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佳人에 친구 하자고 하네요.
그냥 아무 소리 하지 말고 찌우저우(旧州)를 같이 걷자고 하네요.
구름이 느껴보라고 하네요.
이곳이 얼마나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인지 느껴보라고 하네요.
![12634F304CF4CADC38B540](http://cfile221.uf.daum.net/image/12634F304CF4CADC38B540)
산이 사랑하라고 하네요.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한데 사람은 그걸 알지 못한다고 하네요.
하늘이 행복하게 살라고 하네요.
내가 행복하려고 하지 말고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면 나도 덩달아 행복해진다 하네요.
![1656C40E4CF4B135333F55](http://cfile235.uf.daum.net/image/1656C40E4CF4B135333F55)
대나무가 욕심의 끈을 놓으라고 하네요.
그 끈을 쥐고 있는 한 욕심의 끄트머리를 잡고 평생을 메어 산다고 하네요.
강물이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라 하네요.
그리하지 않으면 평생 일에 치여 정신없이 살아간다고 하네요.
![1938420C4CF4B3EC048D74](http://cfile230.uf.daum.net/image/1938420C4CF4B3EC048D74)
할머니가 알고 돌아가라고 하네요.
찌우저우에서 만든 비단 공을 흔들면 아름다운 방울 소리가 난다는 사실을 알고 가라 하네요.
찌우저우(구주:旧州)는 비단 공의 고향(绣球之乡)이라고 하는 마을입니다.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아녀자 대부분은 모두 손에 무엇을 들고 수를 놓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녀들이 만드는 비단 공은 이 마을을 대표하고 전국적으로 유명한 특산품으로 생각됩니다.
![187431304CF4CB4218FE5E](http://cfile222.uf.daum.net/image/187431304CF4CB4218FE5E)
비단 공은 이 마을의 대표적인 생산품이며 한 땀 한 땀 수를 놓아가는 공은 땀이며, 혼입니다.
공에 작은 방울을 달아놓아 메달아 놓은 공이 바람에 흔들리기라도 하면 예쁜 소리를 낼 것 같습니다.
이곳 사람은 아름다운 비단 공을 만들며 살아가기에 틀림없이 아름다운 마음을 지녔으며
목소리는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청아한 목소리를 낼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면, 나중에 그런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16031A0E4CF4B7F80E02A3](http://cfile236.uf.daum.net/image/16031A0E4CF4B7F80E02A3)
이곳 특산품이 바로 이런 비단으로 수를 놓아 만든 공입니다.
비단 공 사진을 찍겠다고 하자 처자가 박스에 있는 공을 모두 꺼내어 올려 놓습니다.
아래 사진은 한 박스 꺼내서 탁지에 올려놓고 찍은 사진입니다.
![1232F8454D09D44125C2A0](http://cfile203.uf.daum.net/image/1232F8454D09D44125C2A0)
이곳의 풍경도 카르스트지형이라 이미 꾸이린이나 하롱베이를 통하여 보신 풍경과 같습니다.
다만, 그곳보다 조금 규모가 작아 보일 뿐입니다.
이곳은 예쁜 산과 그 산 사이로 말없이 흐르는 강,
그리고 독특한 매력을 지닌 쫭족의 생활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즐겁게 합니다.
![2071C42E4CF4CBAD22A5C7](http://cfile222.uf.daum.net/image/2071C42E4CF4CBAD22A5C7)
풍경이 무척 아름다워서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이 마을은 강물에 비친 산과 문창각이라는 사당이 특히 유명합니다.
아침이면 아침대로 해돋이가 멋진 광경을 연출하고 저녁이면 서산 너머 넘어가는 황금색 석양이 무척 예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잔뜩 구름이 끼어 뿌연 하늘만 보입니다.
구주에는 아무래도 징시보다 먼저 생긴 마을이었기에 비단 공예품을 파는 옛 거리가 있습니다.
구주의 전원풍경을 보고 옛 거리를 보면 색다른 맛이 있을 것 같습니다.
![14089D2F4CF4CBF5386AE3](http://cfile206.uf.daum.net/image/14089D2F4CF4CBF5386AE3)
강물은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그리고 유유히 흐르면, 그 강 위에는 고기 잡는 어부가 한가롭게 그물을 던집니다.
가끔 관광객이라도 있으면 대나무로 만든 배 위에 손님을 태우고 미끄러져 가겠지요.
오리는 소대장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게 전투대형으로 민방위 훈련을 합니다.
![116641304CF4CC6B2C4426](http://cfile212.uf.daum.net/image/116641304CF4CC6B2C4426)
그 가운데 빨래하는 사람, 낚시하는 사람...
![167136304CF4CC98215978](http://cfile207.uf.daum.net/image/167136304CF4CC98215978)
이제 우리 부부와 함께 찌우저우마을을 산책이나 하실까요?
우선 마을 대문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야 찌우저우의 뽀얀 속살을 마구마구 파헤칠 수 있으니까요.
![1874932E4CF4CDB926DADB](http://cfile233.uf.daum.net/image/1874932E4CF4CDB926DADB)
마을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일본어로 쓴 것은 이 마을에 있는 논에 일본에서 지원하여 수로를 만들어 주었기에 인사치래로 일본어를 함께 적었다고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시라 합니다.
"칫!"
![1874932E4CF4CDBB27D112](http://cfile213.uf.daum.net/image/1874932E4CF4CDBB27D112)
아래 사진이 바로 일본이 이곳 찌우저우에 지원하여 수로도 만들고 길도 만들고...
![184B3A3E4D09692E2D1EB6](http://cfile226.uf.daum.net/image/184B3A3E4D09692E2D1EB6)
마을은 산과 냇가 사이에 있습니다.
그러니 산을 따라 길게, 냇가를 따라 길게 마을이 형성되어 있고 그 사이를 길게 큰 길이 있어
정확히 마을 모양이 H자 형태로 이루어졌습니다.
![126FFC574D09E3D40E81BB](http://cfile239.uf.daum.net/image/126FFC574D09E3D40E81BB)
마을 끝, 강 바로 앞에는 공연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쫭족의 음악이나 춤공연을 하는 곳으로 생각되며 뒤로는 강이 흐릅니다.
아주 조용한 마을입니다.
![196F25574D09E3DB1A27DE](http://cfile232.uf.daum.net/image/196F25574D09E3DB1A27DE)
그러나 산 쪽으로는 쫭족 공동묘지 외에는 그리 볼 게 없습니다.
혹시 영적인 우월성이 있고 영혼과의 대화를 즐기시는 분은 산 밑에 가시면 공동묘지가 있어 그리로 가시면 됩니다.
그러기에 이 마을의 볼거리는 비단 공을 만드는 여자 곁으로 가거나,(사실 佳人이 제일 좋아하는 과목입니다.)
냇가로 가 개울물에 비친 세상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1274932E4CF4CDBE28B30D](http://cfile202.uf.daum.net/image/1274932E4CF4CDBE28B30D)
오늘 찌우저우마을 빨래하는 날입니까?
냇가에는 온통 빨래하는 사람으로 가득합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세탁기를 돌리지만, 그래도 이불 빨래는 이런 냇가에서 방망이로 펑펑 두드려 가며 빨아야 속이 시원하죠.
못 된 시어머니 생각하고, 맨날 비실거리는 신랑 생각하며 방망이로 냅다 빨래를 후려치면 딱 1주일분의 스트레스는 사라집니다.
어디 그뿐이겠어요?
이웃집 일용 엄니 맨날 신랑이 사다 줬다는 동동구루무 자랑에 뽀샤시하게 차리고 냇가에 나와 자식자랑까지 해 대면
빨래가 뚫어져라 방망이질하지요.
아니 빨래는 여자만 하나요?
마누라가 바가지 긁으면, 침대 카버 벗겨 냇가로 나옵니다.
아저씨! 오늘 아침에 마누라한테 바가지 긁혔지? 그렇지!
![1374932E4CF4CDC0297A91](http://cfile202.uf.daum.net/image/1374932E4CF4CDC0297A91)
"아저씨 그래도 알려 주세요~ 아까 입구에서 무료로 얻은 이 카탈로그에 나온 이곳은 어디로 가야 하나요"
"저 길로 냇가를 따라 올라가 다리를 건너 다시 냇가를 따라 내려와 이 다리를 건너오면 내 마음에 들어옵니다~"
아~ 울 마눌님이 저 사내의 가슴에 팍!하고 들어갔습니다.
![1574932E4CF4CDC42A5172](http://cfile213.uf.daum.net/image/1574932E4CF4CDC42A5172)
네...
멋진 풍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산의 모습이 꾸이린이나 양수오에 비해 뭐가 떨어집니까?
![1974932E4CF4CDC72B4AFF](http://cfile202.uf.daum.net/image/1974932E4CF4CDC72B4AFF)
오리도 한가하게 노닐고 있습니다.
여기도 참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줍니다.
![1274932E4CF4CDCC2CF329](http://cfile225.uf.daum.net/image/1274932E4CF4CDCC2CF329)
냇가를 따라 구석마다 사람이 낚시를 즐기고 있습니다.
고기를 낚는 게 아니라 세월을 낚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은 그들의 삶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 사내는 어떻게 저 안에 들어갔죠?
![200AE9034D04BE1616ACCB](http://cfile223.uf.daum.net/image/200AE9034D04BE1616ACCB)
냇가를 건너가는 다리가 무척 정겹게 보입니다.
이런 곳은 무조건 모든 시름 내려놓고 걸어야 합니다.
다리를 건너다 보면 걱정과 욕심도 강물에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1474932E4CF4CDCD2D176C](http://cfile217.uf.daum.net/image/1474932E4CF4CDCD2D176C)
어디 경치만 아름답나요?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카메라를 들이대도 거부하지 않습니다.
오직 할머니 한 분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소녀처럼 웃으셨습니다.
![1774932E4CF4CDD12E1ECE](http://cfile215.uf.daum.net/image/1774932E4CF4CDD12E1ECE)
아! 저곳입니다.
찌우저우의 모든 사진에 보이는 저 전각.
![2074932E4CF4CDD32F77B6](http://cfile202.uf.daum.net/image/2074932E4CF4CDD32F77B6)
이름은 文昌閣이라고 했으며 용도는 사당으로 보였습니다.
![1174932E4CF4CDD53006B3](http://cfile232.uf.daum.net/image/1174932E4CF4CDD53006B3)
왜 물 가운데 세웠는지 모르겠습니다.
흐르는 물에 죄를 씻으라는 의미입니까?
이 전각도 觀水洗心이 필요합니까?
![1674932E4CF4CDD931668F](http://cfile233.uf.daum.net/image/1674932E4CF4CDD931668F)
좌우지간 물에 비친 반영이 아름답습니다.
전각을 물 가운데 짓고 다리로 연결하여 놓았습니다.
![1674932E4CF4CDDB329297](http://cfile233.uf.daum.net/image/1674932E4CF4CDDB329297)
문창각은 3층 누각입니다.
안에는 사람이 있어 향을 사르고 있군요.
![1370C53D4D0A0CC40ABDDF](http://cfile205.uf.daum.net/image/1370C53D4D0A0CC40ABDDF)
찌우저우의 대부분 여인은 저렇게 둘러앉아 비단 공을 만듭니다.
아마도 이 마을은 예로부터 비단을 많이 생산한 모양입니다.
혹시 밍월이 호구였던 비단 부로커 왕 서방의 고향이 이곳이 아닐까요?
![1174932E4CF4CDDF33A122](http://cfile231.uf.daum.net/image/1174932E4CF4CDDF33A122)
그곳에는 산을 닮은 사람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을 닮은 사람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광 속에 살아가는 사람은 아마도 아름다운 마음을 지니고 살아갈 것입니다.
![1374932E4CF4CDE234D534](http://cfile233.uf.daum.net/image/1374932E4CF4CDE234D534)
마을을 모두 돌아보았습니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 1시간 반 정도 돌아보니 더 갈 곳이 없습니다.
돌아 나오는 길에 어느 가정집 출입문 위에 걸려 있는 글이 눈에 들어옵니다.
출입평안(出入平安)...
아마도 이 문을 드나드는 모든 이에게 평안을 기원하나 봅니다.
문득 들여다 보다 佳人은 집안에 붙여놓은 사진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려 도저히 마음이 평안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佳人이요? 왜그러세요~ 아직 마음만은 청춘입니다.
![180E6A054D04C0271322FA](http://cfile219.uf.daum.net/image/180E6A054D04C0271322FA)
이제 우리 부부는 거위 샘이라는 어취엔(아천:鵝泉)으로 갑니다.
함께 가시겠습니까?
그곳을 여기부터 걸어가겠습니다.
조금 고생스럽게 걸었습니다.
![11125E1B4CF4DE7A2B8F70](http://cfile212.uf.daum.net/image/11125E1B4CF4DE7A2B8F70)
힘든 길은 우리 부부만 걷겠습니다.
님께서는 재미있는 이야기와 격려만 해주시면 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본래 비단공예품은 쫭족 젊은 남녀 간 사랑의 증표였다고 합니다.
음력 3월3일에 비단공예품에 대한 잔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