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s 캄보디아 여행기(2)[씨엠립]-씨엠립 극기 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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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s 캄보디아 여행기(2)[씨엠립]-씨엠립 극기 탐험(?)

eavan 5 3852

#자기전..

"내일부터 유적을 부지런히 볼려면 6시정도에 일어나야겠지.?" 하면서 핸드폰 모닝콜을 6시로
해놓고 잠을 잤다.

6:00 ... 7:00... 8:00.. 기상!!! 첫 날부터 늦잠이다..

여행오기 전 유독 앙코르 유적 탐방 계획만큼은 수정하고 또 수정하며 범인이 완벽범죄를 계획하듯이
유적 탐방 계획을 짰지만 첫날부터 그 계획은 무산.

"그래 난 배낭여행 온거지 계획한걸 이행하러 온게 아니야.." 이 생각이 끝나니 바로 하나의 다짐이 나왔다.

"새로운 곳에서만큼은 새로운 나를 만들어 보자"

(여행 첫 날부터 이런 유별난 다짐을 하게 된 건 내가 한국에서 두가지 불편한 행동으로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하나는 남을 배려한답시고 눈치를 보는것 다른 하나는 모든일애 완벽하게 할려는 강박증..) dsc_1504_xhdlalr45.jpg

(글로벌 홈스테이의 아침)


일어나자마자 혼자 궁상좀 떨고 서둘러 유적 갈 준비를 하면서 오늘 갈 곳 을 봤다.

"음... 일단 자전거 타고 가서 순서가.... 앙코르 톰 , 쁘리아 칸 ,니악뽀안 ,따프롬 좋아. 늦었으니 빨리 서두르자"

바로 게스트하우스 카운터로 가 잘생긴 캄보디아 형에게 "바이시클 포 렌트"를 외쳤다.

그 캄보디아 형은 자전거를 손을 가리키며

"자전거 저기 있습니다." 난 그 자전거를 보며 "아. 네."

엇.!!????? 분명 내가 들은건 한국말 내가 대답한건 한국말.. '한국 사람인가.?' 하면서 그 캄보디아 형을 봤다.

내가 본 그곳엔 내 놀란 표정을 보고 웃고 있는 그 캄보디아 형이 서 있었다.

(알고보니 한국말을 할 줄 알던 거였다... '나만 몰랐던 거야..ㅡ.ㅡ?')

아직도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내 앞을 지나가 자전거를 살피는 캄보디아 형

바퀴도 만져보고 핸들도 보고 안장도 보고 세심하게 살피더니 분홍색 자전거를 건네준다..

그 분홍색 자전거는 다른 자전거보다 튼튼해 보였으며, 좋아보였다. 그러나 나의 본능은
그 분홍색 자전거의 강렬한 분홍색을 거부하고 있던 중
아주 재빠르게 그 형은 분홍색
자전거 열쇠를 건네주고 내 몸에 맞도록 안장 높이까지 조절을 끝난 상
태였다.

분홍자전거를 타고 도로로 나간 나.

나의 자전거 색깔은 도로위 다른 자전거는 물론이고 심지어 자동차까지 압도하는 강렬한 색이였다.ㅋㅋ

지도를 펼치고 내가 갈 길을 정했다. 갈 곳은 시바타 거리 다음 거리인 포캄보(pokambor)거리로 해서 유적까지 직행.!

사거리 도로에 좌회전 신호가 없는 캄보디아에서는 좌회전 할려면 타이밍이 좋아야 된다.

하지만 고생 안하고 좌회전 하는 방법이 있다.(자전거나,오토바이 탑승 시에만)

그 방법은 좌회전 할려는 자동차 옆에 붙어 같이 하는 방법이다. 너무 쉬운 방법인가.?
난 이 방법을 알아내고 좌회전 할 때마다 내 잔머리를 칭찬 했다... ㅋㅋㅋ

글로벌에서 나오자 마자 star mart를 지나고 시바타 거리도 지나야 포캄보(pokambor)거리가 나온다.

어제 밤새 내린 비로 인해 포캄보거리로 가기 위한 길이 잠겨 있었다.

"쳇... 돌아가기는 늦었고 그냥 가던 길이나 계속 지르자" 결과는 바지와 신발이 모두 흙탕물 투성이였다.

아직 유적도 안갔는데. 몰골이 말이 아니군... 그래도 유적 볼 생각에 금새 기분이 풀려 자전거 페달을 돌렸다.

"이제 여기서 좌회전 해서 올라가면 매표소가 보이겠군"

"!!!????" 흙탕물들이 점령한 도로위에 있는 난 이상한 걸 보았다.
"분명 이 길이 맞는데. 왜 길은 없고 닫혀있는 철문이 있지.?" 그 의문은 금새 풀렸다. 이 거리 주변이 다른곳보다

지대가 낮아 물이 계속 고이다 보니 아예 물이차서 길을 막아 버린것이다.

난 속으로 "역시 우기에 오는게 아니였어..." 하면서 되돌아갔다.

흙탕물 길을 왕복한 나의 모습은 누가 봐도 "더럽다." 였다.10분정도 자전거를 타고 가니 매표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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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 정면 ; 카운터가 1일권 3일권 이렇게 나누어짐 정면은 3일권 판매소)

즉석 사진기에 내 사진을 찍고 40$ 지불 후 3일권 이용권을 구입했다.
(보관을 잘 해야된다. 조금만 흠이 있다면 바로 다시 사야되는 슬픈 현실.)

그리고 다음날 일어난 일이지만 당연히 난 표를 구입했으니 매표소를 안 거치고 옆 길로 자전거를 타고 갔다.

막 매표소 옆길을 지나던 중 경찰(?)이 날 저지 하더니 매표소쪽으로 가서 표 확인후 지나가라고 열심히 설명을 해주었다.

내가 간 길은 현지인만 이용권 없이 지날갈 수 있는 길이였다.

(저 같은 분 없길 바람...ㅠ ㅋㅋㅋ)

매표소를 지나 또 신나게 자전거 페달을 돌렸다.

도로 주변을 청소하는 아가씨들 어린 동생을 안고 길가에서 무엇을 팔고 있는 소녀

포장된 도로 옆에 펼쳐진 나무들을 보느랴 나의 자전거 속도는 점점 느려졌다.

그리고 나에게 인사를 하는 캄보디아 사람들..

다들 웃으면서 "곤니찌와(일본 낮 인사)" 그럼 난 "쑤어 스데이"를 외친다.

정말 많은 인사를 받았는데 다들 일본어 인사였다. "난 일본인이 아니라고.!!!" 속으로만 생각했다.

그렇게 20분을 달렸나. 멀리 강이 보인다...

아니다 강이 아니였다. 바로 앙코르 왓을 둘러싼 해자였다.

말로만 듣던 앙코르 왓..

이것을 보기 전 난 상상을 하고 그 상상한것을 즐기며 마치 신이 사람의 눈을 속이려 했나.
할 생각이 들 정도로 매일 두근 거렸다. 하지만 막상 보니 두근거리는 마음은 없었다.
그 건물은 숫자와 기하학이 모인 짝수 같은 완벽한 존재였다.

(난 그림이나,노을이나,여인이나,사상을 그리며 두근거리는 마음이 행복이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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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톰 남문)

앙코르 톰 남문 까지 걸린 시간은 40분.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남문의 사면상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태린님'의 여행기 중 앙코르 톰 남문 옆 샛길로 통해 서문으로 갈 수 있다는 글...
바로 남문 들어가기 전 샛길이 있었다. 어서 그 샛길로 핸들을 돌려 들어갔는데, 그 후의 일은 모른채....
자전거를 타지도 못하고 질질 끌고 들고 그러다 넘어졌다.... 이건 길이라 말하기 부끄러운 곳 이였고
굳이 말하면 높이만 없을 뿐이지 무슨 암벽등반길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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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톰 남문 샛길)

그 샛길은 포기하고 정상적인 길을 따라 바이욘을 갔다.
도착과 동시에 여행 오기전부터 고민한 자전거 주차 문제.!!

"음.. 여기는 위험해 보이고 저기는 더더욱 아니고.. 아.!! 저기다.!"

바이욘 입구 옆 오토바이들이 주차되있는 걸 봤다. (그 오토바이 중 경찰용 오토바이 있었음)
나중에 느낀거지만 이 고민은 괜한 고민이라는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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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마 분홍색 자전거 주차 장면)dsc_1537_xhdlalr45.jpg
(바이욘-앙코르 톰-)

우기로 인해 덕분에 해자에 둘러 쌓인 바이욘..
그것은 앙코르 톰 중앙에 위치할 정도로 중요한 것으로.
지금은 많이 소실 되었지만 아직도 많은 사면상과 웅장함을 갖춘 건축물이였다.


-관람 순서는 1층 동 -> 남 -> 2층 -> 3층(사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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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래-바이욘 1층 외부회랑 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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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의 부조들은 당시 크메르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는데 군대 행렬 , 왕의 모습 , 똔레삽의 모습 ,
관세음보살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사면상의 미소 그와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유적 곳곳에 무너진 유적의 잔해들....

1층의 외부회랑 관람 후 가파른 계단을 이용해 2층과 3층을 올라갔다.
3층에 올라가자마자 난 수많은 사면상들의 미소를 보며 상상을 한다.

"저기는 황금으로 덮여 있었을것이고 또 저기는 더 많은 사면상들이 있었겠지.."
다시 내 마음은 어린 송아지처럼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막 내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할 때 나를 깨운 소리
"자자.. 여기는 3층으로 사면상이 있는 곳입니다. 보세요 얼굴의 미소들이 다 다르지 않습니까.?"
친근한 한국말이였다.

하지만 장소와 어울리지 않게 큰 목소리로 설명하는 여성분,
그 설명을 듣고 각자의 감상을 서로에게 말하는 관광객들 그 소란(?)은 일찍 끝났지만 난 주변
유적을 구경하던 사람들이 한국인 관광객들을 보던 눈빛은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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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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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래) 바이욘 3층 사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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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욘을 다 보고나니 시간은 정오 12:00를 바라보고 있었다.
배는 고프지 않고 "어차피 배가 고파도 한국에서 챙겨온 스낵바들이 있으니.. 크크"
"그럼 이제 바푸온으로 달려 가볼까.!" 자전거를 타고 다니니 힘든점보다는 나의 시간이 자유롭다는게 마음에 들었다.

일단 코끼리 테라스가 있는곳에 자전거를 세우고 자전거에 내릴려는 순간 엉덩이에서 끈적끈적한 느낌이 난다.
"엇. 이게 뭐야.? 왜 엉덩이(바지)에 하얀게 묻어있지..??" 난 바로 엉덩이를 만져보았다.
"머 이리 끈적끈적해... !!!!으아.!! 이..이건.."
여행 오기 전 몸에 활력과 탄력을 주는 모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였다.

이것은 패치 타입으로 보통 난 자기전에 붙이고 잤으며, 여행 떠나기 전 마지막 2개가
남아 가지고 와 전 날 자기 전 붙이고 잔 것이다.
하지만 이 패치를 아침에 정신이 없어 제거를 못하고 이 더운날에 자전거 안장에 부비적 거리면서 땀을 흘려서
젤리형태의 패치가 녹아서 내 바지 뒷 부분에 다 묻은것이다..

"어쩐지 아까부터 엉덩이 부위가 후끈거리긴 했지..." 난 생각을 했다.
"여기서 내 이 몰골로 다니면 난 괜찮지만 주위 사람이 불쾌 할 것이고 그럼 난 자연스럽게 앙코르 톰의 유명인이 되는건가.?"

이런저런 쓸대없는 생각을 하다 결국 답을 내렸다.
"할 수 없다. 다시 돌아가서 다시 오자.. 오늘은 여행의 첫 날 좀 고생해도 되.!" 이 생각을 가지고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가서 바지를 손 빨래 한 다음 또 앙코르 톰을 가기위해 부지런히 자전거를 운반(?)했다.


14:00

덥다... 아침과 다르게 습하고 더운 날씨.햇빛이 날 더 괴롭힐수록 나의 다리는 더욱 자전거 페달을 돌렸다.

그래도 왕년에 운동 특기생으로 내세울게 체력밖에 없는 나.

"달리자 달려.!!!!!"

코끼리 테라스 앞

"음. 저것이 꼬끼리 테라스 구나.. 자전거가 들어가기 힘들어 보이고. 어디로 들어가지.?"

눈을 돌리니 문둥이왕 테라스가 보인다.

"좋아.! 저기는 평지니 자전거 타고 들어갈 수 있겠군."

일단 안으로 들어가고 드문드문 관광객이 보인다.

"길이 어떻게 되는거지...?" 길이 내가 가지고 있는 지도와 틀렸다. 이럴 땐.!!!!

"저기 관광객들 따라가면 되겠다.!" (기달려요~~)

그 관광객들을 따라가긴 했는데 다시 자전거는 들어가기 힘든 곳으로 들어가고 난 길 잃은 아이마냥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돌아다녔다.

"Do you smoking?" 두리번 거리던 나에게 한 캄보디아 소년이 말을 건다.

난 속으로 생각했다. '저게 바로 조심하라는 마약 권유 방법이구나.'

바로 거부 행동을 보이고 그 소년과 멀리 떨어졌다.

그 소년을 피해(?) 달아나던 나는 어느 한 사원에 도착하게 되고 일단 자전거 주차 후 주위를 둘러보았다.

"위치와 사원의 생김새로 보아.... 오.! 이게 삐미아나까스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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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삐미아나카스)



"이거 바이욘보다 계단이 더 가파른데..?" 삐미아나카스의 유적을 돌다가 서쪽 계단에 요즘에 만든 보조 계단이 있었다.

왕도 엉금엉금 올라가 뱀의 정령이 살았던 꼭대기에서 신성한 뱀의 피를 가진 크메르인이라고 믿게 한 곳을 나도 엉금엉금 올라갔다.

올라가니 캄보디아 청년들이 알 수 없는 영어로 말을 건다.

"영어야..? 크메르어(캄보디아어)야.?" 한참 헷갈리다가 결국 영어인걸 알고 해석 해보니

자기가 가지고 있는 원화랑 내가 가지고 있는 달러를 바꾸자는 내용이였다.

"환전은 시내 은행 가서 하세요." 그 캄보디아 청년들은 알아듣지 못하는 한국말로 말한 뒤 무시하고 꼭대기로 올라갔다.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꼭대기에서 또 다른 캄보디아 청년을 보았다.

"헬로우.^^" 웃으면서 인사한다. (웃음이 매력적인데...?)

"쑤어 스데이" 난 답례로 캄보디아어로 인사했다.

그 청년은 내가 쑤어 스데이라 말하자 잠시 놀란듯 표정을 짓더니 이내 얼굴에 미소를 보이며 나에게 캄보디아어로 이야기 한다.
상황과 그 청년의 몸짓으로 보아 이 유적에 대해 설명하는 듯 하다.

"알아듣지는 못 하지만 저렇게 열심히 설명해주는데 고개라도 끄덕이자.."
난 여러가지 감탄사를 내 뱉으며, 알아듣는 척을 하였다.

한참 설명 도중 그 청년은 설명이 끝났는지. 인사를 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난 계속 그자리에 남아 "내가 머리가 9개인 뱀의 정령이다.!!하하" 속으로 말하며 흐뭇해하고 있었다.dsc_1642_xhdlalr45.jpg
(삐미아나까스 꼭대기에서)

상황극 종료 후 바푸온을 찾으러 가기 위해 보조계단을 이용해 내려갔다.

"조용하네.. 조용.!? 그래 지금이야.!" 난 혼자 온 만큼 순전히 내 사진을 내가 찍기 위해 0.5kg나 되는 삼각대를 가지고 왔다.
"역시 가지고 다닐때는 힘들지만 셀카는 삼각대야.!" 속으로 뿌듯해 하면서 보조계단 말고 원래 가파르던 계단을 배경으로

나를 찍기로 했다. 삼각대를 고정하고 촬영 대기 시간을 10초로 해 놓고 난 계단으로 달려가서 민첩하게 올라가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었다.

이 행동을 10번정도 하니.. 내 코와 입은 숨쉬기 바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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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미아나까스 계단에서)

"좋았어.! 사진도 많이 찍었고 바푸온을 가자.!"

바푸온을 가기 위해 앙코르 톰 지도를 볼려는 순간.. "응.!? 분명히 내 손에 유적 지도랑 책이 있었는데.."
어디서 없어졌는지 기억은 안난다.

"오늘 사고를 몇번 치는거니 이 눔아...."
나 스스로 자학 하고 있는데 아까 자국어로 유적을 설명 하던 청년이 손에 멀 들고 나에게 오는 것이다.

"엇.? 그건.. 그래그래 내 지도랑 책이다.."

이제야 기억이 났다. 삐미아나카스를 올라가기 전 유적 사진 찍는다고 파일을 근처 바닥에 두고 찍다가 안 챙기고
그냥 꼭대기를 올라 간 것이다. 아마 먼저 내려간 그 청년이 그것을 발견하고 주인을 찾다가 내가 생각났는지 나에게 가져다 준 것이다.
나에게 지도랑 책을 주더니 내가 고맙다는 인사 할 시간도 안 주고 떠난다.

"어꾼.!!!" 큰 소리로 그 청년에게 나의 마음을 전달하니 멋있게 손을 흔들어 준다. ^^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이였어..." 한번 더 그 청년을 생각하고 다시 활동 시작.!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길은 왕궁연못 , 왕궁터 정도였다.
하지만 볼거리가 별로 없는지 사람은 없었고 길도 좀 험했으며 땀 범벅인 사람이 있으니 모기들이 아주 나에게 들이댄다.
바로 그 곳을 나와 바푸온으로 가고 바푸온은 거의 전체가 복원 공사중이라 아예 바푸온 사원 자체를 막아 놓았다.
아쉬움에 바푸온 주변을 둘러 보고 시계를 보았다.dsc_1680_xhdlalr45.jpg
(바푸온 정면)


"벌써 5시네.. 어쩌냐.." 쁘리아 칸 , 니악뽀안 , 따 프롬을 가기로 한 오늘의 계획은 무산 되었다.

"그래.! 오늘 못 본건 내일 보면 되는거고..." 아쉬움은 있지만 난 도저히 자전거 투어를 버릴 수 없었다.

(조만간 앙코르 유적을 뚝뚝이나 자전거를 타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대신 지정된 교통차량만 이용할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오늘이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는게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고집을 피었다.)

앙코르 왓과 주변 유적들을 가는 모든 길은 평지였지만 생각보다 거리들이 멀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앙코르 톰을 벗어나고 있었다.
몇몇 뚝뚝을 탄 관광객들이 날 뚫어져라 쳐다보고 가고 오토바이를 탄 캄보디아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나에게 말을 걸고 이야기를 시도 한다.

"대단한 기술들이야.. 그런데 난 절대 일본사람이 아니라고.!!!"

미리 말하지만 여행내내 다들 나를 일본사람인줄 알고 일본어 인사나 "재패니즈.?"를 외친다.

"난 한국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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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얼굴...)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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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톰 남문&54개 석상 난간)

몇몇 사람들과 위험한(?) 상황에서 이야기 끝에 어느새 앙코르 톰 남문에 도착하고 여기서 오늘의 일몰을 보기로 하였다.

지나가는 뚝뚝과 차는 많아 좀 시끄럽기는 했지만 남문 앞 54개의 신과 악마가 조각된 석상사이에서 꺼져가는 해를 보고 있으면
그 느낌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다.......dsc_1757_xhdlalr45.jpg
(앙코르 톰 남문 일몰 모습)

18:00

일몰 모습에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어두어진 거리들. 듬성듬성 켜져있는 가로등

"많이 어둡네. 그래 더 어두어지기 전에 이곳을 빠져 나가자."

생각보다 어둠은 일찍 찾아오고 아무 불빛이 없던 난 어둠과 같이 동화 되고 있었다.

이건 아주 위험한 신호였다. 옆에는 빠른 속력으로 지나가든 차들과 오토바이로 인해 나의 다리는 온 힘을 다해

페달을 돌리다가 결국 지쳐 쉬기를 원했다.

다행히도 매표소 근처까지 온 나는 천천히 자전거를 몰았다.

"많이 왔으니 이제 좀 천천히 가자."

천천히 달리며 체력을 보충하던 나에게 머리에 헤드라이트를 달고 자전거를 탄 서양인이 내 뒤에 있다가 내 앞으로 오더니

나에게 '넌 나에게 안되~' 하는 표정으로 웃음을 날리더니 빠른속도로 자전거를 몰고 내 앞에서 사라진다..

"저...저..자식이.." 나의 머리에는 그 서양인을 따라잡는 생각밖에 없었다...

하지만 벌써 어디론가 사라진 그 사람.. "매정한. 그 사람이여.."

그래도 덕분에 빠르게 숙소에 도착하였다. "고마운 그 사람이여.."

(혼자 여행하다보니 혼자서 상황극 찍는게 많아졌다.. 절대 정신병이 있는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

숙소 도착

"샤워하고 깨끗한 모습으로 프싸짜(올드마켓)를 가는거야." 신속하게 샤워하고 준비를 하고

"준비는 끝났고.. 자. 이제 프싸짜를 어떻게 걸어가나 지도나 볼까..?" 지도를 찾던 중

"이게 또 어디갔지... 아.! 자전거에 올려놓고 그냥 들어 왔구나..." 방을 나서 자전거 위 서류를 찾고 다시 방을 들어갈려는데

"응.!? 머야.! 왜 잠겼지..." 문이 잠겼다. 바로 카운터로가 양해를 구하고 마스터키 요청을 했다.

게스트 하우스 직원은 열쇠 꾸러미들을 가져온다.

'눈으로 보기에도 50개가 넘어 보이는데 설마......'

한 꾸러미당 50개가 넘어보이는 열쇠 3개의 꾸러미를 정말 내 방 열쇠구멍에 다 넣어 보는 것이였다..

시간은 흘러.. 결국 3개의 열쇠 꾸러미를 다 써보고 문은 열리지 않았다.

문 앞에서 직원한명과 내가 고생하고 있으니 다른 직원들이 모여 총 7명의 사람이 모여 방법을 생각했다.

방 창문을 뜯기도 하고 문을 발로 차보고...

결국 열쇠공을 불러 문을 열었는데.

"열쇠공 부른 값은 내가 내야겠네... 휴."

돈이 얼마나 나올까 걱정하던 나에게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분위기가 문이 열려 다행이란 식으로 거기 있는 직원들이 좋아했다.

"오늘 여러가지로 받네.. ^^"

프싸짜로.!(올드마켓)

길치는 아니다 난.! 단지 방향감각이 없을 뿐이다.

지도를 계속 보면서 걸어가는 나에게 뚝뚝 기사들이 러브콜을 보낸다.

무시하기도 지치고 화내기는 더더욱 그렇고 결국 난 "노우~땡큐"를 외치기로 하였다.

반응은 생각보다 좋았다. 이 한마디면 뚝뚝 기사들은 웃음을 보내며 알겠다는 몸짓을 보내고 나도 왠지 그 행동을 보며 기분이 좋아졌다.

걸은지 40분...

"여긴 어디지...?" 아무리 걸었어도 시간상 올드마켓에 도착하고 남았어야 한다.

"분명 아까 다리를 건너가고. 쭉 가기만 했는데... 여기는 왜 이렇게 조용한거야,..?"

그 곳은 시내 지도 끝에 표시된 지역이였다.

"머야.! 내가 온 길에 바로 올드마켓이 있었단 말야..?"

"다시 되돌아가자." 여행 하기 전 왠만하면 걸어다니기로 결심한 나는 계속 걸었다.!

닫혀있는 올드마켓...

"생각보다 빨리 닫네.." 시간은 밤 10시가 될려고 하고 있었다..

올드마켓이라는 목적이 없어진 나에겐 이제는 술과 음식을 먹을 생각밖에 안 들었다.

제일 먼저 보인 'Soup Dragon'

혼자 가기에는 다른 곳 보다 조용하고 음식맛도 좋았지만 맥주 종류가 다양하지 않았다.dsc_1871_xhdlalr45.jpg

(soup dragon)

간단한 샐러드와 Tiger맥주를 마시던 중 툭툭기사가 접근을 한다.

"좋은데 있는데 가실래요.?" (그 기사의 말을 많이 미화 시켰다. 선정적인 말이 좀 있었음)

"안가요."

"그럼 숙소까지 툭툭 타세요"

"글로벌까지 얼마죠.?"

"2$"

"비싸요 1$에 가죠"

"음.. 네 그러죠 정말 좋은데인데.."

그 툭툭 기사는 나를 좋은데 데려가기 위해 맥주를 마시고 있는 나에게 계속 그 좋은데를 설명한다.

"다 먹었어요.! 가죠 이제." 그 기사는 바로 나에게 자신의 툭툭으로 안내한다.

"휴.. 올드 마캣은 못 보고 결국 난 이 밥을 먹으러 2시간을 걸었단 말야.... 자 그럼 툭툭 타고 가면 몇분 걸리나 볼까.?"

툭툭 기사의 의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게스트하우스 가면서 더 가까울듯한 큰 거리를 냅두고 골목골목들을 요리조리

다니면서 그 툭툭기사가 말하던 좋은곳을 여럿 지나갔다.

중간에 툭툭기사에게 양해를 구해 star mart에서 맥주를 사고 게스트하우스로 갔다.

툭툭을 타니 걸린 시간은 5분...

정말 걷는게 힘들긴 하구나...

힘들지만 내가 자전거나 걷는걸 포기 못 하는건

편한교통을 이용하면 몸은 편하지만 너무 못보는게 많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면 현지인이 말을걸고

걷게되면 현지인의 사는 모습과 그 나라가 조금씩 보이기 때문이다.

"난. 이 여행이 끝날때까지 무조건 걸을거야.!!! 미련한 곰 처럼.! ㅋㅋ"

오늘 밤도 천둥번개가 치는 밤..

굿나잇.~


5 Comments
홀로남 2008.10.19 11:46  
  더운 날씨인지라 조금만 걸어도 힘이 들더라구요.
태린 2008.10.19 22:37  
  좌우충돌이네요...

제 이름이 나와서 깜짝 놀랬습니다..^^

자전거로 다니기에 너무좋은곳이죠..

전..몇일전에..자전거여행을 대충끝내고..

일을 하고 있네요.....

다시가고싶은 캄보디아...멋진여행기 올려주세요..
eavan 2008.10.26 22:54  
  더위에 지치면 비오고 또 오고 하니 더 지치더라고요.//ㅋ 전 태린님의 여행기를 아주 감명깊게 읽고.! 빠져들었습니다.
dandelion 2008.10.30 10:51  
  ㅋㅋ 일몰 사진이 멋지네요 ^^*  한국인의 얼굴도 잘 보았답니다.  저도 왜 20대에 혼자 여행을 못해봤을까... 하는 후회어린 생각이 드네요. .부러워요
eavan 2008.10.31 14:48  
  ㅎㅎ.. 제가 다시 보니 일본인 처럼도 생겼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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