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이야기 #007 - 탐콩로. 라오스 동굴투어의 끝판왕.
라오스 이야기 - 탐콩로. 라오스 동굴투어의 끝판왕.
팍세에서 가장 고민했던 일을 꼽자면, 비엔티엔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콩로동굴에 갈까, 말까.
남는게 시간인 여행이라 시간적인 부분은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지만, 문제는 비용이었다.
이동비용과 투어비용 등등등을 계산하니 이걸 이 비용을 들여 가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하는 현실적인 생각들이 스멀스멀 피어난다.
에잇 몰라. 오기 전에 가겠다고 했으니 눈 딱 감고 다녀오자!
-실제로 구글링을 통해 보았던 탐콩로 사진을 보고 홀딱 반해서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이틀에 걸친 긴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이 살짝 스쳤지만...
살짝...아주 살짝.
아침 일곱시에 버스를 타고 팍세를 떠났다.
[ 팍세에서 반나힌에 가기 위한 타켁까지의 여정 ]
팍세에서 타켁, 그리고 타켁에서 반나힌까지의 여정을 위해 모또타고 달려달려.
팍세공항을 지나쳐 북부터미널 향하는 중.
타켁가는 로컬버스 안에서. 라오스에서는 흔한 풍경-;;;
버스 안에서. 문열고 달리는 것도 흔한 풍경.
싸완나켓 버스 터미널에서 쉬어가며 먹은 닭고기 국수-
세월아 네월아- 30분만 쉰다더니 떠날 생각을 안하는 우리의 로컬버스님.
또 어디선가 한시간째 정차중. 라오스에서는 굳이 내리지 않아도 간식을 사먹을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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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세에서 콩로 동굴이 있는 반나힌까지 하루에 올라갈 수도 있다지만,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타켁에서 1박을 하며 태국이 보이는 메콩강변에서 저녁을 먹었다. 슬슬 우기가 시작되는건지
타켁에서 부터의 여정엔 비가 오는 날들이 많아졌다.
타이-라오스보더가 가까운 타켁에서는 메콩강 건너 태국의 불빛을 볼 수 있다.
메콩호텔 강변으로 줄지어 있는 식당들.
강변에서 밥먹고 노점에서 로띠하나 사먹고... 타켁은 해질무렵의 모습만 기억이 난다.
다음날 아침 일찍 반나힌 가는 로컬버스를 타러 Sooksomboon Market에 갔더니,
이제 여기서는 가는 버스가 없다고 Petmany Market으로 가란다. 어쩔 수 없이 뚝뚝을 타고,
7시 반에 떠난다는 나힌행 버스를 탔다. 표 끊어주던 라오 아줌마. 첨에는 나 외국인이라고
6만낍 부르더니. 내가 바득바득 4만낍으로 알고 왔는데 뭔소리냐고 했더니 5만낍에 준단다...
왜들 이러시는지... 타켁에서 몸으로 느끼기 시작한 외국인 가격의 압박은 루앙프라방에 있는
지금까지 끝없이 나를 쫓아다니며 괴롭힌다.
아마 라오스를 떠나는 순간까지 그렇겠지-라고 생각하니 우울하다.
타켁에서 4시간 걸리는 반나힌. 반쿰칸, 나힌 이라고도 불린다.
라오스의 여느 유명한 동네들과 달리 상당히 낯선 이름이었는데, 이 마을을 특별하게 해주는 것은
콩로 마을에 있는 콩로동굴, 즉 탐 콩로 덕분이다. 그리고 마을을 한폭의 그림처럼 둘러싸고 있는
롤플레잉 게임 배경화면 같은 산악지형들. 풍경하나로 충분히 가치 있는 마을이라는 생각이 든다.
점심 즈음해서 도착한 나힌 마을은 생각보다 번화하다.
작긴 하지만 시장도 있고, 웨스턴 유니언도 있고, 그리고 게스트하우스도 엄청 많다.
아직까지 정보 구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곳이라 게스트하우스는 직접 서너군데를 돌아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곳으로.
이 아기자기한 테이블이 귀여워서 이 곳에서 머물기로 결정 :)
도착한 날 바로 탐콩로에 다녀와도 됐을 정도의 시간이었지만, 무리하고 싶지 않아
오늘 하루는 이동에 지친 몸의 긴장을 풀기로 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빈둥거리다가 저녁 산책을 하며 봐둔 오리구이 집에 들어갔다.
오리구이를 시키면 야채가 같이 나오는데, 고기를 먹으면 땀막홍과 밥이 있어야 하는 나라서,
“아줌마, 땀막홍, 까우니여우...없어요?”
했더니 땀막홍은 옆집에서, 까우니여우는 그 집 아들내미가 시장까지 달려가서 구해다 주었다.
말이 통하지 않아 몇 개의 단어와 손짓과 발짓으로 하는 대화지만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눈만 마주쳐도 서로 까르르 웃는다.
저녁 맛있게 먹고 동네에서 라오스 위스키 하나 사다가 마시고 자려고 하니 얼음이 없다.
아까 저녁 먹을때 얼음 어디서 사냐고 물어볼걸...
동네에 있는 작은 슈퍼마켓에 가도 얼음은 없었는데.
집근처를 돌아다니며 얼음 있냐고 여기저기 물어보고 다녔다.
짧은 영어 조차도 낯설어 하는 마을이어서, 배운지 얼마 안되는 태국어 중에 하나인
“남켕” (라오어로를 “남콴”이라고 하지만, 라오 사람들은 태국어도 다 안다고 하니까)
요 한 단어만 가지고, 남켕 남켕 하면서 마을을 돌아다녔다. 식당에도 물어보고, 땀막홍 파는
가게에도 물어보니, 다들 같은 곳을 알려주는 듯 한데...알려 준 곳을 기웃기웃 하고 있으니
길 건너 가게에서 거기 맞단다. 그냥...집인데? 하루 정산 하시던 꼬부랑 할머니가 뒤늦게
날 발견하고 “뭐줄까?” 하신다.
“남켕.” (...아는 단어가 몇 개 없어서요)
그러더니 집 안으로 들어오라며 뒤쪽으로 날 데려 가신다.
할머니를 따라 들어가니 방 뒤쪽 창고 같은 곳에 거대한 얼음 냉장고 두 대가 놓여있다.
이 동네 가게에서 주는 얼음은 다 이집에서 사는 게 맞나보다. 물어보는 곳 마다 여길 알려줬으니.
“얼마치 줄까?”
응? 얼마치를 사야 내가 필요한 만큼인지 모르니 일단 손가락 다섯 개를 펴본다.
“하판.” (5,000낍 어치?)
근데 할머니가 얼음을 담아주는 기세가 완전 한 가마니를 주실 기세다.
너무 많은 것 같아 내가 손사래를 치며 스톱 스톱 이러니까, 커다란 비닐봉지를 가득 채운
얼음을 들고 손가락 두개를 펼치시더니 “이거 2천낍 어치야.” 하신다.
2천낍 어치의 비닐봉지 가득 든 얼음을 들고 겟하우스에 돌아와 먹다남은 참파 위스키
(라오 위스키)를 마시고 여전히 못알아 듣겠는 라오방송을 화면만 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내일은 드디어 콩로 동굴이다.
p.s_
나힌마을의 저녁풍경.
까이양 먹고 싶은데 닭구워 주는 집은 없고 죄다 오리만 먹는다. 아이 짭쪼름해.
땀막홍-* 라오스에서 먹어본 집 중에 가장 맛났던 집 :)
식당 아들내미가 시장까지 뛰어가서 사온 까우니여우.
어설픈 3종 세트로 하루를 마무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