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모를 아쉬움이 남았던 므앙씽 아카족 마을
블로그 주소- http://blog.naver.com/jkt0620
(36일 동남아 배낭여행 이야기)
2011년 1월 28일 므앙씽
아침에 일어나 숙소를 나섭니다.<?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배낭을 메고 길을 걸으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미 떠나와 있지만 다시 다른 곳을 떠난다는 게 내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과일가게에 들려 과일을 구입합니다.
혼자서는 많이 먹지 못하기 때문에 귤 3개만 저울에 올려놓습니다.
여행와서 계속 과일은 귤만 먹습니다.
칼로 깎을 필요없이 걸어다니면서 먹기가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중국에서 몇 년 살았다고 중국음식이 먹고 싶어집니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중국식당에 들어가 계란볶음밥과 반찬을 주문에 먹습니다.
밥을 먹고 자료에서 본 아카족 마을을 찾아 떠납니다.
아카족 마을 근처에 ‘아디마 게스트하우스’가 있다고 해서 그곳을 숙소로 정하고
아카족 마을을 가보려 합니다.
근데 ‘아디마 게스트하우스’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가 없습니다.
물론 근처 ‘트래블 오피스’에 신청해 단체로 ‘아카족’마을에 쉽게 갈 수도 있지만
그러기는 싫습니다.
서양인들 틈에 끼어 여행사에 의해 준비 되어진 마을을 탐방하느니 힘들고 어렵더라도 혼자
그곳을 찾아가는게 제 여행 취지에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우선 ‘아디마 게스트하우스’가 어디인가 물어봤지만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트래블 오피스’에 들어가 게스트하우스 위치만 물어보기로 합니다.
‘Do you Know where Is The Adima GuestHouse?
‘Go straight <?xml:namespace prefix = v ns = "urn:schemas-microsoft-com:vml" /> 8Km'
'What do I have to take the Adima GuestHouse ?'
'Take a TukTuk'
'Anything else?'
'No. only TukTuk'
8Km입니다. 짐이 가득찬 배낭을 매고 뜨거운 태양을 받으며 걷기에 가까운 거리만은 아닙니다.
다행이도 저 멀리 만차가 된 툭툭이 있습니다.
어서 뛰어가 물어보니 Adima GuestHouse까지 20,000을 달라고 합니다.
손님이 이미 많으니 타려면 타고 말려면 말라는 식이군요. 제가 알기론 5,000킵 인데 말입니다.
결국 툭툭타는 걸 포기하기 걷기로 합니다.
지나가는 오토바이에 ‘히치하이킹’을 시도해보지만 속력이 붙은 오토바이들이
쉽사리 세워주질 않습니다.
그냥 계속 걸어갑니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맞는건 지 조금 불안하기도 합니다.
한참을 걷다 꼬마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길래 이 길로 가면 Adima GuestHouse가
있는지 물어봅니다.
알리가 없습니다.
마냥 내가 외국인이라는게 재미있는지 자기들끼리 낄낄대며 좋아합니다.
그냥 계속 걸어갑니다. 등은 땀으로 범벅이 됩니다.
아.. 저 멀리 상업용 간판이 보입니다.
식당이 아니면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저게 Adima GuestHouse가 맞든 아니든 상업용 간판이 보인다는 것 만으로도 제겐 희망이
됩니다.
희망이란 꼭 그것이 성공에 이르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 희망이 보인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인생을 버틸 수 있게 만드는 빛과 같은 것입니다.
제 발걸음이 다시 빨라 집니다.
비록 Adima GuestHouse는 아니었지만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Adima GuestHouse로 가는 길이
확실한 건 맞습니다.
앞으로 6Km를 더가면 Adima GuestHouse가 있다고 합니다. 그럼 제가 2Km를 걸어 온 건가
봅니다.
또 한참을 걷다 보니 아까 그 꼬마애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갑니다.
내가 그들을 불러 세워 자전거를 태워달라고 부탁합니다.
꼬마 애들은 선뜻 자신의 자전거를 내주고 자신들은 한 자전거에 같이 탑니다.
그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길게 뻗어있는 길을 힘껏 페달을 밟아 시원하게 달립니다.
한 10분쯤 달리고 그들에게 자전거를 돌려주고 기념사진 한 장 찍어 줍니다.
또 그렇게 하릴없이 길을 걷습니다.
한 참을 걷고 있는데 뭔가 지나 갑니다.
툭툭입니다. 힘껏 뛰어 툭툭을 불러 세웁니다.
잠시 기사가 내립니다. Adima GuestHous까지 가격을 물어보니 20,000킵을 달랍니다.;;;
‘그럼 내가 왜 이렇게 걸어서 여기까지 왔겠냐….;;;’
5,000킵을 부릅니다.
기사는 다시10,000킵을 부릅니다.
그러자 뒤에 앉아 있던 여중생으로 보이는 소녀3명이 그냥 태우라는 듯이 기사에게 소리칩니다.
내편이 되어 소리치는 소녀들 때문에 기사가 5,000킵의 내 요구를 들어줍니다.
툭툭에 올라 탑니다.
소녀들은 16살 입니다. 모두 친구라고 합니다.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 인화해 줍니다.
나는 그들과 아주 빠르게 친구가 되어버렸습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사진이란 물건은 언제나 쉽게 친구가 되게 만들어 줍니다.
툭툭의 모습입니다.
툭툭은 라오스의 택시입니다.
드디어 Adima GuestHouse에 도착했습니다.
꼬마들이 외부인이 오자 모두 몰려듭니다.
제가 오늘 묵을 숙소입니다.
라오스 식으로 지어져 있습니다.
내부는 더 이쁩니다. 발코니까지 있어 발코니에게 논의 전경과 저녁에 지는 노을까지
볼 수 있게 만들어 놨습니다.
게스트 하우스 마당에는 개가 자갈에 누워 오후의 달콤한 낮잠에 취해 있습니다.
정말 개 같은 인생입니다. 사람들은 비관적인 상황에서 개 같은 인생이란 말을 사용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마당에 여러마리의 개를 키워 온 저로써 이 말에 상당히 유감입니다.
개나 키워보고 이 말을 사용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개 같은 인생을 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제게 있어 개 같은 인생이란 안빈낙도의
삶입니다. 앞으로 제가 추구해야 할 이상향입니다. 아니 모든 사람들이 개 같은 인생을 살길
기도해 봅니다.
Adima 게스트 하우스에서 걸어 5분 들어가니 바로 아카족 마을 입구가 나옵니다.
이렇게 가깝다니…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한 꼬마가 오더니 바나나를 사라고 합니다.
2,000킵이라고 합니다. 나는 소녀에게 2,000킵을 주고 바나나 송이에서 2개의 바나나만
떼어냅니다.
조금 더 걷다보니 또 다른 소녀가 내게 달려와 직접 만들 목걸이를 사달라고 합니다.
마음이 조금 어렵습니다. 조금 더 들어가니 말도 잘 하지 못하는 3살 짜리 아이가 손을 내밀어
무언가를 달라고 합니다.
마음이 많이 어려워 집니다. 내가 원하는 건 이런 게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욕할 자격은 없습니다.
이런 행동으로 그들이 순수하지 않다는 생각은 나의 교만에 불과 합니다.
우리 아버지 세대들이 한국전쟁 후에 미국 군인들을 향해 ‘Give me Chocolate’이라고 했다고
우리 아버지 세대들이 순수하지 않았던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것은 시대와 상황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 뿐 그들 자체의 순수성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관광객들이 와서 한 두푼 쥐어준 게 결국 지금의 아카족을 이렇게 만들어 놨을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들이 아카족보다 우월하다는 교만으로 그들을 변하게 만든 큰 이유일지 모릅니다.
반성은 그들이 할게 아니라 그들을 오염시킨 우리들이 반성해야 합니다.
나는 3살꼬마에게 돈보다는 방금 구입한 바나나를 벗겨 건내줍니다.
돈보다는 바나나가 그 아이에게는 더 달콤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마을 중심에 있는 구멍가게 입니다.
구멍가게는 아이들에 의해 점령되어 있습니다.
근데 주인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