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동 김씨 부부의 라오스 莊周之夢 여행기 2(루앙프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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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곳마다 부부가 베낭여행을 다니는 모습을 보면 저희를 베스트 커플이라고 합니다. 특히 아줌마 아저씨들이. 결혼하신 30대 부부님들이 이 글을 보시면 손 붙잡고 단 몇일이라도 베낭여행을 해보시면 어떨지요. 물론 그러실껍니다. 돈많고 여유많은 놈이나 그렇다고. 그러나 지금 여행 못가는 수많은 이유는 평생 못가는 이유가 된다고 어느 분이 이야기 하더라구요. 저도 마눌님도 빡센 직장인인데 쉬웠겠습니까?^^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2006/12/30
차는 출발하고 도로에 들어 섰지만 연말이라서 그런지 차가 많이 막힙니다. Fuku님 정보에 밤 11시 30분 정도면 중간 휴게소에 도착해서 야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하던데 자정이 넘어서도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버스는 가다 쉬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새벽 2시 30분에 휴게소에 도착합니다.
식권을 가지고 식당으로 갑니다. 몰랐습니다. 국수나 죽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지. 다 먹어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Fuku님 정보에 국수 얘기는 없어서리ㅠ.ㅠ 둘다 국수를 우선 선택하고 그 다음 쌀죽을 선택하려고 하니 안된다고 제지합니다. 이론. 국수에 향료가 또 많이 들어가서 마눌님이 잘 못먹더군요. 점심도 도시락으로 때웠는데 음식의 천국 태국에 와서까지 굶겨야 한다니 갑자기 용기가 생깁니다. 아저씨에게 가서 쌀죽 한그릇만 달라고 생때를 썼습니다. 그냥 막 불쌍한 표정으로 달라고 조릅니다. 그랬더니 쌀죽을 주더군요. 대신 반찬은 안된다는 조건으로. 어떻게 합니까 그거라도 가지고 마눌님을 먹입니다. 멀건 쌀죽으로 야식을 해치웁니다. 밖으로 나가니 귤과 파란 망고가 눈에 띠었습니다. 이거다 싶어서 잽싸게 한 무데기를 사서 버스안으로 들어갑니다. 마눌님 눈이 휘둥르게 집니다. 그것으로 부족한 야식을 대신합니다. 망고를 소금 같은 조미료에 찍어 먹으니 마눌님 얼굴이 금세 환해집니다. 마눌님은 과일을 좋아합니다^^.
역시 오늘 계획은 일찍 도착해서 잽싸게 국경넘어서 비엔티안을 휘 둘러보고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것입니다.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비행기가 오후 2시 30분 이기에 가능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6시면 도착한다는 버스가 5시인가에 컨캔인가 도착하네요. 컨캔이 어딘것이여 하면서 지도를 보니 이론 아직 멀었네. 오늘도 역시 계획대로 안될 듯한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9시가 넘어서 10시 가까이 되어서야 농카이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무려 3~4시간이 연착입니다. 원래 6시에 도착하면 빨리 국경 통과해서 9시에 떠나는 쌈느아 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계획이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계획을 수정했는데 큰일날 뻔 했습니다.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내리자마자 툭툭이를 흥정합니다. 100밧을 부릅니다. 자꾸 10km 넘게 가야한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귀찮아서 그냥 2명 60밧에 합의를 봅니다. 마눌님이 현지인들이랑 썽태우 타자고 하는데 오늘 비엔티안 구경을 하겠다는 실낱 같은 희망에 그냥 툭툭이에 탑니다. 추운 아침을 가르며 툭툭이가 출발하는 듯 하더니 이내 국경에 다다릅니다. 이사람 10km는 거짓말인듯 합니다. 그래도 하여튼 왔으니 고맙다고 내립니다.
농카이 국경 수속을 시작합니다. 태국 출국 수속을 하려고 하니 이미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섭니다. 대한민국 국민답게 여러 줄 중 가장 빠를 것 같은 줄에 섭니다. 역시나 때려 맞춘 저희 줄이 빨리 줄어나갑니다. 헉 그런데 도중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새치기를 합니다. 아니 아예 대놓고 줄 사이에 새치기하는 것도 아니고 체크포인트에서 그냥 여권을 들이 밉니다. 정의로운 울 마눌님은 참지를 못하고 뭐라고 하려는 것을 제가 가까스로 막아섭니다. 저 싸움 못합니다. 괜히 내가 맞을까봐 막아섭니다. 출국 수속 후 바로 셔틀버스를 탑니다. 작은 버스에 다닥다닥 많은 사람들을 밀어 넣습니다. 가격이 20밧입니다. 토요일인데도 오버차지를 달라고 합니다. 토요일도 오버차지인지는 몰랐습니다. 또다시 우정의 다리를 달립니다. 옆으로 기차길도 있습니다. 언젠가 기차길이 연결되면 더 편하게 여행이 가능하겠지요.
(사진 : 우정의 다리 셔틀버스에서)
여담으로 라오스는 공업보다도 물류기지나 이동기지로 경제개발의 방향을 틀면 좋을 같습니다. 싱가폴처럼요. 국토에 붙어있는 나라만도 5개고 양쪽으로 막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는 국가가 있으니 육로물류 중심지가 되면 좋을 듯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도 건설이 선행되어야 할 듯합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산이 많아서 도로나 철도가 어려울 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하나의 방법이 될 듯합니다. 가로세로 세계사에도 그런 언급이 있더군요.
비자를 발급받습니다. 비자양식을 두장 받고는 마눌님을 주려는데 마눌님은 그곳에 있는 애기들이랑 노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누가 유치원 교사 아니랄까봐서. 결국 비자 신청서 2장을 제가 다 씁니다. 틀리지 않으려고 고민고민하면서 비자 신청서 2장을 정자로 쓰니 벌써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끝났다 싶었는데 입국 신고서도 써야 합니다. 여전히 애기들 때문에 정신이 없는 마눌님 것까지 제가 씁니다. 4장을 쓰고 나니 꼼꼼한 저로서는 정신이 어질어질합니다. 결국 이름과 여권번호만 제대로 쓰면 되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꼼꼼하게 고민해가면서 씁니다. 30일 비자를 받고 여권에 도장이 하나 더 찍히는 기쁨을 뒤로하고 입국세를 내고 국경을 통과합니다. 원래는 현지인 버스를 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일정대로 소화하려는 실낱 같은 희망에 툭툭이를 딸랏싸오까지 50밧, 다시 독참파 레스토랑까지 30밧에 흥정합니다. 툭툭이가 버스보다 빠를 것으로 생각하고 탄 툭툭이지만 한참 후에 출발한 버스가 결국 우리를 훨씬 앞질러 갑니다. 그리고 툭툭이도 도중에 사람을 많이 태우느라 시간이 지체됩니다. 결국 오늘 비엔티안 일정을 취소하고 돌아오는 날에 보기로 일정을 변경합니다. 도대체 일정대로 되는 것이 없는 날입니다.
(사진 : 뭐야. 새치기가 왜이리 많아)
드디어 수도 비엔티안에 들어섭니다. 한참을 가는데 마눌님이 조용히 물어봅니다. 수도에 언제도착해? 응? 여기가 수돈데? 그래 뭐 수도가 이래. 그도 그럴 것이 고층 빌딩이 딱 하나 보입니다.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3층 이상의 건물이 전무합니다. 계속 빠르게 변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눈에 보기에도 수도로 보기에는 조금 부족한 듯 합니다. 무조건 고층 빌딩과 화려한 네온 사인이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나라의 힘이나 경제의 척도는 수도의 화려함에 있지 않나 합니다. 잘못된 지도자나 이념으로 성장이 정체되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천천히 외국인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도 보이고 영어 간판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12시쯤 독참파 레스토랑에 내려줍니다. 이곳 폰트레블에 항공권 예약을 했습니다. 자꾸 변경되는 제 요구를 다 받아주셔서 예약을 해주셔서 너무 고마웠는데 사장님께서 몸이 아프셔서 안계시더군요.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합니다. 비빔밥을 시켜 먹습니다. 왠만하면 한국음식 안먹으려고 했지만 어쩝니까 한국사람인지라 한국음식이 땡기는 것을^^. 밥을 먹고 근처 미니마트에서 낍으로 환전을 합니다. $1=10,000kip으로 알고 갔는데 10,000kip안되더군요. $260를 환전합니다. 나중에 계산해보니 정말 2,600,000kip을 쓰고 남은 돈은 1,000kip 2장과 500kip 한장입니다. 저의 비용예상 실력, 아무리 생각해도 뛰어납니다ㅋㅋ.
밥을 먹고 그곳 언니로부터 여러가지 정보를 듣고 공항으로 향합니다. 참, 독참파가 라오스 국화라더군요. 독참파를 귀에 붙이고 찍은 울 귀여운 마눌님입니다.
(사진 : 독참파에서 나)
(사진 : 독참파에서 마눌님)
독참파에서 불러준 툭툭이를 타고 공항으로 갑니다. 3,000kip입니다. 공항에 도착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곳의 공항은 우리나라 중소도시 버스 터미널입니다. 국제선은 그래도 괜찮지만 국내선은 역시 버스터미널입니다. 탑승 수속을 합니다. 짐은 컨베이어벨트가 아닌 사람이 직접 차에 실어 나릅니다. 모든 것이 수작업입니다. 수작업의 모든 것이 신기하게만 느껴집니다.
드디어 비행기에 탑승합니다. 난생처음 프로펠러 비행기에 타 봅니다. 옛날 시엠립 공항에서 프로펠러 비행기를 보았을 때 저런게 진짜 날까? 하는 생각을 가졌는데 이걸 드디어 타봅니다. 마눌님이 연신 물어봅니다. 오빠 이건 구름위로 날지 않고 그냥 아래로만 날지? 하지만 저도 그건 잘 몰랐습니다. 그래도 구름위로 가지 않을까? 에이 그러면 추락해버리지 않을까? 저나 마눌님이나 흑석동 촌놈들은 그저 첨단화 되지 않은 문명들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드디어 이륙합니다. 우리의 우려대로 결국 라오항공 비행기는 구름을 통과해서 구름위로 날았습니다. 드디어 추락인가^^.
( 사진 : 비행기를 배경으로 )
( 사진 : 이 프로펠러 돌긴 하는건가?^^)
이런 항공기에서도 마눌님은 기내식을 기대합니다. 작년 에어아시아에서 기내식이 없어서 섭섭해 했던 기내식 매니아 마눌님은 이륙 후 계속 스튜디어스 언니들을 주목하니다. 이륙후 얼마안있어 스튜디어스 언니 한분이 쟁반에 물과 캔콜라를 담아 옵니다. 앗 콜라가지 주네 좋은 항공사네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그 쟁반을 들고 언니는 조종실 안으로 사라집니다. 조종사 형님들 먹을 양식인가 봅니다. 결국 기내식은 기차에서 홍익회 도시락사면 주는 빨데꼿는 물 하나와 영양갱 같은 캔디 3개입니다. 저는 양갱이를 싫어하기 때문에 맛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마눌님은 기내식 매니아 답게 먹고 평을 합니다. 양갱같은데 뭐 그저 그러네 에어아시아보다는 좋네 라구요. 기내식이 있다는 사실에 마눌님은 행복합니다.
( 사진 : 라오항공 기내식)
40분을 날아서 루앙프라방 공항에 추락사고 없이 무사히 착륙합니다. 저희는 알았습니다. 프로펠러 비행기도 구름위를 난다는 사실을. 그리고 이 프로펠러 비행기는 국제선에서도 스인다는 사실을. 수속을 마치고 툭툭이를 찾으려고 나왔는데 툭툭이가 없습니다. 공항에서 나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 론리플래닛에 나와있어 조금 긴장했습니다. 한국인도 없어서 외국인에게 말걸어서 같이 타고 가야하는데 과연 말이 제대로 나올지도 걱정이고요. 그런데 마눌님이 외국인이 탄 툭툭이를 저의 허락도 없이 손을 들어 세웁니다. 쉐어! 라고 외치면서요. 하지만 그 툭툭이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저는 속으로 그게 되겠어 라며 약간은 비웃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걸 그 툭툭이가 조금 가다 섭니다. 안에 탄 외국인이 손을 흔듭니다. 빨리 타라고. 순간 저의 조금 안다는 지식이 부끄러워 집니다. 마눌님 미안. 타고 있던 사람들은 서양,동양인 커플입니다. 저희가 타고 다른 외국인 한분이 더 타고나서 출발합니다. 툭툭이는 푸쉬산 뒤쪽에 섭니다. 비용을 치루려고 얼마를 드리면 되나고 외국인 커플에게 물어보니 자기들이 다 냈으니 괜찮다고 합니다. 우와 마눌님 때문에 공짜로 왔습니다. 땡큐를 연발하면서 비엔티안으로 돌아갈 항공권을 위해 라시투어라는 곳으로 향합니다.
라o투어에서 항공권을 구입하려고 얘기를 합니다. 폰트레블에서 이미 라시투어 쪽에 얘기를 해놓아다고 했는데 라o투어에서는 그 내용을 모르더군요. 표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압니다. 웬만하면 구해준다는 거. 그래서 그냥 됐다고 나가려고 했습니다. 뭐 여기만 여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안된다고 하면 다른 곳으로 가면 되니까요. 저희는 일찍 비엔티안에 도착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저녁 6시 20분에 농카이 출발 기차를 타야 하니까요. 자꾸 기차를 취소하고 자리가 있는 저녁 비행기를 타라는 둥 버스를 타라는 둥 합니다. 버스는 굳이 여기서 안사도 터미널 가서 사면 되니까 그냥 나가려고 폼을 잡으려고 하니 다시 붙잡고는 어디다 전화를 하고는 조금만 기다리라고 얘기합니다. 마눌님은 그냥 나가자고 하지만 인정에 약한 저는 조금만 더 기다랍니다. 그러더니 12시 30분 비행기로 OK를 해줍니다. 그러고는 항공권에 손으로 내용을 적어 내려갑니다. 처음 봤습니다. 항공권에 손으로 직접 작정을 하고는 좌석현황에 OK를 적는 모습은. 솔직히 의심했습니다. 이거 둘이 합쳐서 $130인데 돈 줘도 되는건지 진짜 OK가 된건지 의심스럽더군요. 하여튼 거기서 실랑이를 하다가 시간을 많이 빼앗겼습니다. 원래 남부터미널로 가서 우돔싸이나 퐁살리행 버스를 타려고 했습니다. 어디에 내리든지 하여튼 시간을 조금 아끼자는 생각으로 야간 버스를 이용하는 강행군을 하려고 했습니다. 라시투어를 나오니 17:30입니다. 또 일정 포기합니다. 되는 일정이 없습니다. 바쁜 스케줄에 하루를 또 잃어버리니다. 육로로 퐁살리를 갔다가 배타고 루앙프라방으로 내려오려고 했는데 계획을 급하게 반대 방향으로 바꾸었습니다. 왜그리 퐁살리가 가고 싶었는지 몰랐습니다. 물론 퐁살리에서의 이틀은 그 어떤 곳에서보다 저 즐겁고 재미있었지만요^^.
게스트하우스를 찾습니다. 그런데 왠걸 단 한곳도 방이 없습니다. 있는 곳도 모두 하루 $20이 넘는 방들이니다. 그나마도 비싸다고 안갔다가 정말 방이 없어서 나중에 다시 가보니 모두 이미 나갔습니다. 아차 싶었습니다. 이거 루앙프라방에서 노숙해야하는 거 아닌지 걱정스러웠습니다. 여러 곳을 수소문해서 찾고 또 찾아서 간 게스트하우스가 세이센야(솔직히 기억도 잘 안납니다) 게스트하우스라는 조금 외진 곳입니다. 북부터미널과 공항가는 길목에 있는 외진곳, 가격도 무려 $25라는 천문학적인 숫자입니다. 울며 겨자먹는 식으로 거기서 있기로 합니다. 똑 같은 게스트 하우스에 일본인 남자커플과 호주여자분이 같이 갔는데 모두 가격에 학을 띠었답니다. 안에 들어가니 시설은 괜찮습니다. 욕실도 넓고 침대 두개에도 공간도 조금 있고, TV도 방에 있더군요. 그러나 하루밤에 $25는 조금 너무합니다. 일부러 높인거 같지는 않습니다. 정상요금이 그정도 인듯 합니다.
여장을 풀고 남들 다 1달러 툭툭이 타고 가는 길을 저와 마눌님은 걷고 또 걷습니다. 밥도 먹고 고산족 시장을 보려고 걸었습니다. 10,000kip 해물볶음밥을 먹었는데 세상에 입에서 사르르 녹습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거기가 어딘지는 잘 모릅니다. 정보 여행이 아닌지라 그냥 푸시산 메콩강 반대편 모서리라는 거 하나밖에는 모릅니다. 그냥 너무 맛있어서 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은 못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리플좀. 밥먹고 고산족 시장 돌아보면서 선물을 봐 두었습니다. 조그만한 화장품 가방으로 결정했습니다. 가격은 하나에 10,000kip입니다. 쇼핑 후기는 나중에 얘기하겠습니다. 산 것은 돌아오는 날이니.
( 사진 : 우리 이옷입고 잘까?)
( 사진 : 미인에 양산은 필수!)
저녁 9시가 훨 넘어서 집으로 걸어 옵니다. 툭툭이를 타고 편하게 오려 했지만 왠걸 갑자기 게스트하우스 이름이 생각이 안납니다. 그래서 탈래야 탈수도 없습니다. 결국 전 반팔 차림으로 추위에 떨며 거었습니다. 가는 도중 시끌벅적하게 왠 잔치를 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무슨 행사인지 잘 모르지만 사람들이 춤추고 음식을 먹고 있더군요. 호기심 많은 마눌님이 들어가자고 합니다. 양반인 저는 에이 그냥 가자고 합니다. 그러나 마눌님은 벌써 양복입고 아기안고 들어가던 남자분한테 들어가도 되냐고 바디랭귀지로 물어봅니다. 그랬더니 그 남자 얼굴에 미소를 겁나게 띄우더니 오케이를 연발합니다. 정말 순식간에 마눌님땜에 잔치에 참석했습니다. 일단 들어갑니다. 왜냐하면 마눌님이 벌써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꽤 큰 잔치입니다. 중앙에서는 라오전통 춤이라는 손꼬기 춤을 추고 있고 양 옆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있습니다. 그 남자분은 우리를 자기 자리로 안내하면서 정말 친절하게 진심으로 환대해 주었습니다. 음식도 부페이고 라오비어는 무한정 공급되는 듯 했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그런 잔치는 높은 사람들의 행사일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그 잔치는 남자분 친척의 결혼식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남자분의 안내대로 잔치음식을 먹었습니다. 방금 밥을 먹어서 아임풀이라고 연신 외치며 조금 덜어도 안된다고 접시에 꽉 채워줍니다. 그리고 갖가지 음식이 무언지 알려줍니다. 그리고는 같이 음식을 먹으면서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는 루앙프라방 내 학교 영어선생님 이었습니다. 나이는 24세이고 이름은 Ko라고 소개합니다. 참 신기합니다. 이런 곳에서 다른 여행객이 경험하지 못하는 라오식 잔치와 영어선생을 만나고 그들의 얘기를 듣고 우정을 쌓는 사실이 신기하게만 느껴집니다. 이것이 다 마눌님의 공입니다.
( 사진 : 선생친구와 둘이 한컷 )
내일 저희는 농키아우로 떠난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랬더니 안된다고 내일이 올해 마지막 날이라서 밤새도록 파티한다고 하루만 늦게 가라고 난리입니다. 같이 밤새자고 합니다. 정말 끈질기게 진심으로 얘기하더군요. 저도 그러고 싶었답니다. 라오스가 좋아지니 사람도 좋아지고 그곳에서 얘기도 하고 싶고 알고 싶고 했답니다. 그러나 한정된 열흘동안 라오스를 여행하려니 그렇게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답니다. 정말 안된다고 하고 그날 한 2~3시간 동안 같이 이야기하며 사진도 찍고 그 친구 애기도 보면서 놀았답니다. 마지막 가려고 하니 굉장히 안타까웠나 봅니다. 핸드폰 번호를 적어주면서 다시 오면 연락하라고 합니다. 자기가 차도 있고 친구가 게스트하우스 하니 알아서 해주겠다고 합니다. 제가 학생으로 라오스를 여행해서 그 친구를 만났다면 정말 좋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루앙프라방에서 밤새 술친구 하고 싶으신 분들은 연락주세요. 연락처 드리겠습니다. 까올리 Kim과 Koo 얘기를 하면 생각날 것입니다.
(사진 : 가족들도 같이. 애기 사진이 있는 줄 알았는데 없네요)
그런데 그 친구 영어선생인데도 불구하고 영어를 잘 못알아 듣고 유창하지는 않습니다. 폐쇄적인 사회에서 대한민국만큼 영어가 빡세지 않은가 봅니다. 그냥 대학에서 같은 라오스인에게 영어배우고 영어 가르치고 하니 발음이나 여러가지 부분이 한국의 60~70년대처럼 부족한가 봅니다. 참 그친구 아버지도 선생님이라고 하네요.
마눌님 덕분에 좋은 경험과 친구를 사귀고 고급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와 잠을 청합니다. 하루가 스펙타클하게 간 듯 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