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남의 동남아 가출일기 #37 - 우여곡절 끝에 우돔싸이로 이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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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남의 동남아 가출일기 #37 - 우여곡절 끝에 우돔싸이로 이동하다

타노시미 4 3220
#. 5/3(THU) D+39
 
0630 기상. 오늘은 우돔싸이로 이동하기 위해 짐정리를 함. 우돔싸이는 루앙남타로 이동하기 위한 경유지로, 버스로는 루앙남타까지 당일 이동이 어렵기 때문에 우돔싸이에서 1박을 해야 한다. 
 
0730 아침식사(빵, 계란, 커피)
식사를 하다가 같은 GH에 머물고 있는 일본인 부부(Takahashi, 39남, Hokkaido)와 함께 얘기를 나눔. Hokkaido의 Sapporo에서 100km 정도 떨어져 있는 소도시에서 살고 있는데, 남편은 신일본제철에 근무하고 있다고. 그들도 오늘 이곳을 떠난다고 한다.
0830 농키아우행 보트티켓 구입(25000K)
0910 체크아웃(50000K*2=100000K)
0915 보트탑승
0935 보트출발. 몽노이여 잘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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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노이발 농키아우행 보트를 타고. 3박의 예정을 2박만 하고 나서는 상황이다.

원래 아무것도 하지 않고 3박 정도 휴식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2박만 하고 돌아간다. 휴식하는 것도 그럴만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었나 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속에서, 난 약간의 휴식과 더불어 오히려 답답함과 불안감도 함께 느꼈다. 그동안 살아왔던 각박한 삶 속에서, 바쁜 일과를 쫓아가기 위해 발버둥치며 노력은 해왔지만, 알고보니 진정한 휴식을 위한 연습은 전혀 되어 있지 않음을 여기와서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막연하게나마 어떻게 생활하는 것이 즐거운 인생이 될지 생각할 수 있었다.
 
1030 농키아우 선착장 도착 

1055 쏭태우(5000K)로 농키아우 버스터미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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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에서 버스터미널로 가능 쏭태우. 여기에 탄 대부분은 모두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여행객들이었다.

근데, 농키아우 버스터미널에서 표를 사려니까, 우돔싸이행 버스가 없다고 한다. 터미널에는 1100에 출발(45000K)한다고 써있는데도 사람이 적다고 안 간단다. 갈려는 사람이 현지의 청년스님과 스페니쉬 (女 마이 Mia 29), 나까지해서 3명뿐이다. 갈려면 셋이서 120000K씩 내라고 한다. 스님청년이 먼저 120000K을 내길래 억울함을 무릅쓰고 그렇게 할려는데, 갑자기 스님청년이 맘을 바꾼다. 우리도 포기하고 배를 함께 타고 나온 여러사람들이 타고 있는루앙프라방으로 가는 트럭버스에 올라 팍몽까지 가기로 했다.(20000K)
이때도 25000K을 내라는걸 정류장에 20000K이라고 쓰여져 있지 않냐? 라고 따져서 20000K으로 그냥 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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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으로는 잘 안보일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터미널 안내에는 우돔싸이행이 11시 출발로 45000K 이라고 쓰여져 있다.
 
1125 팍몽을 향해 농키아우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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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이날 루앙프라방행은 미니버스가 아니라 트럭버스(쏭태우)로 운행을 하였다. 팍몽까지 가기 위해 늦게 차에 올랐더니, 그나마 앉을 자리도 없어서 마주보는 사람들 사이에 간이 좌석을 놓고 앉아서 갔다. 물론 도중에 타는 주민들도 비슷한 좌석에 앉거나, 아얘 매달려서 가기도 했다.  
 
1215 팍몽 도착
팍몽 정류장에 내리니 우돔싸이행은 3시라고 한다. 일단 정류장에서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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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몽 정류장에서. 이날따라 많은 스님들이 버스를 타기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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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몽 정류장의 안내판. 농키아우에서 처럼 나중에 딴소리를 할까봐 안내판을 꼼꼼이 살펴봤었는데, 결론은 아무것도 해석하지 못함.ㅠㅠ
 
1300 점심식사. 정류장에 있는 식당에서 쌀국수(10000K)와 물(2000K)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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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Mia)와 함께 터미널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음. 
 
1330 우돔싸이행 로컬버스의 티켓구입(30000K)
1415 버스도착. 그런데 이럴수가 !  이미 만원이다. 탈려고 했던 버스는 루앙프라방발 우돔싸이행인데, 루앙프라방에서 출발할때 부터 이미 통로의 보조좌석까지 Full인 상태였다. 팍몽에서 타려고 했던 8, 9명 중에서 나, Mia, 손가락을 다쳐 병원에 가는 아저씨로 3명만이 겨우 올라섰다. 나머지는 투덜거리며 돌아감.
큰 배낭은 버스 지붕으로 올리고, 말도 안되는 만원버스에 출입구 계단에 겨우 올라서서 내 손으로 버스문을 닫고 덜컹덜컹 매달려서 간다. 이 상황을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지만 카메라를 집어들 공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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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라도 가겠다고 억지로 올라탄 버스. 지붕에 내 배낭을 올릴때까지 버스가 그냥 가버릴까봐 노심초사 했었다.
 
1430 다행히 중간에 두사람이 내린다. 겨우 버스문을 열고(내가 차장이다..) 먼저 내린 후에 두사람과 짐(닭도 두마리나)이 내렸고 그 중 한자리에 앉았다. 앉긴 했지만 통로의 임시좌석이고, 이미 좌석 아래에는 짐들이 가득 쌓여져 있어 발디딜 틈도 없다. 아랫배에 힘을 주고 거의 눕다시피 하면서 엉덩이를 걸쳐서 간다.
1535 휴식시간. 길가에 작은 시장같은 것이 열려있는 곳에 버스가 정차했는데 오로지 식료품만 판다. 길거리에 돼지를 풀어놓고 키우는 것이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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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들린 휴게소(시장이라고 해야 맞겠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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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는 이렇게 돼지가 막 돌아나니도록 방목을 하고 있었다.
 
1550 다시출발.
1630 내리는 사람이 있어서 도미노처럼 모두 내림. 지붕의 짐을 꺼내기 위해 시간이 걸림. 1637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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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에 짐을 실은 사람이 중간에 내리기라도 하면, 운전기사가 지붕에 올라가 하나하나 짐을 정리해야 해서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그렇지만 이런것 때문에 누구하나 불만스러워 하는 사람이 없는 걸 보니, 라오스인들에게는 아주 일상화된 모양이다.
 
1745 우돔싸이 버스터미널 도착
1810 게스트하우스 체크인(Phoxay GH 50000K). 어차피 우돔싸이는 여행목적이 아니라 단순한 경유지이므로 버스터미널 바로 앞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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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터미널 바로 앞의 Phoxay Guest House에 묵었다. 우돔싸이는 북부지방이어서 그런지 중국한자가 상당히 많이 사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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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에 비해서는 아주 깨끗한 GH였다. 단지 흠이라면 개인욕실이 없고, 공동욕실(화장실)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
 
1900 산책 및 저녁식사(72000/2=36000K). 스패니쉬인 마이와 함께 산책후 저녁을 먹었다. 저녁은 생선요리를 둘이서 나누어 먹었는데, 다음날 나는 멀쩡했지만 마이는 설사를 했다고 한다.^^
이날 맥주를 마시며 마이와 많은 얘기를 했었는데, 그녀가 이곳으로 여행을 온 이유(개인적인 일이라서 밝히긴 어렵지만, 그녀의 인생관과 이성관을 들을 수 있었다.)를 들을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물론 영어로의 소통임에 따라서 90% 이상 그녀가 얘기하는 형태여서, 나중에 짧은 영어때문에 듣기만 해서 미안하다고 얘기했더니, 스페인어로 얘기했던, 한국어로 얘기했던 어차피 여자인 자기가 90%를 얘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미안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해준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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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참 많았던 마이. ^^ 저녁식사를 하다가 증명사진 한 컷.
 
2130 숙소 들어옴.
4 Comments
namjosun 2012.05.28 23:19  
타노시미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여행후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본적이
거의 없었는데요....
여행계획과 일정준비는 얼마나 하신건지요?
다음 후기 빨리부탁합니다
타노시미 2012.05.29 00:38  
칭찬해주시니 감개무량합니다. ㅎㅎ

혼자 다니다 보니, 할 일(ㅎㅎ)이 없는 관계로 거의 실시간으로 아이폰의 메모란에 그때 그때 일기를 썼습니다. 그래서 내용은 이미 작성이 되어 있는 상태고, 대신 사진을 편집하는 것이 시간이 걸리고 있네요. 여행계획과 준비는 출발 3주전에 비행기 티켓을 끊고나서 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었는데, 여기 태사랑의 많은 정보를 활용했습니다.
namjosun님도 여행계획이 있으신가요? 태사랑에는 무한한 정보가 있으니 꼭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바람여행2 2012.07.08 07:13  
아즈 실감나는  여행기  잘 보고있습니다..
관운장 2013.01.06 15:39  
그 멀고먼 라오스까지 가셔서 버스 차장도 하셨군요

님께서 오지랖 넓다고 하셨는데...
전 훼이싸이에서 루앙을 스피드보트 타고가다 스크류가 물밑 바위에 부딧쳐 스크류 축이부러지는바람에 뱃전에 내장된 예비축을 꺼내 교환(물론 혼자한건 아니고 현지인과 함께)한후 다시 출발한적이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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