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남의 동남아 가출일기 #34 - 루앙프라방의 매력을 찾아서 빡우동굴로
#. 4/30(MON) D+36
0530 기상. 마침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0540 대충 준비하여 딱밧을 보러가기 위해 나섰다. 거리에 나서니 이미 딱밧이 진행중이다. 보시를 하기위해 앉아 있는 사람들의 반 이상은 관광객으로 보인다. 길건너편에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스님의 대열 바로 옆에서 플래시를 터트려대는 여행객들이 있어서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그들의 눈에는 딱밧행렬이 관광객을 위한 퍼포먼스로 오해를 하나 보다.
탁밧행렬. 기대했던 모습과는 달랐지만, 내가 루앙프라방에서 봐야될 것 중에서 한가지를 해결했다는데 의미를 두련다.
관광객에 대한 탁밧행렬의 주의점을 읽었던 아니든, 저렇게 정면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지양해야될 행동이다. 다행히(?) 저 사람은 한국사람은 아니었다.
이렇게 관광객들한테 탁밧용으로 음식을 파는 곳이 있다는 것이 어쩌면 더 큰 문제일 지도 모르겠다.
0600 나온 김에 잠시 시장 골목과 메콩강가를 산책하다 숙소로 돌아왔다.
아침 일찍 어디로 음식을 나르는지... 동남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아낙네의 모습을 뒤에서 몰래 담아봤다.
0620 숙소는 여전히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9시에 전기가 들어온단다. 샤워실은 캄캄하고 샤워기에 물도 안나온다. 세면기의 물로 적당히 씻었다.
0650 숙소를 출발하여 근처 여행사로 향함.
0710 빡우동굴 보트티켓 구입(왕복 80000K). 0830 보트출발인데 0800 픽업이란다.
0720 아침식사. 라이스수프(7000K). 팍치가 올려져 있어서 옆으로 몰아두고 먹긴 했지만, 아침식사용으로는 너무 무겁지 않은 것이 매우 마음에 든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것이, 원래 아침에 많이 먹지 않는 나에게는 안성맞춤이었던 라이스수프.
꽤 많은 사람들이 이 식당에 들렀었는데, 나오는 음식들은 모두 장작불에 요리가 되고 있었다.
0745 여행사앞 도착해서 픽업기다림. 0755 쏭태우픽업 탑승. 0800 보트선착장 도착
보트 선착장의 모습. 나중에 알았지만 이곳에 직접온 사람들은 65000K으로 표를 살 수가 있었다. ㅠㅠ
0830 좌석번호를 불러 순서대로 타게 하는데, 모두 같은 보트를 타는 것이 아니라, 잘라서 다른 배를 타게 된다. 우리 배에는 6명이 탔다. 일본인이 3명이고, 중국인 1명, 서양인 1명이다.
번호가 불려서 차례대로 배를 타러 내려간다. 많은 배들이 투어객을 실어 나르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0840 보트출발. 메콩강의 상류로 배가 거슬러 올라간다. 강에는 드문 드문 낚시하는 사람들과 PET병을 이용해서 쳐놓은 그물도 보인다. 아직 햇살이 따갑지 않아서 인지 불어오는 맞바람에 시원함을 느낀다.
내가 탄 보트의 드라이버(선장님?) 모습
함께 출발한 다른 투어객들의 보트. 내가 탄 보트와 거의 똑같이 생겼다.
물론 메콩강의 강물은 짙누런 황토빛을 띄기때문에 아름답다는 표현을 쓰기가 어색하지만, 묵묵히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에 예쁘다는 말은 해주고 싶다.
파도치는 메콩강의 모습
강가에는 고기를 잡기위한 생계형 어부들의 모습도 많이 눈에 띈다.
동굴까지 가는 중간에는 이러한 고기잡이 배를 수도 없이 만났다.
누가 키우는 물소인지는 모르겠지만, 인적이 없는 강가에 평화롭게 놀고 있는 물소떼들.
1020 위스키빌리지 도착. 배에서 내릴때 별다른 설명이 없어서 여기에 동굴이 있는 것으로 오해했었는데, 그냥 라오스 위스키인 "라오라오"를 만드는 동네의 견학이었다.
위스키빌리지로 올라가는 여행객들
거기에서는 라오라오를 시음해볼 수가 있다.
적당히 둘러보고 1040 배에 도착.
근데 함께 배에 탔던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는다. 다들 뒤늦게 나타나서, 1058 보트 다시 출발
1125 빡우동굴 도착. 입장료 20000K. 내리자마자 동굴입구인데, 생각보다 규모가 작다. 특히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너무 복잡해진다.
강에서 바라본 빡우동굴의 전경
빡우동굴의 내부모습. 수많은 불상들이 모셔져 있다.
동굴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공간이 매우 협소해서 그냥 암자라고 해도 될 정도다.
Upper Cave도 있는데 여기는 오르는 계단이 힘들었지만 좀 더 큰 규모였다. 다만 일부러 그러는건지 모르겠지만, Upper Cave에는 조명 시설이 전무하여, 맨 눈으로는 내부의 불상들을 보기가 어렵다.
Upper Cave에서 플래시를 터뜨려서 찍은 동굴 내부의 불상 사진
종합적으로 빡우동굴은 좀 실망스러웠다. 메콩강을 보트를 타고 시원하게 왕복한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겠다.
1210 보트출발. 돌아가는 배는 조금 더 크기가 커졌다. 탑승한 인원도 늘었지만.
돌아가는 배안에서. 내 앞에 앉은 일본남의 티셔츠 문구가 재미있다. 번역하면 " 내버려 둬, 내 인생이야!!" 정도가 되겠다. 근데 실제로 이 친구와 얘기해본 결과, 아주 성실하고 착한 친구였다..
1330 도착. 일부는 꽝씨폭포로 가기위해 여행사로 향했으나, 투어 중간에 마음이 통한 세사람(나와 두 명의 일본인)은 같이 점심을 먹으러 향했다. (한 명이 빨간 셔츠의 사나이다.ㅎㅎ)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 아주 예쁘게 핀 꽃을 보고 한 컷. 동남아 여행시 자주 이 빨간 나무를 보았다. 온통 녹음이 진 숲 속에서 군데군데 이렇게 빨간 꽃이 아주 예쁘게 보였었다. 나무의 이름은 모르겠다. 아시는 분??
1340 점심식사(돼지고기볶음 + 밥 + 비어라오 40000K). 메콩강가의 식당에서 천천히 얘기하면서 식사함.
빨간 셔츠의 사나이는 이날 오후 6시 버스로 비엔티엔으로 이동해야해서, 이미 GH를 체크아웃한 상태였다. 그래서 달리 시간보낼 곳도 없다고 해서, 셋이서 그 시간까지 함께 있어주기로 하였다.
1500 우체국에 가서 가족들한테 엽서부침. 우표값 9000 * 4 = 36000K. 베트남 후에에서 벌써 써놓은 편지를 이제서야 보냈다. 밀린 숙제 하나를 해결한 느낌.
1530 환전. 20000엔 = 1900000K. 일본엔을 이용한 환전이 라오스 북부에서는 라오스 북부에서는 안될 수도 있어서 루앙프라방에서 미리 함.
1550 맛사지. 돌아다니기엔 너무 더워서 함께 있던 일본인의 제안으로 맛사지를 받았다. 일본남은 발맛사지라서 홀에서 받고, 일본녀는 아로마 맛사지, 나는 라오맛사지(40000K/1시간)라서 둘은 함께 방으로 안내되었다. 방에는 매트리스 하나마다 커튼이 쳐진 여러개의 작은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었지만, 왠일인지 그녀와 나의 두 개의 매트리스 사이는 커튼도 치지않고, 같은 공간에서 맛사지복으로 갈아 입으라고 옷을 던져주고 나가 버린다.
우리를 커플로 오해했나 보다. 서로 민망해 하면서 그녀가 직접 커튼을 쳐서 그 뒤에서 옷을 갈아입고 기다리자니, 그녀의 아로마 맛사지를 하려고 먼저 온 맛사지사가 다시 가운데 커튼을 확 걷어버린다.
나야 찜질방 옷같은 걸 걸치고 있었지만, 근데 그녀는 수건 한장만으로 몸을 가리고 누워 있었다. 서로 민망해서 웃고 있자니, 맛사지사가 뭘 그리 놀라냐는 표정으로, 천장에서 돌아가는 한 대의 선풍기 바람이 커튼때문에 오지 않아서 어쩔 수 없다라는 의미로 라오어로 얘기한다.
중요부위(^^)는 수건으로 가려가며 맛사지를 하고 있고, 설사 뭔가 보인다 하더라도 차마 바로 옆으로 고개를 돌리기도 무안한 상황에, 누워서 뻘쭘하게 천장만 보며 맛사지사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근데 내 맛사지사는 10여분이 지나도 오지를 않는다. 하염없이 천장만 어색하게 바라보고 있자니, 내 눈은 본능적으로 1미터 옆에 있는 그녀를 한번씩 돌아보게 되고, 그때마다 아찔한 모습에 시선을 재빨리 천장으로 돌리며 안본 척을 되풀이했다.^^ 꽤 힘들었다.ㅎㅎ
다행히 맛사지사가 온 이후에는 엎드린채 내 맛사지에 집중을 했고, 어느덧 스르르 잠이 들고 말았다. 근데 중간에 몸을 뒤집으라며 깨우기에, 입가에 묻은 침을 닦아내며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는 상체를 하얗게 드러낸채 엎드려서 맛사지를 받고 있었다. 행여 눈이라도 마주칠까 얼른 고개를 돌려 눈을 감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내 맛사지에 힘들게 집중을 했다. 다행히(^^) 또다시 잠이 들었고 다시 깨어났을때는 아쉽게도(?) 그녀는 이미 맛사지가 끝나서 자리에 없었다.
나의 맛사지가 끝나고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서니 두사람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남이 GH로 돌아가서 버스를 탈 준비를 해야된다고 해서 우리 3명은 작별을 했다.
다행히 맛사지사가 온 이후에는 엎드린채 내 맛사지에 집중을 했고, 어느덧 스르르 잠이 들고 말았다. 근데 중간에 몸을 뒤집으라며 깨우기에, 입가에 묻은 침을 닦아내며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는 상체를 하얗게 드러낸채 엎드려서 맛사지를 받고 있었다. 행여 눈이라도 마주칠까 얼른 고개를 돌려 눈을 감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내 맛사지에 힘들게 집중을 했다. 다행히(^^) 또다시 잠이 들었고 다시 깨어났을때는 아쉽게도(?) 그녀는 이미 맛사지가 끝나서 자리에 없었다.
나의 맛사지가 끝나고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서니 두사람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남이 GH로 돌아가서 버스를 탈 준비를 해야된다고 해서 우리 3명은 작별을 했다.
1730 숙소복귀후 휴식.
1815 숙소출발. 야시장 구경.
야시장을 구경하다가, 맛사지를 같이 받았던 유카리(ゆかりさん, 30, 니이가타)을 우연히 다시 만났다. 민망했던 기억은 서로 감추고, 함께 저녁을 먹기로 하여 한국음식을 파는 빅트리카페로 향했다.
야시장을 구경하다가, 맛사지를 같이 받았던 유카리(ゆかりさん, 30, 니이가타)을 우연히 다시 만났다. 민망했던 기억은 서로 감추고, 함께 저녁을 먹기로 하여 한국음식을 파는 빅트리카페로 향했다.
1900 가게를 금방 찾지 못해 조금 헤매다가 빅트리에 도착했다. 빅트리카페는 서양인 남편과 한국인 부인이 경영하는 곳으로 가게안에는 예쁜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빅트리카페 걸려 있는 예쁜 사진들. 유리액자라서 반사가 되어 제대로 담기는 어려웠지만 그 중에 한 컷.
우리는 가게 맞은편의 메콩강가에 마련된 야외로 나가서, 진짜 빅트리(Big Tree) 아래의 테이블에 자리 잡았다. 나는 제육볶음과 밥을, Yukari는 냉면을 시켰다.
빅트리 카페의 강변의 테이블 위를 비추어 주던 예쁜 조명들.
Yukari는 회사를 그만두고 태국(치앙마이)에 와서 맛사지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한다. 중간에 비자를 갱신하고자 여행도 겸하여 라오스로 나오게 되었다고. 나중에 치앙마이에 오면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짐.
2200 숙소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