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비엥을 벗어나 자연의 별장을 찾다
간만에 시간이 내어 오토바이를 타고 밖으로 나섰다.
사람들이 많으면 그만큼의 일들도 생기는 법. 예전 한국 여행객들이 그리 많지 않던 시절과 비교하면 최근의 방비엥에는 여기저기서 잡음이 심심찮게 들린다.
특히 현지인들의 바가지와 사기에 가까운 상술에 당했다며 토로하는 여행자들이 적지 않으니 라오스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입장에서는 그런 이야기들이 그리 달가울리 없다.
하긴 라오스 사람들.. 특히 방비엥 몇몇 현지인들의 인심은 도를 넘어도 많이 넘어선 느낌이다.
하지만 단언컨데 대부분의 라오스 사람들의 정서는 외부인에게 무턱대고 텃세를 부리지 않고, 자존심은 있으나 참을줄 알고, 십시일반 서로서로 주고 받으며 함께 살아가는데 인색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아무튼 간만에 생것의 자연들을 접하니 기분이 좋다.
방비엥을 벗어나 5분만 달려도 만나게 되는 마을의 사람들은 최소한의 것들만 이용하며 살고 있지만 순수하기 그지없는 사람들이다.
산골짜기,
오토바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면 무작정 달리다 보니 흙탕물에 노출되기도 하고 살짝 삐끗 미끄러져 모습이 점점 헐렁하게 변해가지만 그와는 반대로 아름다운 자연이 주는 기쁨은 고생과 반비례하게 눈을 호강시킨다.
그 안에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을 것 같은 길에서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를 발견하고는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 양 달려온다.
핸드폰을 들고 사진을 찍으니 폴짝폴짝 신나기만 한 아이들이다.
녀석들...
신이 난 아이들은 자랑을 하고 싶었는지 나를 조그마한 나무다리 위로 이끈다.
그러더니 한명 씩 한명 씩 제멋대로 다리에서 아래로 다이빙을 한다.
물살이 세어 위험할 법도 한데 참으로 천진난만하다.
게임과 학원과 메이커와 성적에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의 아이들...
물질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어른이 된 후의 삶도 문명의 중심에서 살아가는 삶과는 거리가 있는 라오스 산골짜기의 아이들....
환경은 다르지만 현재의 모습만으로는 라오스 아이들의 얼굴이 더 밝게 보인다.
아이들은 충분히 놀아야 할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