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수첩 (6) – 그림 같은 방비엥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여행 수첩 (6) – 그림 같은 방비엥

타패 4 3703
[시간이 멈춘 방비엥]
<1 11일 방비엥>
 
방비엥의 아침입니다. 머물고 있는 타본숙 (Thavonsouk Resort) 의 아침 식사를 하는 곳은 아침 풍경이 완전 최고다. 바로 코앞에 방비엥을 대표하는 산 (Red Cliff) 이 있다. 아침 안개가 산을 감싸고 있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최고의 풍경은 이 호텔의 장점.
 
[방비엥의 아침 : 아침식사 하면서 찍은 풍경]
1954113472_ZmfQzR84_2013-01-11_08.23.06.jpg
 
느긋하게 천천히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내일 루앙프라방으로 타고 갈 버스를 예약하려고 한다. 어제 네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나니까 갑자기 비행기가 그립다. 하지만 방비엥에서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항공편은 없다. 선택은 오로지 미니 버스 또는 VIP버스 둘 중에 하나다. 머물고 있는 이 호텔에서 예약을 해 준다고 한다.
 
호텔 사무실에서 직원에게 미니버스가 좋은가, VIP버스가 좋은가 한번 물어 본다. 직원은 미니버스가 좋다고 하지만, 밴은 자리가 너무 비좁아서 VIP 버스로 결정했다. 물론 무늬만 VIP인 버스다. 버스 좌석을 미리 정할 수 있단다. 게다가 이 호텔로 픽업을 온다고 한다.
 
직원은 요금이 120,000 낍이라고 하지만, 바로 저 집에는 100,000 낍이더라고 하면서 100,000 낍을 지불했다. 어디선가 100,000 낍을 본 적이 있었을 뿐이다.
 
루앙프라방행 버스 예약이라는 큰 일을 했으니, 방으로 돌아와서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빨래를 했다. 대충 발로 한다. 마침 발코니가 있는 방이라서 빨래 말리기도 좋을 것 같다. 갑자기 아줌마와 아가씨의 차이점이 생각난다. 햇볕이 좋으면 아줌마는 빨래하기 좋다고 하고, 아가씨는 외출하기 좋다고 한다는 오래된 우스개 소리 말이다.
 
점심 때가 되었다. 허기가 져서 아무래도 한국식당을 찾아야 되겠다. 태사랑에서 방비엥에는 Mr. Chicken Family 게스트하우스에 식당이 있다고 보았다. 블루게스트에서도 식사를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여행 전에 www.hobomaps.com 에서 내려 받은 지도가 있다.
 
자전거를 15,000 낍을 주고 빌려서 Mr. Chicken 을 찾아 가서 김치찌개를 먹었다. 밥을 두 그릇 먹었으니 한국에서도 먹지 않는 양을 먹었다. 여행 중이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가 보다.
 
[송강을 건너는 다리]
1954113472_7psIAVae_2013-01-11_15.28.35.jpg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빌리면서 얻은 복사된 개략 지도를 가지고 다리를 건너서 자갈길을 달려서 Red Cliff이라고 되어 있는 쪽으로 가 보았다. Red Cliff은 방비엥 사진을 대표하는 산이다. 어제 밤 쿵작 쿵작 음악소리의 정체를 알았다. 여기 주민들이 모여서 춤추면서 크게 틀어 놓은 노래다.
 
비포장 길가의 표지판에 Cave가 있다는 화살표가 있기에 논을 가로질러 가 보았다. 지금 머물고 있는 타본숙 호텔에서 바라 보았던 바로 강 건너의 산인데, 지도에는 Red Cliff이라고 쓰여 있다.
 
가까이 가 보니 굴이 있다는 곳에 아이들 대여섯 명이 책상을 놓고 10,000낍 이라고 한다. 자전거를 세우고 나니까 중학생 정도 보이는 아이가 먼저 앞장을 선다. 말하자면 이 아이가 굴 가이드 인 셈이다.
 
동굴 입구에서 열댓 걸음 들어가다가 포기 했다. 석회암 지역이니 아마도 작은 동굴이 있나 보다. 입구가 너무 좁게 내려 가는 곳이라 도저히 엄두가 나질 않았다. 10,000낍은 장학금으로 생각하고 돌아 나왔다.
 
내게 동굴의 개념을 바꾸어 준 곳은 미국 뉴멕시코주의 Carlsbad Cavern 이었다. 지하에 다른 세상이 있다고 느낄 정도로 엄청난 규모였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운전면허증 돌려 받고 호텔로 돌아와서 맥주 한 잔하고 나니 저녁 식사 시간이다. 낮에 점심을 먹었던 한인식당 미스터 치킨에 다시 가보니 단체 손님 예약으로 자리가 없다. Mr. Chicken은 성업 중인 것 같다. 발길을 돌려야 했다.
 
패밀리 게스트하우스의 식당으로 가 보자. 낮에 자전거로 둘러 본 덕분에 이제 왠 만한 곳은 걸어서 찾아 갈 수 있게 되었다. 삼겹살을 굽고 있는 단체 손님이 있는 바쁜 와중에도 패밀리 게스트하우스의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아 준다. 식당 느낌이 미스터 치킨과 다르다. 된장찌개 좋았다. 다시 가고 싶은 식당이다. 인정보다 더 좋은 맛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하는 Boating 이나 Kayaking 도 하지 않은 멍한 방비엥을 보냈다. 하지만, 한 폭의 동양화를 앞에 둔 발코니에서의 여유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시간이 멈춘 방비엥.
 
--------------
루앙프라방 버스 요금 : 100,000 (15,000)
자전거 대여 : 15,000
김치찌개 : 40,000 (6,000)
 
4 Comments
항상고점매수 2013.01.25 19:26  
저도 방비엥가면 카약킹 할 생각이 없습니다^^ 최고의 경관을 바라보며 비어라오나....^^
타패 2013.01.27 20:18  
방비엥에서는 타본숙(Thavonsouk Resort) 의 강쪽 방이 아주 좋았어요. 비어라오 한 잔 하기에서는 최고였구요... 빨래 말리기도 좋고요...^^
서울시민 2013.02.26 21:17  
저도 세번 들렀지만 첫번 여행에서 액티비티 하고....두번은 걍 망중한...
타패 2013.02.27 22:03  
방비엥을 세번이나 들리셨어요?! 방비엥은 여행이 끝난 뒤에 더욱 그리운 곳 같아요...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