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EGO의 9박 10일간의 라오스 여행기(12)-마지막
정말 피곤했는지, 호텔에 들어서자 마자
목욕하고는 거의 바로 쓰러져서 자버렸다.
물론 사토코는 젊은친구답게, 개인적인 볼일도
보고 나중에 들어왔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라오스에 온후 첨오는 비라 그런지 어쩐지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 난 태국으로 가는 여행자버스를 알아보려고
폰트래블로 갔다.
그런데, 이런!!!
여행자버스가 운행을 안한다는 것이다.
순간 어찌나 당황이 되던지, 놀래서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농카이에서 출발하는 기차편도 여행사쪽에서는
자리가 있는지 확인이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비행기편은 물어보니 그건 가능하단다.
이젠, 비행기값이 있는가 하고 생각이 들었다.
뒤적거리면서 계산을 해보니, 다행히
비행기값은 있다. ^^;
급하게 070 전화를 빌려서(070끼리는 서로 공짜다)
동생집에 걸어서 이사태를 어쩌나 하고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를 않는다.
마음은 점점 더 급하고, 정신은 아득하고
집에 갈일이 정말 너무나 걱정되고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이젠 핸드폰으로 (1분에 6,000원)으로
동생 핸드폰으로 걸어서 집에 있는걸 확인후
다시 070으로 전화를 걸어서 사태를 설명하고
비행기 타고 간다고 하니
남동생이 "누나, 미쳤어? 그럴거면 루앙프라방에서
타고 오지 거기까지 와서 비행기를 타? 그냥 버스는
다니니까 걱정하지 말고 누나가 태국으로 와"
이런다..
가만, 생각하니 그말도 맞다.
비행기값은 겨우 20여불 차인데, 난 10시간의 버스와
하룻밤의 숙박까지를 하고 비엔티엔까지 왔는데
여기서 비행기타는것은 배낭여행자가 할일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ㅋ
동생이 태국에 있는 터미날에 전화해보고
알려주길 농카이에서는 정상적으로 태국으로
버스가 운행하니 그쪽에서 버스를 타고 오란다.
폰트래블에 있는 윤미희씨와 다른직원분들께
물어물어서 결국 혼자서 태국까지 가보기로 했다.
다시 호텔로 들어가, 사토코와 아침을 먹고
서로 기념품을 나눠주고, 사토코의 아이폰을
구경하고(그때, 사토코에게 아마 내가 한국가면
제일 먼저 아이폰살거야..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그랬다.ㅋㅋ 아이폰이 있으면 배낭여행은
완전 짱이다.) 점심을 먹기로 했다.
원래 비엔티엔에 몇일 있기로 했던 사토코도
비엔티엔이 너무 비싸서 마음을 바꾸고
폰트래블로 가서 베트남으로 가는 여행자버스를
구입했다.(무려 20시간!!!)
그곳에서 만난 한국인 여행자 아가씨한분(이분은
나보다도 대책이 없이 그날 태국에서 넘어온지라
아무런 정보조차도 없어서 내가 이것저것 알려주었다.ㅋ)
셋이서 첫날 동생부부와 같이 먹었던 쌀국수집에서
식사를 하고 그분은 비엔티엔에서 묵을 숙소를
찾기위해서 헤어지고 사토코와 나는
박물관을 구경하기로 했다.
세상에, 박물관에 냉방은 커녕, 완전 낡은 선풍기가
털털거리며 우리나라 시골 옛 초등학교 같은 건물이었다.
구석기시대부터의 여러 유물들이 그냥 노출되어 있고
좀 비싸보이는것은 철망안에 넣어놓았다.
너무나 더워서 구경조차 힘들었다.
그곳에서 나와 사토코는 헤어지고 나는 뚝뚝이를 타고
인터내셔날 버스 터미날로 향했다.
뚝뚝이 가격을 15,000낍에 흥정을 하고
내릴때 1,000낍을 더 주었는데,
뚝뚝기사가 깜짝 놀라며 받으니
사실 좀 부끄러웠다.
사실 일본을 여행할때는 한번도 고민한적이 없었던
거스름돈을 제대로 받을까하는 생각을 이곳에선
내내 걱정했던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합의한 금액에 정확히 계산하고
잔돈을 내주었는데도, 난 왜 그들을 그렇게 불신을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큰돈도 아닌것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인도여행 배낭여행자들의
수기를 읽으면서 본 글들에서 그런 선입관이
생겼던것 같았다.
인도는 인도이고, 이곳은 라오스인것을...
여하튼 로컬터미날에서 버스(15,000낍)를 타니
여권을 보여주란다. 국경을 넘어서 가는 버스라서
출입국 종이도 적고, 짐도 꼼꼼히 번호표를 붙혀서
관리해주고 시원하기도 했다.
그렇게 라오스의 국경을 넘어서
출국 심사를 하고 기다리고 있던 버스에 올라타
다시 태국으로 들어가서 입국수속을 받고
다시 버스엘 타면 농카이 버스터미날에 도착하는것이다.
처음이다보니 긴장이 되어서 그렇지
그렇게 힘든일도 아닌것을, 괜히 비행기값만
날릴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카이 버스터미날에 도착해서
이젠 태국가는 vip버스를 찾는게 우선.
여러사람에게 물어물어 드디어 찾아서 표를 구입했는데, 내리는곳이 어딘지 알아야 남동생이 날 데리러
오는지라, 전화를 걸어서 바꿔주곤 했다.
8시출발하는 vip버스를 끊고선(700바트)
좀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마사지를 하는곳을 찾아보러 두리번 거리자
뚝뚝이 아저씨가 어디가냐고 묻는다.
아저씨한테 마사지샵을 물어보니, 영어를 모르신다.
나를 데리고 터미날앞 포장마차로 가신다.
거기에 교복입은 여학생에게 나를 안내하길래
마사지샵을 물으니, 이 학생도 영어를 모른다.
그 순간, 그 여학생의 팔을 잡아서 마구
주물렀다. 그랬더니 그학생과 뚝뚝이 아저씨가
마구 웃으면서 어느쪽을 알려준다.
역시 바디랭귀지는...!!! ㅋㅋ
그 마사지샵은 태국시내에 비하면 너무나 후졌지만
맹인아가씨가 마사지를 해주는데 정말 최고였다.
2시간에 240바트라고 했는데(영어를 몰라서
이번에는 남동생이 전화로 주인과 통화했다,.ㅋㅋ)
팁까지 해서 300바트를 주었다.
긴장이 풀린탓에 깜빡졸았는데
누가 "excuse me~"라고 한다.
옆을 보니, 손님인데 내가 쳐다보니 "sit!!"
이라고 한다. 순간 벌떡 앉았는데
내가 졸고 있느라, 마사지해주는 아가씨의
손짓을 못알아들으니, 영어가 통하는 단골손님이
대신 알려준것이다.ㅋ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태국에 와서는 영어가 안통하는 바람에
핸드폰을 사용했는데(동생이 태국어로 통역)
짐을 줄일려고 충전기를 안챙겼는데, 배터리가
거의 달랑달랑하는 것이다...ㅜ.ㅜ
그 무게가 얼마나 한다고.. 생각없는 내가
참 한심해졌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그영어하는 단골손님한테 충전할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그곳엔 노키아만 충전이 가능한것..
결국, 동생 핸드폰 번호를 메모해서(볼펜도 빌려서^^;)는 불안감을 가지고 마사지샵을 나왔다.
간단하게 쌀국수로 요기를 하고
버스엘 올라탔는데, 우와!~ 짱 좋다.
2층버스였는데 아랫층에 운전사와 안내아가씨
그리고 손님이 앉는곳이 6좌석인듯하고
대부분은 위에 18석 정도 되는것 같다.
예약할때 좌석그림을 보여주고 좌석을 고르게 하였다.
담요도 주고(제주항공에서는 담요서비스없다고 안줌)
과자와 물도 주는등 서비스가 정말 좋았다.
밤새 비가 내렸고 드디어 새벽 5시30분.
도착을 했다.
남동생한테는 너무 일찍인지라 7시30분까지
오라고 해놨는데, 배터리가 간당간당해서
너무 불안해 죽겠는것인다.
첨엔 내리는곳에 있겠다고 했는데
화장실이 넘 급해진것이다.
화장실은 유료여서 가방을 입구에 맡기고
그곳에서 아예 세수도 하고 이도 닦고 하다보니
난 완전 배낭여행자필이다.ㅋㅋ
음..이런 여행이라면 혼자서도 태국 어디고
다니겠다는 생각이 들기시작했다.ㅋ
화장실앞에 자그만한 카페로 보이는곳이
있길래, 남동생한테 화장실앞에 카페에 있다고
마지막으로 통화하고 좀 여유로운 마음으로
커피와 오물렛을 시켜서 먹고는
pmp로 미드를 보고 있었다.
시간이 점점 흐르고 점점 지쳐갈때 마침
동생이 나타났다.
그러더니 첫 마디가
"우씨!! 화장실이 여섯군데얏!!" 이란다.ㅋㅋ
나야 화장실을 알려주는 곳만 알지
여섯군데중 하나인줄 어찌 알았겠어..ㅋ
여하튼 동생을 만나기 살것 같았다.
라오스, 방비엥에서 어찌되었냐고 물어보니
얼굴이 어두워진다.
벌금으로 90$을 내라고 했단다.
화나서 따지고 들고, 근거를 물었지만
계속 1인당 30$씩 내라고 해서
마구 따지자, 감방에 보낸다고 해서 결국은
열받지만 내고 왔다고 한다.
그얘기하면서 씩씩 거리길래
그냥 잘했다고 해줬다. 덕분에 그래도 로컬지역도
구경하고 재밌었으니까 하고 내가 50$을 줬다.ㅋ
그리고 우린 교훈을 얻었다.
내나라가 아닌곳에서는 결코 따지는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것을.
오히려 문제가 제기가 된 곳에서 바로 해결하는것이
싸고도 간단하게 넘어갈수 있는것이라는것을.
나중에 큰남동생한테 얘기했더니, 절대 그렇게 따지면
안된다고 난리다. 그래서 외국서 총맞고 그런다고.헐..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네로 와서 2일간을 쉬면서 빨래도 하고
맛있는 태국음식도 먹고 하면서
태국과 라오스의 여행을 접었다.
여행기를 쓴다는일이 참 쉽지는않다.
게으름이 어찌나 방해를 하는지..^^;;;
하지만, 이렇게 정리하다보니, 또 다른 재미도 있다.
내년엔 아마 인도를 갈지도 모르겠다. ^^
이젠, 용기가 생겼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