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죽음이후의 세계'에서 3개월간 법을 설하고 '삶의 세계'로 되돌아 온 부처를 환영하는 연회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축제는 3개월 간 동안거를 끝낸 불교 승려에게 존경을 표시하고 복을 구하는 것으로 현실화되었다.
축제는 3일 낮과 밤, 혹은 그 이후까지 조용했던 라오스를 들뜨게 한다.

축제가 내일임에도 여행자거리의 일상은 예나 다름없다.
툭툭손님을 기다리는 것에 익숙한 뽁의 일상도

세상으로 부터 찾아온 여행자의 행색도,

그들의 언어와

그들의 몸짓도

심지어 그들의 호기심도 어제와 다름없다

아직은 길을 가로지는 것도 수월하다. 축제가 내일부터인데도

아직은 고만 고만한 교통량과

아직은 어제같은 움직임만 있을 뿐.

아직은 어제같은 어둠이 있고

아직은 어제와 비슷한 수준의 소음만 있다.

세돈강변만큼은 다른다

몇일 전 부터 어디선가 모여 온 상인들이 각종 오락거리, 도박거리로 사람들의 돈을 모으고 있다.
축제는 이들의 이동과 이미 시작되었고 이들의 이동으로 끝나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제와 같은 노을,

어제와 같은 삶의 궤적

어제와 같은 일상

축제의 서막은 왓루앙에서 펼쳐진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같은 움직임의 탁밧도 오늘만큼은 달라보인다.

이른 아침의 서늘한 공기도 오늘 만큼은 더 청량하게 느껴진다.

3개월간의 동안거를 끝낸 스님들의 노고를 축하하는 예식과 함께

그 노고를 치하하는 정성스러운 공양으로 시작되는 축제는

주는 것으로 업을 씻는 속인과

받는 것으로 수행을 하는 스님으로 나뉘어져 진행된다.

그 가운데에는 환한 미소가 있고

진지한 기원이 있고

순수한 나눔이 있고

결연한 의지도 있을 것이고

어쩌면 맹목적인 혹은 관성화된 무미함도 있을지 모르겠다.

설사 그렇더라도 재화는 모여지고

선한 마음도 모아져서

어떻게든 나눔으로 이어질 것이다.

예식은 나누려는 사람이 많아서 반나절이나 걸린다.

세돈강변의 공간에는 조화들이 모여든다.

사람들도 함께 모여든다

세상의 다른 곳에서 온 사람도 모여든다.

가까운 곳에서는 물론이고 수백킬로 떨어진 곳에서도 사람이 모여든다

타고온 차에서도 노숙을 해도 좋을 일이다.

이밤에 펼쳐진 요란한 세상구경은 물론이고 내일 세돈강에서 펼쳐지는 보트대회에서의 응원도 해야한다.

참파삭주의 왠만한 사람은 이곳에 찾아온 듯 하다.

의미를 부여한 풍등을 날려보낸다.

풍등이 자연소멸할 쯔음에나 이 밤의 요란함도 사라질 것이다.

다음날, 이른아침부터 1년에 두번 있을 교통정체가 시작된다.

내 지역의 보트경주팀을 응원해야하기 때문에 교통체증쯤은 대수롭지 않다.

어느 축제처럼 먹거리는 축제의 중요한 부분이다.

결전을 치룰 시간이 왔다.

오늘의 결과가 1년 동안 그림자처럼 따라 다닐 것이다.

여전히 사람과 차, 오토바이와 그 소음으로 정체중이다.

비장함은 강물위에서도

강이 보이는 어느 곳에서도 보인다.

무심한 이들은 응원하는 팀이 탈락했기 때문이리라

혹은 비장함에 지쳤기 때문이리라

비장함으로 나아가는 보트도,

비장함으로 바라보는 눈빛도

곧 끝날 축제에 대한 아쉬움들도
이제는 사라질 점이 되어간다.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돌아가는 길위에는 오는 길위에서 처럼 분통해하는 이도 없고 흥분하는 이도 없다.

순서를 기다리는 차분한 인내만이 돌아가는 길위에 있다.

비가 온다. 요란한 빗소리가 축제의 소음을 대신한다.

빼곡히 떨어지는 빗방울이 축제의 인파를 대신한다.

하나 둘, 세상은 일상으로 변환되어 간다.

남아있던 사람들도 남아있고

남아있던 불빛도 그대로 남는다.

냉정하고도 완벽하게 돌아온 일상

축제가 끝난 자리에 남은 무서울 정도의 차분함

고만한 수의 사람들,

고만한 양의 소음

또 비가 온다.

매년 이맘때의 일상처럼 비가 온다.

그렇게 돌고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