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앙씽, 순수와 시골의 향기에 푹 빠지다.
라오스 북서부의 중국 미얀마와 접해있는 국경 지역.
그 국경 지역에 소박한 고향의 향기가 물씬 풍겨 나오는 므앙씽이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오지 체험을 원하는 서양 여행자들의 발길들은 간간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라 이 곳을 찾아오는 한국 여행자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므앙씽은 라오스의 비엔티엔, 방비엥, 루앙프라방에서 올라오는 것 보다 중국의 국경 지역인
시솽반나에서 내려 가는 것이 오히려 더 가깝습니다.
라오스 북서부의 중심도시 루앙남타에서 약 두 시간 거리인 므앙씽은 한적한 길을
거닐며 조용한 자기만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몇몇의 여행사에서 진행하는 트레킹을 신청할 경우 고산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소수민족들의
마을을 방문하여 그들과 함께 어울리며 소수민족의 삶들을 체험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므앙씽 여행에서는 강의 사진도, 소수민족 아카족 마을의 사진도, 감성을 자극하는 일몰의 사진도
담지는 못했지만 자연 속에 살포시 얹혀 살고있는 현지인들과 마을의 모습을 담아 올 수는 있었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시골마을인 므앙씽.
투명의 눈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므앙씽.
오히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므앙씽.
조만간 그런 므앙씽에서 쏟아지는 별들을 바라보며 잠이 들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게 드는군요.
므앙씽 버스 터미널의 맞은 편에는 시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의 상품들이 팔리고 있습니다.
아~
사진에 담긴 아이의 눈을 보니 그냥 막 카메라를 들이댔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군요.
다행히 곧이어 "사바이디(안녕!)"를 외치며 웃었더니 아이도 같이 웃어 주었습니다.
라오스 여행을 하다보면 어디든 저런 국수를 쉽게 먹을 수가 있습니다.
각 지역들마다 육수의 얹혀주는 재료들이 조금씩 다른데, 저 국수 위에 올려져 있는 것이
신기하게도 우리나라 된장의 맛을 내더군요.
맛이 꽤 괜찮았습니다.
한가로운 풍경입니다.
소, 돼지, 닭 들이 아무렇게나 마음대로 활보하고 있습니다.
이방인이란 생각에 긴장하고 있었는데, 이내푸근하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바뀌어져 갑니다.
여행자들에게 아이들은 아주 좋은 친구입니다.
조금만 관심을 보이면 아이들은 금새 이방인에 대한 경계심을 무장해제 시키고 같이 어울려
놀아줍니다.
그들은 맑디맑은 투명한 눈의 소유자들입니다
자연친화적인 상점과 야외 당구장의 모습입니다. ^^
외지인의 눈에는 신기하기만 합니다.
거대한 나무의 그늘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어른들은 저런 장면이 익숙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절로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소박하고 한가로운 전원 시골 마을의 풍경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느 집을 들어가든 저같은 이방인들에게도 따뜻한 인심을 베풀어 줄 것만 같습니다.
므앙씽은 여행자들을 위한 액티비티한 프로그램이나 미려한 경관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마을은 아니지만 오히려 꾸미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이 그 어떤 여행지보다 더 강렬한
기운으로 제 마음을 흔들고 있습니다.
사이좋은 소녀 둘과 그 뒤에 누워있는 남자 아이의 모습이 정겹게 다가옵니다.
어린 시절의 제가 있는 고향을 떠올려봅니다.
그립습니다.
아주 많이 그립습니다.
므앙씽에는 열대 지역 특유의 거대하고 기괴하게 생긴 나무들이 즐비하게 있는 서 있습니다.
족히 50미터는 되어 보입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자연입니다.
역시 자연친화적인 므앙씽의 어느 학교의 풍경입니다.
학교 앞 야생의 잔디 운동장이 아주 돋보입니다.
학교 옆 조그마한 건물들은 국수며 간식이며 아이들이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교내매점입니다.
조심조심 씨줄과 날줄을 이어갑니다.
전통의 기술을 대대로 이어가는 할머니와 손자가 정겹게 다가옵니다.
다음 세대에도 그다음 세대에도 대대로 이어질 수 있기를....
한가한 마을을 거닐며 생각에 잠기다 보니 자꾸만 어린 시절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미 순수와는 반비례의 사람이 되어버린 저이지만 눈가에 그렁그렁한 눈물이 맺힙니다.
여행이 저를 이렇게 감성적으로 만드나봅니다.
신기하게도 미용실이 몇 군데 마을 중심에 몰려있습니다.
꾸미고, 멋을 내고 싶어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이라고나 할까요.
여행지로서 특별한 특징이 없는 므앙씽이지만 오히려 그것이 외지인을 금새 동화되게 만들고 있습니다.
고향..
어린 시절 내가 뛰어 놀던 곳.
메뚜기를 잡으러 다니고, 구슬치기를 하고, 물장구를 치고, 버찌 열매를 따먹던 그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힘이 바로 므앙씽에 있었습니다.
불교의 나라인 라오스는 견습승려를 뜻하는 '노비스'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일정 기간동안 불도에 대한 공부를 한 후 대부분 다시 집으로 돌아갑니다.
까불고, 웃고, 즐기고, 달리고....
저의 어린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았습니다.
구슬치기는 제게도 익숙한 놀이입니다.
므앙씽은 나에게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을 복기하는 시간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한참 동안을 나무 그늘에 앉아 그들을 지켜보았습니다.
저 멀리서 어린 소녀가 자기 등짝보다도 더 큰 짐을 지고 걸어오고 있습니다.
사진기를 들고 있는 나에게 살짝 웃음을 보이고는 계속해서 가던 길을 가고 있습니다.
나는 그의 앞 모습뿐만이 아니라 뒷 모습도 사진에 담았습니다.
저 크나큰 등짐이 희망을 가득담은 짐이기를 기원하며 또 기원하였습니다.
이방인이 왔다는 것을 눈치 챈 꼬마아이는 기둥 뒤에 숨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봅니다.
재미있는 장면에 이방인이 사진기를 치켜 들자 몸을 숨기기 위해 뒤 쪽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방인은 꼬마가 같이 놀고 싶어한다는 것을 눈치챘습니다.
그렇게 멀찍이서 이방인과 꼬마는 서로를 바라보며 장난스런 몸짓을 교환하였습니다.
나무 담장이라니요..
"이것이 바로 므앙씽이다!!"
므앙씽의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 멋드러진 담장입니다.
역시 여행자의 소중한 친구들은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이 없는 여행지를 상상하는 것은 너무도 삭막합니다.
어쩜 저리도 맑고 천진할까요?
이미 혼탁해져버린 저에게도 저런 눈을 소유했었던 적이 있었겠지요.
학교는 라오스의 미래이겠지요.
푸르름이 가득한 학교의 모습이 참 좋아보입니다.
학교에 등교하는 소녀들이 양산으로 태양을 가리며 걸어오고 있습니다.
민감한 나이인 만큼 얼굴이 타면 안 되겠죠.^^
ㅎㅎㅎ
한국의 개구멍과 라오스의 개구멍은 용도가 사뭇 달라 보입니다.
라오스의 개구멍은 조금 더 교실에 빨리 가고자 하는 용도이고, 한국의 개구멍은...
ㅎㅎ^^
비록 나무를 얽기 설기 막아 만든 교실이긴 하지만, 작은 공간을 통해 들여다 본 교실 안의 학생들은 자기들끼리
책을 보아가면서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100점 만점~~ !!!
아주 정확한 동작입니다.
아마도 맹구가 저 아이를 보면 이렇게 외쳤을 것입니다.
"배뜨매~~앤~~"
한 조각에 천낍(우리돈 약 150원 정도)입니다.
예전 중국의 어느 오지 마을에서 아이들에게 과자를 쥐어 주었더니 그들은 며칠이 지나도록
그 과자를 먹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들은 완두콩과 땅콩 그리고 과일들을 간식으로 부지런히 먹더군요.
어쩌면 과자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불필요한 발명품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