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강 따라 일가족 자전거 여행1- 빡송 가는 길!
얼마 쓰지는 않았지만, 여행기 쓰면서 의외로 고민했던 것이 제목이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심각하게 고민한 것은 아니었지만,
육아 휴직, 자전거 여행, 세계여행, 가족여행......!
전체를 포괄하는 제목을 생각하다보니, 갑작스럽게 쓰다보니, 여행기를 써 본 적이 없다보니......!
그때그때 달라 지네요!
내일이면 비엔티엔에 입성한다고 카톡으로 소식을 전해준,
여행 중에 중국에서 독일에서 만나 인연을 맺은 부부커플이 있습니다.
준비된 그 분들은 블러그 제목도 멋집니다.
"김기사 박대리의 페르마타"
혹시 마주치시면 인사 한 번 나눠 주시면 감사^^
그리고, 제목은 매우 단순하게......!
부족한 준비물에 더욱 부족한 영어에, 인사말도 체 준비가 안된 현지어!
한번 멈추면 출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만 한참이니, 딸 애가, 땅바닥에서 관심끄고, 장갑끼고, 버프쓰고, 선글라스 끼고, 모자 쓰고 헬맷 쓰고, 자전거에 오르고, 여행 초반에는 얼마나 자주 쉬기도 쉬었는지, 딸 애가 준비하는 데 걸리는 시간만 모아도 원만한 사람 여행할 정도는 되겠더군요!
하루 세끼 밥 먹고(밥 먹는데는 또 얼마나 꾸물거리는지......), 방 구하거나 텐트 치고, 짐 옮기고, 풀고, 아침에 짐꾸리고(이번에는 아들네미가 얼마나 꾸물거리는 지, 페니어 하나 꾸리다가, 뭔가를 가지고 딴 짓 중이시고......)자전거에 달고!
만약 2박 3일만이라도 짐싸서 국내를 돌아보고 왔다면, 아마 준비물이 많이 달라졌겠지요!
지금은, 제법 여유가 있어서 이렇게 비오는 날은 종일 컴퓨터 들고 있어도 아내나 아이들이 밥만 먹여줘도 가만히 있네요!
아! 이 게시판은 사진이 5장만 올라가네요!
태사랑은 그래도 10장이던데, 사진 없이 여행기 쓴다는 것이......! 짧게 여러 번 올리는 수밖에 없군요!
11월 24일 7시 30분,
볼라벤을 한바퀴 돌기 위해서 빡송으로 향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빡송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동네, 꼭 한번 살아보고 싶은 동네로 항상 머리 속에 남아 있던 곳이었습니다. 태풍에 볼라벤이 붙었을 때, 그 태풍마저 좋더군요!
그러니, 두번째 볼라벤 한바퀴와 세번째 빡송 방문을 하게 된 거겠지요!
빡송의 하늘, 빡송의 구름을 가족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3년 전 아들과 오토바이로 한바퀴 돌며, 폭포며 커피며 다 보여줬었는데, 아 글쎄 이녀석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빡송을 자전거로?
빡세는 해발 200m, 빡송은 1,200m, 50km 구간을 해발 1,000을 오른다?
아내에게는 아마 라오스는 차를 잘 세워 줄거야, 여차하면 히치하면 된다고 큰소리 치고 출발한 거지요!
속으론 가다 보면 혹시 어느새 올라가 있을 수도......!
오랜만에 길거리 바게트 햄버거 하나씩 먹고, 아침에 갓 구운 바게트 한 보따리 싣고, 언덕을 넘는데, 넘고 또 넘고, 또 넘고, 이런!
무릎을 쉬어줄 내리막도 평지도 없는 길이네요!
빡송을 30여 킬로 남긴 지점에서는, 아니,20km 비교적 완만한 길을 달리고 나서, 빡세에서 만난 한국분들이 완만한 오르막이라고 했고, 오토바이를 타고 갈 때는 완만하다고 느꼈던 길들이, 전혀 다른 길로, 이건 진짜 오르막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몇 번은 쉬고, 구멍가게에서 놀다가 아이들이 바게트빵으로 닭 모이 주는 체험도 무료로 하는 사이에 고민을 좀 했습니다.
일부러는 아니고, 짐이 많은 관계로 단 한번도 히치를 시도 않고 여기까지 왔는데, 여기서 히치를 할쏘냐? 당연히 할 수만 있다면 해야지요! 고행하러 온 것도 아니니!
첨이라 그런지 제법 시간이 걸렸지만 깨끗한 현다이 트럭에 실려 5만낍이라는 저렴한 요금에 빡송까지 신나게 올라 왔네요! 중간에 국지성 비를 맞았는데 춥더군요! 마치 누군가 위에서 비를 뿌리는 듯, 정말 딱 그 부분만 비가 오네요!
구름이 많이 끼기는 했지만 빡송의 하늘은 늘 맘 속에 생각했던 바로 그 하늘이 맞았습니다. 추억은 아름답다고, 괜히 혼자서 아름답게만 만들어 버린 추억은 아니었네요!
고원도시? 고원마을! 빡송 입구에 보이는 꽤 괜찮은 겟하우스 얼핏 이름이 '반자이'였던 것 같아서 그냥 패스하고, 똑 두어개 겟하우스를 지나다 보니 어느새 마을 끝까지 와 버렸습니다. 작기도 하지!
빡송이 하늘과 구름은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더불어 시원한 날씨까지 여전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