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방비엥 - 배설을 위한 변론
방비엥엔 갑자기 솟아난 듯 한 산봉우리들이 있다.
풍부한 수량과 빠른 유속을 가진 쏭강이 있다.
그런 소문을 통해서 세상으로 부터 이방인이 몰려 온다.
한 낮엔 카야킹이나 튜빙을 하면서
그들이 온 곳으로 부터의 스트레스를 배설하고
밤이면 마을의 규모에 비해 비대한 술집을 찾아
흥분과 열정을 배설한다.
하룻밤의 사랑에서 조차 배설만 하지 이뤄내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도무지 배설로만 끝나는 곳 같다. 태국의 빠이처럼...
배설물들은 쏭강을 타고 흘러가거나
축축한 바람을 타고 사라지거나
이 곳 사람들의 가슴안에서 용해되거나
어딘가에 매립되었거나
혹은 더 많은 이방인을 불러모으는 데에 쓰여졌거나
이 곳 사람들을 부유하게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흙길이 포장되어지고
편의시설이 늘어나고
여유가 생기고
아이들 웃음이 늘어나고
무엇의 배설이 다른 무엇을 더럽히고 오염시키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
그러나 무엇의 배설이 다른 무엇의 거름이 될 수 있다면,
이방인에 의한 배설은 더 많아져야 하고
배설물은 이 곳 사람들에 의해 더 건강한 모습으로 변환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