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s 캄보디아 여행기(3)[씨엠립]-비가 와도 펑크가 나도 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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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s 캄보디아 여행기(3)[씨엠립]-비가 와도 펑크가 나도 달려라.!

eavan 4 2736


6:00

일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어났는데. 밤새 내리던 비는 아직도 내린다..

"그냥 자자.!" 내 눈은 다시 감기고..

7:00

"비가 오긴 했었나..?" 이 곳의 비는 내릴 땐 화끈하게 그치면 오리발 내밀듯 하늘은 구름 한점 없다.

어제 하루 탔지만 그세 분홍 자전거에게 정이 들어 오늘도 그 자전거를 선택하고 오늘도 힘차게 페달을 돌렸다.

"음.. 삼각대,비상식량,레인커버.... 아.! 그 걸 사야지."

"바게트~ 내 사랑 바게트~~"

밥도 많이 먹지만 특히 떡,빵은 정말 좋아하는데 (밥먹고 입가심으로 맘모스 빵 하나를 해치운다) 이 곳의 빵은 특히나 맛있다 해서 나의 식탐은 발동 되었다.

2,000리엘에 바게트(각종야채,족발,생선,파파야)와 1.5L물을 사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툭툭을 탄 관광객들의 시선과

캄보디아 사람의 호기심 어린 시선도 받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캄보디아 청년(?)들과 아주 간단한 이야기를 하면서

앙코르 왓으로 갔다.

자전거 탄지 5분 후

“헉.헉.. 어제 무리했나.? 자전거에 사이드 브레이크가 있는 건 아닐 테고 이거 너무 힘든데..”

이 느낌은 초딩 때 뒤에 아버지를 태우고 자전거 타는 느낌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의 자전거 속도는 느려지고 허벅지 근육 심지어 엉덩이 근육(?)까지도 말리고 있었다.

난 나름 열심히 페달을 돌린다 하고 있는데 자꾸 옆에는 다른 자전거들이 나를 추월한다.

캄보디아 사람들의 자전거 속도는 한 마리의 학이 유유히 내려오는 것처럼 느린데 난 그 속도에 추월당하고 있었다.

한명,두명....여러명이 되다 보니 이상하게 쓸데없는 승부욕이 발동 되고

“그래.! 질 수 없지 먼저 얼굴은 편안한 모습의 정색 모드 엉덩이는 티 안 나게 들어주고 무게를 실어 달리자.!”

속으로 다짐 후

만족할 정도의 속력은 아니지만 내 앞을 추월했던 사람들을 조금씩 앞 질러갔다.

“크크크.. 내가 오늘 피곤해서 이 정도지 컨디션만 좋았으면 내 뒷모습도 안 보였어.!!”

몸은 힘들지, 목도 마르지 자연스럽게 정신은 가출했지.. 난 타국에서 여태껏 한 번도 안 한 혼자 상황 극을 찍고 있었다..

앙코르 왓 도착

이제 시작인데 몸의 피로는 쉬고 싶어 했다.

앙코르 왓 입구에 있는 나무에 자전거를 세우고 내리려고 하는데 캄보디아 청년이 접근하여 나에게 말을 건다.

[[생각대로 해석]]

“이 미련한 놈아.! 이게 뭐하는 짓이니.!” 캄보디아 청년의 말에 나는 생각을 했다.

“여기다 주차하지 말라는 건가.? 이건 자동차도 아니고 자전거인데 음.... 아냐 이건 생각의 차이야 여기는 자동차와
함께 자전거가 같이 좌회전 신호 받고 하는 곳인데,.....”

해외 왔다고 열린 마음으로 나름 해석 중에 다시 그 청년은 나에게 말하지만 내 얼굴은 전혀 알아듣지는 못 한다는 표정이었고
답답해 하다가 최대한 쉬운 단어를 쓰면서 말 하였는지 난 'look' 'bicycle' 이 두 단어를 알아듣고 자전거를 유심히 봤다.

“아니.! 내 뒷바퀴가 왜 저러지.?... 헉. 펑크.!!!???”

상황극을 찍을 만큼 왜 몸이 힘들었는지 이제는 이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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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애마를 손 보던 아이)


그 캄보디아 청년을 따라가 자전거를 고치고 친절히 주차장(?) 까지 알려주고 헤어졌다.

앙코르 왓 입성(?)

사진만으로도 나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 건물이 내 눈앞에 있었다.


하지만 그토록 보고 싶어 하다가 마침내 처음으로 내가 앞에 서 있으니 앙코르 왓은 꼼짝도 않는 박물관의 공룡 유해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것은 숫자와 기하학 같은 지성의 잔치로 숭고한 업적처럼 보여 내 마음은 다시 두근거렸다.

“대단하다.!!! 음..중앙문은 출입금지고. 나머지 문이 4개니깐 옳지 저기로 가보자.”

문턱이 없는 문을 지나 내 눈앞에 더 가까워진 지성소는 나 그리고 다른 관람객들도 받아들이고 있었다.

양 옆의 도서관을 지나 계단을 하나하나 올라가 나가 부조가 있는 입구가 날 반기고 곳곳의 압사라 부조도 나를 유심히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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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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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한 표정의 압사라)

하루를 앙코르 왓에 전부 투자 할 생각으로 서쪽회랑부터 천천히 발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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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야 바르만2세-추정-)


막 옮기려던 참에 가이드+한국인단체관광객들을 보고 드디어 엿듣기 기술을 할 수 있구나 하면서 근처로 가는데 확실히
시간이 촉박한지 숨은 그림 찾는(?) 나는 따라 갈 수가 없었다.

11:00am

회랑 곳곳에 파인 곳도 있고 낙서(?)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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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은 웃겼지만 나중은 씁쓸했던 낙서.)

생각보다 앙코르 왓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조용하다 못해 나 혼자 있는 기분이 들 정도 였으니..

이런 최상의 조건이 와서 그런지 회랑의 부조들을 더 깊이 볼 수 있었고 아직은 풀릴게 많은 앙코르 왓은 나를 즐겁게 만들었다.

남쪽 회랑까지 다 보고나니 배도 고프고 뭣보다 힘들고 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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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앙코르 왓 1층)

남쪽과 동쪽 회랑을 잇는 모퉁이로가 가방을 풀고 풀썩 주저 않고 서쪽에서 부는 바람이 나의 코끝을 간질인다.9.JPG

(점심시간)


아까 산 바게트를 먹으며 셀카도 찍기 시작했다.

한 참 혼자 그렇게 놀던 중 귀여운 소녀가 내 주위를 맴돈다.

손은 빈손이여서 물건을 판매하는 것도 아닐 테고 난 그 아이를 의식하기 시작하여 관심이 가게 되었다.10.JPG

(귀여운 소녀)

아직 내 손에 남아있는 바게트를 먹으면서 바게트 한 입 먹고 그 아이를 한번 보고 그렇게 반복을 하다 보니 그 아이는 내가 자신을 보려고
할 때 마다 ‘꺄르르’웃으면서 기둥으로 숨어 버린다.

그걸 보고 있자니 나도 장난기 발동.!

빠르게 바게트를 먹고 숨어있는 소녀 주변으로 갔다. 재미있게도 그 소녀는 내가 갑자기 없어지니 나를 찾으러 내가 있던 쪽으로 온다.
숨어있던 난 그 아이에게 ‘어흥’ 소리쳤다.

“아.. 여기 한국 아니지...” 내 장난에 놀란 아이의 큰 눈은 더 커지고 이내 아이도 웃고 나도 웃었고 서로
지칠 때까지 웃었는지 동시에 웃음을 멈추고 인사를 했다.

“쑤어 스데이” 내가 먼저 인사를 하니 아이가 영어로 인사를 한다. 그 아이는 에베수라라는 예쁜 이름으로
아직 어린 9살 나이로 나보다 영어를 더 잘 하는 것이었다.

많은 이야기는 못 나누었지만 같이 사진 놀이도 하고 아직 끝내지(?) 못 한 숨바꼭질까지 하고서 한국에서
가져온 작은 선물을 그 아이에게 주고 나는 나머지 회랑을 보러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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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의 장면 중 지옥)

계속해서 그렇게 보고 싶었던 ‘우유 바다 휘젓기’가 있는 회랑도 지나가고 한국에서 몇몇의 앙코르 왓에 대한 책을 보며 상상만
했던 부조들을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다시 서쪽 회랑으로 가는 모퉁이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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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슈누와 여러 신들.)


‘라마야나’의 거의 모든 장면들이 있는 방으로 비슈누와 여러 신들이 한 벽면에 다 있는 색다른 부조가 있다.

볼거리가 많았던 방을 지나 지쳐버린 난 마지막 서쪽 회랑 ‘랑카의 전투’장면을 남겨두고 그 앞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휴. 더위가 장난이 아니네..” 더위에 지치고 우기에다가 점심시간이 그런지 계속해서 앙코르 왓의 사람은 별로가 아니라 아예 없었다.

혼자 중얼대는 내 앞에 원숭이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풀썩 주저앉고 멍하니 눈을 어디에 두었는지 모를 정도로 가만히 있었다.

“이야.! 먼 자세가 그리 세상 다 산 사람 자세냐.” 그 웃긴 원숭이를 보며 사진을 찍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는데 그 원숭이가 앉아있는 벽의 부조들은
원숭이 장군 하누만의 도움으로
‘라마야나’의 클라이맥스인 라마와 라바나의 전쟁 장면이였다.

“크크. 너 더위에 지친 게 아니라 싸우다 지쳐서 도망쳤구나.! 귀여운 놈...나도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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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중인 원숭이...ㅋ)

2층 , 3층

1층에 비해 볼거리가 많이 떨어지는(?)데 여기서도 이곳 저곳을 보다보니 또 지쳐서 금방 쉴 곳을 찾고 있었다.13.JPG

(도서관에서 바라 본 중간단)

내 눈에 발견된.! 2층의 양 옆에 있는 도서관.!

올라가기는 좀 힘들었지만. 올라오고 나니 여기도 휴식으론 최고의 장소였다.

나를 보더니 몇몇 사람들이 더 올라와 좀 시끄러워져 다시 자리를 피하고 많은 압사라들을 보며 3층으로 올라가는데 비가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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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금지 3층)

비를 피해 안으로 들어가 온전한 조각상이 없는 조각과 아직은 못 들어가는 지성소를 바라보았다.

‘정말 올라가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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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지성소에서...) 자세히 보면 빗줄기가...ㅋ

15:00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려온 1층에서 본 밖은 장대비가 내리고 많은 사람들이 앙코르 왓에 있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오려고 걸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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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을 씌고 점점 몰리는 사람들)


우산도 없어가지고 그냥 무작정 비가 그치기를 바라면서 기둥 옆에 서서 밖을 보는데 아까와 다르게 많아진 관광객들
그리고 인해전술로 나에게 오는 중국 단체관광객들.

그 들은 무서웠으며 나를 밀치면서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고군분투 후 30분이 지나 비가 그쳐 나의 애마 분홍자전거에게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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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왓 입구 주변 잔디밭에서 휴식하면서)


시계를 보니 15:50.!

“음.. 지금 숙소가기는 빠르고.. 좋아.! 니악뽀안이랑 쁘리아 칸 가면 되겠군.”

아까 자전거를 수리해서 그런지 다시 타는 내 애마는 정말 잘 달렸다.

빠르게 앙코르 톰 북문까지 돌파하고 열심히 올라가 쁘리아 칸 까지 왔는데....

오긴 왔는데.... 제..제.!! 이런 뭐.!!!

비가 아까보다 더 심하게 내린다. 앞이 안 보일 정도로...

급하게 레인커버를 꺼내 가방에 씌우고 손목에 감았던 두건을 머리로 옮겨 냅다 페달을 밟았다.

비를 맞으며 가는 게 불쌍했는지 아님 신기했는지 앙코르 톰 북문에서 우비를 입고 자전거를 타고 오는 한 무리의 소녀들이
큰 소리로 ‘bye.!'를 외치고 엄청난 비가 오는데도 나한테도 말을 거는 아담이라는 청년 툭툭을 타고 가며 나에게 휘파람을 부는 서양인들.

“쩝.. 내가 무슨 동물원의 원숭이인가.” 그러나 기분은 나쁘지 않았고 오히려 재미있다고 해야 되나.? (그렇다. 정신 줄 놓은 거다.)18.JPG

(비를 피해 앙코르 톰 남문에서 다시 재 정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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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가출 하기 전....)



정신 줄 놓고 즐기는 나를 신이 못 마땅하셨는지 비는 더 오고 맞바람은 더 불고 타이어 펑크 또 나고.. 펑...펑크.!!!!???

“으아.!!! 정말 오늘 한 판 해보자는 거야.!?”(누구랑 ㅡ.ㅡ?)

정말 힘들게 힘들게 겨우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고 나를 불쌍하게 쳐다보던 게스트하우스의 직원들의 눈빛은 아직 잊을 수 없었다.

샤워하고 나니 비는 뚝 그쳐버리고 오늘도 프싸 짜(올드마켓)에 가기 위해 준비 하고 나서는 나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자전거를 탄 거리보다 펑크 난 자전거를 억지로 탔더니 엉덩이와 허벅지가 저리다. 펑크만 두 번 씩이나 안 터졌으면..

과거는 과거고 어제 고생해서 프싸 짜까지 걸어갔으니 오늘은 돈 좀 써보자 하는 요량으로 크게 툭툭을 질렀다.!

프싸 짜

“아직 7:40분인데 닫았네..” 내일 프놈펜으로 떠나는데 결국 프싸 짜는 못 보았다.

프싸 짜 위에 있는 중앙 시장 가서 론리 플래닛 사고 근처 빵 가게에서 빵도 사고 맥주와 음료를 사 지친 몸을 이끌고 툭툭으로 숙소를 갔다.

론리 플래닛 살 때 오늘 너무 힘들었는지 저절로 불쌍한 표정이 나와 웃음을 더해 사장님에게 만족할 만 한 가격으로 구입하였다.(이 날부터 스판근성 흥정 시작.!)

오늘 밥을 바게트 하나 먹고 몸을 힘들게 굴려서 그런지 숙소에 오자마자 빵 5개와 맥주 2캔 음료 1 캔을 먹고 바로 취침.!!!



4 Comments
dandelion 2008.10.30 13:42  
  ㅎㅎ 정말 좌충우돌 여행기네요~ ㅋㅋ 근데 읽는 저는 자꾸 웃음이나요~ 캬캬캬캬~~
eavan 2008.10.31 14:46  
  크크.. 정말 이 날은 젊어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항상 자전거 탈 시 미니 펌프를 챙기고 타는 습관이.!
분홍이 2008.11.03 18:13  
  정말.좌충우돌,,>_< 자전거 펑크나고, 비오고 길읽고,
저두 이번달 10일날 캄보디아 가는데.집에서 하루종일 여행기 읽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eavan님 여행기 되게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eavan 2008.11.03 21:06  
  저에게 지혜가 있었더라면 붕가능했던 일이죠.;; ㅋ 머리가 떨어지는 만큼 몸이 채워야 되니깐요.^^
이렇게 잘 읽어주신다니 글 쓰는데 더 힘이 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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