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에필로그 - 고마워 라오스!
콥짜이, 수줍음이 썩 잘어울리는 친구!
너와 헤어진지도 달포가 지난 오늘에야 고맙다는 얘길 전하게 되어서 정말 미안해.
핑계를 대자면, 나의 상처를 잊기 위해
오전에는 힘들게 산을 오르고, 오후에는 따분한 책을 읽어대고
밤이 되면 적당한 유흥을 찾아다니고,그러기도 지쳐서 8월 어느날엔 앙코르유적과 후아힌해변을 찾아갔었지.
그래서 지금은 어떻냐고?
나의 상처는 여전히 곪은 채로 있지만, 붓기는 많이 줄어든 것 같애.
이젠 애써 산을 오르거나 책을 읽거나 유흥을 찾지 않고도 시간을 버틸 수 있거든.
어느 날이 오면 상처가 있었는지도 모를 날이 올거야.
그 때에는 어떠한 계획도 없이, 바램도없이 널 만나고 싶어.
여하튼 나에게 들려 준 소리들,
나를 어루만진 눈길들,
나를 살찌운 음식들,
나를 길들인 풍경들,
나를 외롭게 한 밤공기까지도 다시 만나고 싶어.
그 때 까지 만이라도 여전했으면 좋겠다.
여전히 소박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여전히 가볍지만 경박스럽지 않은,
여전히 겸손하지만 비굴하지 않은,
그 속의 너에게서 나를 또다시 만나고 싶어.
그 때 까지 안녕, 그리고 고마워.
-사람만이 사람에게 절망이듯, 사람만이 사람에게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