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원 소심녀 ☆ 67일 혼자 여행하기 - 28일째 국경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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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원 소심녀 ☆ 67일 혼자 여행하기 - 28일째 국경넘기~

이상한 나라 16 3110

여행기가 많이 올라오네요. 모두들 화이팅.
나의 존재 화이팅~ 빵상~! (그나마 최근에 배웠는데 써먹을데가 없음-_-;)


2008년 1월 22일 여행 28일째

사랑스럽기 짝이 없는 꼬묵을 떠나기가 너무 아쉽다.
하루만에 아침에 눈떠서 들리는 새소리도 정겹고
방문을 열고 나와 들이키는 맑은 공기도 기분이 좋다.
가능한한 낮시간에 다음 종착지에 도착하기 위해 부지런히 서둘러 일어나긴했지만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나도 모르게 밍기적밍기적 거린다.
예의 특별할 것 없는 아침 메뉴도 여기서는 어쩐지 특별하게 느껴지는 아침
거진 매일 아침을 이런식으로 커피와 토스트 계란으로 먹었지만...그다지 질리지 않는 것이... 이제 상당히 익숙해진것 같다. 아니 그보다...이렇게 먹는... 여행중인 아침이 너무나 좋다.
오늘 국경을 넘을 생각을 해서 그런가...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생각에 갑자기 털컥 아쉽다는 생각마져 든다.

28KohMook01.JPG
(커피잔에 흘린 자국이라도 좀 지우고 찍었어야 하지 않을까--;)


하루 이틀쯤 더 푹 늘어지고 싶은데... 발길이 안떨어진다만...
방의 화장실이 쫌만 더 좋았더라도 내가 확 에라 모르겠다 하고 발에 본드를 붙였을지도 모르겠다.
어제 사진에서는 미쳐 느끼지 못했겠지만...내 방에 화장실...흠....문이 없다-_-;
뭐 혼자 쓰니까 문이 없어도 상관 없지 않겠냐 하다만은 그래도 어쩐지 문이 없으니까 뭔가 계속 휑한 느낌에 볼일볼때 불안한 느낌과 더불어 혹시 화장실에서 뭔가가 기어나오지 않을까 하는 망상마져 들기도 한다.
그래 내가 물퍼내는것까진 참겠다 이거야. 그치만 문짝은 좀 만들었음 좋겠드라구...


28KohMook02.JPG
(내 가방을 들고 있는 Strong man 아저씨. 내가 가방이 꽤 무겁다고 하자 자신은 strong man이라 했다. 그러면서도 짐들중 작은가방은 내가 들겠다고 하자 순순히 내어 주더라... 이 아저씨가 배 운전도 한다. 역시 멀티플~)



비치에서 발목에 물을 적시며 타는 보트...
보트를 타러 나가는 길에 아저씨들이 너도나도 짐을 들어준다.
그리고 관광객들은 하루만에 휘리릭 나가는 나를 참으로 이상하게 쳐다본다.
뭐랄까...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이상한 동양아이 쯤? 아니 이상한 국적불명 아이 쯤?
여기오니까...이젠 심지어 베트남에서 왔냐고 물어보드라.
그냥 어디서 왔냐고 물으면 될것을...굳이 맞추겠다고 말하기는...


발목에 닿는 물살의 느낌이 좋다.
바다를 가르며 달리는 꼬리 보트의 소리는 마치 노랫 가락 같고
물살을 가를때 살짝씩 내 뺨을 적시는 물방울 마져도 웃음을 준다.
오늘도 바다는 맑고 햇살은 따사롭고 바람은 시원하다.

28KohMook04.JPG


오늘은 국경을 넘기로 마음 먹은날.
태국을 뜨기가 아쉽긴 하지만 일단 밑에 나라들을 보구서...아쉬우면 또오자 싶은 마음이다.
국경을 넘는 여러 경로중 내가 선택한 것은 배타고 넘기.
다음에 다시 이런 루트로 간다면 리뻬나 뜨랑에서 바로 랑카위를 넘어가는 방법을 택하겠지만 그때는 뭐 내가 아는바가 없었다. 글구 어쩐지 여행사가 더 비쌀 것만 같은 불신에 돈 몇푼 아껴보겠다고 스스로 선착장에 찾아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럴라면 일단 뜨랑으로 다시...

랑카위가는 배를 탈라면 싸뚠에 가야할 것 같은데...터미날에 싸뚠가는 버스가 1시에 있단다. (현재시간 10시 쫌 넘은시각) 손가락 꼽아 계산해 봐도 1시에 출발하면 랑카위 배를 탈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조금 막막하고 후회감이 든다.
싸뚠가서 배를 못타면 빼도박도 못하고 거서 묵어야 하는데 내가 뭐 거기에대해 아는게 있어야 말이지 하는 걱정을 하며, 고작 몇푼 아껴보겠다고 여행사를 통하지 않은게 후회가 되었다. 터미널 앞에 철퍼덕 앉아서 근심에 찬 얼굴로 빵쪼가리를 뜯고 있자 (그 와중에도 먹는다) 여지없이 사람들이 어디가냐 묻는다.
"싸뚠 싸뚠~" 외치자 11시 15분에 차가 있으니 타란다. 게다가 90바트.
앗싸~~를 외치며 얼른 올라선 버스는 천장에 선풍기가 달리고 한줄에 5인이 앉는 완행버스~
지금도 의문이지만 과연 1시 버스와 내 11시 15분 버스중 어떤게 더 먼저 도착했을까?
그래도 여하튼 버스를 탄다는 생각에 기뻐하는 것도 잠시,
정말 정말 한참을 온거 같은데도 도착할 생각을 안하자 심히 불안해진 나는 계속 엉덩이를 들었다 놨다. 고개를 두리번 두리번, 이사람 저사람한테 싸뚠 얼마나 남았냐 묻기 일쑤... 안절부절 못했다.


28Satun01.JPG



대략 3~4시간쯤 지나 어딘가 길가에 내려주며 여기가 싸뚠이란다......
그러나 터미널도 아니구...시내도 아니구... 여기가 싸뚠이 맞는지.........알길이 없다 ㅜ.ㅜ

그리곤 몇몇 사람들을 붙잡아 탐마랑 선착장을 아무리 물어보아도 아무도 모른단다.
여기가...싸뚠이 아닌거야...ㅜ.ㅜ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어.
내가 하도 들썩들썩 거리며 신경쓰이게 하니까 아무데나 버려버린게 분명해...
ㅜ.ㅜ 당췌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는데...막막함에 숨이 막혀오려한다.
그때 한줄기 혜성같이 들리는 목소리... "Ferry to Langkawi??"
으아아.... 우리의 퀵서비스 아저씨가 나를 구제하러 오셨도다.

오토바이 뒤에 매달려 선착장으로 가는길
무지 먼건 둘째치고 나같이 겁많고 소심한 아해가 시속 100km를 견디기란...
"오빠 달려" 라고 말하는건 꿈도 꿀 수 없을 만큼 완전 얼어버렸다.
아...아저씨 진정 나를 퀵서비스 하시는군요.
아주 상쾌한 바람이 부는 군...라고 생각하기는 커녕 이제나 저제나 선착장이 나올까 불안감에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아 어지럽다. 심지어 오토바이에서 내릴때 어지럼증으로 넘어져버렸다.


28Satun04.JPG
(딱 봐도 정신머리 없는 내 모습)



이렇게 퀵서비스로 선착장까지 왔는데
배타는 시간도 1시간 반 이상 남았을 뿐더러, 그 약속된 시간마져 지키지 않고 1시간여를 더 기다렸다.
해가 떠 있을때 랑카위에 도착하기는 글렀구나.


28Satun05.JPG



역시 아예 포기해버리면 마음이 편해진다.
나도 다른 여행자들처럼 배가 오길 기다리며 음악듣고 한가로운 시간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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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찍 일어난 피로와 퀵서비스로 인한 긴장 탓에 배를 타자마자 꾸벅꾸벅 졸고나니 어느새 랑카위에 도착.
항구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사뭇 다른 이 분위기.
캄보디아와 태국이 국경 넘자마자 느낌이 달라지듯, 태국과 말레이시아 또한 매우 달랐다.
(난 무슨 싱가폴에 온줄 알았다)
국제적인 휴양지라 그런가....깨끗하고 삐까뻔쩍한 것이, 얼굴빼고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언니들과 어쩐지 매우 언발란스해 보였다. (나는 자꾸 그 언니들을 볼때마다 정말 죄송하게도 '가오나시'가 생각이 났다...그리고 말레이시아를 떠날때까지 덥지 않냐고 묻고 싶은 주둥이를 누르느라 꽤나 애썼다.)


28Langkawi01.JPG


어벙벙한 상태에 내렸는데 왜 자꾸들 어디가냐고 묻는지... 혼이 쏙 빠진 느낌으로 일단 환전소를 찾아 헤맸다.
선착장에 있는 money exchanger에서......아무래도 사기당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수표 두장에 620링깃을 받았는데...나중에 싸이트등을 알아보니 1링깃에 한화 280원 정도한다.
계산해 보면 한참 모지라지 않은가? 게다가 영수증을 달라니 띡하니 주는게...어이없는 갱지에 꼬딱찌 만하게 씌여 있는 200 X 310 = 620....이게 내용 끝...
금액이야 뭐 환율이 달라 졌다고 이해할 수 있겠으나 이넘의 영수증때문에 어쩐지 더 사기당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태국에선 그래도 그럴싸한 영수증을 주잖아?

이제...나를 어디로 옮겨놔야 할까?
오기 전에는 town에서 하루 묵으며 거녁 거리를 구경하고 싶었는데... 깜깜해지니까 일단 무서워졌다. 당췌 지도 하나 구하기도 힘들고... 가이드북도 없고...숙소 정보도 없고...ㅜ.ㅜ
그래 일단 유명한 곳으로 가자. 모든 택시 삐끼 아저씨들이 "판타이세낭?"이라고 외치는걸 보니 거기가 젤로 유명한가 보다. 오케 글루 가주세요.
택시 이용이란 저렴 여행 모토인 나에겐 어불성설한 일이었지만 다른 교통 수단에 대한 사전정보가 너무 없었다. 정보 주서 듣기로 탁월한 능력을 지닌 내게 들어오지 않은 정보라니... 알고보니 랑카위에는 버스가 없단다. 그럼 그렇지. 저렴 여행 정보 레이더를 지닌 내가 몰랐다면...그건 없는 것이 었던 게다.


일단 일전에 한번 슬쩍 펼쳐 읽어본듯한 론니 플래닛에서 칭찬한 모텔 앞에 내리긴 했는데...
완전 깜깜한 밤에 떨어진 주제에 어쩐지 맘이 안간다. 이젠 아주 대범해진 내 모습. 깜깜해도 비싸보이는덴 가지 않는다. (이거 다른 식으로 소심한건가--?)
옆집으로 걸어가니 문 닫았단다. 이 사실을 알려준 분이 다른 GH를 소개한다.
걸어가다보니 도무지 못찾겠다. 아아아 젠장, 밤이란 말이다. 게다가...배고파...꾸루룩...


묻지도 않았는데 어떤 아해가 약도까지 그려주며 싸고 깨끗한 겟하우를 알려준다.
그 방향으로 가니 또 못찾겠다.
또 누군가 묻지도 않았는데 싸고 깨끗한데다가 새로지은 겟하우를 보여준댄다.
삐끼라도 할수 없다. 절박하게 따라간다. 나 혼자 버려두면 또 못찾을게 뻔할듯 한게다.
가는길에 좋아보이는데 한번 들려보쟀더니 순순히 그집도 들려준다.

보여준다는 숙소는 너무 외진곳에 있어서 한 대여섯번 거절하다가 하도 그냥 보기만 하래서 따라가니...
...뭐야 온 식구가 나와서 나를 반기는 분위기다.
이사람 저사람이 방도 안정했는데 나와서 인사하고, 거기 상주하는 일본인 아저씨는 하지메마시떼를 외치고...

어리둥절할 정도로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약간 외지지만 가격이나 외관면에서 그럴싸한 숙소를 잡았다.
하지만 말했지만...너무 외져서 밥을 먹으러 나갈 엄두가 안난다....
이럴때 대비한...한달여를 짊어지고 다닌 나의 오징어 짬뽕.
한때 짬뽕라면에 심하게 버닝할때...미친듯이 먹어제끼던 그 라면...
짐이되는 너를 버리려했던 순간도 있었으나...너 아니었음 아사할 뻔 했다.


28Langkawi05.JPG



밥을 먹고 나니 조금 숨을 쉴 수 있을 것만 같다.
방앞 미니 테라스에서 음악 들으며 Full moon을 바라본다. 새소리 쥐소리 개소리 등등 자연의 소리가 들려오는구나~
심하게 친절한 사람들. 자연의 소리. 무사히 숙소를 구했다는 안도감...
도착한지 몇 시간만에 벌써 말레이시아가 좋아지려 한다.


28Langkawi03.JPG




16 Comments
oopsfall 2008.04.08 01:33  
  한동안 여행기가 없다가 또 이렇게!! 기다렸어요! 사진들!ㅋㅋ
큐트켓 2008.04.08 02:22  
  이상한 나라님은 여행마치고 와서.. 고생 안하셨나요?
전...더위를 심하게 먹어서..병원도 다녔는데..
진짜 대단하시다..국경도 넘으시고.. ㅎㅎ[[원츄]]
자니썬 2008.04.08 02:40  
  항상[[씨익]][[씨익]]재미나게보고.있습니다.....정말대단합니다...잼나는'여행기와좋은여행정보주셰서...감사[[좋아]]'''......
시골길 2008.04.08 02:52  
  [[하이]] 순결의 섬 '랑카위'... 예전에 신혼여행지로 꼽아 두었던 곳인데..여태, 아직 못 가보았네요...  [[그렁그렁]]
속초두더지 2008.04.08 07:28  
  67일 여행 일기 끝나면 어떤수기를 읽어야 하나..?
재미나게 ^^;; 수고여...
김우영 2008.04.08 08:42  
  오호@@ 멋지세요... 말레이지아까징...

말레이지아는 음식이 입에 잘 맞지 않아서 고생을 한 기억이 나네요...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alexis 2008.04.08 08:54  
  태국을 넘어서 말레이까지..너무 대단하세요~
sFly 2008.04.08 09:46  
  대단하십니다.
타국을 제 집처름!!!
퍼니켓 2008.04.08 10:43  
  고생 많으셨네요..
오징어 짬뽕 진짜 맛나져. ㅋㅋ 왕뚜껑두.
특히 저런 위급한 경우 그 맛을 더해주져
통통배 2008.04.08 11:32  
  아..말레이지아 드디어 도착하셨군요.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빠져듭니다.
숙소 잡았으니 편안히 쉬시고 내일 아침 날밝기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
파이요정 2008.04.08 14:15  
  너무너무 부러워요..매번읽으며 나도 좀더 대담하게 여행을 할껄...이라는 후회가 밀려옵니다. 이젠 가고시;ㅍ어도 못가는...딸린 식구들땜에..어흑..[[엉엉]]
돌고래 2008.04.08 16:35  
  랑카위..ㅋㅋ 내 첫 해외여행지... 회사에서 단체로 안다만에 묵었었는데... 그때 그사람들 뭘 하고 있을지...
차차차 2008.04.08 17:30  
  천천히 오랫동안 여행기 접하고 싶어요.
넘넘 재미나네요.. 화팅
이상한 나라 2008.04.08 21:58  
  하루하루 그냥 제가 여행하던 느낌처럼 모두들 여행하고 있는 느낌으로 제 글을 읽어주신다면... 감사하기 그지 없겠습니다. ^^


오징어 짬뽕...배고플땐 최고더만요. 그치만 그 사실을 아시나요? 태국에 오징어짬뽕과 비슷한 맛의 컵라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조금 덜매운 오징어짬뽕이랄까??? 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요^^


큐트켓님 저는 동남아가 제게 딱맞는 날씨인거 같애요 ㅎㅎ 아니 그보다...그져...또 가고싶은 병에 걸려 다른건 모두 잊혀졌을뿐...
열혈쵸코 2008.04.09 00:43  
  말레이시아 입성을 축하드립니다. 언제쯤 갈 수 있을려나요. ㅎㅎㅎ
돌 하루방 2008.05.24 16:08  
  꾸낭?어쩜 글 재주가 ...나날이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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