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EGO의 9박 10일간의 라오스 여행기(9)-5일차 5월19일 3
그동안 개인적인 사정으로 뜸했습니다. ^^;
다시~
라오스, 루앙프라방에 오고싶었던 이유중 하나가
밤마다 열린다는 나이트 마켓이었다.
후기들 마다 꼭 가보라고 되어있기도 했고
물건들이 아주 좋고 싸다는것도 매력이었다.
여행중 쇼핑을 그닥 즐기지 않는 나로서는
뭐.. 그래봤자겠지 하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던것도 사실.
그럼 어때~ 사진이라도 찍지...
최대한 간단한 옷차림과 카메라를 들고
게스트하우스를 나섰다.
시간은 대략 5시는 넘긴듯 했는데도
아직도 햇살이 엄청 따갑다.
아까, 환전하느라 나갔을때 봤던 거리가
나이트마켓이 서는 장소라고 알고있어서
천천히 그쪽을 향해가는데, 그 사거리에
한국분으로 보이는 중년여성분이 혼자 앉아계신다.
이국땅에서, 단체여행객이 아닌 혼자만계신
여행자는 너무나 반가웠다.
우린 동시에, "어머~~ 반가워요!~~ 한국분이시죠?"라고 이구동성 외쳤다.
그리고 이어지는 수다..
언제왔는지, 어디를 갔었는지, 언제떠나는지를
서로 묻고있는데, 젊은 처자하나가 지나다가 다가온다.
까무잡잡한 일본아가씨가 그 여자분에게
"저기...우리 어디서 본적있나요?"라고 영어로 묻자
"야!~~~ 내가 너를 이동네서 오고가며 지나다가 본거지~~,
삼일이나 봤는데 보긴 어디서 보냐~~"라며
한국말로 말하신다. -.-''
눈 동그랗게 뜨며 쳐다보는 일본아가씨에게
결국 내가 영어로 말을 전할수밖에 없는 상황이되었다.
이 한국여행자분은 51세이시고 대구분이시란다.
혼자서 여행을 다니시는데, 헐..영어는 알아는듣는데
말은 못하신단다..
그래서, 묻는것도 대답하는것도 졸지에 내가
통역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 아가씨는 25세의 오사카살고 지금 4개월째
장기 아시아 배낭여행중이라고 한다.
자기가 입은 옷을
나이트마켓에서 싸게 샀다고 자랑하기도 하고
이쁜 가방을 메고 있길래, 이것도 여기서 샀니? 라고
물어보니, 그건 사파에서 샀단다.
우와!~~ 나 2007년에 사파갔었는데, 어쩌구 저쩌구... 하고 내가 수다를 떨면
나도 거기 갔었는데, 어쩌구 저쩌구... 하고
그 대구 아주머니가 말씀을 하시고..
그렇게 여자 배낭여행자 셋이서 거의 1시간 가량을
그 사거리에 서서 수다를 떨었다.
일본아가씨가 아이폰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나라 말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발음하냐고
묻기도 하고, 가을에는 부산에 자기엄마랑
같이 여행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예전에는 수입수출 관련 직장에서 근무를 하다가
앞으로 해외여행 가이드 일을 할려고 지금은
장기여행중이라고 했다.
난 우리딸애도 20살인데, 패션디자인 전공이다..
널 보니까, 내 딸애도 꼭 배낭여행을 시키고 싶다..
고 했다.
대구 아주머니는 내일 다시 방비엥으로
아침 9시에 미니버스타고 갈려고 예약하셨다 하고
그 일본 아가씨는 내일 아침 9시에 비엔티엔으로
vip버스를 예약했다고 한다.
그렇게 별별 수다를 떨다가 보니
헉.. 벌써 주변이 꽤 어둑어둑해졌다.
난 이제 마켓구경도 하고 밥도 먹어야 되서
인사를 했더니 대구아주머니는 숙소를 물으시면서
이따가 찾아오실듯 말씀하신다.
숙소를 알려드리긴했지만,
내 일정은 나도 모르는것을,
그이후론 뵐수없었는데, 다녀가셨나..모르겠다. ^^;
일본아가씨는 자기 숙소로 간다고 해서
우린 그곳에서 헤어졌다.
배낭여행중 만나는 사람들이 좋은점은
서로가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이 좋은게 아닐까?
그새 장이 엄청나게 길게 섰는데
한바퀴 도는데 거의 1시간이 넘은것 같았다.
각각 불을 밝히고 자기만의 상품들을 뽐내듯이
진열도 해놨고, 종류는 굉장히 다양했다.
실크로 보이는것들도 있고, 옷도 가방도
그리고 다양한 장식품들도 굉장히 많았다.
물론 구경하고 물건을 고르는 서양인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렇게 하나하나 구경을 하다가
가방을 팔고있는 곳에서 발을 멈췄다.
키가 작아보이는 여자아이가 가방을 파는데
한 10살이나 되어보일려나...
자그마한 목소리로 가방을 구경하라고 한다.
깍아줄수 있으니 사라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꼭 사야겠구나 싶었다.
기껏 흥정하고 가버리면, 어쩐지
저 아이가 슬퍼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
보라색 가방과 검은색 가방하나를 사서
보라색은 떨애를 검은색은 막내올케에게 선물
했는데, 다들 너무나 좋아했다.
가방은 하나당 우리나라 돈으로 3000원이 안되는
가격이었는데, 딸애가 들고 다니니
과 친구들이 꽤 이쁘고 특이하다면서
부러워했다고 한다. ^^
다녀와서 생각해보니, 그곳에서 더 많이 물건을
사지 못했던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다음에 루앙프라방엘 가게되면 꼭 다시
그곳에 들려서 사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한바퀴를 돌고 나서
아까 간단한 먹거리를 샀던 골목에 갔다.
아까는 한창 준비중이어서 한산했는데
이젠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끝에
생선구이(1마리 15,000낍/약2불)랑 찰밥(5,000낍)
을 선택했다.
좁은 골목길 한쪽 구석에 있는 탁자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생각보다는 맛있던
저녁식사를 했다.
밥을 얼마나 많이 퍼주던지, 밥을 받는 순간
깜짝 놀랐더니 옆에서 식사하시던 분들이
마구 웃으신다.(나중에 알고보니 태국부부)
그렇게 식사를 하는데, 이번에는 어려보이는 커플이
내앞에 앉는다. 일본인이냐고 물으니 중국인이란다.
아가씨는 22살 중국인
남친은 23살 베트남인인데, 라오스의 비엔티엔에서
대학을 다니는데, 루앙프라방엘 놀러왔다고 한다.
동양인들은 역시 동양인들끼리 편한지
우리는 거기서도 한참 수다를 떨고
음식도 나눠먹고^^;
나중엔 나이드신 태국부부분들이
우리 수다를 가만히 듣고 계시다가
한국에 두번이나 가봤다고 말씀하신다.
누군가가 우리나라를 알고 가봤다고 하니까
어찌나 뿌듯하던지...
든든해진 배를 안고, 아이스커피 한잔 사들고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왔다.
내일아침, 5시반(자료엔 6시30분이라고 되어있던)
딱밧을 볼려면 일찍 자야지 하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