪽의 현지인들 이미 익숙한지 추위를 느끼지 않는 듯 무표정하게 타고 갑니다. 정말 춥습니다. 중간에 앉았음에도 담요를 덮을 정도로 춥습니다. 도중에 서양인,일본인 커플이 중간에 탔는데 그래도 그 커플과 저희는 중간에 앉아서 조금 나았습니다. 앞에 앉은 두 서양인 커플 코를 뚝뚝 흘리며 힘들어 했답니다. 마음씨 따뜻한 울 마눌님은 담요 하나를 옆 서양인 커플에게 권합니다.

그 서양인 커플과 서양,일본인 커플은 저희와 같이 므앙응어이로 들어갔습니다. 서양인 커플은 분당쪽에 살며 삼성전자 영어강사라고 합니다. 한국어를 조금 알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휴가차 라오스에 왔으며 많은 므앙응어이에 더 있다가 루앙프라방으로 돌아간다고 하더군요. 서양, 일본인 커플의 서양 남자분도 영어교사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영어강사 하고 있으며 일본인이 부인이라고 합니다. 휴가차 왔는데 자기는 짧게 왔다고 하면서 3주라고 하더군요. 3주가 짧은건가 하면서 우리는 일주일이라고 했더니 놀라지 않더군요. 이미 한국, 일본 휴가 제도에 익숙해서 알고 있다고 하더군요.

4시간 가까이 추운 겨울길(?)을 달려서 드디어 농키아우에 도착합니다. 도착하고서 저희와 외국인들은 한동안 어리둥절하게 차에 앉아있습니다. 여기가 농키아우 맞어? 정말 유치원 공터 보다도 작은 곳이 버스터미널 이라니 라오스라는 나라는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제가 현지인에게 농키아우? 라고 묻고 나서야 다들 내리기 시작합니다.

내리자 마자 배의 출발 시각과 금액을 확인합니다. 출발은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2 하고 가격은 생각이 안나네요. 마눌님이 모든 교통수단의 영수증이나 표를 다 모아놓았으니 마지막에 사진으로 찍어드리겠습니다. 베낭을 내려놓고 돌아다니는 조그마한 아이들에게 정신을 뺏겨있을 때 그 서양인 커플이 다가 옵니다. 같이 보트를 셰어하자고 합니다. 셰어 안해도 되는지 알지만 대답하려면 또 머리를 돌려야 하니 OK합니다. 그랬더니 바로 통성명하고 인사가 돌아옵니다. 저도 중학교 1학년 영어시간에 배웠던 인사와 소개의 기술로 멋있는 영어를 때려줍니다. 플리즈 투 미투유(나이스투미투유는 너무 정형화 된 표현이라도 이 표현을 쓰라는 어느 영어책의 조언이 있어서^^). 디스이즈 마이 와이프. 제가 하고도 참 좋은 표현이었습니다. 이정도는 제가 합니다. 그랬더니 바로 마눌님에게 말을 붙이려고 하기에 또 멋있는 표현 하나 때려 줍니다. 쉬 푸어 엣 스피킹 잉글리쉬.

그 커플들과 같이 밥을 먹고 2까지 식당에서 죽을 치고 노가리를 칩니다. 다들 영어선생이라고 하니, 그것도 나의 콩글리쉬 실력을 뻔히 아는 대한민국, 일본 영어 선생들이라니 주눅이 아주 약간 듭니다. 원래 약점 잡히면 한발 물러나는 것이 법도이니. 그러나 울 마눌님 단어만 쭉 나열하면서 하고싶은 말, 필요한 말 다 하고 단어만 몇 개 끊어 들으면서 다 알아 듣습니다. 하여튼 대단합니다. 저도 질새라 몇 마디 정확한 영어 구사하면서 대한민국 자존심을 세웁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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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농키아우에서 점심 먹고 한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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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농키아우의 다리를 배경으로)

2가 넘어서도 이놈의 배는 출발할 생각을 안합니다. 참다못해 직접 가서 빨리 가자고 2라고 성화를 부렸습니다. 그래도 OK만 연발하면서 갈 생각을 안합니다. 왜그런가 했더니 다음 버스가 마저 도착하면 더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가려고 하더군요. 이건 뭐 아침일찍 일어나서 차가운 바람을 뚫고 올 필요가 없었습니다. 썽테우의 연착이라는 불확실성만 감수하신다면 루앙프라방에서 터미널에 조금 늦게 도착하셔도 당일 므앙응어이 들어가는 희망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여튼 그들이 도착하고 나서야 보트는 출발합니다. 보트안은 저와 마눌님, 서양인 와이프만 배고는 모두 서양인으로 가득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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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배 앞에서 )

보트가 출발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보이는 곳마다 보트 기사 아저씨와 아줌마가 므앙응어이 어디냐고 자꾸 물어봅니다. 한곳에는 아예 배를 대고 므앙응어이 어디냐고 묻는 듯 합니다. 뭐야 이거 어딘지도 모르고 가시는 건가 하는 생각에 조금은 불안해 집니다. 1시간 정도 걸린다는 시간도 1시간 30분이 넘어갑니다. 갈수록 불안해 지고 시간은 자꾸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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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배 안에서 마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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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양산 쓰신 안내아줌마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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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찍으라는 성화에 나도 한컷 )

2시간이 가까이 되어서야 므앙응어이에 도착합니다. 므앙응어이는 듣던데로 작은 마을입니다. ‘므앙이라는 도시보다는 그냥 이라는 마을이 어울릴 듯 한 규모입니다. 정말 서양인과 방갈로를 빼고는 시골마을 그대로 인 듯 합니다. 다들 여행객들 신경쓰지 않고 자기 생활들을 하고 있었고 학교 앞 운동장에서는 청년들이 축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들 맨발로 축구를 하고 있었는데 한 친구는 발에서 피가 줄줄 나더군요. 라오스가 FIFA랭킹 몇 위더라? 서양인 커플이 묻습니다. 므앙응어이에 얼마나 있을거냐고 말이죠. 내일 떠난다고 했더니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입니다. 원래 므앙응어이는 장기 여행자들이 몇 날 몇 일씩 지내면서 여유를 즐기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런 곳을 4 넘어서 들어와서는 바로 내일 떠난다고 하니 이해가 안가나 봅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을 만납니다. 마눌님은 여행 중에 한국사람만 보면 반가워서 지금까지의 모든 여행 일정과 일어났던 일, 느낌까지 모두 얘기합니다. 그러다 보면 그자리에서 30분이 훌쩍 가기도 합니다. 오늘도 역시 한자리에서 다른 한국분 3분이랑 30분가까이 이야기 합니다. 썽태우에 보트까지 피곤할 법도 하지만 마눌님의 체력은 강철입니다. 한국 분들은 여자커플 2분과 남자분 1분인데 모두들 나이에 맞지 않게 심각한 동안입니다. 두분은 모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30대고 한분은 30대로 보이는데 본인이 나이를 밝히진 않지만 40~50대인듯 합니다. 여행하시는 분들은 모두 동안인가 봅니다. 젊어지는 비결은 바로 여유로운 삶이 아닌가 합니다.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습니다. 타이항공 기내식에서 가져온 김치와 고추장을 과감하게 오늘 만찬을 위해 쓰기로 했습니다. 닭 볶음밥과 돼지고기 볶음밥을 시켜놓고 밥을 먹습니다. 돌아다니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정말 어디가나 아이들은 천진하고 즐거워 하는군요. 아이들이 주로 하는 놀이는 팽이치기 입니다.

밥을 다 먹고 아이들과 놀아봅니다. 아이들의 주 놀이는 팽이치기 입니다. 우리나라 팽이와는 조금 다릅니다. 우리나라 전통 팽이에는 업는 꼭지가 있어서 거기에 줄을 묶어 던집니다. 마눌님이 한 아이의 팽이를 뺏어서(터프하죠?^^) 자기도 돌려본다고 시도합니다. 역시나 기술이 없어서 돌아가지를 않습니다. 라오스식 팽이놀이는 오래돌리기가 아니라 팽이까기라고 해야하나 돌고 있는 팽이를 자신의 팽이로 맞추어서 쳐내면 이기는 게임 같습니다. 잘하는 애들은 귀신같이 맞춥니다. 아이들에게 사진을 찍자고 하니 모두 모여듭니다. 그 중 한 아이 자신이 원빈인양 가위손으로 얼굴을 바쳐듭니다. 짜식 겉멋만 들어서시리. 이 포즈는 퐁살리에서도 보게 됩니다. 누가 이 포즈로 TV에서 히트를 쳤나 봅니다. 혹시 까올리 방송 보고 그러는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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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아이들 데리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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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아이들 데리고 2. 남자녀석 저 폼은 어디서 배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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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3명이 찍어달라고 성화여서 한컷 할당합니다.)

라오스에는 아이들 다음으로 닭과 병아리가 많습니다. 저는 닭과 병아리가 함께 있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 봅니다. 닭이 병아리를 키운다는 것은 책이나 TV로만 봤지 정말로 닭이 병아리를 돌보고 병아리가 엄마 닭을 쫓아다니며 사는 장면은 처음입니다. 두메산골 출신 마눌님도 신기한가 봅니다. 128M SD카드의 적은 용량에도 기꺼이 사진 한컷을 닭과 병아리를 위해 내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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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어미닭과 새끼병아리)

날이 어두워 집니다. 8 이후에는 전기가 안들어 온다고 하니 급하게 방갈로로 돌아갑니다. 방갈로는 부파 게스트하우스 입니다. 우선 짐을 다시 챙깁니다. 많은 짐을 비교적 작은 베낭에 들고오니 매일 필요한 옷을 꺼내고는 다시 압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몇번 여행을 다니니 마눌님의 압축기술이 도를 넘어갑니다. 대한민국 돌아가는 날 베낭 3개가 2개로 줄어드는 신기를 경험하게 됩니다. 짐 정리하고 야외침대에 누워봅니다. 이 야외침대를 뭐라고 하던데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하여튼 이 야외침대에 둘이 누워 사진을 찍어봅니다. 내가 죽기 전까지 이 침대에 누어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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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부파게스트하우스 간판. 루앙프라방처럼 게스트하우스 이름 잊을까봐 찍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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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야외침대에 누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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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야외침대에서도 밝은 마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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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둘이서도 한컷. 나의 거지같은 모습^^)

8가 넘으니 불이 꺼집니다. 불이 꺼지니 할일이 없어집니다. 므앙응어이 시내(?)도 다 둘러보았고 밥도 먹어보았고 학교도 가보았고 야외침대에도 누워보았고 멋있는 경치도 감상해보았고 해야 할 것은 다 해보았습니다. 현대 문명에 길들여진 울 부부는 생각합니다. 왜 여기서 몇 일씩 혹은 몇 달씩 지내야 하는 거지? 왜 여기가 푹 쉬다가 가기에 좋다는 거지? 왜 사람들은 집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데 여기까지 와서 책을 읽는다고 하는 걸까? 현대문명의 두 부부는 결혼 3년차 처음으로 9 안되는 시간에 잠을 청합니다.

(계속)


※ 바쁜 업무가 없어서 짬내어 써 보았습니다. 더 짬이 날지는 모르겠네요^^.

5 Comments
vixay 2007.01.11 23:51  
  그 그물침대, 해먹이요. 아주 깨가 쏟아지십니다그려. ^^
허정범(허뻥) 2007.01.12 20:31  
  힘들겠지만 다음에는 일년 휴가 몰아서 여행가세요.
나와 혜성이도 1년 휴가의 대부분을 몰아서 갑니다.
올해는 2월 15일부터 2월 28일까지 라오스로 갑니다.
쏨땀마니아 2007.01.21 08:02  
  저 아이들이손으로한 포즈가 동남아쪽에서 사진찍을대하는 포즈랍니다 울나라사람들이 브이하는것처럼 ^^
우사랑 2007.04.06 20:32  
  인물보다는  그동네의  정겨운  모습들을  많이  올렸으면  좋았을탠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흑석동김씨 2007.05.03 16:50  
  ^^ 그래서 제가 프롤로그에 써놓았습니다. 인물사진이 많아서 실망하실지도 모른다고.. 4달밖에 안지났는데 4년은 넘은듯 합니다. 또 가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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