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에필로그 - 고마워 라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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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에필로그 - 고마워 라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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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콥짜이, 수줍음이 썩 잘어울리는 친구!

너와 헤어진지도 달포가 지난 오늘에야 고맙다는 얘길 전하게 되어서 정말 미안해.

 

핑계를 대자면, 나의 상처를 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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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에는 힘들게 산을 오르고, 오후에는 따분한 책을 읽어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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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이 되면 적당한 유흥을 찾아다니고,그러기도 지쳐서 8월 어느날엔 앙코르유적과 후아힌해변을 찾아갔었지.

 

그래서 지금은 어떻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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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상처는 여전히 곪은 채로 있지만, 붓기는 많이 줄어든 것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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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애써 산을 오르거나 책을 읽거나 유흥을 찾지 않고도 시간을 버틸 수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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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이 오면 상처가 있었는지도 모를 날이 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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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에는 어떠한 계획도 없이, 바램도없이 널 만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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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하튼 나에게 들려 준 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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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어루만진 눈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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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살찌운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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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길들인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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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외롭게 한 밤공기까지도 다시 만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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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 까지 만이라도 여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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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소박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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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가볍지만 경박스럽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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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겸손하지만 비굴하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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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속의 너에게서 나를 또다시 만나고 싶어.

그 때 까지 안녕, 그리고 고마워.

 

-사람만이 사람에게 절망이듯, 사람만이 사람에게 희망이다.-

 

 

17 Comments
오대산의봄 2014.12.10 14:45  
잘 봤어요..단숨에 읽다보니 숨이 차서 그런가 마음에 눈물이 고이네요.
역류 2014.12.11 10:02  
잘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탄허 2014.12.10 15:21  
정갈한 사진과 글. 잘 보았습니다. 에필로그는 막간이고 또 다른 프로로그를 기대합니다. episode2, 3,.,좋은 곳의 멋진 각도. 기대합니다.  기록을 위한 사진 밖에 찍지 않는 사람으로서 부럽기도 하고요. 부상없는 여행을 빌고요. 부상 당한 것은 아닌데 교통 사고 후유증으로 2주 이상 쉬었네요. 쉴 수 있는 시간이인 했는데.........
역류 2014.12.11 10:02  
사고 후유증 빨리 털어버리시고....좋은 기록, 말씀...기대하겠습니다.
짤짤 2014.12.10 22:51  
성한 데 없이 균열이 간 심장,
그 헤진 틈서리로 굵은 소금발을 문지르는 쓰라림,
치유 불가능할 것 같던 그  내상을 치유해준 건 결국 시간...
지난 몇 년간 바람난 수캐처럼 동남아를 떠돌면서 얻은 결론입니다.
역류 2014.12.11 10:04  
결국 시간...공감합니다.
오리소리 2014.12.11 11:25  
잘 봤습니다. 멋있네요.
역류 2014.12.18 13:37  
감사합니다.^^
향고을 2014.12.13 12:37  
잘 봤습니다.감동이 밀려오네요.
역류 2014.12.18 13:38  
감동씩이나...부끄럽습니다.
커발한 2014.12.14 07:36  
인생은 짧고,예술은 길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늙으지면 못노나니라는 노래도 있어요. 시간과 경험 쌓이면 저절로 상처나 힘든 일들도 지나간 추억이됩니다.
세상이 끝난다는 말은 나 자신의 기준으로 볼때는 죽음이란 뜻입니다.
역류 2014.12.18 13:38  
'죽음'이란 단어에 숙연해지는군요.
죽을 만큼 큰 상처가 아니어서^^
머털바보1 2014.12.18 09:07  
작가?라는 착각인가 혹은 촉인가?

멋진 여행이었습니다
역류 2014.12.18 13:39  
작가 그림자도 밟아보지 못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니다 2014.12.19 11:05  
마음으로 쓴 글은 바로 마음으로 들어오는 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왠지 역류님의 아릿한 감정이 느껴집니다.

좋은 글 또 부탁드립니다
역류 2014.12.19 16:52  
아릿함을 달래고자 길위에 섰었지만,
이젠 오래전처럼 길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나이등 2015.01.19 22:59  
숙연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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