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 방비엔's 記憶 story 4
방비엔 story 3
04월 05일 ~ 04월 13일
내일 방비엔을 떠날 계획이니 오늘은
낮잠도 자며 띵까띵까 놀다가
나름 유명한 탐푸캄이나 슬쩍 다녀올 생각이다.
마지막일지 아닐지 모를 방비엔을 느끼며..
<방비엔오키드 305호?>
창문이 두개임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햇살을 그대로 받는 이 방에서 3일을 머물렀다.
별다를바 없는 방이건만 지나고 생각해보니
이 방에서 머무는동안..있었던 이야기들이 희한토록 많은 기억이 남는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 눈을 떴을때 내 눈앞에서 돌던 간이선풍기와
눈앞에 보이던 빨래줄과 그 위에 옷들
회전하지 않는 벽걸이 선풍기..
늦은 시간까지 뒷섬에서 들리던 음질나쁜 음악소리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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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비드 오키엔 아저씬
(아저씨라고 해도 사실 모른다. 20대 중반일지도 -ㅅ-)
항상 맑은 미소로 먼저 인사를 건네준다.
왜 난 먼저 인사를 하지 못했을까..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미얀마 사태를 몸짓까지 해가며
설명해주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아저씨..
사진을 찍어도 되냐는 질문에 대답대신
곧은 자세로 살며시 미소를 짓는다.
'찰칵'
<방비엔오키드 -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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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아침겸 점심을 먹으로 어제와 같은 방비엔 길을 걸어본다.
<방비엔에선 한국간판을 종종 볼수 있다.>
프렌즈를 계속해서 틀어주는 일명 '프렌즈' 식당을 가볼까 했지만
없는 입맛에 '김치' 라도 먹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김치' 라는 간판이 있는 식당으로 들어간다
<후추 칼국수>
라오사람들은 후추를 엄청 좋아하나보다.
우리나라 기준에서 후추는 양념의 일종으로 '뿌린다'의 개념이라면
라오에서는 '퍼 넣는다' 의 개념이 아닐까 한다.
(후추는 정력에 안 좋다던데 -ㅅ-)
기생충에 좋다 하는 후추
그래서 즐기는걸까.. 그렇다면 그것은 그들의 '지혜'
<마늘 듬뿍 김치>
'뱉을까?'
보기에만 상큼해보이는 이 김치또한 후추와 마늘맛이 아주 강하다.
한국 사람에게서 난다는 마늘냄세..
피부, 뼈속까지 마늘냄새가 베길만큼의 강하게 마늘냄새가 나는
김치는 생각보다 많은 양이 나와 눈물을 머금고
반이상을 남겨야 했다.
<식당에서 - 고산족인형>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머나먼 타국에서 김치를 먹을수 있다라는것 자체가
행복한건데..
그땐 왜 그렇게 옹졸하게 투덜거렸던걸까..
바보
내일은 루앙프라방으로 이사도 해야 하고 하니
환전을 하러 그 은행을 다시 찾았다.
이런.. 오늘부터 삐마이 라고 해서 은행이 안한단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다른 은행을 찾아갔다.
작은 간판에 쓰여진 BANK 라는 글씨가 은행임을 알려주기 전까진
절대 은행이라 생각할수 없는 분위기다.
<은행 외관>
은행내부를 들어가니 '헛 ~ 도온! 봐! '
돈 정리중인가?
돈이 이따만큼 쌓여있다.
<은행안 돈뭉치들>
사람은 두명뿐인데 누군가가
막대기 하나 구해와서 한대씩 치고
저 돈 다 가져가도 될법한 분위기다. -ㅅ-
환율을 물어보니 85란다.
헉.. 이 엄청난 차이 (전날 은행 8.727)
왠지 마음에 안들어.
결국
걸어다니는 은행이라는 별명을 붙은
오키드 방비엔 할머니에게 85에 환전을 했다.
<방비엔오키드>
(할머니 손주에게 다른 은행이 없냐 물어보니
할머니를 가르키며 '울 할머니는 걸어다니는 은행이야' 란다)
-ㅅ-..
100 $ 를 그 자리에서 바꿔주는걸 보니 그만한 별명이 붙을듯 하다.
게스트하우스를 하는 라오인들은 이 안에서 꽤 잘사는 사람들이 아닐까..
<코코넛맛 ?? >
걸어다니는 은행인 할머니가 미소화 함께 '먹어보아~' 하며 건네준 정체불명의 빵
코코넛 향이 가득한 것을 보아 코코넛으로 만든듯 하다.
<넌 누구?>
<킁킁~>
동네 개님과 인사도 나누고 밥도 먹었고 .. 환전도 했으니..
얼마전 자전거 타고 가다가 실패한 탐푸캄을 향해
출발~ *
<여름이라 무척더운 라오스 - 낮에는 한적한 길>
유료다리를 건너면 비포장도로만을 만나게 된다.
그래도 울퉁불퉁하지 않으니 그것만으로 감사
바이크위에서 시원하게 부는 바람을 기분좋게 맞으며
맑은 공기도 한껏 마셔본다.
언제 또 찾게 될지 모르는 방비엔
다시 내가 이 길을 걸을 날이 있을까..
가다 보면 경운기를 타고 어딘가로 이동하는 현지사람들과
탐푸캄으로 향하는 유럽 사람들을 만날수 있다.
<경운기BUS>
아.. 나 저거 한번도 안타봤는데
이제와서 후회가 된다.
저때 한번 타볼걸 -ㅅ- 별별거 나름 다 타봤는데
경운길 안타봤네!!!
<탐푸캄 가는길>
가는길 나를 유혹하는 간판(무슨무슨 '탐') 이 있어 잠시 샛길로
빠져보았는데
농사를 짓기 위해 비옥한 땅을 만들기 위함인가
산을 태운 흔적이 여기저기 보였다.
<탐푸캄 가는길>
길이 있으나 사람도 없고 바퀴자국도 없고
왠지 음침하고 무섭다. ㄷㄷ..
그냥 가던길 가야지..
유료다리에서 바이크를 타고 맑은공기를 가르며 30분정도
달리다 보니 길 끝에 저 멀리 뭔가가 보인다.
'저긴가보다'
<탐푸캄 가는길>
입장료를 내고 안쪽으로 들오면 신기한 '코발트 블루' 색상의
계곡이 나온다.
(이걸 계곡이라 표현해야 맞을지 사실 잘 모르겠다)
<탐푸캄- 앞 계곡>
살짝 흐린 날씨에 사람은 그리 많지 않지만
몇명의 유럽사람들과 현지인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와와!
<탐푸캄- 앞 계곡>
내가 왜 안에 수영복을 안 입고 갔을까
이 날 만큼 후회한적이 없다.
T 도 흰티라 물속에 몸 담글 용기가 나지 않았다. -ㅅ-
아무래도 수영복도 아닌것이 어설프게(?) 속옷은 보여주기 싫은 마음에..
<탐푸캄- 앞 계곡>
크진 않지만 꽤 깊어보이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나무에 올라가 다이빙을 하기도 하고
줄에 매달린후 점핑을 하기도 한다.
나 이런 놀이 무척 좋아라 하는데.. ㅜㅜ!!
쨍쨍한 날씨에 더위를 동반했다면 물속에 풍덩 했을터였지만
눈에 띄지 않게 비도 오는듯 하여 아쉬움을 달래며
발만 담궈본다.
'아 시원해~'
/
/
입장료가 아깝지 않게 오늘은 탐푸캄을 향해 높다란 산길을 오른다.
이 길 역시 엄청나게 가파르다.
가파르기만 하면 다행이게..?
이 동네 동굴 가는길은 어느길이 위험한지 서로 내기라도 하는듯
모두 위험하면서 매력이 철철 넘친다.
이곳이 우리나라라면 관광객들을 위해
벌써 계단을 만들고 그 안을 관찰하게 하기 위해 전등까지 달았을 것이다.
그리면서 점점 '변질' 되었을 것이고 다시 '복원' 한답시고 돈을 쳐 부었을터..
헌데 여긴 들어가는 길도 사람이 죽지 않도록만 해놓고
동굴안에서도 랜턴만을 의지해야 한다.
동굴입구에 다다른 나는 .. 놀라버리고 만다.
' 와아 ~ '
<탐푸캄- 동굴내부>
이전에 갔던 탐 머시기와는 비교도 안된다.
미안하지만 제주도에서 봤던 혹은 태국 혹은 어디어디서 봤던
동굴과 무척이나 다른 느낌의 광활함이 느껴졌다.
희한하다 ....
여긴 특별히 크지도, 뭔가 다른것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지금까지 난 동굴을 보면서 감탄해본적 없었는데
뭐 때문인진 잘 모르겠지만 잠깐이나마 /두근거림/을 느껴본다.
<탐푸캄- 동굴내부>
랜턴을 가지고 오지 않은 탓에
'다시 내려갔다 올까 (입구에서 10000 kip 에 대여가능) '
'아냐 그길을 어케 또 다녀와 ㅜㅜ' 하며
고민을 하고 있을때
아리따운 유럽아이가 후레쉬를 들고
나즈막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고 고맙게도..
' 플레쉬 없구나! 같이 들어갈래?' (이때 정말 예뻐보임 ㅋ)
이 자식 내 마음을 어케 알고..
아마 이 아이도 혼자 들어가기 조금은 겁이 났을터
그 만큼 동굴은 어둡고 조용하다.
화살표가 간간히 있긴 했지만 도저히 위험하고
길을 몰라서 입구쪽에서만 뺑뺑 돌고 우린 곧 나와야 했다.
우리가 본게 다인지..
아니면 그 안으로 더 들어 갈수 있던건진 잘 모르겠지만
이 만큼만으로도 나는 오늘 꽤 뿌듯한 마음을 지녀본다.
/
/
돌아오는길..
어김없이 유료다리를
(갈때만 돈내고 나올때는 무료)
건너오며 그들의 모습이 다시 한번 반해본다.
이날이었다.
이날이었다.
이날이었다.
내 여행이 조금씩 꼬이기 시작한게..
.
.
탐푸캄에서 돌아오는길..
온몸에 뭐가 물린듯 가렵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번지기 시작한게..
뭐지?
전날 밤 강가에서 (밤에 강가에서 미친듯 물놀이 했기에) 놀아서 그런가
뭐 잘못 먹은거 없는데..?
허리부터 시작해 허벅지 옆구리.. 팔뒤꿈치 등.. 점점 퍼지기 시작하는
이 붓기화 함께 생겨나는 붉은 반점..
징그러..
점점 겁이 나기 시작한다.
특별히 어떤 것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도 없는 나인데
온몸이 붉게 물들어 가기 시작한다.
괜시리 몸에 열도 나는것 같고.. 몸도 안픈것 같다.
오자마자 집앞 삼거리에서 약국을 찾았다.
T 를 훌러덩 제끼며 옆구리를 약사- 할무니 에게 보여준다.
'이것봐! 여기도 이러고, 여기도 이래.. 왜이래? 나 무서 ㅜㅜ'
' 괜찮아.. 깨끗히 씻고 이 약 바르고, 요 약 먹고 자면 내일 나아져
새옷 입어서 그래..'
'정말? ㅡㅜ....으응? 새옷? -_-;;'
새옷을 입어서 그렇다 하는데 입고 있던 옷은 몇번입고 몇번을 빨았던 옷인데..
이 돌팔이 할무니..
뭐 여하튼 지금은 믿을수 있는건 할무니 말 밖에 없다.
바로 집으로 달려와 샤워를 하고 온몸에 약을 발랐다.
그리고 조금 더워져 땀을 흘리면 다시 샤워를 하고 다시 온몸에 약을 바르고
그렇게 반복을 해본다.
ㅜ.ㅜ
여전히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울긋불긋 크기도 다양한
이 징그러운 것들이 목 까지 올라오기 시작한다..
ㅜㅜ
내일은 괜찮아 질까..?
얼굴까지 올라오면 죽어버릴꺼야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