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여행기를 마치며...
때론 삶으로부터 벗어나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것,
그것이 내게는 명상이고 수행이었다.
여행을 떠날 때는 따로 책을 들고 갈 필요가 없었다.
세상이 곧 책이었다. 기차안이 소설책이고, 버스 지붕과
들판과 외딴 마을은 시집이었다. 책장을 넘기면 언제나
새로운 길이 나타났다. 나는 그 책을 읽는 것이 좋았다.
그 책에 얼굴을 묻고 잠드는 것이 좋았다.
- 류시화의 <지구별 여행자> 중에서 -
시인의 말처럼 여행은 내게 있어서도 살아 움직이는 책이다.
배낭매고 홀로 여행하기 시작한지 이제 5년째...
홀로 여행인 덕에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더 좋은 체험들을 하게 되었다.
이번의 나의 여행은 '라오스'라는 나라를 가슴에 품고 떠났던
10박 11일간의 길지않은 여행이었다.
메콩강을 젖줄 삼아서
우리와는 다른 속도로 '느리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우리들이 이미 오래전에 잃어버린 것들을
그들은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결코 풍요하지는 않지만 가족들과 함께 세끼 식사를 행복하게 나누던 라오스 인들의 평화스러운 모습...
우리는 그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지만 그들만큼 행복하지도 더이상 만족하지도 않는다.
어쩌면 우리들의 마음이 더 가난한지도 모른다.
몇년전에 한달간 인도여행을 하고 돌아 왔을 때와는 또다른 느낌과 아쉬움이 남는다.
인도에서 돌아왔을 때, 나는 다시 인도에 가게 될 것을 알았었다 ...
그리고 4년후인 작년 여름에 인도땅을 다시 밟았었다.
라오스에도 다시 한번 가고 싶다.
루앙프라방에 직항이 생기면 그때 다시한번 가보기로 하자.
그 때는 '라오스' 라는 나라도 지금과 다르게 많이 변해 있을까?
물론 변하겠지만 조금은 천천히 변해주기를 바란다면 너무 이기적인 마음일까?
다시 간다면 그때는 이번에 하지 못한 것들을 꼭 하고 싶다.
고산족 마을에서의 홈스테이... 몽족마을 탐방... 정글탐험...트레킹...
이번에 가보지 못한 남부 라오스지방을 돌며 진짜 라오스 느껴보기 등등
즐기는 관광보다는 그들의 삶의 모습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껴볼 수 있는 그런 여행을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