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아 칸 3 - 유적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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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아 칸 3 - 유적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虛堂 10 2096

압사라의 요염한 자세에 佳人은 한 눈을 팔고 있다.

비록 이곳 부조가 깊지는 않지만 예술적인 조각 솜씨는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가슴에서 배꼽으로 이어지는 몸의 변화까지 육감적으로 표현했다.

신선 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지 모른다고......

눈을 지긋이 감고 춤의 삼매경에 빠져있는 압사라에 정신을 놓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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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맑고 덥던 날씨가 순식간에 폭우를 몰고 왔다.

오늘이 여행 6일째로 하루도 쉬지 않고 비가 내린다.

쉬지 않고 내리는 비는 佳人의 발에서 쉰내를 나게 한다.

쉰세대의 쉰내.....

밝은 날 햇살은 비치고 비는 폭우처럼 내린다.

 

요염한 압사라 자태에, 佳人 마음만 흔들리고....

찾는이 많지 않고, 컴컴한 유적 더미 속에서....

창 밖으로 쏟아지는, 소낙비 소리를 듣는다.

처마 밑에서 비 피하며, 나그네는 하염없이 서성이네.... 

 

잠시 컴컴한 유적 속에서 상념에 빠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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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에서 비를 피한다.

지금 우리가 피신해 있는 곳은 바로 왕만이 출입했다는 동쪽의 전용 출입문 아래다. 

그러나 이곳 지붕은 믿을게 못 된다.

잠시 후 돌 틈사이로 비가 흘러 내리며 이리 저리 피해도.....

내리는 비 보다 틈사이로 쏟아지는 비의 양이 더 많다고 생각된다.

한 무리의 외국인들과 함께 동문 본관 입구에서 비를 피해 본다.

세월의 흐름에 이미 유적의 지붕은 모두 틈이 벌어져 내리는 빗줄기에 속수무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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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앞에서 장사를 하던 아주머니도 갓난 아이를 안고 우리에게로 비를 피하러 들어 온다.

아주머니 여기도 이미 만원이구먼유~~ 

그래도 함께 비를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빨랑 들어 오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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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후 퍼붓는 비를 뚫고 이번에는 맨 발로 아이도 달려온다.

"아이야~ 이미 너는 다 젖었단다.

여기에 와서 비를 피하나 그냥 내리는 비를 맞으나  마찬가지야~~"

그래도 뛴다.

다 젖은 몸을 피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을까 만은....

비는 억수로 퍼 붓는다.

밀림속에서 내리는 비는 우리들의 시야마져 가려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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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40분 쏟아지던 비는 신기하게 멈춘다.

비올때 제일 걱정스러운게 카메라다.

그래서 비닐 봉지에 넣고 렌즈만 빼꼼이 나오게 하여 사진을 찍다보니 네 귀퉁이에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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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나중에 들어온 이 녀석이 비가 그치기도 전에 제일 먼저 튀어 나간다.

이런 습도가 높은 지방에서는 빨래를 해도 잘 마르지 않는다.

제일 빨리 말리는 방법....

정답은?

그냥 입고 무조건 돌아 댕긴다.

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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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에서 비 맞아 봤수?

나 맞아 봤수...

그것도 3일 내내 비슷한 시간에....

비가 그치니 한결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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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도 큰 나무가 유적과 합의 동거를 요구하고 있다.

바로 동문 입구에서 본관을 향하여 보면서 커다란 나무와 어우러진 유적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다.

 

이곳의 유적중 부모에게 바친 유적은 모두 지상에다 단층으로 그냥 세웠다.

신전과는 다르게 높이 세우지 못한 것은 더 크고 높이 세우면  신들이 짜증을 내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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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비를 피했던 동쪽 본관 출입구...

바로 자야바르만 7세 전용 출입문이다.

문 입구가 상당히 높고 넓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 갈 수록 문은 작아지고 마지막에는 허리를 숙여야만 통과할 수 있게 만들었다.

비록 아버지는 왕이 아니었으나 자식이 왕이 되면 죽은 아버지도 호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죽은 뒤에 아무리 효도를 받으면 무엇하나?

지금이라도 부모님에게 전화라도 한 통화 드리는게 효도의 첫걸음이다.

추운날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건네자.

보일러 댁에 아버님 놓아드리는 우는 범하지 마시고....

그러나 자야바르만 7세는 휴대전화가 없었단다.

아직도 비닐 봉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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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위 사진의 사원 본관 건물 왼편을 돌아 외곽으로 걸어 서문 방향으로 나아간다.

이곳에는 사람의 인적조차 없다.

그런데 앞쪽에 압사라닷~~

갑자기 저 멀리서 왠 압사라가 걸어 나오는게 아닌가?

오잉~ 자세히 보니 울 마눌님이다.

마눌님~ 佳人이 잠시 헛 것이 보였구먼유~~

그런데 어디 갔다가 그리로 나오는가요?

울 마눌님은 무섭지도 않은가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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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로 변한 이곳의 사암과 라테라이트가 금방 내린 폭우로 그로테스크한 인상을 풍긴다.

그렇지 않아도 사람들이 많지 않은 이곳의 외곽은 아무도 없다....

방금 내린 비에 흠뻑 젖은 유적과 울창한 나무들....

 

이곳 주위에는 건립 당시에는 하나의 도시형태였으며 사원 내부는 많은 수도승들과 제자들이 교리를

공부하는 곳이란다.

 

아래 보이는 사진을 보면 죽은 나무의 뿌리가 유적을 움켜쥐고 있는 모습이다.

저 나무는 죽어서도 유적을 놓지않고 끝까지 버티기 작전으로 들어갔다.

그래~ 끝까지 함 해 보자는 게지?

오히려 그 덕분에 그 부분만 무너지지 않고 옛 모습을 지키고 있다.

세상의 일이란 정말 순리대로 이해하기가 이렇게도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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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아 칸이란 명칭은 건축 당시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유적 중 하나란다.

건립의 유래를 표기한 산스크리트어에는 자야스리라고 기록되어 있다는데 이는 자야바르만 7세의 원래

이름이었다고 하면 자야스리나 프레아 칸은 신성한 칼이라는 의미란다.

그는 참파왕국과 전쟁후 파괴된 왕궁을 복원하는 동안 이곳에 임시로 거처를 삼았다고 한다.

  

프레아 칸에서의 이동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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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외부는 아무도 없어 무척 조용하다.

이런 곳을 호젓하게 거닐 수 있다는게 프레아 칸의 매력이지 않겠는가?

복잡하고 어두침침하고 냄새나는 내부 보다는 이곳에 방문한다면 본관 외부로도 한번 걸어보자.

3시 30분까지 1시간 20분 머물렀다.

큰 사진은 개인 블로그로 : http://blog.daum.net/nhk2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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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佳人

사진도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어 아무리 많은 것을 가져도 만족할 수 없다.

                         그리고 그 만족이 항상 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또 달려 나간다.

                         그러나 그 만족이란 놈은 항상 우리 뒤에 있다.

                         공연히 헥 헥 거리며 뛰어 다니지 말자.    

10 Comments
홀로남 2009.01.19 11:11  
맞아요. 외부를 돌아가서 동문으로 들어오면 마치 왕이 된 기분이더라구요.
虛堂 2009.01.19 14:22  
늘 홀로남님이 함께 하셔서 외롭지 않습니다.
마치 함께 유적을 둘러보고 있는듯 합니다.
홀로남 2009.01.19 15:12  
캄보디아를 10번 다니는동안 시엠립은 꼭 들렸습니다.
친구들과, 장성한 딸과 함께, 간혹 나혼자만의 여행을 하면서도 이상할만큼 꼭 가게 되더라구요.
그런데도 아직까지 못 본 유적지가 상당히 많아요...ㅜㅜ
虛堂 2009.01.19 18:17  
캄보디아에 여러번 가셨군요...
그래도 아직 못가보신 곳이 계시다는 말씀?
저도 나중에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습니다.
그때는 유적뿐만 아니라 그곳의 사람들과 자연과.....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싶습니다.
맨유사랑 2009.01.19 21:13  
제가 2월 첫째주에 앙코르왓을 가는데 지금 우기 인가요?? 비오면 큰일 인데..
虛堂 2009.01.19 22:11  
아주 좋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홀로남 2009.01.19 21:25  
1~2월이 여행의 절정입니다.
11월부터 4월까지가 건기입니다.
虛堂 2009.01.19 22:13  
지난 11월에는 매일 비가 왔습니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매번 유적 속에 있을 때만 내려서 비를 한 번도 맞지 않았습니다.
아마릴리스 2009.01.19 23:17  
비속에 유적지 인상적이예요^^
비닐봉지 속의 사진도 인상적이고요 ㅋㅋㅋ

저는 보통 유적지에서 한시간에서 두 세시간 소요해서 천천히 유적을 보는데
프레아칸에서는 너무 허둥지둥 보고 나오는 바람에
제대로 감상할 시간이 없었어요 흑..ㅠㅠ

그래도 가인님 덕분에 다시 한번 프레아칸에 간 듯 해서 너무 좋아요^^

제일 행복했던 시간은 유적지를 앞에두고 천천히 가이드 북을 다시한번 음미하고
또 유적지 사이사이에서 조각들에 관한 신화이야기를 앉아서 천천히 읽이보면서
퍼즐놀이 하듯 맞춰보던 그 시간이 가장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가인님 글을 읽으면서
그때의 행복했던 순간들이 자꾸 떠올라 미소지으면서도
마음은 그곳으로 다시 가고 싶어져 동동거려집니다.
虛堂 2009.01.20 00:28  
저는 지도 한 장만 달랑 들고 그곳에 갔습니다.
유적에 관한 내용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가이드도 없이 마눌님 하고 들이서....

사실 이곳에 갈 생각도 하지 않다가 비행기 티켓을 끊을 때 애드 온하면 싸게 갈 수 있다고 해서....
그러다 보니 내용이 부실하고 혼자의 생각만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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