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가는 배낭여행기-정글트레킹(2)
볼펜을 가지고 온건 처음부터 계획을 했었다.
방비엥의 몽족마을에 방문하기로 예정했고 그때 누군가 인터넷상에
가벼운 선물이 있으면 조금더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하는 귀뜸을 들었다.
그래서 생각한게 볼펜이였다.
결국 방비엥은 아니였지만 루앙프라방의 정글속에서 이 볼펜이 다 쓰여질진 생각못했다.
방비엥에서 일정 변경으로 몽족마을을 방문하진 못하곤
한다발의 볼펜이 부피떄문에 애물단지가 되어 버리고 가야할 지경이였기 때문이다.
멀리서 쳐다보기만 하는 애들에게 볼펜을 나눠주니
다들 즐거워 하며 그제서야 쉽게 다가온다.
볼펜이 모자라서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그런데로 그들에게 나름의 방문 기념은 되었든것 같다.
이녀석은 발가벗고 흙탕물에 빨래를 하고 있었다.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니 정말 개구쟁이 처럼 보였는데 빗물을 받아서 그걸 가지고
빨래를 하는데 이녀석의 치기어린 장난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마을사람들 전부 양둥이를 받쳐놓고
처마밑에서 빗물을 받고 있었다.
그랬다.
물이 귀한거다.
빗물을 받아 빨래도 하고 씻기도 하는 모양이다.
저렇게 처마밑에 양둥이를 놓아둔 이유가 빗물을 받기 위함이다.
실제로 산행하면서 느낀건 계곡이 거의 발달되어 있지 않다는걸 알 수 있다.
우리보다 강수량은 훨씬 더 많지만 물을 잘머금는 우리네 산야와는
다르다는걸 느낀다.
물이 많이 부족한 모양이다.
칸강이나 메콩강 그리고 중간 중간 차를 타고오면서 보았던 수많은 강들이
모두 황톳빛 물이다. 고산지대의 계곡도 마시기 좋은 상태는 아니였다.
우리네 산속에서 나는물들은 얼마나 차고 깨끗한가
우린 축복받은 땅에서 사는 사람들이다.
어느 가정집에 방문했는데 반갑게 웃어주며
손짓을 하길래 들어가보았다.
부자지간으로 보이는데 싫다는 내색도 안한다.
낮선이의 방문이 썩 유쾌하지는 않을터인데 인상은 환하기만 하다.
마을 사람들이 대부분 그랬든것 같다.
경계심보다 호기심이 더큰듯 싶다.
멀리서 바라보거나 어른들은 애써 시선을 외면하는척 하지만
어느새 날 관찰(?)하고 있었다.
아랫마을을 지나 약간 걸으니 윗마을에 도착한다.
사실 부족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두마을의 인종이 다르다고는 들었다. 윗마을이 중국혈통의 소수민족 아랫마을이 라오스의 소수민족이라 했든것 같다.
사진처럼 돼지는 천지로 돌아다닌다.
엄마가 가면 새끼들이 졸졸 뒤따르는 풍경이 정겹기만 하다.
윗마을에 도착하니 저멀리서 산더미같은 짐을 진 주민이 나타난다.
옥수수대를 뭐할려고 저리 꺽었나 싶었다.
아마도 가축 사료로 쓰기 위해서 옥수수대를 짤라가는가 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저게 옥수수가 아니라 사탕수수였다.
가이드가 '슈가깽'이라 하는데 콘(옥수수)와 다르다고 했다.
나중에 사탕수수밭을 지났는데 그때 꺽어서 직접 맛을 보여주었다.
애니깽이라고 남미에서 자라는 그 사탕수수와는 다른 품종이더라
모양새로 따지면 딱 옥수수와 닮았다.
<사탕수수를 지고 가는 주민>
돼지가 오글오글하니 들어앉았다.
쳐다만 보고 있어도 참 행복감이 절로 나는 장면이다.
아주머니도 바라보는게 좋은지 연신 웃음이 떠나가질 않는다.
돼지들도 자기 우리인줄 알고 마을을 떠돌다가
돌아오는 모양이다. 대부분 방목해서 키우고 있었다.
귀여운 돼지들이다.
고단백 항생제가 들어간 사료를 먹이고
가둬놓고선 살만 찌우는 우리네 돼지들이랑 정말 다른 모습들이다.
항생제가 들어간 사료 때문에 가축 분뇨도 폐기물로 관리해서 별도 처리해야 하는
우리네 사정이다.
하지만
여기선 자연 방목 그대로다.
먹이도 저런 곡물만 먹이니 돼지가 얼마나 건강하겠는가
곳곳에 퍼질러 앉은 돼지들을 찍어 보았다.
눈에 띄는게 저런 모습들이다.
특별히 우리가 있는게 아니라 집 처마밑이 우리가 되고 축사가 되는 모양이다.
거의 방목해서 키우는 방식임을 알 수 있다.
베트남 사파에 갔을때도 저런 풍경을 보았는데 훈제한 돼지고기나 삶은 수육이나
역시 우리네 사료 먹여 가둬놓고 키운 돼지고기와는 차별이 되는 맛이였다.
사실 난 라오스와 베트남에가서
고기나 야채 만큼은 정말 신뢰가 많이 갔었다. 조금 더 많이 즐겨보지 못한게 아쉬울 다름이다.
꿈에라도 나타나면 복권이라도 좀 살것인데
나타나라는 돼지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복권 당첨될 팔자는 못되는가 보다.
돼지가 집안으로 들어갈 기세로 입구에서 시위중이다.
닭이 우리와는 좀 떄깔이 틀리다. 독수리와 조금 더 흡사한듯 싶었다.
다리가 유난히 긴게 특징인데 역시 방목하는 닭들이다.
훈제한 닭을 먹어본적이 있는데 정말 맛있다.
하지만 방목해서 키운탓인지 무게는 얼마 안간다.
사파에서 오골계 한마리를 통체로 사서 먹었는데
양이 별로인지라 혼자 먹어도 충분할 정도였다.
하지만 국내에서 닭한마리는 혼자서는 다 못먹는다.
역시 가둬 놓고 사료만 먹인 닭고기와 자연식 방목된 닭고기의 맛은 따질 수 없다.
쳐다만 봐도 흐믓한 광경이다.
가이드가 불쑥 집으로 들어가자고 한다.
내심 어떤 구조일까 궁금도 하고 해서 따라는 갔지만 남의집에 함부로 들어가는것 같아
미안스러웠다.
가이드와 아는집인듯 아주 친근했는데
이곳에서 3대가 함께 산다고 한다.
남자는 모두 정글에 사냥을 나갔다고 했다.
내가 의미를 잘못 받아들였는지 몰라도 farm work가 아니라 '정글 헌팅'이라고
분명히 말했었다. 정글에서 뭘 사냥하는지에 대해선 물어보진 못했다.
그런데 그 헌팅의 의미가 '동물의 포획'이 아니라 정글에서 일어나는
모든 농사의 함축적 의미가 아닌가 싶다.
어째튼 마을 전체에 남자는 거의 보이질 않는다.
헌팅을 하던 농사를 짖던 남자는 모두 마을 밖으로 나간듯 하다.
어린엄마와 간난쟁이와 남았다.
엄마의 나이를 가이드를 통해서 물어보니
놀랍게도
18살이란다.
집안을 둘러보았다. 대낮인데도 어두워 제대로 보이지가 않는다,.
후레쉬를 터뜨려 찍어보니 아래의 장면들이 보인다.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아 구조를 몰랐지만
구조는 매우 단순했다. 화장실만 별도로 외부에 있고 대자리로 만들어 놓은건 침대
개가 있는곳이 주방이다. 그리고 나머진 저장공간이나 다용도 공간으로 보면 된다.
원시 농경시대에나 볼법한
주거공간인셈이다.
모두 다 이런건 아니다.
다른마을로 들어서니 조금 더 서구화되고 현대화된 건물도 있었다.
고산족 마을과 도로가 인접된
아랫마을의 경제적 사정은 달랐고 사는것도 조금씩 다른것 같았다.
전기나 가전제품은 아랫마을에서 볼 수 있었지만
고산족 마을에선 전기 자체가 없었다.
18살 엄마의 모습이다.
사진은 가이드를 통해 허락받고 찍었다.
마을에 남자가 거의 보이질 않는다.
남편이 어디갔냐고 했더니 정글에 농사도 짖고 사냥도 하고 그런단다.
남자들은 낮에는 집에 없단다.
18살이라 놀랬지만
다른집에도 젊은 엄마가 있어 물어보니 똑같은 18살이란다.
다른 가옥에 갔더니 어른은 없고 애들만 잔뜩있다.
물어보니 모두 한가족이란다.
대충 세어봐도 10명이다.
다산 다산해도 실로 놀랍다....한집안에 4-5명은 예사로 낳는단다
두집안 합치면 저 정도는 기본인데
한집에 두세가구씩 함게 살면 그럴수도 있겠다 싶다.
마치 우리네 70년대 농촌의 모습과 비슷하다 하겠다.
농경 사회다 보니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가져온 볼펜을 이 애들에게 모두 나눠줬다.
눈망울이 다들 초롱초롱하니 우리네 애들의 피곤한 눈망울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특히 이 여자애의 눈망울이 유독 맑았다.
한집안 답게 얼굴들이 많이 닮았다.
어른들까지 합치면 대략 15명 안밖의 인구가
저 한집에 사는것이다.
몇번 가이드를 통해 대화가 소통된 후 자연스럽게 촬영할 수 있었다.
사진만 찍고가는 관광객이라는 이미지가 싫어 나름 많은 노력을 했었다.
다른 집안의 애들이다.
역시 관심들이 많다. 한참을 쳐다보며 손도 흔들고 웃어보인다.
외부인이 신기한듯 싶다.
사실 나도 신기했다.
저나이가 되면 벌써 엄마노릇을 한다.
동생을 돌보는 모습이 우리네 60-70년대 모습과 흡사하다.
네아이가 한가족이란다.
얼굴도 모두 닮아 말안해도 알정도다.
엄마가 집을 나가면 저 아이가 누나가 되고 엄마가 될것이다.
어린애들은 벗고 다니는게 대세다..
윗마을의 풍경이다. 아랫마을과 차이는 없는것 같다.
하지만 가축의 종류는 윗마을이 더 많았다.
어디서나 돼지는 쉽게 보인다.
꼬마가 날 쳐다본다.
이방인에 대한 시선이 다들 신기해 하는 눈치다.
가이드 말로는 한국인은 거의 오지 않는다고 했다. 아마도 그말이 맞는듯 하다.
웨스틴들은 그냥 마을을 가로질러 가지만 이렇게 마을 안쪽으로 직접 들어온건
우리가 처음이란다.
그나마 젊은 청년들이다.
저 정도만 되면 일하러 나가기 때문에 집에 거의 없단다.
물고기를 잡기위한 통발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한집안에 있던 어린 엄마다. .
나이를 물어보니 이 여성 또한 18살이란다.
누런 황소는 처음으로 보았다.
여긴 대부분 버팔로라 불리는 뿔이 휘어진 검은 물소가 대부분이였다.
윗마을과 아랫마을의 언덕위에 있는 학교에 가보기로 했다.
학교는 방학중인데 방학기간이 3개월이나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