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앙응오이 느아에서 심플 라이프~
2013년 2월 2일에서 10일까지, 9일 동안 라오스의 무앙응오이 느아에 있었습니다. 어느 독일 친구의 말마따나, 'small paradise'였습니다. 하지만 전 천사가 아니었기에 땅으로 내려와야만 했죠... ^^;;
다른 도시에도 8, 9일 머문적이 있었지만 떠날 즈음엔 '이젠 그만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었습니다. 그런데 무앙응오이 느아만큼은 '더 있어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우돔싸이에서 아침 9시 경에 농키아우행 버스를 5만낍인가 주고 탔던 걸로 기억합니다. 농키아우 버스정류장에 도착한게 1시 경이었던 거 같고, 5천낍 주고 썽떼우를 타고 선착장으로 갔습니다. 하루 2번 있는 배 중에 아침 거 말고 오후 2시 반에 있는 배를 타고 무앙응오이 느아에 도착한 게 3시 반 경이었습니다. 하루 5만낍 짜리 레인보우 게스트하우스의 2층 방에 짐을 풀었습니다.
무앙~의 매력은 일단 오후 6시에서 10시까지만 전기가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와이파이 안 되고 피시방도 없습니다. 이게 무슨 매력인가 싶을 겁니다. 실은 저도 3, 4일 정도만 있다가 나가야겠다 싶었으니까요. 하지만 바로 다음날 이게 얼마나 좋은 환경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하루 일과가 아주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게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안개낀 강변 및 마을 거리를 산책합니다. 그리고 아침 뷔페를 먹습니다. 참, 여기는 아침 뷔페와 저녁 뷔페를 하는 곳이 2곳이 있습니다. 가격은 1만 5천낍과 2만낍입니다. 아침, 저녁 모두 훌륭합니다.
아침을 배터지게 먹고(뷔페니깐요~) 씻고 나서 책을 읽습니다. 두 달간 가지고 다녔지만 한 장도 펼쳐보지 않았던 책을 여기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대나무 침대에 누워 멍을 때리기도 합니다.
1시 즈음 되면 더우니까, 아침 뷔페 때 챙겨놓은 삶은 계란 2개를 가지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합니다. 저는 동굴 및 뷰포이트로 가는 입구 옆에 있는 버려진 카페에서 낮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원하고 의자랑 탁자 큰 게 있어서 책을 읽기도 좋고 누워 자기도 좋습니다.
어떤 이들은 한창 더운 낮에 강에서 수영을 하기도 합니다. 걸어서 2시간 거리에 있는 마을에 다녀오기도 하고요. 그늘진 곳에서 비어라오를 마셔도 좋구요.
5시가 되면 해가 산에 걸립니다. 이제 시원해지기 시작할 거란 거죠. 짐을 싸고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를 합니다. 샤워하고 나오면 어느덧 선선해져 있습니다. 대나무 침대에 누워서 음악을 듣습니다.
6시가 되면 전기가 들어옵니다. 스마트폰 및 아이패드를 충전 시키고는 저녁 뷔페를 먹으러 갑니다. 개인적으로 2만낍짜리 보다 1만5천낍짜리를 좋아합니다. 망고랑 바나나가 디저트로 갖춰져 있어서요. 그런데 1만5천낍짜리 저녁 뷔페는 일주일에 4일만 하더군요. 제가 있을 때는 그랬습니다. 아는 사람이 있다면 비어라오를 한 잔 같이 해도 좋고, 없으면 혼자 해도 좋습니다.
9시 반쯤 되면 깔고 누울 거랑 베고 누울 거를 챙겨가지고 선착장으로 갑니다. 깔 거를 깔고 벨 거를 베고 눕습니다. 별이 참 많습니다. 10시가 되면 전기가 나갑니다. 그러면 주변이 어두워지면서 하늘이 밝아 집니다. 많던 별이 아주 쏟아질 듯합니다. 어떤 이는 인도 자이살메르의 사막처럼 별이 많다고 하던데, 제게는 네팔 에베레스트 산간 지역처럼 많더군요. 이렇게 많은 별도 매일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구름이 있기도 하니까요.
10시반쯤 되면 숙소로 돌아옵니다. (깜깜해서 무서우니까요...^^;;) 그리고 꿈나라~
아~ 다시 가고 싶네요! *^^*
P.S. 걸어서 2시간 거리에 있는 마을에서 홈스테이를 하는 여행자도 있습니다. 숙박비가 단돈 5천낍입니다. 대신 샤워는 강에서 해야하고, 그리 쾌적하지는 않지만 정겨운 방의 모기장 속에서 잔다고 합니다.
하루 이틀만 홈스테이를 하시려는 분들은 당장 필요하지 않은 짐들은 숙소에 두고 마을로 가고 싶으실 겁니다. 숙소 체크아웃 시간을 신경쓰실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게스트하우스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제가 묵었던 레인보우 게스트하우스에서는 11시 반에 체크아웃하고 홈스테이 마을로 가겠다는 친구를 시간이 늦어서 체크아웃 안된다고 하더군요. 청소할 사람이 일할 시간이 지났대나, 지금 체크아웃하면 방이 비게 되니까 자기들 손해랬던가... 방 벽에 체크아웃시간 12시(정오)라고 버젓이 붙어있는데 말이죠. 모든 숙소가 이런 건 아니겠지만 괜히 좋은 곳에서 기분 상할 수 있으니 확인하셔야 할 듯요.
아참, 숙소는 제일 좋은 곳이 8만낍이고 제가 묵었던 5만낍짜리 방도 훌륭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여행했던 숙소 중 가장 좋은 곳 중의 하나였습니다. 무앙~ 물가가 비싸다는 소문이 있던데, 전 배터지게 먹고(뷔페니까요...) 좋은 데서 자고 해도 하루 15달러 쓰기 쉽지 않던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