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고1, 중3, 중2, 초6) 라오스 배낭여행 - 새벽숲에서의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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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들을
대체 왜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것일까.
이를테면, 타인의 고통을 감싸안는 법, 분노를 조절하는 법,
사랑을 잘 하는 방법, 여행을 하는 법, 인문서적을 읽거나
가만히 앉아 명상을 하며 마음을 들여다보는 법
예술과 스포츠를 즐기고 음악을 듣는 방법
효율적으로 돈을 관리 하는 법
사유하는 법 등을.
인생을 공부하는 방법에는 수 만 가지가 있는데
선생님들은 오직 '점수따기'만을 가르치고
부모들 또한 '등수'에만 집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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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할까?
나의 꿈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여행이란 무엇인가?
공정여행이란 무엇인가?
여행의 목적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바람직한 삶은 어떠한 것일가?
죽음이란 또 무엇일까?
여행을 하며 나는 아이들에게 명상을 통하여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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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30분
곤하게 잠들어 있는 아이들을 깨워 숲으로 갔다.
어젯밤에 미리, 싫으면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녀석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군말없이 모두 따라 나섰다.
나체산행의 맛을 이미 알아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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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 잠들어 있는
고요한 새벽 하늘에는 휘영청 달이 밝다.
숲으로 가는 길에서는
아무말도 하지 말고 묵언하며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울려퍼지는 마음의 소리
그 내면의 울림들에 귀 기우려 보라고 했다.
사방은 조용하고
발밑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들려온다.
십 분 뒤, 드디어 숲에 도착하여 명상을 시작하였다.
오늘의 명상 주제는
'5년 후의 내 모습과 10년 후의 내 모습'이다.
5년 뒤, 준범이는 어디에서 무엇이 되어 있을까.
그리고, 10년, 20년, 30년 후에는?
극성스러운 모기들 때문에
다들 몸을 가렸다.
이 숲은 마을에 갈 때 마다
내가 자주 찾는 곳이다.
늘 그리움이 머무는 곳,
그립다하니 정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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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아이들의 새벽숲에서의 명상으로 돌아가서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뒷 산에 동이 터오르고 있다.
깔고 앉아 있는 바나나 잎사귀는
어제 오후에 내가 사용했던 것이다.
재연아, 10년 뒤,
스물 다섯 살이 되어서도
피씨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지 않겠지?
아니, 그래도 좋다.
그래서 네가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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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분 동안의 명상이 끝나고나서
나는 녀석들에게 그 느낌을 물어보지 않았다.
5년 뒤, 10년 뒤, 무엇이 되어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그것은 온전히 아이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강요할 수 없는, 절대 강요해서는 안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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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마니반메홈...... 옴마니반메홈......
어디선가 들려오는
향기로운 티벳 불경 진언소리가
촉촉하게 이슬 내린 푸른 새벽 숲을
안개처럼 부드럽게 감싸안고 있었다.
옴마니반메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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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사진이 배꼽이면 :
http://blog.naver.com/laosboy/2201393576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