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가는 배낭여행기-루앙프라방 탁밧
<까오삐약 맛집>
'까오삐약' '이라고 하는
고명으로 선지나 돼지고기를 얹어주는 라오스식 칼국수가 있다.
루앙프라방에는 까오삐약을 전문하는 맛집이 두군데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요리방식은 우리와 같다.
우려낸 국물에 칼국수를 넣고 그리고 고명을 얹어주는식인데 ,거의 우리네 칼국수와 같은맛이 난다.
두군데중 한군데를 방문해봤는데
전기시설이나 가스시설 없이 재래식 방법을 이용한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앉았는데 라오스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관광온 동양계 사람들이 주로다.
한국인도 좋아하지만 홍콩 그리고 대만에서 온 관광객들도 두런두런 둘러 앉았다.
아무래도 이런 음식은 동양쪽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모양이다.
웨스틴들은 거의 보이질 않는다.
아무래도 국수 같은 음식에서 적응해야할 젖가락질이 부담스러운게 그 이유가 아닌가 싶다.
다음날 찾아간 탁밧 행렬에도 거의 대부분 동양계인데
이는 생활방식에 기인된 참여도가 아닌가 싶다.
<장작으로 불을 지핀다>
우려낸 국물맛이 제법 한국의 맛과 닮았다.
간만에 이국에서 맛 본 시원한 국물맛이였다. 지금껏 동남아에서 느껴본
가장 한국과 비슷했던 외국 음식이 아닌가 싶었다.
아마도 딸로 보이는데
열심히 가게를 도와주는 모습이다.
낮에도 한번 찾아갔는데 그 멤버 그대로 장사를 하고 있었다.
하루종일 가게를 지키는 모양이다.
저렇게 장작으로 불을 때 국물을 우려낸다.
앞에는 칼로 썰어낸 칼국수 생면 모습이다.
가스불로 조리하는 우리완 생경한 장면인데 아마도 그때문에 조금 더 찐한 국물맛이 나오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역시 가스불 보다야 은은한 장작불이 나을바다.
저녁과 점심메뉴는 다르다.
저녁은 아래의 까오삐약을 판매하지만 점심때는 일반 쌀국수를 판다.
비록 더운 라오스지만 따끈한 국물이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
며칠 열대지방에서 찬음식만 찾다가 나름 개운한 음식을 맘껏 즐겼던 시간이다.
이건 다시 한번 먹고싶어
낮에 찾아가서 먹었던 쌀국수다. 까오삐약은 저녁때만 하는걸 그제서야 알았다.
뭐 물른 까오삐약이라 함은 국수 종류를 통틀어 그렇게 말하는것 같다만
맛은 완전 달랐다.
먹다가 말 정도로 사실 냄새나 국물이 입맛에 맞지 않았다. 저녁에 먹었던 그 까오삐약의 칼국수맛이
전혀 우러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녁에는 보이질 않던
비위생적인 측면들이 많이 드러나 음식맛을 반감시켰다.
아래같은 쌀국수 음식은 라오스에서 가장 흔한 메뉴중 하나다,
'루들수프'라 표기된건 어김없는 아래의 모습으로 나온다.
과일매니아인 내가 역시 열대지방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이한 음료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국내에서는 망고의 향만 느낄 수 있는 음료만 있지만 이곳에선 생과일 그대로 마실 수 있다.
동남아를 여행온 특권자들만 누릴 수 있는 기쁨이다. 각종 열대과일을 혼합한 종류등 다양하다.
드래곤후르츠와 수박이나
또는 망고나 자몽 오렌지등 얼음과 함께 시원하게 갈아준다.
5천킵 정도로 다소 싼 가격으로 부담없이 마실 수 있으나 역시 정체불명의 얼음에 대한
반감은 좀 있기 나름이다.
이곳에서 파는 생수외에는 사실 믿을게 못된다.
자칫 설사를 유발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먹지 말도록 하자
그래도 저 열대과일의 '생경한 맛'에 대한 유혹때문에
서너잔씩 마셔버리고 말았다.
바켓트를 파는 노점의 모습이다.
이곳에서는 바켓트라 안하고 샌드위치라 한다.
우리가 즐기는 그 샌드위치하고는 조금 개념이 다르다.
바켓트를 짜르고 그안에 각종 재료를 넣어주는데 하나만 해도 두명은 먹고 남을 정도다.
동남아 지방에 웨스틴 음식인 바켓트가 유행한건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 따른 먹거리 변천이라 여긴다.
프랑스는 캄보디아.베트남을 정복하고 라오스까지 식민지 지배하에 두었는데
84년간을 통치하였다.
<프랑스식 바켓트가 유행하는 라오스>
늦은 저녁 이틀동안 돌아보니 이미 루앙프라방의 밤풍경은 다 익힐 정도다.
행동 반경도 좁고 또한 그리 유흥거리가 많은 동네가 아니다.
오늘은 서둘러 숙소에 들어와 맥주 한잔으로 분위기를 느껴본다.
메뉴는 코이피시다.
가장 흔하게 팔리는 어종이기도 하다. 감성돔과 닮았는데 코이피시는 민물고기란다.
그런데 사진보니 젖가락이 왜 두짝이나 있는거지 ?
맥주잔은 하난데 말이다.
옆에 금방 먹었던 생으로 갈아낸 망고 쥬스팩이 있다.
저때 먹었던 시원한 망고쥬스는 사실 맥주보다 더 추억이 간절하다.
늦은밤 즐긴 비어라오다.
라오스 맥주인데 사실 술맛에 대한 구분법을 잘 모르는 나는 모르겠다.
하노이의 비아흐이와 비슷하다 하겠지만
내 입맛에는 그냥 맥주맛이였다.
<라오스의 맥주 비어라오>
다음날 이른 새벽 눈을 뜬다.
바로 탁밧을 구경하기 위해서다.
탁밧(tak bat)이라 함은 스님들이 여러 집을 돌아다니며 밥을 얻어 먹는 것을 의미하는데
우리네 보시나 탁발과 같은 개념이다.
발음도 거의 같다. 탁발[托鉢] 과 탁밧 같은 개념이라 보면 된다.
다만 라오스에서는 신자들이 길게 늘어서서 스님들에게 일일이 음식을 나눠준다.
스님들은 그릇에 음식을 담기만 하면된다.
루앙프라방의 사원앞에서 탁밧 행렬은 이어지는데
그 모습이 또하나의 볼거리가 된다.
생경한 모습에서 이곳이 라오스구나 하고 여길 정도다.
아래의 사진은 신도들에게 탁밧에 필요한 먹거리를 판매해주는 상점이다.
주로 대나무 찰밥이나 찐밥이 주로다.
<대나무통 안에 있는건 찰밥이다. 탁밧용 물품을 판다>
태국에서 왔다는 관광객들이 탁밧 행렬에 참가한다.
라오스 여행 패키지에 탁밧 참여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태국이나 대만등지에서 온
여행객들이 많았다.
사진을 찍겠다고 하니 포즈를 자연스럽게 취해준다.
그들도 역시 볼거리의 하나로 이광경을 즐기는듯 했다.
<탁밧에 참여하는 관광객들>
드디어 사원에서 승려들의 행렬이 나타난다.
맨발에 우산을 받쳐들고 주황색 가사를 입은체 묵묵히 뒤를 따를뿐이다.
신체적 접촉을 하면 안되고
후레쉬를 가까이 가서 터주는 불경스러운 행위도 하면 안된다.
야한 노출의 옷을 입어서도 안된다.
그자체로 장관이다.
탁밧은 루앙프라방 삭카린로드 일대에서 펼쳐진다.
수많은 관광객과 그리고 현지인들이 정성스럽게 스님들의
그릇에 음식물을 넣어준다.
사탕이나 과자도 포함된다.
스님들은 모두 가져가진 않는다.
신도들에게 보시 받은 음식물은 옆에 구걸하는 걸인에게 나눠준다.
역시 구걸하는 어린아이에게도 음식물을 나눠준다.
적어도 사찰옆에서 산다면 굶어죽을일은 없을듯 싶다.
또한 그것이 종교가 있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스님들이 들고 있는 탁밧용 그릇이다.
밥이나 과자 그리고 바나나등 먹을 수 있는건 모두 넣어준다.
길고 긴 행렬은 줄어들 기세가 아니다.
도대체 한 사원에 스님들이 얼마나 기거하고 있단 말인지..
그런데 그 많은 스님들의 그릇엔 음식물이 가득하기만 하다.
이나라 사람들의 불교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역시 어린아이들에게 음식물을 나눠주고 있는 장면이다.
약 1시간동안 탁밧은 이어진다.
스님들의 행렬이 줄어들쯤 이미 해는 밝아져 있었다.
스님들은 어떠한 말도 하지 않는다.
사원의 풍경이다.
이곳으로 스님들이 빨려가듯 모두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마치 저 사원에 커다란 블랙홀이 존재하는냥 그많던 스님들을 모두 삼켜버린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고요...
새벽의 조용했던 부산함은 이제 더이상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아침을 먹기위해 서성대다가
전날 보지 못했던 시장을 발견하였다.
알고보니
밤에 설치된 먹자골목이 새벽에는 채소.과일을 판매하는 청과시장으로 변모한다.
그렇게 바뀌어 장사한다는걸 몰랐는데 아침에 먹을걸 사기위해 우연히 접어든 골목길에서 알 수 있었다.
온갖 이색적인 채소들이 난무한다.
이게 아마 가지인듯 싶은데 우리네 길쭉한 가지와는 다른 모습이다.
바나나꽃 그리고 죽순이나 야자열매 각종 고추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오른쪽에 있는 길쭉한건 콩 꼬투리같은 건데 그냥 그대로 아작아작 씹어 먹으면 된다.
중간에 뭉뚝하게 생긴게 바나나꽃이다.
바나나열매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참고로 바나나열매는 그냥 '바나나'다....
중간에 자주빛 열매는 자두다. 생긴건 맛있어 보이는데 먹어보면 실상 물맛이다.
뒤에 있는건 귤인데 흔히 우리가 먹는 제주산 귤하곤 다른맛이다.
신맛이 다소 강하고 껍질이 두껍다. 하지만 새콤달콤한게 국내 귤하곤 차별화된다.
왼쪽에 귤하고 같이 있는게 망고스틴이다.
맨앞 왼쪽에 있는게 태국에서는 봉봉이라고 부르는 롱콩이다.
쓴 한약맛이 약간 나면서 물이 많은 특이한 열대과일이다.
몽키바나나의 모습이다.
가장 흔한 바나나지만 정작 여행에서 아침식사 대용으로 딱 한번 먹어봤을 정도다.
이곳에서 바나나는 우리네 간장 고추장 수준으로 흔하다.
정글에 들어가니 숲의 절반은 바나나들로 들어차있다.
아침나절 먹었던 식사다.
오이한개 몽키바나나 그리고 야채 샌드위치와 따뜻한 커피..
혼자 먹기 버거워 커피 동료와 함께 시간을 보내보았다.
사진엔 표현되지 않았지만 바깥엔 비가 지적대고 있었는데
아침시간으론 제법 낭만이 묻어난 조찬이였다.
앞에 나무가 프랜지파니다. 향기가 아주 은은하게 풍겨온다.
<15,000킵 아침식사>
사원에 들러보았다.
사원 입장은 무료다. 우리네 사천왕상 마냥 아홉개의 머리가 달린 뱀의 신 '나가'가 입구를 지킨다.
'나가'를 알게된것
캄보디아 앙코르왓트에 방문하고 부터다.
동남아에서는 나가신을 무척이나 받든다.
우리네 용과 같은 존재라 보면 될 정도다.
나가신 머리는 아홉개다. 세어봤는데 헷갈린다.
사찰의 모습인데 법당의 모습이 우리하곤 사뭇 다르다.
동남아시아와 극동아시아의 불교 색채가 다르다는걸 많이 느끼는 대목이다.
뭐 어릴적 학교에서 대승불교니 소승불교니 하는
그런 역사를 배우곤 했지만 대충 봐도 좀 다르긴 하다.
하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지옥을 표현하는건 똑같은것 같다.
벽화에 표시된 지옥도의 한 모습들이다.
섬뜩하기만 한 지옥도의 모습인데
그외 소의 모습이나 신선도의 풍경 그리고 각종 풍성한 과일들을 그려놓은건
우리네 사찰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그림의 수준으로 보면 역시 우리가 좀더 세련된듯 싶다.
참고로 예전 일본의 사찰에 가보니 벽화같은건 없었든것 같다.
탑의 모양이 우리완 많이 다르다.
여기가 어떤 사원인지를 잘모르겠다.
어찌보면 관광객이 함부로 들어와도 되는지에 대해서도 사실 모르고 들이밀고 들어온 사원이였다.
정말 조용했고 깔끔했다.
길고양이들이 뛰어 노는 풍경만이 동적일뿐이고 눈에 보이는건 모두 멈춘듯 하다.
여기도 사찰인데 루앙프라방에는 다양한 사찰이 있고 이름도 읽기 힘들어
사실 여기가 여긴지 저기가 저긴지 모르고 막 돌아다닌 결과물들이다.
종교에 대한 어떤 해석치가 없다면
이곳이나 저곳이나 매일반이다.
특히 문화재에 대한 이해도는 역사적 진실이나 전설등에 대한 해법이 없다면
눈에 보이는건 다 똑같은것 같다.
캄보디아 앙코르왓트 유적지에 가면
저런 사원이 정글속에 그냥 원시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스펑나무'가 각 사원들을 점령해서 자라는 풍경이 압도적이였는데
이곳은 그런 방치된 모습의 사원이 있는지는 몰라도
우리처럼 산속에 들어가 있는 사찰의 모습은 없는것 같다.
내가 사진 찍었지만 구도는 참 잘맞춘듯 하다.
역시 우리와는 다른 생경한 모습의 법당이다.
처마끝이 모두 뱀의 형상을 하고 있다.
'나가'신의 모습이라는데
열대지방 답게 뱀을 신성시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