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 쓰는 라오스 종주기15 꽁로 마을과 꽁로 동굴
어제 다 못온 곳, 고향같은
꽁로 마을로 들어왔다.
들어오는 길은 이제 담배 농사철임을 알려준다.
웃자란 담배는 꽃까지 피웠다.
늦은 곳은 이제서야 쥐불을 놓은 곳도 보이고
우기에 파였던 길을 포장은 못하지만
롤러가 땅을 고르는 모습도 보인다.
숙소에 짐을 풀고 마을로 마실을 가서
내 차에 뛰어들어 다쳤던 '님'의 집에 들렸다.
님이 놀러갔다는데 강변의 현지인 친구인 쪼이네에서
식당일을 거들고 있다.
엄마의 친구집이고 외할머니 끼리도 친구란다.
쪼이는 내가 탐꽁로에 들어와서 처음 사귄 친구인데.
나힌에서 장가들어 장모를 모시고 살면서
게스트하우스도 짓고, 강변에 멋진 레스토랑도 손수 지었다.
데릴 사위야 이 나라에선 당연한 것이고
목수일을 하는 것도 지당한 일이다.
농사일과 집안일을 하는 것은 여자의 몫이고
힘쓰는 것과 밤낮으로 연장을 쓰는 것은 남자의 일이다.
한국식으로는 초딩인 '님'이 대견하다.
일의 댓가로 학비에 보탠다는데.
내일 '님'의 집에서 돼지를 잡기로 했다.
쪼이네에선 오늘 닭 네마리를 잡아 백숙을 만들고, 죽까지 끓여먹었다.
오늘은 동반들의 만족도가 높다.
워낙에 멋진 굴이니까.
물이 줄어 배가 어둠속에서 바닥이 닿으니 스릴까지 느낄 수 있어 더욱 좋은 모양이다.
왕위양VangVieng에서 일행들의 강권으로 끌려온 여자 동반도
씨양쿠왕에서 만났을 때만 해도 되돌아가고 싶다고 했는데
오늘은 여기 오기 잘했다고 한다.
원래 내일은 아무런 일정을 잡기로 하지 않았으나
일행들의 요청으로 트렉킹을 하기로 한다.
2주일 이상 달려온 동반은 내일 완전히 쉬기로 선언했고.
북단과 북부를 같이하고 탐꽁로까지 달려온 다른 일행 한명은 예정대로
한국으로 돌아가신다.
내일 첫차이자 막차인 오전 7시로 차로.
나보다도 오히려 운전을 더 많이 해주셨다.
비용도 내고 운전까지 해주고, 게다가 여비도 보태주시고...
두번의 여행으로 그 분은 라오스 전역을 훑어보셨다.
저번에도 여행 중에 뜻밖으로 머리 아픈 일이 풀렸었는데
이번에 여행을 와 계신 동안에도 어려웠던 일이 잘 풀리셨다고 좋아하신다.
이제 종주팀은 7명이 되었다.
씨양쿠왕부터 꽁로까지는 8명이 일행이었는데.
나는 이들에게 타켁루프를 보여주고 남부와 남단으로 내려갈 생각이다.
새로 개척된 타(ㄹ)랑을 보면서 타켁, 사와나켇으로 갈 생각이다.
타랑으로 가는 길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니
출사를 겸해서 남행길로 삼고자 한다.
불평이 나오겠지만, 어쩌랴.
이게 라오스인 걸.
어렵고 힘들고 위험하고 흙먼지가 펄펄 날려 더럽기도 하니까
갈 만한 곳으로 남아있는 것이지 않는가?
꽃청춘 때문에 몸살인데
또 다른 방송팀이 탐꽁로에 와서 찍고 있다.
써글,
여기까지 왕위양VangVieng처럼 만들 작정인가?
이번 종주 중에 만난 방송팀만 둘이다.
한편으로 안심인 것은
여기는 패키지팀이 들어오는 것은 한계가 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여행사들이 팔 상품이 없다.
패키지팀에게 트렉킹을 시킬리도 없고
한국의 여행사가 선투자로 여행지를 개발해서 모객을 하는 것도 본 적이 없으니까.
한국의 자유여행자들이 드물게 다녀간 곳이고
내가 투어로선 거의 유일하게 개척한 곳이라 애정이 있는 곳이다.
타켁루프도 서양여행자들이 바이크로 2박 3일 달리는 코스였지만
내가 투어로서 개척한 곳이고.
서양바이커들도 타쌀라라는 곳 같은 곳은 알기가 어려운 곳이다.
구글 지도에 가는 길이 아직 표시도 안되었고
그곳을 보자고 트렉을 이탈해서 북으로 갔다가 되돌아 오기도 힘들테니까.
아직은 어부들 만이 오가는 멋진 곳.
후배가 탈랑과 헷갈려서 알게된 멋진 은신처.
타쌀라.
처음가는 곳이라 겁이났었다.
비포장에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라.
1000미터의 고원을 올라가다가 자갈길에서 차가 힘이 없어서
못올라가고 겨우 엔진 식혀서 살살 내려온 적도 있으니까.
들어갈 때는 마음대로 들어가지만
나올 때는 마음대로 못나오는 것이 길이고, 또한 삶이니까.
꽁로 동굴 앞에서 물고기 밥을 주면서 갈마드는 생각들이다.
* 사진은 링크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