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19박 26일 5개국 08일차 - 어중간한 생일, 루앙프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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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19박 26일 5개국 08일차 - 어중간한 생일, 루앙프라방

카이딘 7 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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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벵) - 루앙프라방


지출

 

아침 시장통 국수    40B           1600원
빡벵 치킨샌드위치   10000K       1530원
빡벵 큰 물          20B           800원
루앙프라방 채식뷔페 5000K        760원
수박주스            5000K        760원
비어라오 숙소       10000K       1530원
비어라도 가게       18000K(두병)  2750원

 

총계              60B + 48000낍  9740원


 

알람은 7시 반에 맞춰 놨으나 눈은 6시 반에 자동으로 떠진다

 

라오스와 우리나라의 시차는 2시간이니 우리나라로 치면 이곳 6시 반이 8시 반인 셈이다

 

한국에선 보통 7시 쯤 일어나니...

 

여행 온 지 8일째 인데 아직도 몸이 라오스에 적응이 안 된 모양이다

 


 

핸드폰의 알람을 꺼두려고 보니 핸드폰 화면에 써있는 ‘새로운 문자가 왔습니다’

 

문자 몇 통의 내용을 확인하니 내 생일 축하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렇지.. 오늘은 내 생일이다

 

이역만리 라오스, 그것도 루앙프라방 같은 이름 알려진 도시도 아닌, 그저 중간 경유지일 뿐인 어중간한 빡벵이란

마을에서

 

아침에 혼자 생일을 맞으니 왠지 기분이 묘했다....

 

그러나 나쁜 기분은 아니다

 

뭔가 색다른 느낌이다 오히려 이상하게 맘에 든다

 


 

이곳 숙소에서 먹는 밥은 왠지 비싼 것 같고 9시에 배를 타기 전 시간도 많이 남아서 마을 구경도 할 겸 밖으로 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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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바로 옆에 있는 마을이라 안개로 강가의 산들은 온통 뿌옇다

 


 

빡벵의 선착장에서 내리면 좌우로 마을로 향하는 두 갈래의 길이 있다

 

왼쪽보다는 오른쪽에 괜찮은 숙소와 가게가 많다고 한다

 

나는 왼쪽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있었기 때문에 오른쪽에는 뭐가 있었나 궁금하여서 한 번 가본다

 

길 가에는 아침 일찍부터 장사를 시작한 여인네들이 가게에 앉아 있다

 

옆을 지나가니 ‘싸바이디(라오스 말로 안녕하세요)’ 하며 웃으며 인사를 한다

 

어리둥절하다 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장사꾼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다니....

 


 

이곳 빡벵은 그야말로 여행자들 대상으로 장사하는 마을이라서 그렇게 들이대는(?) 줄로 알았는데

 

이곳 뿐만 아니고 루앙프라방에서도 그랬다 라오스인이 원래 그런가보다

 


 

싸바이디...

 

태국어 인사말인 ‘싸왓디캅’ 과는 비슷하면서도 듣기에 느낌이 더 친근해서 좋다

 

라오스 여행을 준비할 때 많은 사람들이 쓴 라오스 여행을 비추하는 글들을 봤다

 

그 글들의 내용은 대개

 

‘라오스인들은 예전처럼 순박하지 않다’

 

‘여행자들이 뿌린 돈 맛을 알더니 사람이 바뀌었다’

 

등등의 라오스 사람들의 성격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여행에 와서 내가 느낀 라오스인들은 그렇게 나쁜 사람들은 아니었다

 

대개의 사람들은 친절하고 잘 웃었다

 

미친 듯이 돈을 밝히는 사람과 사기 치려는 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베트남 사람들은 미리 조사하고 간 대로 죄다 사기꾼에 ‘최악’이었다

 

어째서 한국에서 국제 결혼하면 베트남 여자가 손꼽히는지 이해가 안갈 정도였다

 

‘베트남 편’에서 설명..)

 


 

가다가 길거리 가게에서 치킨 샌드위치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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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착한 만 킵... 어제 훼이싸이 부두에서 바가지를 쓴 모양이다

 

샌드위치를 완성한 후 반으로 뚝 잘라서 스티로폼 용기에 담아 랩으로 칭칭 감아서 포장을 해준다

 

나중에 이곳에서 루앙프라방으로 배를 타고 가면서 점심으로 먹을 수 있게 함이다

 

나는 일단 이것은 점심에 먹으려 남겨두고 아침은 샌드위치가 아닌 것으로 해결하려 주변을 둘러본다

 

하지만 주변에 보이는 식당들은 가격이 제법 쎘다

 

현지인 식당은 없는 것인가?

 

난 일단 더 마을을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부두 오른쪽으로 더 걸어 올라가니 현지인들이 사는 마을이 나온다

 

이곳까지 걸어 올라오는 여행자는 적은지, 현지 아이들이 나를 쓰윽 쳐다본다

 

안녕~

 


 

아침부터 사람들이 일하느라 마을은 분주하다

 

그러나 대개 일하는 것은 ‘꼬마’ 여자애들이다

 

머리에 광주리를 하나씩 이고 가파른 경사길을 걸어 올라간다

 

가게에서 장사하는 사람들도 거의 다 여자다

 

내가 묵었던 숙소 역시 여주인이 돈을 받고 숙소 관리를 한다

 


 

‘전형적인 한국 남성’의 시선으로 처음 이 모습을 보았을 때

 

힘들게 일하는 이곳 여성들이 불쌍해보였다

 

연약한 여자에게 이런 일을 시키다니....

 

하지만 이곳 라오스는 여성이 가정에서 남성보다 더 힘이 강한 모계 사회라는 것을 알게 된 뒤,

 

이러한 생각이 사라졌다

 

힘들게 일을 하는 만큼, 이들은 가정에서 그만큼의 권리를 얻기 때문이다

 

‘의무를 수행하고 권리를 얻는다’ 이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바람직한 것이다

 


 

웹서핑을 하다 보면 자주 남녀가 나뉘어 서로 헐뜯고 다투는 모습을 보게 된다

 

심지어 이들은 육두문자를 남발하며 논리를 잃고 인신공격까지 한다

 

‘남자만 져야하는 병역 문제’ ‘여성부 존속 문제’ ‘시댁과 며느리 사이의 문제’ 등의 주제로 싸운다

 

남녀가 평등해지기 위해선 남녀가 서로 자신의 권리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고 먼저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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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여기까지 먼거리를 행차한 한국 차도 있다;;

 


 

좀 더 길을 걸어 올라가니 현지인 시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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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로 이런 것을 원했다 ㅠㅠ

 

진흙탕 시장 바닥에선 오리가 뛰어 다니고 생선가게의 어망 속에선 두꺼비가 도망가려고 헛된 시도를 하며 날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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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속에서 힘차게 몸부림치는 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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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한 귀여운 파인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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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활보하는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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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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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망안에서 헛된 탈출 시도를 하는 두꺼비들 ㅠㅠ

 

 

국수를 파는 집이 있길래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한 그릇에 7000낍이라고 한다

 

낍이 없어서 바트로 내도 되냐고 하니 40밧을 달라고 한다

 

대충 머릿속으로 계산해도 40밧이면 만 낍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미리 충분한 금액을 환전해 오지 않은 것은 내 잘못, 그냥 40밧을 내고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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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의 맛과 들어간 재료는 태국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재빨리 한 그릇 비우고 시장 구경을 하였다

 


 

내려오던 중 주변 가게에서 큰 물 한 통을 샀다

 

가격은 5000낍, 어제 숙소에서 동일한 것을 만 낍에 샀으니 어젠 바가지를 꽤 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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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짐싸서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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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묵은 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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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와 짐을 싸고 나와서 선착장에 도착한 시간은 8시 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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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 옆에는 일본이 이곳에 식수를 공급하는 기기를 설치했다는 안내판이 있다

 

물론 바람직한 일이지만 일본이 2차 세계대전때 동남아에 어떤 짓을 했는지 생각해 보면 정말 주도 면밀하게

 

이미지 개선 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전 날, 배가 9시에 출발한다고 하였지만 오늘 아침에 그다지 할 일이 없어서 일찍 나왔는데 오히려 행운을 잡게 된

 

어제 탔던 불편한 좌석의 배와는 달리 이번 배의 좌석은 자동차의 시트를 떼온 것인 듯 아주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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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에게 나의 티켓을 보여주며 ‘내가 어제 타고 온 배는 이 배가 아닌데 타고 괜찮겠는가?’ 하고 물으니 상관 없단

 


 

그렇다고 이 배의 좌석이 모두 자동차 시트로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선체 앞 부분에 있는 좌석, 약 12개 정도만 시트이니 편하게 가고 싶은 사람은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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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들은 아예 바닥에 드러눕는 스킬을 사용했다

 

 


 

배는 사람을 꽉 채우고 예정 시간 보다 일찍 출발을 했다

 

다음 배를 탈 사람은 숙소에서 조금 늦게 출발해도 상관 없을것 같다

 


 

배를 타고 가는 과정은 어제의 연속이어서 별로 특이할 것이 없었지만

 

중간에 어떤 강가의 마을에 멈춰 서서 쌀 수십 포대와 닭, 오리를 가둔 대나무 통발(?)을 싣은 것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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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과 오리는 배의 지붕에 올려 놓는다

 

배의 바닥을 들어내면 아래에 큰 공간이 있는데 이 곳에 쌀 수십 포대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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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담기는 엄청 많이 담는다 ㅡㅡ;; 한 두 포대 실으면 끝날 줄 알았던 작업은 한 시간이 되어서야 끝난다

 

배가 가라앉는 건 아닌가 걱정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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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 앉아 있는 뭔가 불만족한 표정의 꼬마

 


 

다시 가던 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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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빨리 배 옆의 설치된 천막을 감고 있던 끈을 풀러 천막을 쳐서 들이 치는 비를 막는다

 

덕분에 빛 까지 막아서 배 안은 어두컴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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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행자가 묘사한대로 ‘밀항선’이란 말이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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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이곳에서는 로밍도 되지 않는다 ㅠ

 

 

폭우로 인하여 배를 타고 가는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도 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지붕 위에서 비바람을 그대로, 그것도 통발 안에 갖혀서 맞고 있을 닭과 오리들

이었다

 

얼마나 불쌍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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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살아 있었구나 ㅠㅠ

 


 

배는 중간에 어떤 곳에 멈춰서 구명조끼ㅡㅡ를 다량으로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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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깐 지금 여차하면 배가 침몰할 수도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미리 구명조끼를 준비해두는것?

 

왠지 무서운데... ㅠㅠ

 


 

9시에 출발한 배는 오후 5시에 총 8시간 걸려서 루앙프라방 선착장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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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선착장에 내리면 삐끼들이 미친듯이 달려든다

 

대개 50000낍을 제시한다

 

나는 어디에 묵을지 정하지도 못한 상태였지만 대충 조마 베이커리 옆 골목에 숙소가 많다는 것을 들어서 그곳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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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는 길 앞에 어제 배에서 인사를 나누었던 브라이언, 오도, 짐, 독일녀가 함께 가는 모습이 보였다

 

빨리 따라가서 같이 숙소를 잡을까도 생각해보았지만 왠지 귀찮아져서 그만 두었다 ㅡㅡ;;


 

지금 내 수중에 있는 돈은 만 낍 도 안되기에 일단 환전을 하러 큰 배낭을 매고 낑낑대며 루앙프라방의 중심 거리를

걷는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어떤 서양인 커플에게 은행이 어디 있냐고 물으니

 

은행은 저기에 있으나 아마 오늘은 이미 닫았을 것이라고 한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가보았으나 역시나 문이 닫힌 상태, 이젠 돈도 없이 노숙할 처지에 놓였다

 

여행사에서 환전할 생각으로 들어가 물어보았으나 1달러에 8200낍 정도 준다고 하니 1달러당 300낍 정도를 손해봐

야한단 말이다

 

일단 나와서 거리를 더 돌아본다

 

그러다가 목격한 곳이 바로 이 레스토랑 옆에 있는 사설 환전소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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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율도 1달러에 8506낍!! 은행과 거의 같거나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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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근데 중국 인민폐 까지 바꿔주면서 왜 한국돈은 환전 안해주는겨? ㅡㅡ

 

 

100달러를 850500낍으로 바꾸었다

 

(원래 환율을 그대로 적용하면 당연히 이 돈보다 100낍 많은 850600낍을 받아야 하지만 100낍짜리 지폐는 이제 쓰

이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준다고 한다)

 


 

이젠 숙소를 잡아야 할 때가 왔다

 

조마 베이커리로 열심히 걸어가서 우회전을 하여 골목에 들어서니 좌우로 게스트하우스들이 즐비하다

 

어디로 들어갈까... 하면서 주위를 살피는데 현지인 복장을 하고 얼굴이 새까만 어떤 청년이 나에게 말을 건다

 

‘한국인이세요?’

 

‘헉!! 네 ㅡ_ㅡ;;’

 

피부가 많이 탄 것으로 보아 주로 여행을 길게 다니는 일본인일 줄 알았는데 정말 의외로 한국인인 것이었다;;

 


 

이분은 내가 숙소를 아직 정하지 못하였다면 자신이 묵는 숙소에 방을 잡는 건 어떻겠냐고 한다

 

방을 잡으면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한다

 

어차피 여러 숙소들의 숙박비가 비슷하다면 같은 한국인이 있는 숙소에 묵는 것이 좋을 듯 하여 이 분을 따라갔다

 

이미 이곳에 이 분을 포함하여 한국인이 4명 묵고 있다고 한다

 

이 분, 혼자 온 여자 한 분, 커플 한 쌍

 


 

따라가서 방을 둘러보니 내가 지금까지 묵은 방들 중 가장 깔끔하고 시설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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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를 최근에 지은 듯 청결했고 가족이 운영하는 것이라 가족적인 분위기가 있어 좋았다

 

개인욕실, 트윈 베드, 햣샤워, 에어컨에 8만낍이었다

 

나는 에어컨이 안 나오는 조건으로 6만낍에 묵었다

 


 

짐 정리와 샤워를 하고 나와서 그 분과 저녁을 먹으러 거리로 향했다

 

간 곳은 루앙프라방의 명물(?) 5000낍 짜리 야채 뷔페

 

5000낍을 내고 접시 하나에 여러 가지 라오스 음식들을 담을 수 있을 만큼 담아서 먹는 것이다

 

이런 가게가 이곳 루앙프라방에 상당히 많다

 

하지만 저녁에만 열기 때문에 아침과 점심에는 먹을 수가 없다

 

음식 종류는 볶음밥, 국수, 야채 조림 등 야채와 곡류를 위주로 했으며 고기류는 없었다

 

하지만 5000낍이라는 가격은 한국 돈으로 800원 밖에 안해 아주 저렴할뿐더러, 많은 양을 먹을 수 있어

 

여행자들에게 보통 메리트를 갖는게 아니다

 


 

우걱우걱 다 먹은 후에는 길거리에 파는 과일 쉐이크 한 잔

 

이곳 루앙프라방에서는 5000낍 정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접할 수 없는 망고, 파파야, 드래곤 프루트 같은 과일 쉐이크를 저렴한 가격에 마실 수 있어 자

주 애용했다

 

(다만 망고는 다른 과일 쉐이크보다 조금 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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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스타쀍스와 같은 카페에서 마시려면 8000원 쯤 하려나?

 

이곳에선 그 값의 1/10이다

 

속이 보이는 투명한 컵에 이미 썰려 있는 과일이 들어 있고,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선택해서 주면 즉석에서 갈아준

 


 

이 분이 같이 루앙프라방 야시장을 구경하자기에 따라갔다

 

주변 지리도 파악하지 못했고 이 늦은 밤에 어디 다른 곳에 갈데가 있나 싶었기 때문에

 

제법 현지스러운(?) 분에 이끌려 간 것이다

 


 

커다란 도로에 빽빽이 늘어선 간이 천막아래 수많은 라오스 상인들이 좌판을 깔아 놓고 장사 중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은 밤에만 서는 야시장이라고 하는데

 

원래는 차가 다니는 도로인 것을 밤에 차량의 통행을 막아 시장이 선다고 한다

 

현지 고산족들이 짠 직물, 여러 가지 가방, 옷 등 이것저것 구경한 것은 많으나

 

가장 관심있게 본 것은 라오스의 전통주인 라오라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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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한 병에 담아 파는데 그 가격은 15000낍(약 2400원)

 

작은 양과 이곳 물가를 생각한다면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나는 아직 여행 초기라 짐을 늘리기 싫어서 안사고 이 분은 하나 사가시고 싶은지 흥정에 들어간다 ㅋㅋㅋ

 

이 분 흥정에 달인이신지 5000낍까지 깎았다;; 정말 대단하다

 


 

시장 구경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가니 할 것이 없어서 나와서 한국인 둘이 한 잔 하기로 했다

 

드디어 비오 라오를 사서 마실 수 있게 되었구나... ㅠㅠ

 

돈이 있다는 건 이렇게 좋은거다

 

그 동안의 강제ㅡㅡ 금주 기간 동안 얼마나 맥주의 목 넘김이 그리웠던지...

 

숙소에서 비어라오를 팔기 때문에 조달은 간단했다 ㅋㅋ

 

병을 딴 뒤 설레이는 마음으로 입구를 입에 대고 한 모금 흘려 넣었는데...

 

음... 이 맛은?

 

美味!!! 보리다... 나는 지금 황금빛 보리밭에 와있어!!

 

구수한 보리향과 쌉쌀한 호프향이 잘 어우러진 좋은 맥주로다 ㅠㅠ

 


 

게스트 하우스 앞에 돌로 된 의자가 있는데 그곳에 앉아서 열심히 병나발을 불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분은 28살이고 자동차 업계에서 일한다고 했다(이름은 밝히면 안되겠지..)

 

잠깐 일을 그만두고 여행에 들어왔으며 앞으로 2달 정도 동남아를 돌아다닐 생각이라고 한다

 

오오... 2달이라니 정말 부럽다 ㅠ

 

하지만 역시 직장인들은 여행을 길게 나올 수 없구나.... 나는 늦게 전에 한 번 해봐서 다행라고 생각한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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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노상(?)에서 열심히 병을 불고 있는데 아까 말씀하셨던 혼자 여행 왔다는 여자 분이 숙소에 돌아오셔서 술판

에 합류했다 ㅋㅋ

 

원래 있던 곳은 2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좁은 자리여서 장소를 옮겼다

 

그래서 옮긴 곳이 20m 떨어진 메콩강 옆 방둑 ㅋㅋ

 

우리나라로 치면 한강고수부지에서 소주병을 까는 것이다

 

열심히 고딩처럼 강가에서 비어라오를 마시니 참으로 재밌었다 ㅋㅋ

 

강에서 부는 밤바람도 시원하고.... 어슴푸레한 가로등 불빛이 비추는 강둑에 앉아 술을 마시니 기분이 대략 좋다...

 

그것도 오늘은 내 생일인데 ㅡ.,ㅡ

 

결국 나는 비어라오 3병을 까게 된다(술도 약한 놈이 ㅠㅠ)

 


 

새롭게 합류한 이 여자 분은 29살이고 한국에서는 기업체에서 영양사 일을 한다고 했다

 

이 분에게 내 나이를 맞춰보라고 해보니 정말로 당연한 듯이, 절대로 틀릴 리가 없다는 듯이 25라고 한다 ㅡㅡ;;

 

분명 밤거리라 어두워서 내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 일거야... 분명히... 그래야만해... 제발...ㅠ


 

(앞으로 이 분과 이틀 동안 즐겁게 루앙프라방 관광을 함께 하게 된다)

 

그렇게 3명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었다

 


 

남자 분은 내일 아침 버스로 루앙남타로 간다고 한다

 

만난지도 얼마 안됬는데... 모처럼 만난 한국인이었는데 참 아쉽다

 


 

이윽고 밤은 깊어져서 즐거웠던 술자리는 어쩔 수 없이 접고 숙소로 돌아갔다

 

각자의 방에 들어가기 전, 나는 내일 아침에 루앙프라방의 관광명소인 빡우 동굴에 여자 분과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

 

원래 내 일정이 그랬는데 여자 분도 그곳에 가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 분이 흔쾌히 승낙하고 내일 아침에 숙소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방에 돌아와 다 씻고 자리에 누우니 기분이 좋다

 

어젯밤에 빡뼁의 숙소에서 판자로 지어진 방에서 도마뱀과 바퀴벌레와 함께 오순도순 지낸 것과 비교하면

 

침대의 시트도 깔끔하고 개인 욕실도 있는 이 방은 정말 천국이다!!

 

아까 마신 비어 라오 때문에 적당히 알딸딸한 상태에서 기분 좋게 잠에 들었다..

 

내일은 빡우 동굴이란 말이지...

7 Comments
너바나 2009.09.20 11:02  

여행기 잘보고 있어요.

제가 라오스 갔을때는 달러환율이 900원근처였구요.
 
아마 달러당 10500낍근처였으니, 1000원이면 12000근처였을꺼예요.

물가 참 싸다고 느꼈어요 그땐,

그런시절이 또 올까요? ㅎㅎ

카이딘 2009.09.22 23:57  

세상에.. 그렇게 좋은 시절이 있었다니;; 예전에 TV에' 원화가치가 높아지면서 해외여행이 증가한다'라는 뉴스가 나오면 이해가 안갔는데 제가 여행을 다니다 보니 이해가 팍팍!! 가게 되었어요 ㅋㅋ 작년에 여행할때는 유로화를 가지고 다니면서 환전을 했는데 그때 1600원대가 요새는 1800원대더군요;; 2년전 일본 여행갔을땐 100엔에 730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300원대;; 거의 두배가 올랐네요..;; 우리 경제 대통령님께서 일을 잘하고 계신 모양입니다 ^^

태린 2009.09.23 15:02  
크..그립다....현지인들 시장..

까오삐약..퍼..비어라오....바게뜨...

라오라오..ㅠㅠ 그맛있는 독주...
카이딘 2009.10.10 21:04  

윗 여행기에서 나온 분이 감사하게도 라오라오를 맛보여 주셨는데

맛이 참 좋더군요 ^^ 

독주라고는 하는데 달달하니 독하지도 않고.. 곡주라 그런지 숙취가 좀 염려되긴 하지만요 ^^;; 

dandelion 2009.09.24 13:23  

여행기 너무 재밌어요~ 살짝 부럽기도 하네요..
저도 직장인이라 가장 길게 휴가를 갈수있는게 9일뿐이라서요~~
라오스도 더 늦기전에 꼭 가보고 싶네요..
바게뜨는 베트남에서 맛있게 먹었었는데 라오스에도있네요~  비어라오 맛이 진정 궁금해지네요

카이딘 2009.10.10 21:09  

예 베트남을 갔을 때도 많이 보이더라구요 ^^

라오스에서 너무 많이 먹어서 질려서 베트남에선 안사먹었지만 ㅠ

휴가 때 라오스를 가신다면 꼭 비어라오를 드셔보세요~ ㅎㅎ

맑은소망 2009.10.14 14:20  

대학 다니는 아들녀석과 라오스 갔을때만해도 달러당 1000원 정도였는데...
루앙프라방의 야시장이 그립네요.
물건 사면서 너무 많이 깍는다고 아들녀석에게 핀잔들었는데
또다시 가고 싶어지네요.
여행기 정말 잘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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